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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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어휘론·의미론·사전편찬학
문 금 현 / 숙명여대
  1. 머리말

  이 글은 2002년도에 발표된 어휘론·의미론·사전편찬학 분야의 논문과 저서들을 소개하고 이 분야의 연구 동향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에 목적이 있다. 주어진 연구물을 모두 수용하고 논의의 편의를 위해서 세부 분야를 다시 어휘론, 의미론, 화용론 및 담화 분석, 사전편찬학과 말뭉치 구축, 텍스트 언어학과 문체론, 번역의 여섯 개로 나누었다. 이렇게 여러 분야를 한데 모아 정리를 하다보니 주어진 연구물들을 미처 다 소개할 수가 없어서 언급하지 못 한 업적들이 많은데 해당 논저의 필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연구의 흐름에 나타난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어휘형태소, 문법형태소, 문장, 발화, 담화 등 언어의 형식 단위에 관계없이 모든 의미 분석이 인지언어학적인 접근 방식에 따르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분석 대상 자료를 문어자료에 국한시키지 않고 구어자료로 확대하였으며 점차적으로 구어자료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또한 어휘 정보를 전산화하여 말뭉치를 구축하는 작업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모든 언어정보를 계량화, 전산화하고자 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나아가 이렇게 구축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2. 어휘론

  어휘론 분야의 연구는 국어연구원에서 이루어진 어휘 조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개인의 연구로는 신어와 지명, 어휘 분절 구조, 북한어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어종별로는 한자어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며, 다른 언어와의 어휘 비교도 많았다. 어원에 대한 연구는 개별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어원을 천착해 나가는 작업이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휘의 변천에 대해서는 개화기 어휘에 연구가 집중되었다.

   2.1. 어휘 조사 및 연구

  먼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이루어진 어휘 조사를 들 수 있다. 신어를 조사한 “2002년 신어”(박용찬)은 신어의 생성 시기와 어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신어의 목록과 사전 미등재 목록을 구분하였으며 구어 자료를 포함시킨 것이 지금까지의 신어 조사와 다른 점이다. 20세기 전반기 문학작품의 정본 작업을 위한 기초 조사로서 “현진건의 20세기 전반기 단편소설 어휘 조사”(양명희)가 있고, 북한어에 대한 어휘 조사로 북한의 라디오 방송에 나오는 어휘 중에서 북한에서만 쓰이는 용어를 찾아내어 의미를 풀이하고 용례를 밝힌 북한 방송 용어 조사 연구”(전수태)와 “남북 언어 순화 자료집 1­남과 북이 서로 같게 순화한 용어를 중심으로­”가 있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 일반 용어, 인명, 지명”(정희원)은 그동안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간한 외래어 표기 자료와 지난 10년간의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결정 사항을 모두 망라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어휘 조사가 눈에 띈다. 지난해의 형용사 편에 이어서 주요 동사 어휘를 대상으로 풍부한 용례를 보인 “주요 어휘 용례집­ 동사편­”(정호성)이 있고, 한국어의 기본 어휘를 선정하고 그 사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서의 말뭉치 구축을 위한 “기본어휘 선정 및 사용 실태 조사를 위한 기초 연구”(이익환)이 있다. 문어와 구어 자료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현대국어에서 사용 빈도수가 높은 어휘를 조사하여 한국어 학습용 어휘를 선정한 “현대국어 사용 빈도 조사­한 국어 학습용 어휘 선정을 위한 기초 조사 ­”(조남호)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어휘 교육에 좋은 기초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나아가 “국어 어휘의 분야별 분포 양상”(조남호)는 어휘의 계량을 통해 분야별(교재, 교과서, 교양, 문학, 신문, 잡지, 대본, 구어, 기타) 어휘의 특징을 살피기도 했다. 그 밖에 “초급 한국어 교육용 어휘 선정 연구”(임칠성)도 있다.
  개인의 어휘 연구는 신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生成用語와 製定用語를 통해 본 現代國語의 몇 가지 현상(1)”(송기중)은 신어를 자연적으로 새로 등장한 생성용어와 단체나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한 제정용어로 나누고 이들에서 관찰되는 음운 현상을 다루고 있고, 그 밖에 <국어 신조어의 특성 연구>(최장수), “신어 형성과 사용의 화용론”(김진형), “≪족(族)≫ 계렬 신어에 대하여”(김영희)가 있다.
  지명에 대한 연구로는 <광양 지방의 지명 연구>(서진홍)과 <강·하천의 합류와 분기처의 지명 연구>(조강봉), “의령군 부림면의 지명 연구”(곽재용), “‘함(咸)­’계 지명의 형태와 의미”(정호완)이 있고, 상품명을 연구한 “The Linguistic Patterns in the Naming of Brands in Korean:The Case of Drinks”(서진희)는 음료수명 500여 개를 분석한 결과 상품명으로 다음절, 외국어와 비슷한 발음, 개음절, 비음 받침을 선호하고, 합성어와 긍정적인 내포의미를 가진 것이 많으며, 최근에는 단일 형태소보다 구절로 된 이름이 많다고 특징을 밝혔다.
  예년과 다름없이 바이스게르버 이론에 따른 어휘 분절 구조에 대한 연구가 상당수 있었다. 단행본으로는 『한국어 어휘 분절 구조 연구』(한국어내용학회 편)과 『정서 자동사 낱말밭』, 『심리 자동사 낱말밭』, 『인지심리 자동사 낱말밭』, 『몸동작 자동사 낱말밭』(이상 김응모)가 있고, <시각>, <시간> 단위, <시점-끝> 명칭의 분절 구조를 고찰한 연구(이상 배해수)가 있으며, 그 밖에 <신발> 명칭(배성우), <복부> 명칭(장은하), <시각행위> 명칭(김연심), <말> 명칭(손숙자), <차> 명칭(송기성)의 연구가 이어졌다. 연구 방법은 다르지만 의미 자질에 의한 어휘 분석 방식을 취한 “<順天金氏墓簡札>에 나타나는 服飾 關聯語 硏究”(이양순)과 “요리 관련 어휘”(김진수), “교회용어”(최태영)에 대한 연구도 있다.
  어휘의 양상에 대해서는 비속어, 별명 등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욕설의 특질에 관한 연구”(김상윤)은 대학생 욕설의 특징을 12가지로 분석하였고, 한국어 여성 비속어를 모아 의미별로 분류하고 특성을 밝힌 “한국어 여성비속어의 분류와 특성”(오새내)가 있으며, 별명을 연구한 <별명의 생성 연구>(배수자)도 있다.
  북한 어휘에 대한 연구도 빠지지 않았는데 먼저 『조선어 어휘 편람』(서학순·김광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에서 집필한 『조선어학전서』 65책 중의 하나로 어휘의미론의 기초 지식과 조선말 어휘에 대한 깊은 지식을 제공하였다.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1차 국제 학술회의 논문집” 에는 “고대와 중세의 어휘 변천 과정을 통하여 본 조선어의 단일성 문제”(김영황)를 비롯한 남북한 관련 논문이 많이 실려 있다. “남과 북의 어휘 사용의 이질화에 대한 소고”(강은국·강영)와 같이 주로 남북한 이질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북한 어휘 연구의 주요 흐름이다.

  2.2. 어종별 어휘 연구

  어종별 어휘 연구는 한자어에 대한 연구와 다른 언어와의 비교 연구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자어에 대한 연구로는 <현대국어 단음절 한자어에 대한 연구>(안희제)가 있고, “반의어 결합 한자어 연구(Ⅱ) ­그 의미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성환갑), “한자어 정리의 한 방안”(김민수), < ≪자류주석≫ 의 새김말 연구>(서수백) 등이 있다.
  다른 언어의 어휘와 비교한 연구로는 <韓·中 單音節 漢字語 對比 硏究>(김정은), <한·중 동형 한자 어휘에 대한 비교 고찰>(범기혜)와 <중국 조선어와 한국어의 어휘 차이 연구>(이명희), <남북한과 중국 어휘 비교>(이정희)와 같이 중국어나 조선어의 한자어와 비교한 연구가 많고, 드물게 외래어를 비교한 <중국 조선어에서의 외래어와 한국어에서의 외래어 비교 연구>(심련화)가 있다. 그 밖의 언어와의 비교 연구로는 일본어를 다룬 <한국어 속에 사용되고 있는 일본어 어휘에 관한 연구>(강소정)이 있고, 한국어와 독일어를 비교한 『 한국어와 독일어의 말(어휘) 형성론 비교 고찰(1), (2)』(최규일), 그리고 <카자흐스탄 고려 말의 문법과 어휘에 대한 연구>(니라리사)도 있다.

  2.3. 어원 및 어휘 변천

  어원 연구는 국어 어휘 체계 전반의 통시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공시적인 어휘 연구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어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 먼저 “사과와 능금, 그리고 ‘멎’”(김완진)에서는 ‘사과’와 ‘능금’, ‘멎’ 에 대한 여러 자료의 기술을 통해서 malus에 대한 이름이 ‘멎’ 이며, 이는 <鷄林類事>에 나오는 ‘林樆曰 悶子訃(計)’ 를 ‘멎’으로 해독한 결과라 했다. 어원 연구는 개별 단어에 대한 어원과 변천을 알아보는 연구가 많았는데, 주로 『국어생활』과 『국어소식』(국립국어연구원)의 어원 탐구란을 통해 발표되었다. ‘사과나무와 참죽나무’(김완진), ‘기침’과 ‘고뿔’ ‘오이지’, ‘짠지’, ‘단무지’, ‘장아찌’, ‘샌님’과 ‘스님’, ‘결혼하다’와 ‘혼인하다’, ‘설거지’, ‘낭떠러지’와 ‘벼랑’, ‘양말’과 ‘양철’, ‘원숭이’와 ‘잔나비’, ‘양치질’(이상 홍윤표), ‘병원’(송민), ‘아빠’와 ‘아버지’, ‘오빠’와 ‘누나’(이상 조항범)의 어원 연구가 있고, 그 밖에 “아름다운 우리말 ‘고맙다’의 어원”(최창렬·최은정), “‘돼지’의 어휘사”(조항범), “‘둘우다’의 형태와 의미”(석주연), “한자어와 관계있는 우리말의 어원”(진갑곤)이 있다.
  어휘의 변천에 대한 연구로는 “국어 動詞史의 諸問題”(장윤희)를 들 수 있는데 이는 국어 동사의 통시적 변화를 어간형의 변화와 용법의 변화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어휘 변화의 시점을 밝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동사의 의미를 다룬 <의미 변동에 따른 동사의 어휘 의미 표상 연구>(허선익)이 있고, 그 밖에 기원적 합성어로 판단되는 어휘의 어원을 추적하고 화석화의 양상을 살펴본 “어휘의 화석화와 어원 연구”(김지형)과 “15세기~19세기 자료에 나타난 국어 어휘의 특성”(홍윤표), “국어어휘 변천 자료 목록­ 소리 바뀜을 중심으로­”(박홍길) 등이 있다.
  한 시기에 국한된 어휘 연구는 단연 개화기 어휘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개화기 국어 어휘 -연구 신문 말뭉치의 고빈도 어휘 분석을 중심으로->(이진호)를 비롯하여 개화기 어휘를 특성에 의해 근세어, 신고유어, 고유한자어·취음어·미확정명어·미해석어, 사라진 한자어·代替語, 신어·신용어·외래어 등으로 나눈 “개화기 국어 어휘 연구”(박영섭)이 있다. 개화기의 신생한자어에 초점을 맞춘 “開化期의 新生漢字語 硏究(2)”(송민)은 <한영뎐>을 전후로 한 시기에 주로 일본어의 간섭을 통하여 차용된 신생한자어가 국어 어휘 체계에 변화를 주면서 현대국어에까지 연결되었다고 했다. “개화기 국어 변화의 계량적 이해”(민현식)은 독립신문 창간 논설에 나오는 단어와 구문의 표기, 발음, 어법, 의미를 분석 대상으로 하여 개화기 국어가 현대국어와 비교하여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에 대한 계량화를 시도하여 변한 것 중에서는 표기가 50%, 어법·의미가 20%, 발음이 10%를 차지한다고 했다. 이제 국어 변화까지도 계량화하고자 하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화기 국어 어휘 연구 방법의 재검토”(민현식)은 개화기 국어 어휘의 연구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해 주었으며, 그 밖에 “방송언어의 어휘 변천”(박갑수)에 대한 연구도 있다.


  3. 의미론

  197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언어 분석 방법의 한 흐름으로 인지언어학이 등장했다. 인지언어학은 언어능력과 인지능력이 상관관계에 있다고 보고 언어적 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학문으로 그간 형식적 측면만 부각시킨 생성언어학의 많은 가정들을 배격하면서 의미 연구를 부각시켰으며, ‘범주화’의 개념과 낱말의 ‘의미 확장’ 문제를 발전시켰는데 의미 확장에서는 원형이론에 입각하여 범주가 중심과 주변을 갖는다고 했다. 인지의미론적인 접근 방식에 의한 다의어의 연구가 두드러지게 많은 것과 인지언어학에서 은유에 대한 새로운 대안적 모형으로 논의되고 있는 개념적 혼성 이론을 검토하여 국어 은유 의미의 인지 과정을 밝히고자 한 연구가 많은 것이 최근 의미론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의미론 전반을 다룬 연구로는 『언어와 의미』(심재기·채완)이 있는데 국어 어휘의 특성과 통시적 변화, 속담 및 관용표현의 특징, 지명이나 광고언어에 나타난 사회·심리적 의미 문제를 다룬 논문 모음집 형식이고, 『한국어의 화용의미론』(노대규)도 의미론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 논문 모음집이다.

  3.1. 어휘 의미의 분석

  어휘 의미에 대해서는 통시적인 의미 변화에 대한 연구와 공시적인 의미 연구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전자에 대해서는 2.3에서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후자 위주로 언급하겠다. 공시적으로 어휘 의미를 분석한 연구는 다시 의미의 속성에 따른 분류의 방식을 취한 경우와 생성어휘부 이론에 입각하여 사건구조와 논항구조 등으로 분석 방식을 취한 경우로 나눈다. 무엇보다도 다의어의 의미 분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의미의 속성에 따른 분류 방식에 의해서는 먼저 명사류에 대한 의미 분석을 한 “국어명사의 의미 특성과 분류”(김인균)은 통사와 형태 단위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명사의 본질적인 의미 특성을 밝히고, 계열관계와 결합관계를 고려한 체계적인 의미 분류를 시도하였다. 동사류에 대한 의미 분석으로는 합성동사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한 <합성동사의 의미관계 연구>(최미경)이 있고, 세부적으로 논의한 “국어 합성 동사의 의미 ­‘〔V+어+{오다, 가다}〕’형태의 합성동사를 중심으로­”(황화상)은 선행동사 어근의 의미 속성의 차이나 선행동사 어근과 후행동사 어근 사이에서 성립하는 의미 관계의 차이에 따라서 ‘올라오다’ , ‘건너오다’ , ‘보내오다’, ‘뛰어오다’ 유형으로 구분하고 의미 속성을 설명했다. “고유어 접두사의 의미 양상”(변영수)도 고유어 접두사의 설정 기준과 목록을 마련하고, 1차적인 의미자질로 [상태], [속성]을, 2차적인 의미자질로 [정도성]을, 3차적인 의미자질로 [기준 이상]과 [기준 이하], 그리고 [동작성], [방향성], [관계성], [생산성], [시각적], [시간성], [기타]를 부여하여 의미 양상을 파악하였다.
  생성어휘부 이론에 근거한 논의로는 “술어 명사의 의미 구조”(강범모)가 있다. 이는 술어명사에 대한 그간의 논의가 ‘하다’라는 전형적인 기능동사와 나타나는 명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그 범위를 행위,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만 정의하지 않고 타입 의미 구조로 정의하였으며, 의미적 내부 구조는 생성어휘부 이론에 입각하여 사건구조와 논항구조, 특질구조로 분석하였다. “한국어 사동화와 어휘의미구조의 변화 ­생성어휘부 (Generative Lexicon) 이론에 의한 접근 ­”(김윤신)도 파생 전의 어근동사와 파생 후의 파생사동동사의 논항구조와 사건구조가 어떤 변화를 보이고 어떤 유사점을 가지는지, 그리고 파생사동동사의 어휘의미구조가 갖는 일반성을 찾고자 했다.

  3.2. 다의어

  어휘 의미의 분석 중에서도 다의어에 대한 연구가 많아서 따로 구분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다의어에 대한 연구의 특징은 다의어를 분석하는 태도가 다양해졌고 인지의미론을 바탕으로 한 연구들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다의어의 중심의미를 하나로 보았던 기존의 견해와 달리 다의어의 중심의미를 둘 이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먼저 다의어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 연구로 <국어 다의 발생의 양상과 원인>(이정식), <현대국어의 의미 확장 연구>(이건환), “다의어의 의미 분할과 의미부류”(박만규), “게슈탈트 요인에 의한 국어의 의미 확장 양상”(이종열), “의미의 다의성과 체계적 도식화”(정주리)를 들 수 있다. “다의어 접근법에 대한 비평”(이정화)는 다의어에 대한 의미 분석의 추상적인 접근 방식과 인지적인 접근 방식 중에서 전자의 방식에 반박하면서 다의현상을 보다 유동적인 인지현상으로 파악함으로써 하나의 단어가 다양한 심리적, 기능적 인지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명사 다의어를 다룬 『우리말 의미 확장 연구』(배도용)은 인지의미론을 밑바탕에 깔고 다의어의 중심의미 중 어떤 요소가 어떻게 주변의미로 확장되는지에 대해서 신체어 ‘손, 머리, 눈’ 을 대상으로 살펴보았는데 ‘머리’ 는 중심의미 가운데 형태면에서 가장 왕성하게 의미 확장을 이루고, ‘눈’ 은 기능면에서 가장 왕성하게 의미 확장을 이룬다고 했으며, 의미 양상을 은유적 전이의 방향인 개념망으로 정리하여 구체적인 영역에서 추상적인 영역으로 범주화하였다. “다의어와 다의 현상 ­ 우리말 명사를 중심으로­”(배도용)은 기존의 중심의미와 주변의미의 이원구조로는 다의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보고, 굳은 의미와 덜 굳은 의미를 설정하였으며, 의미가 확장된 경우를 다의성 단의어, 다의성 단의미, 다의성 단의어를 거친 다의어, 다의성 단의미를 거친 다의어로 나누어 파악하였다.
  동사 다의어를 다룬 “동사 ‘보다’의 인지적 연구”(송효빈)은 사용 빈도수가 높고 다양한 의미로 확대되어 쓰이는 지각동사 ‘보다’ 의 다의적인 의미 양상을 인지적 측면에서 기술하였다. ‘보다’ 의 다의성이 단어 자체의 의미적 확장이 아닌 문맥에서 선택되는 현저한 지각 주체와 지각 대상의 특성에 따라 ‘목격’의 원형의미를 중심으로 ‘지각→판단→수행→경험·획득 ’ 의 방향으로 확장 양상을 보이며 방사상의 의미망 구조로 형성되었다고 하였다. “‘먹다’의 기능과 의미 변화”(이양혜)는 본동사로서의 ‘먹다’의 기능과 의미 약화 현상이 진전되어 어휘적 의미를 잃게 되면 보조동사로서 선행 본동사에 ‘경험’이나 ‘시도’ 등의 상적 의미를 더해주는 보조적 기능을 가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의미 변화도 겪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의 요인은 언어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사용자의 인식 구조가 바뀜에 따라 인지능력이 달라진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 밖에 <동사 ‘치다’의 다의화와 문법화 연구>(서진숙), <국어 이동동사의 인지적 의미 연구>(이민우)가 있다.
  형용사 다의어를 다룬 “국어 형용사{가볍다}의 의미 분석”(오미정)은 {가볍다}와 공기(共起)하는 명사의 의미자질에 의해서 18개의 다의를 분석해 내고, 공기하는 서술어의 의미자질에 의해서 5개의 다의를 설정하였으며, 이러한 다의 분석을 통해서 국어 형용사의 의미 분석에서 활용형 자체의 의미 분석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국어 형용성 동사의 의미적 특성”(도원영)은 의미적으로 상태성을 띠면서 ‘-다, -ㄴ’으로 활용하고 정도부사의 수식을 받는 형용사적인 특성을 가진 동사, 즉 ‘어떠하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는 동사(예:힘들다, 붐비다)의 의미 특성을 상적 의미의 전이라는 기제로 설명하고 견인에 의한 의미의 전이 과정을 거쳐 상태성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3.3. 은유와 혼성

  의미론 연구에서 은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어 은유의 연구>(신동일)과 같은 학위논문이 발표되었다. 인지의미론적 측면에서 은유의 본질적 속성을 규명하는 문제와 은유 표현의 생성과 해석 절차를 규칙화하는 문제를 분리하여 논의를 편 “ 은유 표현에서 어휘체계의 의미론적 역할 ”(최경봉)은 은유 표현에서 어휘체계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어휘 정보를 기반으로 은유 표현의 생성과 해석 절차를 체계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는데, 목표어와 매체어의 연결은 이들이 공유하는 서술어나 수식어인 매개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합성명사의 의미 관계와 사이시옷에 대하여 ”(김인균)은 인지적이고 심리적인 ‘유사성’ 의 은유와 ‘인접성’ 의 환유 작용이 합성 과정에 들어가 그 어휘의 일부 속성만이 부각되어 새로운 합성명사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의미관계가 비유적으로 확장된 것이며, 의미 관계에 따라서 사이시옷의 개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였다. “합성법에 의한 다의어 형성의 원리”(신희삼)은 다의어의 생성 원인 중 비교적 생산적인 은유적 기능이나 유추와 같은 합성법에 대해서 살펴보았으며, 합성어를 구성하는 한 요소가 생산성을 가지고 단어를 생성할 때 그 구성 요소는 다의어가 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 밖에 “기본 감정 표현의 은유화 양상 연구”(임지룡)이 있다.
  은유에 대한 의미 분석도 대상 자료를 문어에서 구어로 확대하기도 하고, 다른 연구와의 비교 연구도 진행되었다. “한국어 대화 자료에 나타난 이동은유”(임혜원)은 구어와 문어에 나타난 은유가 다르다고 보고 실제 대화(구어 전사 말뭉치 자료)에 사용된 이동은유의 쓰임을 통해서 언어사용자의 인지과정을 밝혔다. 이동은유의 양상을 주체이동과 객체이동, 방향이 있는 이동, 용기와 관련된 이동으로 나누고 각 유형별로 사건과 행위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개념화의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다른 언어와의 비교 연구인 “Conceptual Metaphors for Happiness in Korean and English:A Cognitive-Cultural Study”(우수정·이정화)는 인지적 문화 관점에서 한국어와 영어의 행복에 대한 개념 은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힌 연구로, 행복에 대한 뚜렷한 문화적 가치와 견해(소극성과 적극성, 개인과 공동사회 등)에 의해서 두 언어의 차이를 설명했다.
  환유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 “A Metonymic Analysis on Pota”(지인영)는 인지동사 ‘보다’ 의 다의 현상을 환유에 의해 분석하고 인지의미론에 기반을 둔 인지적 표현을 제시하였으며, ‘보다’ 는 기본 의미뿐만 아니라, ‘알다’, ‘이해하다’ , ‘고려하다’의 이차 의미도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은유와 환유를 함께 다룬 학위논문 <신체어의 은유와 환유 ­ 국어 담화 분석을 중심으로 ­>(이미영)이 발표되었다.
  개념적 혼성은 두 개의 입력공간 구축, 공간횡단 사상 및 투사라는 세 가지 인지과정의 합이다. 개념적 혼성의 작용으로 개념적 통합망이 형성되는데, 이는 총칭, 혼성공간이 모두 정신공간이며 개념적 혼성이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고, 혼성공간으로 투사된 요소들을 융합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는 인지언어학 및 정신 공간 이론을 소개한 『개념적 혼성 이론 ­인지언어학과 의미 구성­』은 이론을 이용하여 실제로 은유, 유머와 같은 언어 현상을 분석했다. “개념적 혼성과 컴퓨터 유머의 의미 구성”(이상 김동환)에서는 컴퓨터와 관련된 일곱 가지 유머의 의미 구성 방식을 개념적 통합망으로 설명했는데 컴퓨터 유머의 의미 구성 방식은 두 입력 공간의 요소를 선택적으로 혼성공간으로 투사하여 투사되는 요소와 투사되지 않은 요소로 나타난다고 했다. “혼성에 의한 은유적 의미의 인지과정”(이종열)은 은유로 표현된 구문(X는 Y이다, X는 Y의 Z이다, X는 X'이다)의 의미 인지과정을 혼성의 방식으로 파악했으며, 은유의 기제로 표현되는 대부분의 구문 형태를 일련의 혼성 작용을 유도하는 형식 매체로 간주했다.
  그 밖에도 인지의미론적 접근 방식에 의한 연구가 많았다. “단어 연상에 관한 조사 연구(Ⅰ)”(이찬규)는 인간의 언어 인지능력과 사회적 영향의 상호 관련성을 검증해 보고자 설문조사를 통해 연상이 개념의미보다는 정서의미에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인지동사의 의미적 특성”(변정민)은 인지동사의 의미적 특성을 ‘사유, 인식, 판단, 믿음’이라는 인지 영역의 단계에서 설명하였으며, 이러한 인지 영역을 바탕으로 인지동사를 ‘생각하다’ 류, ‘알다’ 류, ‘믿다’ 류로 유형화하여 [±앎]이라는 자질과 [±적극성]의 정도로 분석하였다. “A Cognitive-semantic Analysis of the Korean Postpositions -Ey and -(U)lo”(이정화)는 공간에서의 역동적인 이동 동작과 관련하여 후치사 ‘-에’와 ‘-로’의 방향격 사용에 대한 인지의미론적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심리적인 실험 결과, 여러 의미 요소들 중에서 동사의 유형이 ‘-에’와 ‘-로’ 후치사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결국 이러한 선택적인 사용으로 의미 확장에 동기 부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간의 화살’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고찰”(吉本一)은 시간이 진행하는 방향에 대한 인식과 언어로 표현하는 문제를 인지언어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하여 시간의 진행 방향과 우리 인간 및 주변 세계의 움직임의 관계를 ‘평행형’과 ‘역행형’ 의 두 유형으로 나누어 전자는 ‘인과법칙, 삶의 시간, 현재’를 기준으로 한 시간 인식으로, 후자는 ‘회상·예상의 시간, 과거·미래’ 를 바라본 시간 인식으로 설명했다.

  3.4. 의미 관계

  의미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상관관계와 결합관계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의미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예전에 비해 점차 관심이 줄어드는 추세로 유의관계에 대한 연구가 몇 편 있다. “유의 경쟁의 통시적 고찰”, “유의어 정도성 측정을 위한 집합론적 유형화” , “집합론적 유형화에 따른 유의어 분석”(이상 이광호)의 연구가 있고, 형용사를 분석 대상으로 한 <한국어 형용사 유의관계 연구>(봉미경), “형용사 유의어의 연구(4) ‘불쌍하다/가엾다’­”(김성화), 고유어와 한자어의 유의관계를 다룬 <우리말 ‘집’ 으로 번역되는 한자 유의어 연구>(민복기)가 있다.
  의미의 결합관계에 대한 연구는 연어, 관용표현, 속담, 고사성어로 나누어 살펴보는데, 연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반면 관용표현에 대한 연구는 줄어들어 “그림동화 두 형제에 나타난 관용표현 연구”(변명선)이 있다. 연어에 대한 연구는 <현대국어의 어휘적 연어 연구>(임근석)을 비롯하여 연어 말뭉치 구축 등 자료 구축과 관련된 논의가 많다. “국어 상용어구의 의미구성 연구”(정수진)은 상용어구가 은유 및 환유의 방식으로 의미가 구성된 표현 양식이고 화자의 감정 및 태도, 기분 등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며, 연어나 관용어구와 구분했다. 연어가 개념적·지시적 의미를 형성하는 반면 상용어구는 비유적·정서적 의미를 형성하고 관용어구가 의미의 중의성을 가지는 반면 상용어구는 축어적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의미의 단의성을 특성으로 하며 , 기존 논의에서 반투명한 관용어구 유형에 속한 것들을 상용어구로 분리해 냈다.
  속담에 대한 연구로는 논문 모음집으로 속담의 의미와 기능(황경자 외)가 있고, 속담의 교훈성을 화용적인 면에서 살펴본 “속담의 교훈성에 대하여”(주경희)가 있다. “속담에 나타난 전통 인문학적 사유” 민현식)은 3단계 분석법에 의해 속담 의미망 구축 방법을 제안하였으며, 인문학적 사유의 개념을 전형적인 文, 史, 哲의 개념 위에서 추출하였다. 다른 나라의 속담과 비교한 연구도 있었는데 “한·중 속담의 변용과 와전”(진경지)는 한·중 속담을 대상으로 하나의 속담이 비슷한 것으로 변용되어 가는 과정과 전혀 다른 뜻으로 와전되는 과정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양국간의 문화 이해를 촉진하고자 했고, 태국의 속담과 비교한 <한·태 속담의 비교 연구>(쑨타리 랍룽루앙)도 있다. 사자성어에 대해서는 <고사성어의 변화 양상 연구>(이금주)가 있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연구로는 <한·중 사자성어의 대조 연구>(이계요)가 있다. 국어연구원에서 나오는 소식지의 ‘고사성어를 찾아서’ (이준석)을 통해서 개별 고사성어에 대한 탐구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5. 문법 의미의 분석

  문법 범주의 의미 분석에 대해서는 체언, 접사, 조사, 어미, 상과 양태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기존의 정의에서 벗어난 대명사의 예외 용법들을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에서 찾아내어 대조한 “사람 가리킴말의 한 고찰”(吉本一)에서는 인칭대명사의 경우 한국어에 비해서 일본어와 영어가 많이 벗어나고, 지시대명사의 경우 한국어와 일본어에서 화자는 근칭으로, 청자는 근칭·중칭으로, 제3자는 근칭·중칭·원칭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 <老乞大諺解>에 나타난 單位性 依存名詞의 類型·意味에 關한 硏究”(고명균)은 단위성 의존명사의 구성 양상을 대역자료인 중국어와 비교·대조 설명하였고, <노걸대언해>에 나오는 단위의존명사를 추출하여 척도, 화폐, 시간 등의 유형별로 묶고 변화 양상도 밝혔다.
  접사의 의미에 대한 논의로는 단어 형성에 있어서 생산성이 높은 한자어 접미사 ‘-的’을 통사적인 접근 방식으로 다룬 “‘-적’형의 통사적 범주와 의미”(김선효)가 있는데, 이는 한자어와 결합하는 ‘-적’을 수식 의존성 명사라 하고 근접성과 도식성을 의미 특징으로 보았다. 입말과 글말을 자료로 하여 복수 의미를 연구한 “한국어 복수 의미 연구”(백미현)에서는 실제 복수로 존재하더라도 화자가 하나의 단위처럼 인식하는 경우에는 단수와 같은 무표항으로 표시되는 반면,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개체 하나 하나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다수의 개체들로 분리되는 형상이 되면 복수형(특히 유정물 명사)는 ‘-들’이 표시되는 유표형이 된다고 했다.
  조사의 의미를 다룬 “국어 비유구문의 의미 연구­‘처럼’, ‘만큼’을 중심으로­”(임채훈)은 기존 연구에서 이들 조사를 포함하고 있는 구문의 통사·의미적 특성에 대해서 조사가 가지는 의미상의 변별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서술어를 직접 수식하는 비유 부사어로서의 부사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폈다. 그 밖에 조사에 대한 연구로는 “‘­로’의 인지의미론적 분석”(유혜령)과 “‘­나’와 ‘­도’ 의 의미론”(정대호 외)가 있다.
  어미의 의미에 대한 연구로는 부사형 어미의 설정 문제와 부사절의 범위 문제를 재고한 “‘부사성’의 문법적 의미”(민현식)이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학교문법에서 부사형 어미를 설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어미 설명의 문제를 제기하고 부사성에 대한 문법적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하고자 했다. 연결어미에 대한 연구로는 “ 한국어 접속어미의 의미”(윤평현)이 있고, 종결어미에 대해서는 “한국어 종결어미‘-ㅂ시다’의 의미”(나은미)가 있다.
  상과 양태 의미에 대한 연구로는 “부정 양태부사의 통사·의미적 특성”(김선희)와 “상적 의미의 두 요소”(홍윤기)가 있다. “On the expression of ‘Imminence’ in Korean”(김남길)은 ‘-겠-’이 증거 양태, ‘(으)려고 하-’가 상, ‘(으)ㄹ 뻔 하-’는 양태로 셋의 문법적 기능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긴급성’ 이라는 의미 특성을 가진다고 파악했다. 그 밖에 <국어 의미 중복 표현 연구>(이은애)와 <현대국어의 선택표현에 대한 고찰>(조향숙)이 있다.

  3.6. 기호 의미의 분석

  기호 의미에 대한 연구는 국어의미론 분야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의미론의 입장에서 단행본이 발간되었다. 『구조에서 감성으로 ­그레마스의 기호학 및 일반 의미론의 연구 ­』(김성도)에서는 그레마스의 기호학 사상이 담긴 저작의 전모를 통해서 그의 기호학 사상의 궤적을 탐색하였으며, 그가 현대 기호학과 언어학에서 갖는 의미, 그레마스 기호학의 형성 과정, 서술 기호학, 양태성의 기호학, 감성의 기호학 문제를 고루 다루고 있다. 그리고 “우리말 여성 기호의 인지의미론적 연구”(박선자)가 있다.


  4. 화용론 및 담화 분석

  화용론적인 연구의 특징으로는 문법 형태소를 담화 차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화용론적인 접근 방법에 의해서 연구한 것과 담화표지 하나 하나에 대한 세부적인 연구가 구체적으로 이루진 것을 들 수 있다. 어휘형태소, 문법형태소, 발화의미에 대한 화용론적인 접근을 살피고, 담화 분석, 담화표지, 화법 일반으로 세분하여 설명하기로 한다.
  먼저 화용론 개론서인 『언어의 의미 ­의미·화용론 개론­』(임지룡·김동환 공역)이 번역되어 나왔고, 화용의미론에 대한 단행본 몇 권이 출판되었는데 외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다룬 것들이다. 영어와 함께 다룬 『언어의 의미 현상 ­영어와 한국어 자료를 중심으로 ­』(윤영은)은 언어 단위별로 나누어 주요 의미 현상을 논의했는데 특히 화용적 의미 현상으로서 전제와 은유, 언어 아이러니와 언어 유머 현상을 분석하였다. 불어와 함께 다룬 『언어의 의미와 사용(1)』(황경자 외)는 문법 범주의 의미와 담화 의미, 화용론적인 의미 등을 다룬 논문 모음집이다.

  4.1. 어휘형태소에 대한 화용론적 접근

  어휘형태소에 대해서는 부사류와 동사류를 다룬 논문이 있다. “국어 정도부사 ‘너무’의 화용론적 의미”(임규홍)은 정도부사 ‘너무’가 화용론적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이끄는 경우와 긍정을 강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후자를 ‘어떤 주관적 긍정 감정 동사에 대해 말할이가 자신의 감정을 일정한 정도의 기준을 넘어서게 표현함으로써 말할이의 극단적 감정을 충족시키려는 강조법(과장법)의 하나’로 파악하였다. “소설의 대화 인용에서 인용동사 표현의 양상 ­발화동사 ‘말하다’의 쓰임을 중심으로­”(김흥수)에서는 인용동사 부류에 따라 인용·담화 양상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전제하에서 발화동사 ‘말하다’를 중심으로 소설 대화 인용의 문맥에서 인용동사 표현의 분포 및 화행 양상, 담화 요인·동기 등을 살펴봄으로써 작가·작품의 문학성이나 문체적 특징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살펴보았다.

  4.2. 문법형태소에 대한 화용론적 접근

  문법형태소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 문법 현상으로만 파악했던 접근 방식과 달리 화용론적인 접근 방식에 의해서 문법형태소에 대한 의미 특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작업들이 많았다. 크게 조사와 어미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조사의 의미에 대한 연구로는 주제격 조사를 다룬 “일상대화에서의 한국어 화제표지 ‘는’ 분석”(김규현)이 있다. “한국어의 초점사 -도는 양보표지인가 역동표지인가?”(이예식)은 현대 초점이론과 명제 구조화이론에 입각하여 ‘-도’는 기본적으로 역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초점사로서 초점 표현 혹은 초점 영역 내의 어떤 표현을 지시하는 초점자의 역할을 하며, ‘-도’가 사용된 문장이 전달하는 양보나 강조의 의미는 강조 초점을 묶는 언표내적 운용자의 의미에 의해서 유도된 의미로 맥락에 의한 화용론적 현상으로 도출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어미에 대한 연구로 먼저 선어말어미를 다룬 “‘시’의 존대대상에 대하여”(양영희)는 기존 연구에서 ‘시’ 의 존대 대상을 ‘주체’로만 한정하고 문법의 최대 단위를 문장으로 간주한 데에서 온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담화 차원에서 ‘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여 ‘시’의 존대 대상을 ‘화제의 중심인물’로 규정하였다. 연결어미에 대한 연구로는 “Someone's Speech and Speaker's Thought:The Sentence-Final Particle '-ko' in Korean”(김종현)이 있는데, 문장 말에 사용되는 어미가 기본적으로 화자 중심의 서법 의미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집중 관찰함으로써 어말어미 ‘-고’의 화용론적인 기능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먼저 인용문에 대한 화자의 주관성은 화자의 생각과 인용문 안의 누군가의 발화라는 이중음성적 담화에서 얻어지는데, 이 어미를 사용함으로써 1인칭 화자의 내포문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실성에 대한 인식의 제한을 실제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거든’이 어말어미로 쓰인 경우에 관심을 갖고 접근한 “어말어미 ‘-거든’에 대한 화용론적 연구”(이종철)은 다양한 문맥과 상황을 고려하여 [강한 사실성]과 [약한 이유]를 의미 특성으로 가지며, 화용론적으로는 정보 제공, 부담 줄이기, 청자 반응 유발 기능이 있다고 했다. 종결어미에 대한 연구로는 “‘-이여’의 기능 연구”(이탁)이 있는데 기존에 감탄· 부름· 나열 등으로 다양하게 규정되었던 ‘-이여’의 본질적인 기능은 감탄종결어미이고, ‘평서’ 파악된 구문은 감탄문이 간접인용문의 피인용문으로 내포되면서‘ -이여’의 의미가 중화된 것으로 보았다.
  그 밖에 “한국어 및 영어의 제외구문의 의미분석 자유제외구문을 중심으로­”(윤재학)은 연결제외구문을 제외한 자유제외구문을 분석한 결과 언어적 맥락에 따라 제외적 의미와 부가적 의미를 가지는 중의성을 나타내며, 이에 따라 제외구문의 부정조건, 포함조건, 양화사 제한 등이 변화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4.3. 발화 의미에 대한 화용론적인 접근

  발화 의미에 대한 연구는 지시화행, 간접화행, 간접표현에 관심을 보였는데, 먼저 지시 화행에 대한 응대 방법을 연구한 “국어의 지시화행에 대한 응대 수행의 방법(장경희)에서는 행동 수행을 요구하는 지시화행에 대한 응대는 수락과 거절로 대별할 수 있으며, 수락은 다시 지시 복종의 수락과 자발적인 수행 태도의 수락이 있고, 거절은 지시 불복종의 거절과 수행 불가의 거절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서술의문문의 화행에 대하여”(이민덕)과 중국어의 화행과 비교한 연구로 <한국어와 중국어의 화행 대조 분석 ­칭찬과 그 반응을 중심으로 ­>(정다운)이 있다.
  간접화행에 대해서 연구한 “관례적 사용과 대화적 함축”(김태자)에서는 1차적인 간접화행방식인 관례적 사용과 2차적인 간접화행 방식인 함축(특히 대화적 함축)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의미 수행이 직접적이지 않은 점은 일치하지만 수행 과정에서는 차이를 보여 관례적 사용은 언어 구조를 바탕으로 수행력이 이루어지는 반면 대화적 함축은 앞뒤 맥락과 관련을 맺는다고 했다. 전자는 대치될 수 있는 1차적 지시어를 가지고 있는 반면 후자는 가지고 있지 않고, 수행 방식에서 관례적 사용은 고정된 문 형식을 가지는 반면 후자는 고정된 틀이 없이 자유롭고 예측할 수 없는 측면을 가지며, 수행 동기도 전자는 예의 차원이라면 후자는 직접표현을 꺼리는 완곡함이나 감춤, 암시가 동기가 된다고 했다. 그 밖에 광고문의 간접표현을 분석 대상으로 한 “광고문에 나오는 간접표현의 의미 분석”(문금현)은 광고문을 통해서 간접표현의 개념과 생성 동기를 파악하고, 생성 기제에 따라서 간접표현의 유형을 분류했다.

  4.4. 담화분석

  담화분석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룩하였고, 국내에서도 연구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구어 담화를 분석 대상으로 한 연구가 눈이 띄며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대상으로 한 논문도 있다.   먼저 한국어를 대상으로 한 학위논문으로 <담화의 역동적 구조 분석 방법 연구>(정세훈)이 있다. “담화에 나타나는 중의의 유형과 특징”(이유미)는 화자가 전략적인 대화를 의도할 때 중의가 나타난다고 하고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특징을 살펴보았다. 조건담화에 관심을 가진 연구로는 “조건담화의 순서 교대 단위” , “조건담화의 순서 교대 양상” , “조건담화와 공손법”(이상 구현정)이 있고, 담화에 나타난 생략 현상을 다룬 <한국어 생략의 담화론적 연구>(강연임)이 있다. “한정성 효과 ­한정성 제약과 비한정성 제약”(전영철)은 담화 범위 내에 이미 존재하는 개체를 한정적으로, 그렇지 않은 개체를 비한정적으로 파악하고 한정성 표현이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되는 범주인 관사를 갖추고 있는 언어와 결여된 언어의 차이를 비교하고자 관사가 없는 한국어의 경우를 분석한 결과 담화상에서 한정적 표현과 비한정적 표현이 적절하게 구별된다고 하였다. 한국어에서 한정성 제약은 존재문, 서술명사구, 비분리성 소유구문, 그리고 [((CAUSE TO) COME TO) EXIST] 등의 의미자질을 가지는 동사들에 의해서 발생하고, 비한정성 제약은 존재적 전제를 동반하는 상부사, 상동사, 반복부사, 그리고 화제표지 등에 의해서 발생함을 살펴보았다. “Structural Relations in Korean Discourse Generics”(곽은주)는 담화 총칭성에 대한 의미론의 기초적 연구인 Carlson and Spejewski(1997)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사건 구조를 고려하면서 한국어의 예를 들어 독립적인 총칭성의 의미론은 ‘기준시’ 뿐만 아니라 ‘기준 장소’ 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어체 담화에 대한 연구로는 “국어 서사체 담화에서의 중심 전이 과정과 응집성에 관한 고찰”(박철우)를 들 수 있고, 문어체 담화와 대화체 담화를 비교한 연구로는 “한국어 문어체 담화와 대화체 담화의 선호논항구조 비교 ”(김미경)이 있는데 두 유형의 담화에 나타나는 문장의 구조적 특성을 필수논항의 대명사화, 생략, 이동 및 주제화의 네 문법현상을 중심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혔다. 필수논항의 대명사화와 이동은 둘 다 매우 낮은 빈도를 보였으며, 생략은 모든 유형의 문장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상대적으로 문어체 담화에서 제한되는 반면, 주제화는 문어체에서 대화체의 3배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담화 분석에 대한 연구도 국어 연구의 전체 흐름에 맞추어 구어 자료를 관심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았다. “구어담화에 나타난 ‘쉼’의 기능”(양영하)는 구어담화 자료에서 나타나는 ‘쉼(pause)’의 담화상의 기능을 살펴 유형을 말차례 구성 단위 내에서 일어나는 ‘쉼’ 과 순서교대가 나타나는 교체적정지점에서 이루어지는 ‘쉼’ 으로 나누었다. 전자의 담화 기능은 정서를 표현하거나 사고하는 과정에서 화자의 말차례를 정보 단위로 구분하고, 후자의 기능은 말차례 넘기기, 들어가기, 탐색하기와 관계된다고 했다. 그리고 “입말 담화에서의 인용문”(이기갑)은 국어 입말이 직접 인용문에서는 글말과 달리 인용조사가 쓰이지 않고 ‘이’, ‘그’ 와 같은 지시어가 포함된 지시적 표현이 쓰이는 반면 간접 인용문에서는 입말도 글말과 같이 인용조사 ‘고’ 가 약하게 쓰인다고 했다. “대응 발화의 설정에 대하여”(김미령)은 발화를 자극 발화와 대응 발화로 나누고, 대응 발화를 홀로말, 관용말, 생략월과 비교하여 문장의 다른 요소와 전혀 호응을 이루지 않는 점, 비유적 표현이 아닌 점, 생략하면 복원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구분을 지었다. “How to Represent Korean Dialogue?”(이동영)도 한국어 대화를 적절하게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대화 참여자에 대한 정보, 대화 속에서 발화된 화행에 대한 정보, 대화에 포함된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의 관련 순서에 대한 정보를 분명히 해야 하며, 이것들이 한국어 대화의 표현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계량적인 절차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 밖에 <한국어 입말 담화의 결속성 연구>(김형정)이 있다.
  영어 화자들의 일상 담화를 분석 대상으로 한 『담화와 추론』(정희자)는 영어 모국어 화자들이 일상적인 담화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어떻게 의미를 전달하고 전달 의미가 추론, 이해되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담화의 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담화표상이론에서의 조건적 믿음”(정소우)도 영어의 이중접근문장을 접한 담화참여자들의 인지과정을 올바로 나타내기 위한 담화표상 구조를 설정한 연구로, 이중접근문장의 통사·의미·화용론적인 특징을 설명하였으며, 화자의 조건적 믿음을 이용한 이중접근문장의 담화표상구조는 담화참여자들의 심상(mental presentation)을 표현한다고 하였다. 『담화분석 ­대화 및 토론 분석의 실제­』(송경숙)은 한국어와 영어의 대립적 대화를 분석함으로써 다기능적 논쟁 전략인 반복과 질문, 비대립적 논쟁 전략의 유형을 분류하였으며, “Categories and meaning of Korean floating quantifiers-with some reference to Japanese”(강범모)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비교하여 한국어 FQs는 일본어 FQs보다 담화요소에 영향을 덜 받으며, 담화요소들은 일본어에서보다 한국어에서 더 문법화되었다고 했다. 나아가서 전자담화를 분석 대상으로 연구한 “전자담화에서의 전제 분석 -인터넷 채팅을 중심으로-”(송경숙)이 있다.

  4.5. 담화표지

  담화의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담화 구성에 여러 종류의 담화표지가 사용되는데 이러한 담화표지에 대한 세부적인 연구들이 꽤 많이 보인다 . 『국어 화용표지의 연구』(이정애)는 화용표지의 개념을 설정하고 화용표지를 기능어, 실질적인 내용어, 비실적인 내용어에서 발달한 경우로 나누었으며, 화용표지가 구어에서 전후 발화관계를 나타내는 요소가 되거나 전후 담화의 경계 표시 및 화자의 심리 상태를 표출하는 것으로 보았다. 『한국어 화용표지 연구 ­‘ -요’ 를 중심으로 ­』(문병우)는 사용 빈도가 높은 화용표지 ‘ -요 ’에 대한 기원과 형태 구조, 문법 범주 및 분포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규명 작업을 하였다. “담화표지 ‘아’와 ‘어’의 특성 비교 연구”(강우원)은 ‘아’와 ‘어’가 어떤 언어에나 나타나는 보편적인 입말담화표지로서 음운적인 공통점과 통사·화용적인 차이점을 가진다고 했고, “한국어 담화표지의 특징 연구”(전영옥)은 그간의 연구에서 군말이나 머뭇거림의 실수로 보았던 담화표지를 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담화상에서 갖는 새로운 기능으로 주목하게 되었다. 담화표지는 정보의 흐름을 조정하고 담화를 결속시켜 주는 다양한 화용 기능을 수행하여 화제와 화제, 화자와 화제, 화자와 청자의 결속에 작용하며, 발화 유지와 대화 진행을 돕는 담화 연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담화표지되기와 문법화”(김태엽)은 본디부터 담화표지로 기능하는 형태와 달리 내용어가 문법화에 의해서 담화표지로 바뀌는 형태를 단어와 구로 나누어 담화적 기능을 기술하고 문법화의 과정에 작용하는 기제로 의미의 표백화, 문맥의 확장, 비범주화, 음성적 실체의 삭제를 소개하였다.
  “Ani ‘no’:It doesn't always Mean ‘no’ in Korean”(양창용)은 한국어에서 담화표지 ‘아니’가 인간상호적인 면에서는 화자의 주관성을 반영하고 공손이나 불확실성, 의심 등의 기능을 가지며, 문맥 차원에서는 담화구조의 결합관계와 밀접하게 관계된다고 하였다. “Discourse Connectives Revisited with Reference to so”(이혜경)은 영어의 담화연결 요소 ‘so’ 와 한국어 연결어미 ‘-어서’ 와 ‘-니까’ 에 대해서 문장과 담화로 이분법적인 구분을 하는 것은 맞지 않고 논리 의미와 추론 의미를 다양하게 가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영어의 담화연결요소와 한국어의 연결어미의 차이는 어휘 형태소가 나타내는 범위에 의해서 설명된다고 하였다.

  4.6. 화법 일반

  화법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주로 대중적 화법에 관심을 가져 왔으나, 이제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개인적 화법에 관심을 더 갖게 되었고 말하기에 집중되었던 관심을 듣기 쪽에도 보이는 경향을 띠어 청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비언어적 측면을 도입한 화법 연구가 눈에 띄는데 이는 화법 교육에 비언어적인 측면을 도입하려는 최근의 교육적 흐름에 하나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사적인 말하기에 대해서는 단행본 『얘기 좀 할래요? ­대화의 기술­』(전정례·허재영)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을 원만하게 해나가기 위한 대화의 기술을 예문을 통해서 쉽게 접근한 화법 책이다. 듣기에 관심을 보인 “청자를 고려한 대화 방법”(권순희)는 일상 대화를 바탕으로 말하기 교육이 청자의 역동적인 역할을 부각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구조적 표현 방법으로 ‘열린 질문’ 방법과 청자가 해석하기 쉬운 어휘 선택, 공감적 응대 방법, ‘동의, 그러나’ 방법, ‘ 전달법’, ‘우리 전달법’ , 되묻기 방법, 간접표현 방법을 들었으며, 비구조적 표현 방법으로는 입장 바꾸기 방법, 화자의 판단 유보하기 방법, 청자 지식 공유화 방법을 제시하였다. “청자의 맞장구 유형과 기능 연구”(노은희)는 맞장구의 유형을 언어적 유형과 비언어적인 유형으로 나누어 전자에는 담화표지(아, 어, 음, 예, 네, 응 등), 반복 및 대용 표현, 감정 표현이 있고, 후자에는 고개 끄덕이기, 웃음, 감정 표정, 손뼉치기, 신체적 접촉이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맞장구는 화자를 격려하여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가는 기능과 화자와 청자 사이의 관계를 형성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밖에 “모둠 활동에 나타나는 말하기· 듣기의 개념 틀에 대하여 인쇄·영상· 인터넷 매체 언어 자료를 활용하여­”(김혜숙)을 들 수 있는데, 말하기 활동의 중요성과 실제의 점검을 통해 말하기 모둠 활동의 기본적인 개념 틀을 제시하였고,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화법관에 대한 연구 ­‘論語’ 를 중심으로 ­”(이주행)은 ‘논어’에 나온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화법관을 보면 화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황과 대상을 고려하여 효과적으로 말하고 듣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대중 화법이 아닌 개인 화법에 관심을 갖고 20개의 대화의 격률을 찾아냈다고 했다.
  공적인 말하기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발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의 부차 언어 연구” 는 대학생들이 발표에서 사용하는 부차언어(목소리의 크기와 발음, 높낮이, 말하는 속도, 담화표지, 어조 변화 등)를 분석하고 그것이 발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함으로써 부차 언어의 사용을 통한 효과적인 말하기의 방법을 찾고자 했으며, “체 언어 연구”(이상 손세모돌)에서는 비언어적 요소 가운데 신체 동작을 분석하여 이것들이 메시지의 내용보다 청중들에게 더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토론에 대해서는 “선거 후보자간 TV 생방송 합동 토론 대화에서 사용되는 대화 전략에 대하여 ­이미지 관리 전략을 중심으로­”(박석준)이 있는데, 선거 후보자간 TV 생방송 합동 토론 대화에서의 핵심 전략은 ‘이미지 관리 전략’ 으로 모든 토론 참여자가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형성하거나 강화하고 상대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형성하거나 약화시키기 위한 여러 적극적·소극적 책략을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대화 책략들은 일상 대화에서 지켜야 할 것으로 간주되는 대화의 원리와 격률, 특히 정중어법의 격률 중에서 ‘찬동의 격률’ 을 위배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고 했다. “토론 담화에서 속담의 진행(move) 기능에 대한 고찰”(민병곤)은 속담의 설득력에 주목하여 속담이 토론이라는 맥락에서 화자와 청자 간에 상호작용을 통해서 의미 작용을 하는지를 밝히고자 텔레비전 토론 담화를 분석하였다. 화용·대화론적 측면에서 볼 때 토론 담화에 사용된 속담은 논증적 진행으로서 그 지위나 선택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사회·문화적으로는 속담이 논제, 토론자의 역할, 대화의 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시대 공론 영역 논변에 대한 장르론적 접근”(엄훈)에서는 공론 영역에서 소통된 논증적 대화란 한자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다양한 담화 양식과 매체가 통합된 거시적 논증 장르로서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합리적인 대화의 과정이라 하고, 이를 국어 문화교육과 연결시켰다.


  5. 사전편찬학과 말뭉치 구축

  사전편찬에 대한 관심은 종이사전보다 전자사전 쪽으로 기울고, 말뭉치 구축, 그리고 언어 연구 결과에 대한 전산처리 문제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5.1. 사전 편찬학 일반

  먼저 기존 사전에 대한 점검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학위논문으로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 연구>(김정숙)이 있고, <표준국어대사전>(1999)의 보완을 준비하고자 사전의 체계와 지침 및 정보에 대해 해설해 놓은 “『표준국어대사전』 연구 분석 ”(이운영)이 있다.
  사전편찬학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 논의로는 <한국어 매크로 시소러스의 작성법 연구>(장명희)와 <한국어 사전 편찬 도구의 설계와 구현>(최준호), “종결어미 통합형 접속어미의 사전 표제어 분석”(김종록)이 있다. “상징어의 의미 영역 분류사전 편찬 방안”(김홍범)은 <우리말 상징어의 의미 영역 분류사전>의 편찬을 위한 선행 작업으로서 사전의 지침을 마련했다.
  북한 사전과 관련된 연구로는 <조선말사전(학생용)>을 <표준국어대사전>과 대조하여 남북 언어 차이의 계량화를 시도한 “북한의 <조선말사전(학생용)> 분석”(양명희)가 있다. “‘ 통일사전 ’ 의 올림말 배열 순서”(차재은)은 남북 언어의 통일 방안 중의 하나로서 ‘통일사전’ 을 만들 경우 올림말의 배열 문제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의 배열 순서를 살펴본 결과 체계의 일관성이나 언어학적 타당성, 검색의 효율성을 기준으로 할 때 남한의 표준안을 따르는 것이 효율적이며, 다만 남한 한글 맞춤법의 24자모 규정은 40자모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 밖에 “남북한 국어사전 표제어 차례 어긋남 문제”(유만근)“ , “남북한 국어사전 편찬의 현황 ­해방이후 시기를 중심으로”(오미정)이 있다.

  5.2. 사전 편찬

  편찬된 사전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용 국어사전인 『새국어사전』(두산동아 사서편집국 편)과 『(연세)초등국어사전』(연세대 언어정보개발연구원 편)이 간행되었고, 방언사전으로 『우리 토박이말 사전』(한글학회 편)이 나왔다. 주로 특수 사전들의 편찬이 있었는데, 먼저 『한국어 파생명사 사전』(이양혜)을 들 수 있다. 숙어 사전인 『한국어 기본 숙어 사전』(노용균)은 통사적 숙어와 어휘적 숙어를 합쳐서 820여 개의 표제항을 수록했는데, 숙어를 통사적 생산성이 낮고 의미 합성성의 원리를 어기는 구성이라 정의했다. 『우리말 갈래 사전』(박용수)는 7만 개의 고유어(북한어, 중국동포의 말까지 포함)를 204개의 갈래로 나누어 의미 영역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한 것이다. 『컴퓨터 통신언어 사전』(조오현·김용경·박동근)은 통신언어의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로서 2,400개가 올려져 있고 부록에 개선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한글이름의 작성 방법을 소개하고 좋은 한글이름의 예와 뜻풀이를 곁들인 『뜻깊은 큰소리 한글이름』(김슬옹·김불꾼·신연희) 사전도 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사전으로는 『한국어 기본용언 활용 예문 사전』(고명균)이 있다. 『HANDBOOK OF KOREAN VOCABULARY ­A Resource for Word Recognition and Comprehension ­ 』(Miho Choo & William O'Grady)는 한국어를 배우는 초급이나 중급 수준의 외국인용 한영사전으로 한자어와 고유어로 나누어서 편집되어 있고, 어근 사전의 유형으로 되어 있어 관련어휘와의 관계 속에서 어휘를 학습할 수 있는 사전이다. 그리고 『스페인 동사대역 사전』(강현화)도 나왔다.
  그 밖에 북한어 관련 사전인 『북한 어휘 사전』(연합뉴스 편)이 있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쓰는 어휘를 예문과 함께 담았으며, 북한 상용 속담, 다듬은말, 특이용어까지 부록에 제시했다. 한자 사전으로는 단국대 동양학연구소에서 연속 간행하고 있는 『漢韓大辭典(5)』가 있다.

  5.3. 전산적 처리 방안

  전자사전 및 언어정보 처리에 대해서는 양적, 질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특히 다의어와 연어를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먼저 단행본으로는 『한국어와 정보화』(홍윤표 외)가 있고, 학위논문으로는 <한국어 말모둠 구축 방안 연구 ­형태 분석 말모둠을 중심으로 ­>(김태훈)이 있으며, 일반논문으로는 “국어정보학 연구의 현황과 방향”, “한국어 균형 말뭉치의 현황과 과제”(이상 서상규), “한국어와 정보처리 환경”(이승재), “어휘 정보 주석 말뭉치 구축”(임소영· 안주호), “한글 전산화의 관점에서 살펴본 거꾸로 간추린 한글 사전의 가나다 차례 원칙”(김경석)과 “국어연구와 빈도 정보”(남윤진), “방언 연구와 정보화”(곽충구)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다의어를 (전자)사전에서 처리하는 방법이 주요 관심사였는데, 주로 다의의 배열 문제나 다의 설정 방법이 연구되었다. “사전에서의 다의의 배열 순서 연구 다의어 ‘손’을 중심으로”(배도용)은 기존 사전의 배열 순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용 빈도나 인간의 인지 능력을 기준으로 배열을 할 수 있으며, Heine et. al.(1991:48)이 제안한 개념 영역의 은유적 전이 방향의 원리를 원용하여 다의를 의미 확장의 방향과 같이 ‘사람>대상>공간>시간>질’ 의 순서로 배열하고자 제안했다. “다의 설정의 방법에 대하여”(차재은·강범모)는 사전 편찬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명시적이고 기술적인 다의 설정 지침을 만들기위해서 기존 (전자)사전들의 다의 분석을 검토하여 통합관계와 계열관계에 의존한 두 기준을 설정하였으며, 명사의 경우는 기능과 용도 등의 의미적 기준을 더 추가하였다.“ 생성어휘부 이론의 다의어 기술 방법과그 적용:동사 ‘사다’와 ‘팔다’”(강범모)는 규칙적인 다의성(논리적인 다의성)의 경우에 단어의 뜻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리나 규칙성에 의해 연결되므로 다의성을 통합 기술함으로써 새로운 단어에 이를 적용시킬 수 있다고 생성어휘부 이론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교차성 용언의 다의성과 사전 처리”(도원영)은 교차성 용언의 대응 구문을 동음이의관계로 보는 기존의 논의와 달리 이를 용언 내부의 의미관계, 즉 다의성이라고 보고 의미의 차이를 명세화하여 이러한 다의성을 사전에서 처리하는 방법과 연관시켰다.
  연어에 대한 처리 방안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어휘 기술을 위한 연어정보의 추출 및 활용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한영균)은 연어정보를 추출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다루었는데 1,000만 어절 세종 균형말뭉치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어정보 추출 및 활용은 굴절형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한국어 정보 처리와 연어정보”(서상규)는 <연세한국어사전>에서 다루어진 단어 결합 정보의 구체적인 처리 방식을 통하여 연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면 연구의 목적에 맞고 데이터의 재활용과 가공이 가능한 형식과 내용으로 짜여져야 여러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고 했다. 그 밖에 “어휘정보구축을 위한 사전텍스트의 구조 분석 및 변환”(최병진)은 기존의 영영한사전 텍스트의 어휘정보를 사전 편찬에 이용할 수 있는지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전자사전 편찬을 위한 어휘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어려운 작업임을 확인하였다. “색인어 추출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제안 ­ 이름씨 추출을 중심으로 ­”(서민정)은 한국어 이름씨들의 음절 특성과 이름씨들이 나타나는 환경(토씨와의 결합)을 고려하여 이름씨를 추출했을 때 더 빠른 색인어 추출시스템이 가능하다고 했으며, 그 밖에 보조용언에 대한 처리 문제를 논한 <한국어 보조용언의 전산적 처리 연구>(이현숙)도 있다.

  5.4. 말뭉치 구축

  이제 말뭉치를 이용한 언어 정보의 가공과 이용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구축한 21세기 세종계획의 연구 결과물이 주목할 만하다. “국어 기초자료 구축”, “국어 특수자료 구축”, “전문용어의 정비”, “반자동 구문분석 말뭉치 구축도구 사용자 설명서”, “ 전자사전 개발 분과”, “ 한영 병렬 말뭉치 용례 검색 시스템(HepMan 2.0)”, “한민족 언어 정보화”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앞으로 국어학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간에는 문어 위주의 말뭉치 자료를 구축하였는데 이제는 문어 자료 중에서도 개별적 세부적인 주제로 들어가 “소월과 영랑 시어의 계량언어학적 고찰”(조창규)와 같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구어 말뭉치 구축에 점차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여 『한국어 구어 연구(1) ­구어 전사 말뭉치와 그 활용­』(서상규·구현정)에서는 현대국어 구어 전사 말뭉치를 구축하는 방법과 실제를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구어와 구어 전사 말뭉치”, “담화 정보 주석 말뭉치 구축”, “음성 말뭉치의 구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옛말 뭉치를 구축한 『月印釋譜(卷一) 語彙 索引』(조의성)도 있다.
  요사이에 말뭉치를 활용한 어휘, 의미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역으로 의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자 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언어정보처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의미론 체계의 구축”(이기용 외)에서는 데이터베이스 의미론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모듈의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자연언어 의사소통에 입각한 데이터베이스 의미론 체계의 구축과 관련하여 모형 설계 및 전산 구현, 그리고 한국어의 적용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의미론 체계의 타당성을 제시하였다.


  6. 텍스트 언어학과 문체론

  텍스트 언어학 전반에 대한 연구로는 <한국어 연구와 한국어의 텍스트 해석>(이카라시 고이치), <논증적인 글의 텍스트 언어학적 분석>(조영돈), “텍스트과학, 그 정체성을 찾아서”(고영근)이 있고, 세부적인 내용을 다룬 것으로는 <TV 광고 문안 변화 연구 ­ 텍스트성을 중심으로 ­>(최정진), “영상 광고의 텍스트성과 구성원리‘(김영순), <유머 텍스트의 원리와 언어학적 분석>(한성일)이 있다.

  6.1. 문법과 텍스트

  텍스트이론에 의한 문법 형태소의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논문모음집인 『문법과 텍스트』(고영근)의 제1편에서는 문법연구와 텍스트과학의 상호보완적 관계가 다루어지고, 제5편에서는 텍스트과학과 관련된 논문이 모아져 있다. 여기에는 「도미설화」, 「동동」, 「안락국전」, 『월인석보』, 『월인천강지곡』 등을 대상으로 하여 텍스트의 구조 및 형성 문제를 다루고 있고, 현행 공문서의 텍스트, 서평 텍스트, 한국어 교재의 구어 텍스트, 그리고 만화 텍스트의 특징까지 다루고 있다. 학위논문으로 <접속부사의 텍스트언어학적 연구>(김미선)가 있다. 그 밖에 성경 해석에 텍스트 언어학적 분석 방법이 도움이 된다는 전제 하에서 출발한 “구약 「요나」의 결속구조 연구”(이성연)은 텍스트를 결정짓는 텍스트성 중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결속구조의 장치들, 즉 회기(recurrence), 대용, 생략, 환언, 병행 구문, 접속 표현이 구약 「요나」의 텍스트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6.2. 국어교육과 텍스트

  국어교육에 텍스트이론을 적용한 연구들이 있었는데 먼저 쓰기 교육에 텍스트 이론을 끌어들인 “쓰기 텍스트 구조 분석 양상 고찰 초등학생 글을 중심으로­”(이정숙)은 학습자의 글을 분석하여 텍스트 층위마다 결속구조가 어떤 양상으로 드러나는지를 고찰하였으며, 과정 중심 글쓰기 방식에서 학생들의 글의 조직과 구조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텍스트의 의미 구조 분석은 학생들의 작문 지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텍스트 이해의 상호텍스트성”(김도남)은 읽기 교육에 텍스트이론을 받아들여 독자의 텍스트 이해는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내적 텍스트(인식 텍스트, 해석 텍스트, 이해 텍스트)로 구성되는데, 텍스트의 이해는 독자의 생각에 변화를 주어 내적 성장을 가져다 주므로 읽기 교육이 추구하는 바이며, 이것이 읽기 지도 방법으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텍스트 이해의 과정과 전략에 관한 연구 ­‘ 비판적 읽기’ 이론 정립을 위한 학계적 접근 ­>(김혜정)도 읽기 교육에 텍스트 이론을 끌어들인 연구이다.

  6.3. 문체론

  남북한 문체론 학자들의 기존 연구를 기초로 한 『한국어 표현 방식의 이해:국어 문체론 연구』(이원길)은 문체의 심층구조와 표층구조의 관계에 착안하여 전면적이고 새로운 문체론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 연구로 이는 북한 문체론의 성과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문학작품에 대한 문체를 연구한 “≪눈이 나리는 밤에≫에 대한 문체론적 고찰”(송영화·최성만)과 논설문에 대한 문체적 특징을 통시적으로 고찰한 “논설문 문체의 변천 연구”(김미형)이 있다.


  7. 번역

  번역에 대한 논의도 여기에 소개한다. 먼저 『우리말답게 번역하기』(이석규 외)는 세계화와 함께 번역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체계적인 번역이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국어학적인 여러 규범과 지식 및 이론을 제시했으며, “번역가능성에 대한 고찰”(김효중)은 번역학의 문화지향적 전환에 따라서 번역이 양국 문화의 단순 비교가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므로 번역자는 우선 해당 언어의 보편성과 상대성을 파악해야 하며, 문화 비교에 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의미 번역 문법 ­ 불한번역과 한불번역 ­』(전성기)는 의미론적 불한대조 분석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불문법 교과서, 『불어학사전』, 불한학습사전의 예문을 분석하고, 한불대조 분석의 예문도 함께 다루었다. “한·불 번역에서의 신체부위명사 문제 ­ 목적어 명사구로 번역되는 경우­”(김지은)은 소설과 사전의 자료체(corpus)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어에서 목적어 명사구로 나타나는 신체부위명사가 불어에서도 목적어 명사구로 번역되는 경우를 찾아 언어학적 환경을 규칙화하고자 했다. 그 밖에 “번역에서 전달 내용 분석과 핵문”(조재영)이 있다.


  8. 맺음말

  지금까지 한 해 동안에 발표된 어휘론·의미론·화용론· 전편찬학·텍스트 언어학 관련 논저들의 연구 방향과 흐름을 개관해 보았다. 2002년도 연구의 동향과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어휘론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어휘 조사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를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개별 단어에 대한 어원 탐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어휘 분절구조에 따른 연구의 양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화기 시기의 어휘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으며, 남북한 어휘에 대한 비교 연구도 계속되었다.
  의미론에 대한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인지언어학적인 접근 방식에 의해서 새롭게 의미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주요 관심의 대상이었던 유의어나 관용어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어휘 분석, 특히 다의어에 대한 의미 분석이 인지언어학 이론에 의해서 많이 이루어졌다. 문법 형태소에 대한 의미 분석도 기존의 연구 방식과 다른 인지의미론적인 입장에서 재검토되었고, 담화에 대한 분석도 인지언어학적인 접근 방식에 의해서 시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인지심리학적인 입장에서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 연구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편찬학에 대한 연구는 어휘 자료 및 언어정보의 전산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언어 자료 특히 다의어와 연어를 전산화하는 효율적인 작업 방안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 말뭉치 구축 작업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그러한 계량적인 자료들을 이용한 연구들도 많았다. 그리고 언어의 연구 결과를 전산 처리하는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나아가서는 언어 변화까지도 계량적으로 이해하고자 시도하기도 했다. 21세기 세종계획의 연구 결과물로 정보화 프로그램들이 나와서 자료의 풍성함이 느껴졌다.
  텍스트언어학에 대한 관심도 다양성과 깊이를 더해 가고 있다. 개별 문헌에 대한 세부적인 접근과 문법 연구와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다루었으며, 국어교육에 텍스트이론을 활용한 연구가 시도되기도 하였다.
  연구 대상으로 삼은 자료에 대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도 어휘론, 의미론, 사전편찬학 연구 흐름의 주요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그동안 문어자료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했던 경향이 점차 구어자료로 옮겨가더니 이제는 구어자료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상으로 논의를 마치면서 논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하였거나 미처 소개하지 못한 논저에 대해서는 해당 논저의 필자들에게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