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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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국어 정책
최 용 기 / 국립국어연구원
  1. 서론

  본고는 2002년도에 발표된 논문과 저서(연구 보고서 포함) 중에서 국어 정책에 관한 연구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어 정책이 아직까지 국어학계에서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어도 최근 들어 국어학자들의 관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국어 정책을 국가가 국민의 언어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언어와 문자를 좀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국어에 관한 국가 정부의 계획이나 기본 방책이라고 정의한다면 여기에는 어문 규범에 관한 정책, 국어 순화에 관한 정책, 문자 생활에 관한 정책, 국어사전 편찬에 관한 정책, 국어 사용 실태 조사에 관한 정책, 남북 언어 차이 극복에 관한 정책, 국어 정보화와 과학화에 관한 정책, 한국어 세계화에 관한 정책, 각종 국어 정책 보고서 발간 등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국어 정책의 세부 분야를 하나씩 제시하면서 그 내용과 성과를 밝혀 보고자 한다. 특히 문화관광부, 국립국어연구원, 한국어세계화재단 등에서 국어 정책에 관한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으므로 주로 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연구 동향

  2.1. 어문 규범과 국어 순화

  어문 규범과 국어 순화에 관해서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고 또 개인별로 저서와 논문을 많이 발표하였다. 먼저 어문 규범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고, 그 다음에 국어 순화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국립국어연구원의 『새국어생활』 2002년 봄호(제12권 제1호)는 ‘띄어쓰기’를 특집 주제로 다루었다. 이 책에서 이익섭의 ‘띄어쓰기의 현황과 전망’은 띄어쓰기의 어려움과 개선점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우리로 하여금 띄어쓰기의 어려움에 시달리게 한 큰 원인을 오히려 국어사전이 제공해 왔다.”라고 지적하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학교’는 붙여 쓰고 ‘고등 학교’는 띄어 썼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1999년)에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이 ‘고등학교, 대한민국, 임진왜란’을 한 단어로 올렸다고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표준국어대사전』도 ‘출판문화’는 붙여 쓰고 ‘장편 소설’은 띄어 쓰고 있고, ‘모음조화’는 붙여 쓰고 ‘고유 명사, 이중 모음’ 등은 띄어 쓰고 있어 아직도 답답하다고 하였다. 시정곤의 ‘명사 연결체의 띄어쓰기 실상과 처리 방향’은 띄어쓰기의 실상을 살펴보고 그 처리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띄어쓰기가 가히 심오한 학문적 고찰을 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느끼면서 과연 띄어쓰기가 일반 언중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지적하면서 원칙 적용에 일관성이 없고 세부 규정이 너무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언중들에게 어문 규범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회적인 약속인 만큼 성실히 이를 따라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희창의 ‘틀리기 쉬운 띄어쓰기’에서는 띄어쓰기의 잘못은 무관심에서 비롯한다고 하였고, 허철구의 ‘법률의 띄어쓰기’는 법률 문장이 지닌 독자성과 보수성 때문에 다른 경우에 비하여 띄어쓰기가 매우 늦게 실현되고 있다고 하였다.
  국립국어연구원의 『새국어생활』 2002년 겨울호(제12권 제4호)는 ‘문장 부호’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이 책에서 이익섭의 ‘문장 부호의 중요성과 우리의 현실’은 문장 부호의 중요성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우리의 문장 부호는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하고 “맞춤법은 제 궤도에 올라 원활히 움직여 가고 있는데 문장 부호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혼란을 면치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그것은 그동안 문장 부호는 맞춤법에 비해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제라도 정밀히 다듬어진 문장 부호 규정을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양명희의 ‘현행 문장 부호의 사용 실태’는 현행 문장 부호 사용 실태를 살펴보고 보완 방향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규정과 사례를 들어가면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각계의 문장 부호 사용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오랫동안 관행으로 굳어져 온 전문적인 영역의 문장 부호까지 규범으로 다 규정하려고 하면 오히려 문장 부호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라고 하였다. 임동훈의 ‘현행 문장 부호의 미비점과 대안’은 현행 문장 부호의 문제점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이는 관심이 부족했다는 것보다 이에 관한 규정이 현실과 잘 맞지 않거나 문자 생활의 지침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는 데 있다.”라고 하였다. 문장 부호에 대한 대안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현행 문장 부호는 그 명칭과 체계가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고 그 내용도 모호하거나 빠진 부분이 많아 빠른 시일 내에 문장 부호를 개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수태의 ‘남북한 문장 부호 비교’는 남한의 현행 문장 부호와 북한의 ‘문장 부호법’을 비교하였고, 이승재의 ‘옛 문헌의 각종 부호를 찾아서’는 고대와 중세의 여러 문헌에 나타난 각종 문헌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의 ‘문장 부호 세칙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은 현행 문장 부호의 문제점과 세칙안에 대한 논문 3편(임동훈의 ‘현행 문장 부호의 보완과 세칙안’, 채완의 ‘세칙의 마침표와 쉼표’, 민현식의 ‘세칙안의 따옴표, 묶음표, 이음표’)과 토론을 싣고 있다. 이 토론회 자료집에서 발표자들은 현행 문장 부호의 문제점과 미비점을 항목별로 지적하면서 개선점을 제시하였다. 향후 국립국어연구원이 문장 부호 규정을 개정할지 그 여부가 주목된다. 정희창의 『한글 맞춤법·표준어 규정 해설집 발간을 위한 기초 연구』는 국립국어연구원이 기존의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해설서를 수정하기 위해 발간한 조사 보고서이다. 기존 해설서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오류를 수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수정할 여지가 있는 조사 보고서이다.
  정희창의 『어문 규범의 단계적 개발을 위한 초등학생의 글쓰기 분석』도 국립국어연구원이 기존의 어문 규범이 너무 어렵다는 문제점을 극복해 보려고 교육 현장에서 사례를 수집하여 연구한 글쓰기 분석 자료이다. 그러나 이 자료가 언어생활의 문제점을 다 보여주지 못하였고, 조사 지역이 서울로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표준 발음에 관한 사항을 과제로 남겨 둔 점이 아쉽다.
  최혜원의 『어문 규범 준수 실태 조사 Ⅲ』는 국립국어연구원이 2000년부터 계속해 온 사업으로 어문 규범을 지키지 못한 어문 규범 오용 사례의 실태 보고서이다. 2002년에는 신문, 방송, 인터넷 홈페이지(→누리집)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가장 많이 틀리는 표기는 ‘이에요/예요’와 외래어 ‘컨텐츠’(→콘텐츠)로 나왔다. 바르고 품위 있는 언어생활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혜원의 『표준 발음 실태 조사』도 국립국어연구원이 표준어 정비 사업의 하나로 시작한 사업으로 현실 발음과 표준 발음의 차이를 보여 주는 구어 자료집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 화자(話者)들의 발음 실태를 담은 것으로, 21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발음 실태를 조사하여 발간한 연구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80% 이상의 화자들이 ‘ㅐ’와 ‘ㅔ’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중간 정도의 혀 높이에서 발음하였다고 하였고, 외래어에서도 약 72%의 화자들이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발음하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표준어권 화자들의 발음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있어 표준어가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단어 목록이 230개로 한정되어 있고 선정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희원의 『외래어 표기 용례집』(일반 용어, 지명, 인명)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용례집인데, 1986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고시된 이후 2002년 10월까지 심의되었던 외래어 자료를 모아 놓은 것이다. 이 용례집에는 일반 용어 79,000여 항목, 지명 9,500여 항목, 인명 8,400여 항목의 외래어에 대해 원어와 한글 표기가 실려 있다. 이 자료집에는 1987년에 발간된 『편수 자료』, 1988년에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 1999년에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그리고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의 결정 사항이 모두 수록되었다. 이 책의 특징은 로마자로 쓰인 자료는 원어의 알파벳순으로 배열하였고, 중국어와 일본어 등 한자 자료들은 한자의 우리말 음에 따라 배열하였다. 또 각 권의 끝에는 ‘한글 찾아보기’를 두어 원어를 모르는 경우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용례집은 국어학자뿐만 아니라 출판계, 언론계, 교육계 등 여러 방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판권을 민간 출판사에 양도하여 시디(CD)로 제작하거나 ‘외래어 사전’을 발간하여 더 많은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정희원의 『로마자 표기법 왜 개정했나?』와 『로마자 표기법 이렇게 바뀌었습니다.』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소책자인데, 2000년에 개정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홍보 책자이다. 각각 30쪽 내외로 만든 로마자 표기 해설서로 틀리기 쉬운 사례를 중심으로 삽화와 함께 아주 쉽게 설명을 덧붙였다.
  이선웅·정희창의 『우리말 우리글 묻고 답하기』는 어문 규범의 해설서이다.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규범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들이 국립국어연구원에 몸담고 있으면서 접했던 각종 질의 사례에 대한 답변 내용을 잘 정리하였다. 특히, 현행 어문 규정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항들이나 어문 규정의 미비한 점을 사례를 중심으로 지적한 점이 돋보인다.
  임동훈의 ‘띄어쓰기의 현황과 과제’는 현행 띄어쓰기 규정의 문제점을 예시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띄어쓰기가 독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 기능이 있다면 대원칙인 ‘단어 단위’ 외에도 ‘실사 위주’의 띄어쓰기가 부각되어야 효과적이라고 지적하였고, 현행 띄어쓰기 규정은 고유 명사나 전문 용어의 범위가 불분명하여 띄어쓰기 규정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고 하였다. 또 ‘외래어의 표기법’의 띄어쓰기 규정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정과 해설, 그리고 국어사전이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띄어쓰기로 인한 표기의 혼란이 없어진다고 제안하였다. 비교적 짧은 논문이라서 더 많은 예시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윤천탁의 ‘어문 규범의 측면에서 본 국어 교과서 표기의 문제점’은 사이시옷 표기와 띄어쓰기를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제작된 국어 교과서의 표기와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와 비교하였다. 표기상 문제점의 원인으로 편수 자료의 불분명한 진술과 제6차 교육과정의 집필 관행을 지적하였다. 또 출판사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의 용례를 신뢰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하였다. 그 해결 방안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의 표기 용례나 원칙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 국가에서 제제를 가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에서 조금씩 물러서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하였다.
  국어 순화와 관련하여 최용기의 『국어 순화 자료집』은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집인데, 전문 용어인 연극 용어, 금융 용어, 법의 부검 용어를 순화하여 모아 놓은 것이다. 이 자료집에서 ‘메인캐릭터’는 ‘주요 인물’로, ‘로스컷’은 ‘손절매’로 순화하였다. 모두 천여 단어를 순화하여 싣고 있는데 홍보를 더 많이 해야 할 듯하다. 또 최용기의 『언론 외래어 순화 자료집』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집인데, 신문에 나타난 외국어와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한 것으로 역시 천여 단어에 이른다. 이 자료집에서 ‘라이프 가드’는 ‘안전 요원’으로, ‘프라이빗 뱅킹’은 ‘맞춤 은행’으로 순화하였다. 매년 양적으로 많은 용어를 순화하고 있는데 질적인 면이나 홍보 전략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김성수의 ‘우리말을 지키기 위하여’는 국어 순화의 위기의식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다고 하면서 국어 순화가 우리 언어생활에서 잊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런 문제점으로 ‘역사 의식의 결여’, ‘고유어 경시 풍조’, ‘경제적 표현 욕구’, ‘잘못된 고유어화 작업’ 등이 있다고 하였다.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전담 기구 설치, 체제 구축과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제안하였다.
  민현식의 ‘국어 순화 정책의 회고와 전망’은 국어 순화의 개념, 역사, 동기론, 대상론, 방법론 등을 살펴보았고, 강신항의 ‘일본어투 순화 실태와 문제점’은 우리말 안의 일본말, 우리말 도로 찾기 운동, 일본어투 순화의 방법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또 최용기의 ‘광복 이후 외래어투 순화 실태와 문제점’은 외래어투 순화의 역사, 외래어투 순화와 문제점, 국어 순화의 방향 등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문이 국어 순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2.2. 국어 사용 실태 조사

  국어 사용 실태 조사에 관해서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먼저 조남호의 『현대 국어 사용 빈도 조사』는 국립국어연구원이 50년 만에 새롭게 국어 사용 빈도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총 58,437 단어의 빈도를 가나다순과 빈도순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한국어 교육에 필요한 어휘의 등급을 나누어 정한 것으로 총 153만 1966개 어절을 대상으로 어휘 빈도를 조사한 보고서이다. 빈도가 높은 말은 단어에서 ‘것’(2만 5567), 조사에서 관형격 ‘의’(7만 2347), 어미에서 종결어미 ‘다’(7만 6710), 고유명사에서 ‘한국’(1646) 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는 우리말도 과학적인 기반 위에서 활용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다만, 국어 사용 빈도 조사가 매우 어려운 작업이므로 조사 대상 자료가 1990년대에 생산된 자료만을 대상으로 국한한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 이런 조사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박용찬의 『2002년 신어』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조사 보고서인데 중앙 일간지와 방송에 사용된 신어(신조어, 사전 미등재어) 총 2,696개(2002년 신어 408개 포함)를 뽑아 뜻풀이를 한 것이다. 어원, 뜻풀이, 용례, 출전을 제시하고 있어 이 분야의 연구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002년 등장한 신어는 한일 월드컵과 제16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용어가 많았다. 가령 ‘월드컵족(World Cup族)’, ‘히딩크학(Hiddink學)’, ‘룰리건(←rule+hooligan)’, ‘표파라치(←票+(이)paparazzi)’, ‘노비어천가(盧飛御天歌)’, ‘사필귀도(事必歸道)’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신어 조사의 대상을 출판계나 학계에까지 범위를 넓혀 가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김문오의 『법령문의 국어학적 검토』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법령문을 바르고 알기 쉽게 씀으로써 국민의 법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고 국민의 언어생활에도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발간한 것이다. 실제로 2002년 법무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이 법령의 제정 및 개정 업무에 관하여 상호 협력하기로 협정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또 김문오의 『제품 설명서의 문장 실태 연구』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나 표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하고자 발간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74종 372건의 설명서에서 문장 836개를 뽑아 수정 문장을 제시하였다. 이 설명서에서 ‘취부’는 ‘설치’로, ‘정제’는 ‘알약’으로 ‘절환하다’는 ‘바꾸다’로 써야 한다고 하였다. 다만, 이들 수정 문장이 원래 문장보다 길어졌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사용자에게 편리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혜원의 『구어 자료 문장 사용 실태』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기존의 국어 연구 대상이 주로 문어에 편중되어 있다면 이 보고서는 구어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발화의 대상은 전국 국어 교사이며 수업 중의 발화에 나타난 문장의 유형을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어+보어+서술어’의 문장 유형이 제일 많이 나타났다.  
  이준석의 『한국 한자 이체자 조사』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조사 보고서인데, 한중일 한자 표준화 연구의 기초 과제로 한자의 이체자(異體字)를 정리한 것이다. 한국 표준 코드(KS 5601)의 자종 4,622자를 표제자로 하여 신라, 고려, 조선 시대의 주요 한적(漢籍) 290종의 문헌에 수록된 이체자를 조사하였다. 이들 이체자 수는 14,877종으로, 하나하나 전산 글자체[폰트]로 제작하여 부수와 획수 순으로 정리한 것이 돋보인다.
  국립국어연구원의 『기본 어휘 선정 및 사용 실태 조사를 위한 기초 연구』(책임자:이익환)는 기본 어휘를 선정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 향후 어휘 빈도 조사를 위해 논의해야 할 문제들을 검토하였고, 문화관광부의 『LA 지역의 한국어 교육 실태 조사 연구』(책임자:김광해)는 우리 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 LA 지역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백서 형식의 종합 보고서이다. 또 문화관광부의 『한국어 학습자의 오류 유형 조사 연구』(책임자:조철현)는 한국어 학습자가 일반적으로 범하는 오류를 조사하고 이를 유형화한 보고서이다.
  이처럼 국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가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며, 이들을 토대로 하여 국어 정책의 방향이 바로잡혀 나가기를 바란다.

  2.3.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에 관해서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먼저 국립국어연구원의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1차 국제학술회의 논문집』은 남한의 국립국어연구원과 북한의 언어학연구소가 중국의 베이징에서 학술회의를 한 결과를 논문집으로 발간한 것이다. 이 논문집에는 기조 강연 3편, 발표 논문 23편, 특별 강연 1편 등 모두 27편이 실려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의 남기심 원장은 기조 강연에서 남북 간에는 의사소통에 지장을 줄 만큼 심각한 이질화는 없다고 발언하였다. 이 학술회의의 성과는 남북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기관의 대표자와 남북 국어학자가 50년 만에 한 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수태의 『북한 방송 용어의 조사 연구』는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북한의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에서 쓰이는 용어를 찾아내어 뜻풀이를 하고 용례를 밝혔다. 또 전수태의 『북한 신문 용어의 조사 연구』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 지방지인 ‘평양신문’, ‘문학일보’를 대상으로 표제어를 선정하여 뜻풀이를 하고 용례를 밝혔다. 이 두 보고서에서 북한 언론은 ‘태양국, 태양 궁전(수령의 거처), 태양기(인공기), 태양산(백두산), 태양 민족’ 등 수령을 비유적으로 일컬을 때 ‘태양’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하였다. 이런 보고서가 북한어를 이해하고 남북 언어를 통일하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양명희의 『북한의 <조선말사전(학생용) 분석> 분석』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북한에서 학습용 사전으로 편찬한 『조선말사전(학생용)』과 『표준국어대사전』을 대조하여 남북 언어 차이의 요인을 분석하고 요인별로 통계를 내어 계량화를 시도하였다. 다만, 학생용 사전과 국어 대사전을 비교 대상으로 한 것은 형평성 면에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으나, 단기간에 발간된 보고서이므로 이해가 필요할 듯하다.
  이승재의 『남북 언어 순화 자료집Ⅰ』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조사 보고서인데 남한 순한 용어 22,655 항목과 북한 말다듬기 자료 38,307 항목을 비교한 자료집이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705 항목이 서로 같게 순화되어 있는데, ‘장르’는 ‘갈래’로, ‘구근’은 ‘알뿌리’로 순화되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항은 남한의 국어 순화나 북한의 말다듬기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화관광부의 『남북한어의 공동 순화 방안 연구』(책임자:구본관)는 통일을 대비하여 그동안의 순화 실적을 점검해 보고 방법론을 개발하여 공동으로 국어 순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정책 보고서이므로 순화 대상어와 순화어의 역사적 변천, 순화어의 실태 파악, 순화어의 보급 문제 등이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은 아쉽다. 
  김민수 편 『남북의 언어 어떻게 통일할 것인가』는 남북 언어 통일의 갈망에 부응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남북 언어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총 15편의 논문이 실려 있는데 언어 정책, 맞춤법, 표준어, 국어 순화, 표준 발음법, 외래어 표기법, 띄어쓰기, 로마자 표기법, 국어사전, 국어 교육, 언어 예절, 국어사 등의 분야에서 남북 언어 통일 방안을 제시하였다. 김민수의 ‘민족어의 통일 문제’에서 언어 통일의 방안으로 ‘남북의 언어 규범은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절충할 것, 절충으로 통일되지 못할 것은 복수로 수용할 것’을 제안하였고, 방혜숙의 ‘통일 시대를 향한 남북한 언어 정책’에서 그 대비책으로 ‘통일 언어 정책 공동 연구 기관을 만들 것, 통일 언어 정책 전문가를 양성할 것, 통일 언어 정책 자문 기관을 설치할 것, 민간인의 참여를 유도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홍종선의 ‘남북 표준어의 통일화’에서 표준어 통일화 정책의 추진 과정을 제1단계(통일 전)에서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를 비교하는 사전’을 만들고, 제2단계(통일 당시)에서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를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고, 제3단계(통일 후)에서 ‘통합된 복수 표준어를 단일 표준어로 조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김기석의 ‘남북한 국어 순화의 전개 양상과 그 전망’에서 국어 순화의 목적은 남북한 모두 ‘우리말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하였고,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한 양측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최호철의 ‘남북한 통일 표준 발음법 시안’에서 표준 발음 면에서 남북한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남북한 통일 표준 발음법’을 제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하였다. 그 밖에 장은하의 ‘남북한 맞춤법의 분화 통일’, 박선우의 ‘남북한 맞춤법의 변천 과정과 통일 방안’, 신은경의 ‘남북한 외래어 표기법의 변천과 통일 방안’, 안병섭의 ‘남북한 띄어쓰기 규정의 통일 방향’, 박봉곤의 ‘남북한 로마자 표기법의 변천과 통일 방안’, 오미정의 ‘남북한 국어사전 편찬의 현황’, 이봉원의 ‘북한 언어 공학의 현황과 통일 방안’, 정혜승의 ‘남북한 국어 교육의 회고와 전망’, 이은영의 ‘남북의 언어 예절 전망’, 황국정의 ‘남북한 국어사의 연구’ 등이 이 책에 실려 있으며 분야별로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조오현의 『남북한 언어의 이해』는 대학 교양 과목의 교재로 활용하기 위한 책으로 남북한의 언어 정책, 남북한의 어문 규정, 남북한의 어휘, 북한의 언어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 부록으로 북한 자료를 수록하여 북한 언어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김상준의 『남북한 보도 방송 언어 연구』는 남북한 방송 언어에 나타난 언어적 차이에 주목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방송 언어를 조사하여 분석하였다. 저자는 남북 언어의 이질감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문법 규범이 아니라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에 따른 언어 서열화로서의 경어법을 지적하고, 이러한 요인이 제거되면 동질성 회복은 더욱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최용기의 ‘통일 시대의 국어 순화’는 남한의 국어 순화와 북한의 말다듬기를 비교하여 국어 순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순화 용어를 만들 때에 고려할 사항으로 ‘순결성’, ‘규범성’, ‘합리성’ 등을 제안하였고, 국어 순화에서 중요한 것은 ‘조어법’, ‘홍보’, ‘국어 사랑의 정신’이라고 하였다.
  정동환의 ‘통일 시대의 외래어 표기법’은 남북한의 외래어 표기법을 비교하여 차이점을 분석하고 있다. 표기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원음주의를 택할 것인가’, ‘매개 언어의 자모나 음을 따를 것인가’, ‘굳어진 관용을 중시할 것인가’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리한 뒤에 심의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김주미의 ‘통일 시대의 문장 부호’는 남북한의 문장 부호를 비교하여 통일안을 제정할 때 참고하도록 유의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합리성’, ‘보편성’, ‘일반성’, ‘간편성’, ‘전통성’, ‘개별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김상준의 ‘남북한 방송 보도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비교 연구’는 ‘6ㆍ15 남북 정상 회담’의 남북한 텔레비전 보도를 중심으로 방송 보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것이다. 이 글에서 통일 한국의 방송 언어는 언어적인 분야와 비언어적인 분야를 불문하고 언어 본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언어에 아름다운 의상과 고운 표정을 더해 주는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두에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국어학 분야에서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남북 언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2.4. 국어 정보화와 과학화

  국어 정보화와 과학화에 관해서는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먼저 최기선의 『전문 용어의 정비』는 ‘21세기 세종 계획 사업 보고서’(정부의 국어 정보화 중장기 사업 계획)인데, 전문 용어의 표준화, 기초 자료 구축, 통합 검색 시스템의 갱신, 국내 조직의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하였다. 현재 의학 용어 100만 어절 구축, 생물학 용어 1만 5천여 건 조어법 분석을 실시하였고, 자문 위원회와 학계와의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였다.
  홍재성의 『전자 사전 개발』도 ‘21세기 세종 계획 사업 보고서’인데, 전자 사전의 개발이야말로 각종 언어 정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실행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부문이라고 전제하고, 대규모 한국어 전자 사전 개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하였다. 2002년도에는 부사, 체언, 용언, 연어, 관용 표현, 어근, 접사, 복합어, 명사 등을 검토하였고, 전자 사전 개발 지침서를 작성하였다고 하였다.
  이태영의 『한민족 언어 정보화』도 ‘21세기 세종 계획 사업 보고서’인데, 남북한 언어 차이를 극복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02년도에는 ‘한민족 정서법 변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가 목적이라고 하였다. 이와 관련된 사업으로 남북한 정서법 비교 연구, 남북한어 대역 사전, 남북한 형태소 분석기 개발 등이 더 있다고 하였다.
  김흥규의 『국어 기초 자료 구축』도 ‘21세기 세종 계획 사업 보고서’인데, 현대 국어 기초 말뭉치를 확충하고 가공 말뭉치 개발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도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2002년도에는 현대 국어 문어 말뭉치 500만 어절, 형태 분석 말뭉치 250만 어절, 1단계에서 구축한 200만 어절의 어휘 의미 분석 말뭉치를 개발하였다고 하였다.
  서상규의 『국어 특수 자료 구축』도 ‘21세기 세종 계획 사업 보고서’인데, 일반 현대어 말뭉치에 비해 희귀하고 구축의 난이도가 높은 특수 자료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02년도에는 현대 국어 구어 전사 말뭉치 개발, 한영 병렬 말뭉치 개발, 한일 병렬 말뭉치 개발, 북한 및 국외 한국어 말뭉치 개발, 역사 자료 말뭉치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 성과가 국어 연구, 응용 분야의 여러 기관 및 연구자에게 유용한 자료가 되고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문화관광부의 『글꼴 2002』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10회 한글 글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등을 모아 놓은 것이다. 총 5개사 357종의 글꼴이 개발되어 출시되었다. 2002년도에 개발된 글꼴은 양적인 면에서는 전년에 비해 증가하였으나 신생업체를 제외하면 기존업체의 개발 실적은 탁월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이는 자본의 영세성, 수익 구조의 약화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겠으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요인은 소비자의 인식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불법 복제와 무료 제공이라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면 다양한 글꼴 개발은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글꼴 개발자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가 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부와 한국어세계화재단의 『디지털(사이버) 한글 박물관 구축 운영 사업』은 한글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정보를 서비스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2002년도에는 한글 문헌류, 한글 기계화 정보화 자료, 북한 및 국외 자료 등 기초 자료를 조사하고, 한글 박물관 구축 시험 운영을 위한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홍윤표의 ‘국어학 연구와 정보화’는 ‘국어 정보화’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글로, 정보화에 필요한 자원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정보 자원으로 분류하고 이들 비중은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어 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부터 1970년대 말까지를 하드웨어 시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전반까지를 소프트웨어 시대, 1990년대 중반 이래 오늘날까지를 정보 자원 시대라고 명명하고, 우리 국어학자는 정보 자원이 중요한 재료인 한국어와 한글을 정보화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제안하였다.
  곽충구의 ‘방언 연구와 정보화’는 방언 연구 영역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합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수집된 방언 자료를 전자 사전 형태로 통합하면 검색이 용이하고 신속하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임용기의 ‘지명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는 지명 자료를 구축할 때 생기는 어려움을 요약한 글로, 직접 자료 조사와 입력 과정을 바탕으로 하여 자료 자체의 오류와 문자 해독의 문제, 자체(字體)의 문제, 입력과 관련한 문제 등을 보여 주고 있다. 자료 자체의 오류는 지명의 종별, 분류 기준, 불완전한 정보, 표기 등을 제시하였고, 입력과 관련한 문제로 자료 처리를 위한 프로그램 선택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정재영·박진호의 ‘구결 자료 전산화의 현황과 과제’는 구결 연구에 있어 구결 자료의 전산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전제하고, 아직까지 구결 자료를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미숙한 상태라고 지적하였다. 최근에 발굴된 부호 구결이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파일로 변환을 시도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였고 이런 자료를 하루빨리 전산화하여 자료를 널리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서상규의 ‘한국어 말뭉치의 구축과 과제’는 ‘말뭉치’의 기초적인 개념과 한국어 말뭉치의 바람직한 활용 방안을 살펴본 것으로, 한국어 균형 말뭉치 구축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범주 설정과 장르 분류, 표집 비율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점, 텍스트 크기와 표본 수집에서 검토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남윤진의 ‘국어 연구와 빈도 정보’는 말뭉치에서 얻어진 빈도 정보를 통하여 응용 국어학의 방향을 모색해 보려는 것으로, 빈도 정보는 말뭉치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뭉치의 구성과 규모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또 신뢰도 높은 빈도 정보는 신뢰도 높은 말뭉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제안하였다.
  고창수의 ‘한국어 구문 분석기의 과제’는 한국어 구문 분석기 개발을 위한 과제를 논의한 것으로, 효율적인 구문 분석기의 존재야말로 한국어 정보 처리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된다고 하였다. 또 한국어 정보 처리는 단순한 분과 학문의 위상이 아니라 다음 세대 지식 정보 사회 건설의 근간이 되는 기초 학문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갖는다고 하였다.
  이태영의 ‘21세기 세종 계획과 한민족 언어 정보화’는 국어 정보화 중장기 발전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주로 한민족 언어 정보화 분과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내용과 문제점을 전개하고 있다. 문제점으로 남북한 학자의 교류, 국제 학술 세미나 개최, 국어 정보화 인력의 양성 등을 제안하고 있다.
  박형익의 ‘국어 어문 규정과 정보화’는 21세기 세종 계획과 관련된 사업을 소개한 것으로, 국어 어문 규범 검색 시스템과 로마자 표기 변환 프로그램, 한민족 정서법 변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조남호의 ‘21세기 세종 계획의 균형 말뭉치 분석’은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21세기 세종 계획의 공개된 말뭉치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 것으로, 균형 말뭉치를 규모, 구성, 내용 정보 등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승재의 ‘한국어와 정보 처리 환경’은 한국어로 이루어진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처리 환경을 알아본 것인데, 주로 한국어 문자의 입출력 환경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고성환의 ‘디지털(사이버) 한글 박물관 구축과 정보화’는 한글 박물관 건립을 염두에 두고 한글 문화 유산을 보존하고자 계획한 것으로, 한글 문화 유산에 대한 기초 조사와 디지털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효과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콘텐츠의 지속적인 확보, 운영 재원 확보, 전문가 참여 등을 제안하였다.
  최호철의 ‘남북한 언어 통일과 정보화’는 컴퓨터를 통한 정보 교환에서 남북한 언어 통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남북한의 사소한 언어적 차이도 정보 교환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 밖에 국어 정보화와 과학화에 관한 내용이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이제  국어 정보화는 국어학 연구의 새로운 관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고 많은 국어학자들이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2.5. 한국어의 세계화

  한국어의 세계화에 관해서도 문화관광부와 한국어세계화재단을 중심으로 ‘한국어 세계화 기반 구축을 위한 2002년도 한국어 국외 보급 사업’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먼저 이해영의 『한국어 초급·말하기·듣기 교재 및 교사용 지침서』는 기초 교육 자료 분과에서 작성한 연구 보고서로, 국외에서 자체 교재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표준안을 개발하기 하기 위한 것이다. 말하기와 듣기를 각각 분리하여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김정숙의 『한국어 중급 1 교재 개발』은 초급 교재의 연계선상에서 학습자의 한국어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는 중급 통합 교재 개발을 목표로 작성한 연구 보고서이다. 한국어 의사소통은 물론 한국 사회와 문화를 익히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서상규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학습 사전’ 개발』은 한국어를 처음 접하거나 초급, 중급 단계에서 학습하고 있는 학습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국어 학습 사전 개발을 목표로 작성한 연구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의 한국어 학습 사전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학습 영역과 기초 어휘, 한국 문화, 한국어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까지를 포함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조항록의 『한국어 교사 교육ㆍ연수를 위한 표준 교육 과정 시행 시안 개발』은 교육 연수 분과에서 작성한 연구 보고서로, 한국어 교사 교육 연수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도적인 면에서 제시하고자 작성한 것이다. 향후 한국어 교사 교육 연수용 강의 교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민현식의 『한국어 교사 자격 인증 제도 평가 항목 개발 및 모의 평가 연구』는 한국어 교사 인증 제도를 추진하고, 고시 인증과 기관 인증 제도를 각각 모의 평가 방식으로 시행하여 인증 제도의 시행 시 발생할 문제점을 예방하도록 하기 위해 작성한 연구 보고서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시험 과목, 시험 범위, 시험 시간, 문항 수, 평가 방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한재영의 『한국어 교육 총서 2 ‘한국어 교수법’ 개발』은 한국어 교사에게 교수의 표준을 제공하고 전반적인 교수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연구 보고서로, 교육 현장에서 꼭 필요한 교육 안내서와 지침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고성환의 『한국어 전문가 파견 및 한국어 교사 초청 연수』는 미국 내 한국어 교사들의 전문적인 자질 향상을 도모함을 목표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미국 내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연수시키고 재미 한인학교 협의회와 연계하여 산하 지역 협의회의 교사 연수회에 한국어 전문가를 파견하여 한국어에 대한 정확한 문법 지식과 어문 규정을 보급함으로써 이들의 자질을 향상시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하였다.
  유석훈의 『2002년도 한국어 세계화 포탈사이트 개발 및 구축』은 보급 지원 분과에서 작성한 연구 보고서로, 한국어 연구와 교육에 관련된 제반 정보를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또 사용자가 편리한 방식으로 검색하여 이를 한국어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 세계에 한국어 교육 기관, 단체, 개인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하도록 하였다고 하였다. 다만 단순하게 사이트 주소만을 보여 주고 있는데 어느 정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윤희원의 『2002년도 한국어 세계화 단위 기지 개발』은 한국어의 국외 보급과 교육 연구 사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국외 한국어 교육 및 연구를 현지와의 공감에 근거하여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도록 작성된 연구 보고서이다. 그러기 위해 세계 각지의 권역별 현황 파악과 현지 방문 실사를 통해 그 적절성을 검토하고 단위 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 기관의 파악, 권역별 현지 한국어 교육자 및 연구 담당자와의 워크숍을 활성화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 단위 기지는 향후 한국어 연구와 한국어 보급을 위한 거점 기지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김하수의 『한국어 세계화 국제 학술 대회 개최』는 2002년도에 개최된 제3차 국제 학술 대회 발표 준비 사항과 논문집을 모아 놓은 것이다. 전체 주제는 ‘효과적인 한국어 보급과 지원 체제의 활성화 방안’이며 소주제 세 개를 설정하고 분과별 발표와 토론을 하였다. 이 학술 대회는 국내외 한국어 교육자는 물론 한국어 교육 현장과 교육 기관 간의 협력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호성의 『한국어 연수 교재』는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교재인데 한국어 전문가 국외 파견과 국외 한국어 교사 초청 시 사용되는 한국어 교재로, 한국어 전반에 걸쳐 언급하고 있다. 다만 한국어 전문가나 강사가 교재로 이용하기에는 편리하게 되어 있지만, 외국인 수강생이나 초보자가 교재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2.6. 각종 국어 정책 보고서 발간

  국립국어연구원은 각종 국어 정책 보고서와 용례집도 많이 발간하였다. 먼저 정호성의 『주요 어휘 용례집』(동사)은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용례집인데 한국어 교육자와 한국어 학습자에게 국어의 주요 어휘를 보여 주고자 『표준국어대사전』의 6만 8천여 동사에서 주요 어휘 1,371개를 선정하여 각 어휘의 뜻풀이와 용례를 제시한 것이다. 이런 국어 어휘 용례집 발간이 국어 연구와 한국어 교육, 한국어 교재 개발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휘 선정 과정이나 뜻풀이 설명이 객관성을 인정받도록 외부 전문가의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어학 연감』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인데 2001년도 국어학의 연구 동향과 국어학 관련 문헌을 수록하고 있는 것이며, 박민규의 『국어 연구 자료 구축 1』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국어 연구 논저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및 활용’이라는 과제와 관련하여 논문 6편을 싣고 있다. 국어 연구 논저 수집 및 관리라는 면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또 박민규의 『국어 연구 논저 목록 1』도 국립국어연구원이 지난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발표된 국어 연구 논저를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한 장의 시디(CD)로 제작한 것이다.
  양명희의 『공무원 시험을 위한 제안』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제안서인데 행정자치부가 주관하고 있는 공무원 임용 시험에 국어 시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기존 국어 시험의 유형을 분석하고 새로운 문제 유형 개발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안서에는 이제까지 출제된 국어 시험의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와 공무원 시험에 국어 과목이 들어가야 하는 정당성, 국어 시험의 출제 영역과 예시 문제가 잘 정리되어 있다. 모두 160개 유형, 397 문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이운영의 『표준국어대사전 연구 분석』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연구 보고서인데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다양한 정보를 보여 줌으로써 사전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구성, 『표준국어대사전』의 통계적 분석, 차용어 목록, 외래어 목록 등 사전 전반에 걸쳐 분석 작업을 시도하여 국어 연구자와 사전 편찬자에게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연구 보고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50만 9079개의 모든 어휘를 분석한 결과 ‘ㅇ’(7만 9000여 개)으로 시작하는 두 음절(14만여 개)로 된 명사(33만여 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문화관광부의 『국어 정책 자료집』은 국어 정책에 관한 기초 자료집으로 국어 정책의 개념, 국어 정책 기관, 관련 법규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싣고 있다. 다만 좀 더 체계적인 정리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의 『국어 발전 종합 계획 시안』은 세계화와 정보화 등 국어 사용 환경에 대비하여 기존 국어 정책을 점검하고 새로운 정책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계획안에는 가칭 ‘국어 기본법’을 조속히 마련하고 국립국어연구원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 후에 ‘국어 기본법’ 초안이 마련되었는데 그 목적을 민족 문화 정체성 확보 차원에서 국어 정책의 실효성과 국어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세계화 시대, 지식 정보화 시대, 문화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아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모국어를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언어 자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 자원이므로 강력하고 실효성이 있는 국어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어문 정책의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에서 이 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하였다. 총 7장 29조로 구성된 이 법안은 어문 규범의 제정과 준수, 국어의 국외 보급과 진흥,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글학회의 『21세기 언어 교육ㆍ정책 토론회』은 영어 공용어의 문제점과 국어 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한 것이다. 이 자료집에서 한학성(경희대 교수)은 “영어의 중요성은 인정되지만, 영어 공용어론은 본말이 전도된 비논리적인 주장이므로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였다. 정준섭(전 문교부 편수관)은 “국립국어연구원을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삼고, 국어 교육 분야에까지 연구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 초등학교부터 한자 교육을 실시하라는 전직 교육부 장관들의 건의를 계기로 한자 교육 강화에 대한 논란이 재현되기도 했다. 건의문은 “심각한 문화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라고 주장을 하고,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한글학회 측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자는 발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며, 어린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기도 하였다.

  2.7. 국어생활 안내 교재 및 기타 단행본

  국립국어연구원의 『우리 문화 길라잡이』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관련된 어휘 233가지를 모아 설명한 자료집이다. 이 책에 실린 어휘들은 음식, 복식, 주생활, 풍속, 민속신앙, 문학, 음악, 미술, 무용, 놀이, 무예, 특산물, 상징 등 모두 13개 분야에 걸쳐 설명한 것으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것들이다. 각 어휘 항목에서는 기본 정의, 특징, 유래, 관련 설화, 어원, 속담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우리 문화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명료하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이 책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되도록 전문 용어를 피하였고 항목마다 다양한 사전을 제시하여 재미를 더하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문화관광부의 『토박이말 이름 어휘집』(책임자:김승곤)은 사람과 가게의 고유어 이름 실태를 수록한 자료집이다. 사람 이름 508개와 가게 이름 7456개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들어 있는데, 여자 이름은 ‘아름’, 남자 이름은 ‘한솔’, 가게 이름은 ‘우리’, ‘하나’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승재의 『한국어와 언어학 관련 사이트 자료집』은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집인데 국어학이나 언어학 전반에 걸쳐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런 자료집은 국어 연구자나 한국어 교육자에게 매우 유용하리라고 생각한다.
  김옥순의 『바른 국어생활』도 국립국어연구원이 발간한 국어 문화 학교 교재로, 원내 국어 문화 학교 교재와 찾아가는 국어 문화 학교 교재 두 권으로 발간된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든 국어 교재이므로 비교적 쉽게 제작되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민홍의 『언어 민족주의와 언어 사대주의의 갈등』은 언어 민족주의가 언어 사대주의에 의해 위축되거나 말살되지 않고 요원의 불길처럼 되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하였다. 저자는 방송 언어를 통해 본 어문 정책의 문제점에서 방송 언어에까지 외국어와 외래어로 침식된다면 한국어는 거의 소멸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국영 방송인 한국 방송 임직원들의 주체적 소명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영신의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는 규범적인 문법책이 아니라 적절한 예문과 연습 문제를 제시한 교정 노트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김소월의 ‘산유화’에서 ‘에’와 ‘에서’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하고 그 조사들을 정확하게 사용함으로써 한국어를 훌륭한 시적 언어로 승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꿰고 있는 생각은 ‘바른 문장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손범규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위해 아나운서가 간다』는 방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서 많이 쓰면서도 자주 틀리는 낱말을 다루었다.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합시다.’, ‘알고 쓰면 더 쉬운 우리말 맞춤법’, ‘외래어, 방송이 먼저 고쳐야죠.’로 짜여 있다.
  권오운의 『우리말 지르잡기』는 국내 시인과 소설가들의 작품 속에서 잘못 쓰인 우리말을 지적한 책이다. 이 책에서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공중제비’를 ‘공중바퀴’라고 썼고, 황석영은 『장길산』에서 해가 지는 모양을 나타낼 때 쓰는 ‘뉘엿뉘엿’을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고 하였다. 이 책의 ‘지르잡기’는 ‘옷 따위에서 더러운 것이 묻은 부분만을 걷어쥐고 빨다’라는 뜻이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하는 올해의 문화 인물로 10월에는 ‘신숙주’가 선정되었는데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신숙주의 학문과 인간’을 기념 문집으로 제작하였다. 안병희의 ‘신숙주의 생애와 학문’은 신숙주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있는데 그는 정치가로서 큰 공적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학자로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하였다. 특히 언어 정책과 관련된 업적으로 『훈민정음(해례본)』과 『동국정운』, 『홍무정운역훈』의 편찬에 중심 인물로 참여하였다고 하였다. 또 국어학과 관련된 그의 업적에 『예기』와 『어정무경』의 구결이 있고, 중국어 학습서를 번역한 책으로 『직해동자습』이란 책이 더 있다고 하였다. 이돈주의 ‘신숙주와 훈민정음’은 세종과 신숙주가 중국 음음학에 조예가 깊었기 때문에 한글 창제가 가능했다고 하였고, 신숙주는 『용비어천가』의 저술에도 참여하여 우리말 표기에 공헌하였다고 하였다. 강신항의 ‘신숙주와 운서’는 신숙주가 10여 년 동안 운서 관계 사업을 수행하여 한국 한자음의 규범화, 표준 중국 본토 자음 제시 등에 큰 공적을 남겼다고 하였다. 이이화의 ‘신숙주의 문학과 사상’은 전제의 말로 신숙주는 ‘문사철’(文史哲)을 두루 갖춘 유능한 인물이라고 하고, 시와 문장에서 풍부한 표현을 중시하면서도 고사를 거의 인용치 않았고 사상에서도 유교 사회에 살면서 불교 등 다른 학문 사상을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하였다.

  2.8. 학위 논문 및 기타 논문

  최용기의 『남북한 국어 정책 변천사 연구』는 국어 정책 분야를 학문의 연구 대상으로 삼은 박사 학위 논문이다. 그동안 국어 정책은 학문의 대상이 아니라 실용의 한 분야로만 생각하고 이를 연구하지 않는데 이 논문은 ‘국어 정책’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특별한 박사 학위 논문이다. 이 논문은 국어 정책의 개념, 어문 규정의 변천, 국어 순화 정책의 변천, 문자 정책의 변천, 국어사전 편찬 정책의 변천, 국어과 교육 정책의 변천, 국어 정보화 정책의 변천, 한국어 세계화 정책의 변천, 북한 어문 규정 정책의 변천, 북한 말다듬기 정책의 변천, 북한 문자 정책의 변천, 북한 국어사전 정책의 변천, 북한 국어과 교육 정책의 변천, 북한의 국어 정보화 정책, 남북한 언어 통일을 위한 과제를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하였고, 제언으로 ‘언어 규범 통일을 위한 남북한 범민족 기구를 만들 것, 우리말 순화를 범민족적으로 벌일 것, 우리말 교육을 강화할 것’ 등 남북한 언어 통일 방안을 제시하였다.
  강혜원의 『한글 맞춤법의 띄어쓰기에 관한 연구』는 한글 맞춤법의 띄어쓰기 실태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결과를 제시한 석사 학위 논문이다. 오류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항목은 조사, 의존 명사, 보조 용언, 고유 명사와 전문 용어 등으로, 이들의 오류가 심각한 것은 문법적 지식과 인식 부족으로 정답률이 20% 정도에 그쳤다고 하였다. 그 개선 방안에 대하여 문법적 지식을 가르친 후에 띄어쓰기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고 띄어쓰기의 예외 규정을 없애 국어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줄여야 한다고 하였다. 
  김보균의 『학생들의 한글 맞춤법 표기 실태에 관한 연구』는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의 설문 조사를 실시한 석사 학위 논문이다. 학생들의 맞춤법 표기 실태는 51.2점(100점 만점)으로 낮은 편이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표기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맞춤법 실태 조사 결과가 낮게 나온 것은 학생들이 규정에 대한 무지나 능력 부족이 아니라 학교에서 교정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변경애의 『한자 병용 정책과 교육 현장에서의 적용 방법』은 어문 정책의 변화를 한글 전용과 한자 병용의 변화로 살펴본 석사 학위 논문이다. 한자 병용 정책의 변화를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고, 내적인 요인으로 한글 전용 정책을 추진하여 언어 능력 가운데 한자어 이해력이 저하되었다고 하였고 외적인 요인으로 동아시아 국가 간 교류로 한자의 병용이 필요해졌다고 하였다.
  정해수의 『남북한 정서법에 관한 비교 연구』는 남북한 언어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남북 언어 규범을 비교 분석한 석사 학위 논문이다. 총칙에 있어서 남북한 모두 형태주의와 표음주의를 인정하고 있으나 형태주의가 지배적이라고 하였다. 자음의 이름은 북한처럼 일관된 원칙을 적용하여 ‘기윽, 디읃, 시읏’으로 명명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고, 한자어 표기에서 두음법칙은 발음과 관련된 사항인지 표기법상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다. 또 사이시옷을 폐기하면 동음이의어의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존속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최근에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한 정서법의 통일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정훈탁의 『남북한 언어 규범의 비교와 통일 방안 연구』는 남북한 언어 규범의 차이와 통일 방안을 고찰한 석사 학위 논문이다. 주로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부호를 중심으로 남북한 언어 규범의 통일 방안을 모색하였는데 총칙, 자모의 수, 자모의 명칭 등은 북한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였고 사이시옷 표기, 띄어쓰기 등은 남한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였다.
  김현진의 『남북한 맞춤법 규범의 비교 연구』는 남북한 언어 규범의 변천사를 살펴보고 달라진 어문 규범을 재확인한 석사 논문으로, 남북한 언어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 자모를 40자로 설정하여 북한의 방식을 따르고, 자모 명칭과 사이시옷 표기는 남한의 방식을 따르자고 하였다. 또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문제는 남북한 간의 끊임없는 연구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도시히코 스즈키(鈴木紀彦)의 『한국에서의 한자 병용 논쟁과 그 의의』는 한자 병용 논쟁의 배경과 논거를 살펴본 석사 학위 논문이다. 일본인이 쓴 논문으로 한자 문화권에 속한 한국에서 한자로 적힌 간판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출발한다고 하고 한자 병용 찬반론을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 논자는 한국에서 한자와 한글이 균형 있게 사용되어 한국어 사용자는 물론 한자 문화권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한국이 좀 더 가깝게 인지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박영순의 ‘응용 국어학의 현황과 과제’는 한국에서 응용 국어학 연구는 여러 면에서 연구가 부족하다고 하고 특히 실증적인 연구나 산학 협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사회 언어학’, ‘심리 언어학’, ‘전산 언어학’, ‘국어 화용론’만을 점검하고 있지만 그 분야는 훨씬 더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정경일의 ‘영어 교과서의 로마자 표기 양상’은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를 15종을 중심으로 로마자 표기의 실태를 점검한 것인데 교과서의 로마자 표기가 서로 다르다고 하였다. 특히 인명과 지명, 문화재명 등의 로마자 표기가 다양하여 매우 혼란스럽다고 지적하였다. 교과서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로마자 표기법을 준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희숙의 ‘한국어의 세계화 전략’은 영어와 비교하여 한국어의 세계화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논문은 한국어 수요 국가 확대를 위해 한글의 풀어쓰기를 허용할 것과 표준 한국어 교수법과 표준 한국어 교과서를 수요 지역 중심으로 개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정혜승의 ‘국어 교과서 연구의 회고와 전망’은 국어 교과서 연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연구의 범위와 방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교과서는 교사와 더불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인으로, 수준 높은 국어 교과서는 국어 교육의 질적 개선을 이루는 관건이 된다고 하였다. 특히, 기존의 교과서 연구가 이론적 분석에만 치중하였다고 지적하고 앞으로는 실증적으로 기술하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서유경의 ‘국어과 전자 교과서의 개발 방향 연구’는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국어 과목의 전자 교과서 개발을 제안하고 있다. 이미 ‘에듀넷’에서 학습자용 전자 교과서가 서비스되고 있다고 하고 학습 객체형 국어 전자 교과서를 보여 주고 있다.


  3. 맺음말

  본고는 국어 정책을 어문 규범과 국어 순화, 국어 사용 실태 조사,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 국어 정보화와 과학화, 한국어의 세계화, 각종 국어 정책 보고서 발간, 국어생활 교재 발간, 학위 논문 등으로 나누어 그 내용과 성과를 살펴보았다. 2002년은 그 어떤 해보다도 국어 정책에 관한 논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어 기본법’(가칭)은 아직 국회에 상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진 지 50여 년 만에 새로 만들어진 ‘국어 진흥에 관한 법률’이라는 점에서 국어 정책사에 획기적인 업적으로 남을 만하다.
  어문 규범에 대한 논의는 기존의 규범을 개정해 보려는 움직임 뚜렷이 나타냈고, 국어 순화에 대한 논의는 생활 외래어와 전문 용어 순화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국어 사용 실태에 대한 논의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고, 남북한 언어 동질성 회복에 관한 논의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국어 정보화에 대한 논의도 상당히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한국어의 세계화도 교재 개발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육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각종 국어 정책 보고서, 각종 논문 등이 양적으로 많아진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저서와 논문이 있는데 이를 다 다루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한다. 분야가 겹쳐 제외했거나 미처 자료를 구하지 못해 언급하지 못한 부분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 지면의 제약 때문에 상세하게 언급하지 못한 부분도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