2002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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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문자·표기
이 은 규 / 대구가톨릭대
  1. 개관

  차자 표기 분야는, 2000년에 부호 구결 발견이라는 큰 사건을 맞이하면서 그 연구 영역이 한층 확장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자료의 체계 수립을 향한 의욕은, 자연스럽게 부호 구결을 이 분야 연구의 중심이 되게 하였다. 문자와 부호의 단순한 대응 관계를 보이는 비체계적일 것이라는 발견 당시의 일부 시각은 그 동안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거의 줄어들었다. 부호 구결의 실체가 조금씩 더 드러나면서 이제는 체계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부호 구결만 놓고 본다면, 2001년까지가 용어 설정 등 연구를 위한 기본 개념 잡기의 해였다면 2002년은 체계에의 접근을 위해 진일보한 해라고 하겠다. 부호 구결의 체계를 밝히려는 노력은 주로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부호 구결이 개개 자료별로 독자적인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는 일반 이론의 수립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는바(구결학회 2003년 여름 학술대회 논문집 참조.) 앞으로의 연구 결과가 자못 기대된다. 2002년에는 유가사지론을 중심으로 한 각필 자료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 성과와, 제2회 국제학술대회(한문의 수용과 독법­한국의 구결과 일본의 훈점­)에서 발표된일본측의 논문이 구결연구에 많이 발표되었다. 구결학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한·일간의 학술 교류는 양측 자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비교 연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던, 일본 소재 우리 자료의 열람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석독·음독 구결, 이두, 향찰 등 나머지 분야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워낙 많은 논의가 있어왔던 향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석독·음독 구결과 이두 분야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석독 구결은 화엄경소가 공식적으로 공개되기까지 했지만 이전만큼 연구가 활발히 지속되거나, 좀더 폭넓은 시각과 방법론이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음독 구결도 이른 시기의 차자 자료가 꾸준히 발견되고 있음에도 자형 판독을 제외한 문법적 고찰과 통시적 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이두 역시 90년대 중·후반까지 집중적으로 연구 성과를 내놓은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차자 표기 관련 자료집이 꾸준히 나오고, 이전 연구 성과를 되돌아보거나,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자료를 해석하려는 등의 면모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고유명사와 어휘 분야는 여전히 삼국사기 지리지의 연구가 압도적인데 고대 국어 음운 체계와 차자 표기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지 않은 한계가 보이기도 한다. 다만, 자료의 오류를 비정하거나 사전 편찬 작업의 조짐이 보이는 것, 그리고 근대 차자 자료인 의궤 연구가 이어지고 있음은 특기할 만하다. 그런데 구결 중심의 연구 흐름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도 있다. 즉, 이제는 차자 표기를 갈래지어 별개의 것으로 보는 시대가 지났으며, 차자 표기라는 거시적 틀이 우선되고 그 안에서 개별 자료가 분석되어야 함을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점은 석독 구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미 예견된 것으로서, 앞으로의 차자 표기 관련 연구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다. 한편 국어 말뭉치 구축에 있어서 차자 표기 자료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되었음도 지적할 만하다.
  문자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두 가지 더 있다. 하나는 훈민정음의 경우, 이른바 '부호자 기원설'이 제기되었고, 일반 문자 이론으로 접근하여 훈민정음(한글)을 일반 문자와 한 동아리로 묶어 소개하는 글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또 세계화에 대한 실험적 논의까지 싹트고 있는데 이는 자칫 허무한 논리가 되기 쉬우므로 철저하게 국어학 이론에 기초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옛 한글 및 현대 한글의 컴퓨터 처리에 관한 연구와 글꼴의 개발이 학제간의 연계 속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어와 정보화와 21세기 세종계획 보고서로 대표되는 이러한 연구는, 국어학의 정보와 기초를 바탕으로 할 때 바라는 바의 성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국어학계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 표준 한자와 이체자의 목록 작정과 컴퓨터 처리를 위한 연구도 국어 말뭉치 구축과 전산·정보화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
  표기 분야 가운데 옛 한글의 경우는, 이론적으로 재해석을 하는 논의보다는 새 자료의 소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주로 17세기 이후의 근대 국어자료들이 국어사 자료 연구에 많이 소개되었다. 아울러 표기 현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집이 지속적으로 간행되고 있는데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현대 한글의 경우 2000년에 로마자 표기법의 개정이라는 큰 사건을 겪었는데 찬반 논쟁의 과도기를 넘기고 정착의 단계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는 두 가지 큰 흐름이 보인다. 하나는,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었다는 점이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규정의 정비를 염두에 두고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글들이 이에 동참했다. 또 하나는, 맞춤법, 문장 부호, 외래어 및 로마자 표기법 등 어문 규정 전 분야에 걸쳐 남북한 통일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활발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론적 규명보다는 실태 분석이 많고, 남북한 규정의 차이를 설명한 것이 주류이며, 같은 내용이 여기저기서 소모적으로 반복되는 면도 있다. 국어학계를 아우르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고, 좀더 심도 있는 이론적 규명이 뒤따라야 통일 시대에 맞는 안이 도출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 각 분야별 연구 성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굳이 자세한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주제나 성격이 같은 글들을 한 단락 안에 묶어 자연스럽게 구분되도록 하였고, 이론과 관련된 일반 논문을 먼저 살핀 뒤 학위 논문, 저서의 차례로 기술하였다. 제한된 지면이어서 글마다 자세히 소개하지 못하였다. 또 필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해서 언급하지 못한 글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2. 차자 표기

  2.1. 차자 표기 일반

  해독 일반론, 문법 및 자료에 대한 글과 일본 자료의 연구로 나눌 수 있다. "차자표기 음독의 '隨書者之便'에 대하여"(김민수)는 차자 표기 해독에 중국 운학의 '譯上不譯下, 隨書者之便'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논한 것으로, 譯上은 훈독, 不譯下는 음독, 譯上不譯下는 훈음독, 隨書者之便은 동음이자표기에 해당함을 지적하였다. "지명·인명의 차자표기에 관한 해독문제"(도수희)는 인명·지명 표기가 '음차, 훈차, 훈음차, 음+훈차, 훈+음차, 음+훈음차, 훈음+음차'로 분류됨과 그 판별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고대국어 자료 [叱]의 소릿값과 기능"(최남희)은 '叱'의 신라 한자음이 '*속(suk)'으로 재구되며, 성모 's'를 음차하여 'ㅅ'을, 운모 '-uk'을 빌려 'ㆆ( )'을 적었으며, 'ㆆ'은 '소리 끊음 현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토씨의 생략이나 힘줌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국어 연결어미의 통시적 연구>(황선엽)는 한글 창제 이전까지의 차자 표기에 쓰인 연결 어미를 단일형, 동명사어미 개재형, 의존명사 개재형, 합성형 등으로 나누어 시기별로 형태와 기능을 분석한 뒤, 전기 중세 국어까지 변천해 온 과정을 발생과 기능 변화에 주목하여 기술한 글이다. 연결 어미의 목록이 후기 중세 국어와 많이 다르고, 고대 국어와 전기 중세 국어 사이에는 동명사어미 개재형이, 전·후기 중세 국어 사이에는 의존명사 개재형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고려시대 기록문화 연구(남권희)는 고려 시대의 목판본, 대장경, 활자본, 다라니, 사경, 고문서, 구결 등을 해제하고, 판독 원문, 이본 비교, 사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 시대 고문서와 석독·음독 구결 자료를 망라하고 화엄경소 원문을 영인·공개했다는 점에서 국어학적 의미가 크다. 문자로 본 신라­신라인의 기록과 필적­(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시대에 사용된 문자 자료 전체를 사진과 함께 판독문, 도판 해설, 연표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도록으로 문자사, 차자 표기, 서체 연구 등에 많은 도움이 되므로 여기에 적어 둔다.
  "延喜式 祝詞의 용자법에 대하여"(강인선)는 927년에 간행된 일본의 연희식 축사에 기록된 차자 표기 용자의 특징과 의의를 살핀 글인데 축사의 성격, 宣命体의 개념, 이표기, 선명과의 비교 등을 논하고 있다. "고대일본의 문자법"(沖森卓也)은 한자가 고대 일본어 표기에서 표의기능, 한정기능, 해설기능, 副文기능 등을 수행했고, 표음기능과 기호내용 전달이라는 複線性을 가졌음을 주장하였다. "일본 신한자어의 형성에 미친 한문 훈독의 영향"(陳力衛)은 일본의 한문 훈독 역사 과정에서 일어난 훈법의 간결화로 음독 어휘가 증가했고, 근대 신한자어가 대량으로 형성되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2.2. 부호 구결

  부호 구결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겸하고 있는 우리 학자들의 연구 성과와, 주로 일본학자에 의해 이루어진 일본 자료와의 비교 연구로 대별된다. "부호의 字形과 제작 원리"(이승재)는 부호 자형을 부표와 점토로 나누어 살핀 글이다. 부표에는 한자 테두리 표시인 '□', 경계선, 보조선, 구두선, 합부, 역독선, 교정부호, 포형선이 있고, 점토는 기본인 단점과 단선 그리고 복합 점토로 나누어지며 기본 점토의 반복으로 복합 점토가 형성됨을 밝히고 있다. 부호와 훈민정음의 자형이 일치하는 경우가 17개나 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훈민정음의 부호자 기원설'을 제기하고 있다. "각필 부호구결 자료에 대한 조사 연구"(이승재·안효경)는 성암문고본 유가사지론 권5, 8의 부호 구결을 분석한 글이다. 주본 화엄경 권제22와 비교하여 초조본 유가사지론이 주본 화엄경보다 앞서는 자료라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부호의 변별적 위치가 일본의 훈점 위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밝히고, 부호의 위치와 그에 해당하는 구결자를 제시하고 있다. "11세기 문법형태들을 찾아서"(김영욱)는 초조대장경본 유가사지론 권3의 각필자를 해독하는 방법과 그 과정 및 결과를 밝힌 글이다. 부호 구결은 [단일], [점], [선], [수평], [사선], [일렬], [순행] 등의 자질에 따라 7개 유형 25개 종류로 나누어짐을 설명하였다. 각필자가 새겨진 글자 목록은 20개인데 ' '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글자 오른쪽 우측 중간에 찍힌 점이 목적격 조사 [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點吐석독구결 자료에 기입된 구결자와 대응 구결점에 대하여"(장경준)는 유가사지론 권5, 8에 기입된 구결점의 위치와 대응 구결자를 제시하고, 각필 점토 구결자로 판독된 'ꑛ, , , , , , , ?, , ' 등이 단점으로 나타났으며 그 기능이 자토 석독 구결과 동일함을 밝혔다. "口訣點의 위치 변이에 대한 기초 연구"(장경준)는 각필 자료의 구결점 체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단점의 변별 위치 파악, 단점의 음상 규명, 구결자와의 대응관계 파악이 핵심임을 지적하고, 유가사지론 권5, 8에서 구결점의 기준 위치가 한자 자형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기술하고 있다.
  "한국의 각필점과 일본의 고훈점의 관계"(小林芳規)는 일본의 훈점 초창기에 사용된 오코토점과 부호들을 설명하고 그 변형 양상을 기술한 뒤, 한국에서 발견된 각필 문헌 자료를 서지적으로 일람하고 있다. "한자문화권의 加點史에서 본 고려구결과 일본어초기훈점자료"(石塚晴通)는 고려 구결과 일본 초기 훈점 자료를 비교한 것인데, 고려 점토 구결 자료 중에는 적은 예이지만 聲點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다만 그 시기가 8세기말 이전으로 소급되지는 않는다고 결론짓고 있다.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훈독현상­한일 근세의 가점 자료­"(김문경)는 한문 훈독 현상이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보편적 현상이었음과, 단순한 번역 방법이 아니라 문체, 문학, 문화에까지 연관된다고 전제하고, 聲點과 顚讀 기호가 부여된 중국과 한국의 근세 加點 자료를 소개하고 있는데, '훈독 문화' 개념을 주창한 글이다. 이 외 일본의 자료를 다룬 글로는, 일본의 각필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일본 愛媛縣 北宇和郡 三間町 毛利家藏 '三體詩'의 角筆點에 관하여"(西村浩子)와, 글의 전반부에서 한문 훈독의 개념, 훈점의 종류, 훈독사와 자료 등 일본의 한문 훈독을 안내하고 있는 "일본 중세의 논어훈독"(오미령)이 있다.

  2.3. 석독·음독 구결

  "신라시대 구결의 재구를 위하여"(남풍현)는 신라 이두와 고려 석독 구결에 공통적으로 쓰인 자형을 근거로, 신라 시대에 '(以)/로, (等)/,(爲)/, (㫆)/금,(矣)/' 등이 구결로 쓰였을 것임을 추정한 것이다. "구결자료의 '-ㄱ-' 약화·탈락을 찾아서"(이승재)는 구결 자료를 음운론적으로 분석한 유일한 글이다. 석독 구결의 '-, -, -’과 ‘-, -’이 동의 관계이므로 ‘-ㄱ-[]’이 ‘-ㅎ-[]’으로 약화되는 공시적 규칙이 수립되고, 유가사지론에 ‘-’이 있으므로 ‘-ㄱ- > -ㅎ- > -ㅇ-’의 통시적 약화․탈락 현상을 가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후대 음독 구결 자료를 분석하여 오래된 문헌에는 기본형이 많고, 후대 문헌일수록 탈락형이 많아진다는 사실도 밝혔다. 석독 구결의 독음을 추정한 “구결어 如(, , , , )의 해독법 연구”(김영만)는 필자의 2000년 논문에 이어지는 것으로 ‘如’와 ‘如’가 형태․음운론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여, ‘如’는 [다], ‘如’은 [], ‘如, 如, 如’은 모두 [기()]으로 재구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35)≫ 석독 자료에 나타난 독음 고찰”(남경란)도 화엄경소 입겿 중 ‘, ’가 말음첨기된 한자의 독음을 추정한 것이다. 해당 한자가 중세 한국어에서 어떻게 언해되었는가를 근거로 ‘迷(어즐), 斷(그츨), 變異(가), 身(), 一味(맛)’ 등 20여 개 어휘의 독음을 재구하였다.
  석독 구결의 독음을 추정한 “구결어 如(, , , , )의 해독법 연구”(김영만)는 필자의 2000년 논문에 이어지는 것으로 ‘如’와 ‘如’가 형태음운론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여, ‘如’는 [다], ‘如’은 [], ‘如, 如, 如’은 모두 [기()]으로 재구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35)≫ 석독 자료에 나타난 독음 고찰”(남경란)도 화엄경소 입겿 중 ‘, ’가 말음첨기된 한자의 독음을 추정한 것이다. 해당 한자가 중세 한국어에서 어떻게 언해되었는가를 근거로 ‘迷(어즐), 斷(그츨), 變異(가), 身(), 一味(맛)’ 등 20여 개 어휘의 독음을 재구하였다.
  구결 형태의 분포와 문법 기능을 살핀 “선어말어미 ‘--(-겨-)’에 대하여”(정재영)는 ‘--’가 ‘--’와 계열 관계에 있으면서 기능상으로 대립되며, 다른 선어말어미 ‘--, --, --, -ꑨ-, --, --’ 등과는 문법 범주가 다르고, 서법 기능이 강한 형태임을 말하고 있다. “‘(ㅅ)’의 유형적 분류에 대하여”(권용경)는 구결에 쓰인 ‘(ㅅ)’의 유형을 나누어, 중세국어의 사이시옷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살핀 글이다. 구결에서도 명사, 의존명사, 대명사를 선행 요소로 하는 쓰임과, ‘NP+’ 다음에 ‘(ㅅ)’이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 있음을 밝혔고, ‘()’와 ‘(리)’ 뒤의 ‘(ㅅ)’이 중세국어의 명사형 다음에 오는 사이시옷과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고려 시대 석독 구결의 ‘-ㄹ 이름법’ 연구”(최중호)는 석독 구결의 ‘ㄹ 동명사어미’를 분석한 글이다. 향찰에서는 ‘乙’이 사용되었으나 석독 구결에서는 ‘乙’의 사용이 축소되는 대신 관형형을 담당하던 ‘尸’가 주로 쓰였고 ‘’도 함께 사용되었음을 기술하였다. <국어의 연결어미 ‘-아’와 ‘-고’의 연구>(김서형)는 연결 어미 ‘-아, -고’의 차자 표기 양상을 살핀 뒤, 석독음독 구결에서의 통합호응 관계와 의미 기능을 분석하고 통시적 변천 과정을 기술한 글인데, ‘-아’가 ‘-고’보다 더 다양한 의미 기능을 가졌었고, ‘-고’의 주 의미 기능이 ‘계기, 나열’임을 밝혔다.   음독 구결의 자형을 분석한 “<불설사십이장경> 이본의 입겿에 대하여”(남경란)과 “여말선초에 간행된 새로운 입겿 자료에 대하여”(남경란) 및 “<법화경> 이본의 입겿 연구”(남경란)는 새 음독 입겿 자료의 서지 사항과 입겿 자형을 조사하여 기존의 연구 성과와 합하여 제시하고, 자형 ‘, , , , ’과 ‘, , , ’의 독음과 쓰임새를 분석하고 있는바 음독 입겿 연구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15세기 불경의 구결 표기법 연구>(이전경)는 구결사 기술을 위해서는 15세기 구결을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논의한 뒤에, 법화경, 능엄경,금강경의 이본을 시기별로 나누어 구결자의 체계와 운용을 정리한 글이다. 부록으로 연세대 소장 불경 구결 자료와 구결자 목록표, 난독자 목록표, 각종 이본의 원문 등을 붙이고 있어 후기 구결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2.4. 향찰

  문법 형태를 재해석한 것과 향가 해독에 관한 글로 나눌 수 있다. “향가에 나타나는 ‘遣’과 ‘古’에 대하여”(황선엽)는 통설과 다른 해석을 한 글이다. ‘遣’은 ‘古’와 달리 의문형 종결어미로 쓰이지 않고, 구와 절 연결에 모두 나타나며, 선어말어미로 쓰일 때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遣’을 [겨/견]으로 읽고, ‘헌화가’와 ‘원왕생가’를 예로 제시하고 있다. “향찰 ‘音’의 한자음 연구”(양희철)와 “구결/향찰 ‘-/音-’의 연구­상대존대법 선어말어미를 중심으로­”(양희철)는 ‘音’이 이두에서 ‘음, 임,/암’, 한시 압운에서 ‘임’, 향찰에서 ‘임’으로 읽힐 수 있음을 근거로 당대 음가를 ‘임’으로 재구하였다. 그리고구역인왕경과 향찰에서 상대존대 선어말어미로 쓰인 ‘-/音-’도 ‘ㅁ/임’으로 읽히고, 중세국어에서 ‘ㅁ~’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아, 15세기 상대존대법 ‘-, ’은 ‘-, -ㅁ’이 변한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오래된 논쟁거리인 ‘攴/支’를 다룬 글이 두 편이 있는데 “향가의 ‘支’와 ‘攴’에 대하여”(한재영)는 이른바 지정문자설의 문제점을 말한 발표문이다. 그리고 <향가에 나타난 ‘攴’과 ‘支’의 고찰>(윤성렬)은 문자가 다르면 소리값도 달랐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攴’의 음가를 ‘ㄱ, 기(gi)’로, ‘支’의 음가를 ‘ㅎ, 히(hi)’로 추정하였다.
  “<화랑세기> 향가의 차자표기에 대하여”(박희숙)는 진위 여부의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화랑세기의 ‘송가’를 구절별로 나누어 개별 차자를 해독한 글이다. 기존의 향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용자와 문법 형태가 쓰였고, 여러 시대의 문법 층위가 공존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면서, 기존의 향가와는 별도의 향가로(이른바 ‘遺傳된 것’) 남겨둘 것을 제언하고 있다. <구결로 본 普賢十願歌 해석>(박재민)은 석독 구결과 향찰이 가지는 공통점에 착안하여 普賢十願歌 11수를 해독한 글이다. 차자 표기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말음첨기, 유사한 음상의 어미, 문법 형태소 배열과 기능의 유사성, 통사적 구조의 유사성과 호환 가능성 등을 근거로 하였다. <향가와 만엽집 시가의 비교연구>(中嶋弘美)는 향가와 만엽집 시가의 표기법상의 공통성을 근거로 ‘安攴下/安攴尙[아래]’과 같이 향가의 난해구를 해독한 글이다. 특히 향가의 말음첨기와 만엽집의 ‘具書’가 일치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5. 이두

  이두 일반론, 형태·문법적 고찰, 자료에 관한 글로 대별된다. "이두에서의 훈독에 대하여"(박성종)는 한국의 이두에 사용된 훈독자를 소개할 목적으로 쓴 글인데, 이두의 문자를 차자와 造字로 그 체계를 설정하고, 초기 이두문의 문장 구조와 이두문의 구성 요소에서 훈독자와 관계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대명률직해의 이두와 그 특징"(고정의)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개괄하는 방법으로 대명률직해 이두의 특징을 기술한 글로서 결과적으로 이두 연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라화엄경사경 조성기의 해독과 그 어휘"(남풍현)는 신라의 대표적 이두 자료 화엄경사경 조성기의 이두문을 해독하여 독음을 밝히고, 전문을 번역하면서 어휘를 문법적인 특성에 따라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자료가 우리 글말의 발달이 본격화되었음과, 한자어와 관련하여 '-'와 '시기-'가 접미사로 쓰였음을보여준다고 지적하였다. "<대명률직해>에서의 이두 형태의 생략에 대한 연구"(박용식)와 "<대명률직해>에 나타난 '爲有'에 대하여"(박용식)는 흔히 '통용'으로 보던 것을 '생략'으로 파악하여, '爲在隱乙良∼爲在乙良'처럼 '爲, 是, 良, 隱, 乙' 등이 생략되는 양상을 기술하였다. 또 '爲有'는 '야 잇/이시-' 구성과 분포가 같고, 이두에서 '爲' 뒤의 '良'이 잘 생략되는 점을 들어 기저형을 '爲良有'로 설정하였다. <이두자료의 경어법에 관한 통시적 연구>(北鄕照夫)는 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이두 156점을 대상으로 경어법 체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분석한 글이다. 자료별로 경어법 실현 양상을 기술하고 이를 존경법(賜), 겸양법(敎/敎是), 공손법(白)으로 나누어 변천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內-'가 '-白-'이 출현하기 전까지 겸양법을 담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賜-'와 '敎(是)'의 차이점, '敎'의 다섯 가지 기능, '-白-'의 2단계에 걸친 기능 변화와 네 가지의 출현 형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대명률직해]의 '-乎, -在'에 대한 연구>(문인옥)는 이두 결합형 '爲乎'와 '爲在'의 통사적 결합 구조를 분석한 글인데 이 두 형태가 관형사형과 명사형 어미로 다 쓰인다는 점과, '-乎爲'를 어미로 보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15세기 상원사 立案文書 분석"(박성종 · 박도식)은 15세기 후반 상원사에서 발급되었던 立案 문서 세 점(1469, 1477, 1481년)의 원문을 교감 · 판독하여 이두자를 찾아 당시 이두음을 재구하고 전문 내용을 현대어로 번역한 것이다. 리두(오희복)는 1999년 북한에서 나온 책으로 이두의 발생과 구성 요소, 이두의 사용, 초기이두와 본격적인 이두는 물론 향찰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두 색인을 부록으로 붙여 두었다. 吏學指南(정광 · 정승혜 · 양오진)은 행정, 법률, 교육에 대한 기초 지식과 특수 용어를 풀이한 어휘집을 연구한 책이다. 1부는 해제, 2부는 본문의 전재, 3부는 표제어 색인, 4부는 규장각본의 영인으로 되어 있다. 이 자료를 통해서 '連坐, 體面' 등의 한자어가 외래어적인 어휘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고유하게 써왔던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원문·역주 각사수교(박진호, 한국역사연구회)는 1546년부터1571년까지의 수교모음집의 이두문을 번역하고 이본의 교감 자료를 각주로 제시하는 한편, '대명률' 조항 정리 자료, 용어 해설, 수교집록과의 비교표, 이두 색인 및 용례 등을 부록으로 붙이고 있어 이두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2.6. 고유명사 및 어휘 표기

  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에 해당하는 글 "고대 국어 자료 오류의 비정"(이장희)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오류 유형을 판본상의 오류인 오각, 탈획, 후대 사서 편찬자의 오류인 병렬 표기의 부정확성, 해독자의 오류 등으로 파악하고 실제 잘못을 바로잡은 것이고, "<삼국사기> 지리지의 지명 표기 용자례"(이은규)는 차자 표기의 전산 · 정보화와 용자 사전을 염두에 두고 용자의 목록과 분포를 분석한 뒤 용자례를 제시한 글이다. 이른 시기 고유명사 표기에 대한 연구인 "6세기 兄의 신라 한자 훈에대하여"(이장희)는 '마운령비'와 '황초령비'의 '兄'과 '支次'가 이표기 관계임을 논증하고 6세기 '兄'의 訓이 '支次[*giʤi]'임을 주장하였고, "≪조선관역어≫의 미해독어 '則卜論荅(寅時) 고찰"(백두현)은 '寅月저우롬 (십구사략언해)'와 '寅月저우룸날(간이벽온방, 분문온역이해방)'을 근거로 난해어 '則卜論'을 '저룸'으로 재구하고, 12·3세기부터 '범'과 '저우룸'이 공존하다가 18세기 이후 '저우룸'이 사어화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지명 차자 표기와 관련된 논의인 "고구려어 표기 한자음 형성 배경과 그 어휘 연구"(최남희)는 같은 제목의 세 번째 글인데, 고구려어 한자음이 5 · 6세기 경의 후기 상고음과 중고음 초기의 한자음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삼국사기 지리지>의 지명 고찰"(김영일)과 "<삼국사기 지리지>에 관련된 국어학적 문제"(김영일)는 古斯/丘斯(*küs[玉/珍]), 夫斯/扶蘇(*püs[松]), 沙(*sa[新]), 冬非(*tərpi/turpi[圓]) 등을 새로 재구하고, '尸'의 음가가 'ㅅ'이며 'ㅅ∼ㄹ'의 교체가 삼국 시대부터 있었음과, '勿, 買'는 쌍형어였으며, 'turak'은 'tur(돌)'과 접미사 'ak(악)'으로 분석된다는 견해를 제기하였다. 한국 고지명 차자표기 연구(이정룡)는 1부에서는 지명에 수용된 방위어사와 고구려 지명 표기를 용자별(忽, 乙, 次, 尸 등)로 분석하였고, 2부에서는 '赤系 지명'과, '冬, 栗, 穴, 盆, 西, 德' 등을 분석하였다. 지명학에 실린 글들도 삼국사기의 지명 차자 표기와 관련된다. 예맥어를 추출한 "영동지역의 옛 지명에 대하여"(도수희), ''형 지명을 분석한 "m∨r∨형 지명어 재고"(천소영), '阿羅'류가 '王邑'의 의미였음을 밝힌 "阿羅, 安羅 지명의 어원과 그 比定問題"(이병선), 지명에 반영된 '[野], 밀[水], 진(辰)'이 종족명임을 말한 "대구, 경산, 청도의 옛 지명 연구"(권재선), '於乙買'가 ''로 읽힘을 새로 논증한 "於乙買(串)를 다시 해독함"(김종택) 등이 그것이다.
  의궤류 차자 표기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度支準折의 어휘 표기에 대한 일 고찰"(황금연)은 '철물'항의 차자 표기 어휘 '巨音鉅(거음톱)', '非音金(빔쇠/비김쇠)', '倚音金(기음쇠)', '照音鐵(조음쇠/비침쇠)', '吾今金(오금쇠)'를 해독하고 그 쓰임새를 밝혔다. 건축 관련 의궤의 차자 표기 어휘를 해독한 "<營造儀軌>의 工匠道具 표기 연구"(김연주), "<營造儀軌>의 部材 명칭 해독"(김연주), "<營造儀軌>의 容器名 표기 해독"(김연주) 등은 공장 도구, 부재, 용기와 관련된 건축 용어를 해독하여 기존 사전의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 발견된 어휘를 분석하였다.


  3. 표기

  3.1. 훈민정음과 문자 일반

  "訓民正音(解例本) 三題"(안병희)는 자료와 관련된 세 가지 문제를 재론한 것인데 首題의 冠稱 '御製'의 재구가 합당함과, 例義에서 중성에는 초성 설명의 순서와 상관없이 종성을 가진 자모가 이용되었다는 점과, 한글의 제자 과정에 한자의 구성원리가 연구·참고되었음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字素的 독창성"(이상억)은 서예의 관점에서 훈민정음의 독창성을 주장한 글인데 획순의 동일성과, 가획·합자·음절 연쇄 시에 같은 크기와 간격을 유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창제년월일확정과 민족글자사용에서 나서는 몇가지 문제"(강리항)는 북한에서 훈민정음 창제일을 1444년 1월 15일로 정한 내력과 한글만 쓰도록 한 이유를 설명한 발표문이다. "한글 자음의 명칭 개정을 제안함"(왕문용)은 현 명칭이 훈몽자회의 설명('기역'의 '기'는 초성 'ㄱ'을, '역'은 종성의 'ㄱ'을 말한 것임.)을 잘못이해한 결과이므로 훈민정음의 전통을 이어 '기, 니…'로 하든지 권보상의 이론을 받아 '그, 느…'로 할 것을 주장하였다. <훈민정음 연구사­일본인 학자들의 연구를 중심으로­>(渡 孝子)는 일본에서의 훈민정음 연구 성과를 소개한 글로, '메이지 이전(1603∼1867)', '메이지∼쇼와 초기(1868∼1940)', '쇼와 중기∼쇼와 후기(1940∼1985)'로 시기를 나누어 모든 연구 성과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문자 일반론과 접목시켜 논의한 글이 보인다. "문자의 역사"(박영준)는 일반인을 위해 문자의 기원, 역사, 종류를 간략히 말하면서 한글의 특징을 소개한 글이며, 훈민정음과 문자론(전정례·김형주)은문자 일반론을 약술하고 각 언어의 문자 체계와 우리나라의 차자 표기를 소개한 뒤, 훈민정음의 체계, 훈민정음론, 훈민정음의 서체발달사, 표기법 변천사 등을 정리한 입문서이다. 훈민정음의 음운체계와 글자모양(김봉태)은 훈민정음의 글자 모양, 음운 체계, 조음 위치와 방법 등을 범어, 티벳, 파스파 문자와 대조한 글이다. 최근에 한글의 세계화를 논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인터넷 통신 시대, 한글의 세계화를 꿈꾸며"(이정복)은 통신 언어 표기상에서 한글이 가지는 장점을 말한 짧은 글이고, 한글의 세계화(권재선)는 한글이 가지는 경쟁력을 문자학, 음성학, 음운학적 입장에서 전개한 것으로, 한글의 모든 글자가 발음 작용을 본뜬 것이라는 발음 작용 문자설을 펴면서 독자적인 세계 음소를 실험하고 있다. 일반인의 글로는 "한글 세계화의 전제조건"(이의재)를 비롯 한글의 세계화 이대로 좋은가(반재원)와 한글의 비밀­한글을 위한 명상(김항만) 등이 있다.
  한글의 글꼴을 연구한 글이 여럿 보이는데, 앞으로 국어학과의 학제적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2002년도 한글 글꼴 개발 현황"(홍윤표·김완서)은 지금까지 개발된 한글 글꼴을 비교·제시하고, 2002년에개발된 글꼴 357종의 개발, 보급, 사용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21세기 세종계획에 따라 수행된 "옛 문헌 한글 글꼴 발굴·복원 연구"(박병천)와 옛 문헌 한글 글꼴 발굴·복원 연구(박병천)는 옛 문헌을 훈민정음부터 16세기까지와 17·8세기로 나누어 한글 글꼴 14,000여 개를 발굴하여 조형미를 분석하고, 없는 글꼴을 복원한 것이다. 음소·문자별 출현 빈도, 집자일람도 등을 붙이고 있다. "월인석보 한글 문자의 조형성 고찰"(박병천)은 권1, 2에 나오는 한글 큰 문자의 조형미를 살핀 글이다. 이 외에 민간 서체의 조형미를 분석한 "한글 民體에 관한 연구"(여태명), "한글 민체의 자형미 고찰"(여태명) 등과 한글의 대표 글자로 114자를 선정한 "한글 서체 특성 표현을 위한 대표 글자 추출에 관한 연구"(김두식)가 있다.

  3.2. 옛 한글의 표기

  "근대국어의 표기형식에 대하여"(이기동)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형성된 한중록을 대상으로 근대 국어의 표기 형식인 합용병서, 음절말의 'ㅅ, ㄷ', 어중의 'ㄹㄹ', 연철과 분철 표기 등을 분석한 글이다. "근대국어 '역행 중철표기'에 대한 음운론적 해석"(박선우)은 근대 국어의 겹자음 표기는 잠재적 모라가 실현된 것으로, 실제 발음의 변이적 양상을 반영한 것이며, 겹자음 표기가 시·공간적 제한을 받은 것도 잠재적 모라의 불완전성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사이시옷의 표기 변천"(안배근)은 'ㅅ'의 전신 '叱'이 고대국어에서 파찰음 계열의 미분화와 음절말의 내파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보여주며, 선행어 말음이 유성음인 경우만 표기하는 전통은 중세국어 이후에 확립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기초 작업과 기존 자료의 표기법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번역노걸대 언해문의 정오"(김무식)는 텍스트 확정을 목적으로, 정오의 기준을 제시한 뒤에 영인본의 오각, 탈각, 불분명한 부분 등을 바로잡았다. "십구사략언해 권일에 대한 연구"(김주원)는 화곡본의 간행 연대를 재검토하여 이본이 '무간기고본(18세기 초)­화곡판(1749)­경중판(1804)­영영판(1832)'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밝히고, 무간기고본이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전반의 언어를 보여준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분야별 연구 논문과 역주 및 영인을 붙인 장수경언해 연구(남권희·이은규·이문규)에 실린 "<장수경언해>의 표기·음운사적 연구"(이문규)는 기존 발표 논문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진언의 표기법을 살핀 논문 "망월사본 <진언집>을 중심으로 한 진언표기의 기초적 연구"(안주호), "≪眞言勸供·三檀施食文 언해≫의 진언표기방식 연구"(안주호), "안심사본 진언집과 망월사본 진언집의 비교 연구"(안주호) 등은 진언이 실담문자로 표기되었고, 장단음이 구별되었으며, 자음군이 병서로 표기되었다는 사실과, 이본이 범어음에 충실한 것과, 당대 현실음을 주로 반영한 것으로 나뉨을 밝히고 있다. 학위 논문으로 쓰여진 표기법 관련 연구는 <번역노걸대의 표기법과 음운 연구>(진지연),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의 표기법 연구>(조성숙), <종덕신편언해의 국어학적 연구­표기·음운을 중심으로­>(임은정) 등이 있다.
  개화기 새 자료를 소개한 글 "개화기 러시아 관련 한글 자료에 대하여"(김동언·러스 킹)는 러시아의 한국어 교육 선구자인 포드스타빈이 수집한 자료 중 소설 경성백인백색, 엿장와 러시아 정교회 교리서 쟈암진명과 간략시험을 소개하고 표기, 음운, 문법의 특징을 기술하였다. 17세기 이후의 새 자료가 국어사 자료 연구에서 많이 소개되었는데 주로 서지와 표기·음운 및 어휘를 분석하고 있다. "신자료 십구사략언해 第二之二 연구"(백두현)는 서지적 계통을 세운 후 표기, 음운, 문법 형태와 어휘를 분석하여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기 국어를 반영한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華音啓蒙諺解의 표기와 문법"(이승연)은 노걸대·박통사와 같은 중국어 회화서를 소개한 글인데 19세기 말의 여러 이본을 다루고 있으며, "松澗貳錄에 나타난 고유어 연구"(이미향)는 의식주 중심의 어휘를 모은 분류어휘집을 소개한 글인데 19세기 중반 자료로 결론짓고 있다. "三略 판본과 언해본 3종 비교"(남권희)는 1711년의 이상징 언해본을 처음으로 소개한 글인데, 이본의 계통을 수립하고, 이상징본과 영영판본의 국어학적 특징을 살핀 뒤에 부록으로 삼략언해 3종의 원문 비교 자료를 붙이고 있다. "마경초(언해)에 대한 서지와 특징"(김문웅·남권희)은 19세기 수진본을 분석한 글인데 마의서 간행사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구급간이방 권7의 서지와 언어에 대하여"(서형국)는 만송문고본을 홍문각 영인본과 비교하면서, 국어학적으로 특기할 만한 것을 기술하였다.
  옛 한글의 표기에 대한 정보를 살필 수 있는 자료집 성격의 저서도 보인다. 다산 정약용의 兒學編(정재영)은 여러 이본을 비교하고 국어학적 분석을 한 뒤, 색인과 영인을 덧붙인 것이다. 순천김씨묘 출토 간찰(조항범·전철웅, 충북대학교 박물관)은 간찰 전체를 천연색 사진판으로 낸 것인데 해제와 언어의 특징, 판독 전문 및 주해가 함께 있어서 기초 자료로서 구실을 한다.

  3.3. 현대 한글의 표기

  문자 연구사를 통시적으로 소개한 "문자 연구 50년"(박성종)은 국어학 연구 50년의 한 부분이다. 전반부는 문자 연구 역사를 '한글과 옛글자 되찾기 시기(광복∼1953년)', '한글파동과 국한문 혼용 논쟁 시기(1954∼1972)', '석독구결 자료의 발굴과 각광 시기(1973∼1985)', '한국어와 한글의 세계화 시기(1986∼2000)'로 나누어 연구 성과를 개괄하고 있다. 후반부는 '훈민정음', '표기법(맞춤법)', '차자 표기' 등 분야별 주요 연구 및 학설을 소개하고 있어서 문자 관련 연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이다.
  "띄어쓰기의 현황과 과제"(임동훈)는 현행 맞춤법의 띄어쓰기가 단어 단위와 실사 위주라는 두 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함을 지적하고 그 실제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이외 단편적인 글로 "'소밭갈이'표기법"(유만근)과 "꼭지 이응"(유만근)이 있다. 한글 맞춤법의 이해(나찬연)는 한글 맞춤법의 이론적 특징과 원리를 소개한 뒤 국어 어문 규정 전체를 풀이한 책이다. 국어와 생활 특집으로 마련된 띄어쓰기와 문장부호에 대한 여러 글들은 앞으로 있을 규정 정비를 위한 모색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띄어쓰기의 현황과 전망"(이익섭), "명사 연결체의 띄어쓰기 실상과 처리 방향"(시정곤) 등은 띄어쓰기 문제에 이론적으로 접근하면서 규정이 보이는 맹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새 규정 제정의 기준과 방향을 역설한 글들이다. 이 외에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정희창), "법률의 띄어쓰기"(허철구), "신문의 띄어쓰기"(여규병) 등은 띄어쓰기 현실을 예증한 글이다. "옛 문헌의 각종 부호를 찾아서"(이승재)는 고대와 중세의 문헌 자료에 보이는 각종 부호를 소개한 글이다. 간본에서 사용된 부호와 책이 간행된 후 기입된 부호 등을 별도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각필 구결을 논할 때 문제가 되는, 부호와 문자의 구별 문제를 설명하고 있는데 각필 부호구결의 점토는 부호의 성격을 가진 문자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장 부호의 중요성과 우리의 현실"(이익섭)은 문장 부호의 중요성을 우리말과 영어 적기의 예를 통해 말하고, 그 중요성에 비해 규정이 턱없이 미비함을 지적한 글이다. "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양명희)는 현행 19개 문장 부호의 사용 현황을 살피고 앞으로의 보완 방향을 제시한 것이고, "현행 문장 부호의 미비점과 대안"(임동훈)은 현행 규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체계와 명칭', '부호 추가', '띄어쓰기', '규정 내용'으로 나누어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개선책을 말한 글이다.
  이 분야에는 남북한 규정을 비교하고 통일안을 제시한 글들이 많다. "남북한 문장 부호 비교"(전수태)는 문장 부호에 한하여 남북한의 규정을 비교한 글이고, "남북한 언어 통일과 정보화"(최호철)는 남북한 맞춤법의 통일 문제를 다룬 글로, 자모의 규정, 일부 어미, 사이시옷 표기, 한자어 표기, 띄어쓰기, 문장 부호 등의 통일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통일 시대의 문장 부호 ­';'를 쓰십니까? -­"(김주미)는 남북한의 문장 부호를 비교하고, 통일안 제정시 유의할 점을 제안하였는데 세로쓰기 부호의 제정은 불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남·북한 정서법에 관한 비교 연구>(정해수)는 남북한의 정서법 문제를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부호로 나누어 비교·분석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북의 언어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김민수)도 남북한 단일안 마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중 표기와 관련된 것으로는, '소리' 분야에 한하여 분석한 "남북한 맞춤법의 분화와 통일"(장은하), 자모 배열과 형태분야에 초점을 맞춘 "남북한 맞춤법의 변천과정과 통일방안"(박선우), 띄어쓰기 문제를 살피고 절충안 제정을 제안한 "남북한 띄어쓰기 규정의 통일 방향"(안병섭) 등이 있다. 남북한 통일안 마련 문제는 앞으로 좀더 폭넓은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할 것이다.

  3.4. 외래어 및 로마자 표기

  외래어·로마자 표기법과 관련된 글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새 규정에 대한 논쟁을 그치고 정착의 단계로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한다. 국립국어연구원의 『외래어 표기 용례집­인명, 지명, 일반 용어­, 로마자 표기법 왜 개정해야 하나?』, 『로마자 표기법 이렇게 바뀌었습니다』등이 단적으로 말해 준다 하겠다. 이런 가운데 "번역의 관점에서 본 국어 외래어 표기법"(김정우)은 음성 번역의 입장에서 외래어 표기법을 평가한 글이다. 국어의 발음을 표기 기준으로 삼지 않은 것과 된소리를 못 쓰게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의미 번역이 가능한 단어는 제외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래어만 적는가?"(정희원)는 외래어 표기법 규정이 완전히 우리말로 정착된 외래어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설명한 것이고, "'원음주의'는 외래어 표기법의 대원칙이다"(김세중)는 '원음주의'를 강조한 짧은 글이다. "국어 로마자 표기법의 역사적 변천과 원리"(김수남)는 1948년의 '한글을 로오마자로 적는 법'으로부터 2000년 새 규정까지 로마자 표기법이 어떻게 변천해 왔는가를 핀 뒤, 현행 로마자 표기법의 구성과 표기 원리에 대해 기술한 글이다. "영어 교과서의 로마자 표기 양상"(정경일)은 로마자 표기법 혼란의 원인을 '언어적 원인', '규범적 원인', '교육적 원인'으로 나누어 지적한 뒤 영어교과서의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도 남북한 규정의 통일 문제를 다룬 글들이 있다. "남북한 로마자 표기법의 통일방안"(정경일)은 '한국어로의 복원성', '경제성', '사용자의 인식'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함을 역설하고,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합의 과정과 내용을 소개한 뒤, 남한의 2000년 규정과 TR11941을 기초로 한새로운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북한 로마자 표기법의 변천과 통일방안"(박봉곤) 역시 1992년에 ISO 주관 단일안을 검토한 뒤, 새로운 통일안에서는 전사법을 원칙으로 하고 전자법을 절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남북한 외래어 표기법의 변천과 통일방안"(신은경)은 '원음주의 채택, 복수표기 인정, 국제음성기호와 한글 대조표의 보조적 활용' 등을 제안한 글이다.

  3.5. 컴퓨터 관련

  '옛한글'과 현대 한글 그리고 특수 문자의 컴퓨터 처리 문제는 문자론과 직결된다. 전산·정보화는 국어학의 기초 위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 언어 처리와 문장 부호"(이경호)는 태소 분석기와 관련된부호 '공백 문자, 홑부호, 쌍부호'와 구문 분석기와 관련된 '쉼표, 마침표, 물음표, 느낌표' 등의 처리 과정을 분석하였다. 재외 학자들의 발표문으로는, 1996년의 자모배열 합의안이 역사성, 현실성, 유사성을 가진다고 역설한 "한국어 자모 순서 통일안"(최희수), 코드 문제를 다룬 "조선어정보처리에서 나서는 언어학적문제"(권종성)와 "조선글자의 콤퓨터부호화와 국제표준화에서 나서는 문제"(최병수) 등이 있다.
  한국어와 정보화에 실린 글 중 문자·표기와 관련된 것을 살펴보면, "구결 자료 전산화의 현황과 과제"(정재영·박진호)는 컴퓨터에서의 구결자 채택 과정과 코드 문제, 구결자 처리 프로그램의 문제점과 개선점, 구결 자료의 전산화 상황 등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세종계획과 한민족 언어정보화"(이태영)와 "국어 어문 규정과 정보화"(박형익)는 국어 어문 규정 검색 프로그램의 개발 경과와 현황을 설명한 글이다. 비표준문자등록센터 운영 보고서에 실린 "옛한글의 개념에 대하여"(홍윤표), "한국문화의 국제적 교류와 옛한글"(김흥규), "유니코드 기반 대규모 DB개발에서 옛한글 구현 방안"(이건식) 등은 '옛한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글로서 옛한글의 개념, 범위, 특징, 제외되어야 할 것들, 옛한글 자모의 명칭, 폰트, 전체 한글 자모 배열 순서 등과 유니코드와 옛한글, 옛한글 구현의 인터넷 환경을 설명한 글이다. 표준 한자와 이체자에 대한 연구 성과도 보인다. 한국 한자 이체자 조사(이준석)는 신라·고려·조선시대의 주요 한적 문헌 290종에 수록된 글자들을 대상으로 이체자를 수집한 것인데, 이체자별 출전, 부수·총획수·자음순 색인이 있어서 이용에 편리하다. 이 외 다국어 정보 처리를 위한 유니코드(V3.0) 한자의 이체자 연구(정통부)도 있다. 21세기 세종계획 비표준문자등록센터 운영(정우봉)은 옛한글 문헌에서 755,320어절을 수집하여 옛한글의 코드 및 자모배열 순서를 분석하고, 새로 수집한 비표준한자 2,264자에서 573자의 비표준문자를 선별한 결과를 기술하고 있다. 국제 문자 코드계의 한자 표준화에 대한 연구(이재훈)는 기존에 등록되지 않은 한자 26,153자를 추출하고, IRG의 기준에 따라 18,780자를 등록 목록으로 확정하였다. 이 외 중국 간체자에 대한 짧은 글 "중국의 간화자 수용에 대하여"(진태하)와 "중국 간체자에 관한 소고"(전한준)가 있다.
  통신 언어의 연구는 각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는데 주로 표기 실태 분석이 주류이다. "전자편지 언어에 나타난 우리말 변용 현상"(이정복)은 전자편지 언어가 표기·음운 분야에서 소리나는 대로 적기, 음소 바꾸기와 더하기, 음절 줄이기와 늘이기, 붙여 적기, 기호 이용하기 등의 변용을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PC 통신언어에서 나타나는 폐음절화의 경향"(송민규)은 사례 모음 단계를 넘어선, 규칙성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폐음절화를 통해서 일상 언어와 통신 언어의 제약 위계를 설명하였다. 컴퓨터 통신언어 사전(조오현·김용경·박동근)은 컴퓨터 통신언어에 쓰이는 어휘의 유형과 의미를 설명하고 용례까지 제시한 사전으로 통신 언어 표기법 연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