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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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통사론
우 형 식 / 부산외대
  1. 머리말

  이 글에서는 2002년도에 이루어진 국어 통사론 분야의 연구 업적을 개괄적으로 살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원칙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국어 통사론 분야의 모든 연구 업적을 대상으로 하여, 몇 가지 하위분야로 나누어 주요 연구 성과를 기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통사론이 형태론이나 의미론, 담화론 등의 인접 분야와 분명하게 경계를 긋기도 쉽지 않거니와, 최근에는 이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연구 업적의 모든 자료를 수집하기도 어려운 일이므로, 이 글에서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제공한 논저 목록을 1차 자료로 하고, 일부이긴 하지만 필자가 수집한 것을 추가하기로 한다. 그러나 연구 가치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업적들이 본의 아니게 누락된 것도 있을 것이어서, 자료에 접근하기가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내용면에서는 국어학의 타 분야와 중복을 피하기 위해 국어의 통사 현상에 공시적으로 접근한 업적을 중심으로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문법화나 대조 연구 등과 같이 최근의 연구 동향을 반영하는 업적도 검토 대상에 포함하기로 한다.
  연구 동향을 충실히 기술하기 위해서는 주요 논점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연구자의 시각을 충실히 반영하는 데 유의하면서 중립적인 관점에서 각 영역에 해당하는 업적의 주요 내용을 기술하기로 한다. 그것은 이 글에 허용되는 시·공간의 제약도 문제이지만, 연구 업적을 망라하여 주요 업적을 찾아 연구 동향의 맥을 찾기에는 필자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연구 업적을 단행본과 논문으로 구분하여 기술한다. 단행본은 그 성격에 따라 이론서, 국어 문법 개론서, 연구서, 논문집 등으로 나눌 것이다. 그리고 논문은 통사론의 하위 영역을 기준으로 하여 격과 조사, 논항과 동사구문, 양화사와 대명사, 부사, 문법범주(피·사동, 시제와 상, 높임, 문장종결, 부정), 문장성분과 문장의 구성, 문법화 등으로 나누고, 연구 영역의 확대 항목을 추가하여 통사론 연구의 회고와 전망, 담화 분석, 국어의 정보 처리, 대조 분석과 관련되는 업적을 기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 자료에서도 영역의 겹침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때에는 내용이나 목차 또는 제목을 고려하여 한 영역에서만 다루기로 한다.


  2. 단행본

  통사론 연구의 단행본으로는 일반 문법 이론서, 국어 문법 개론서, 국어의 특정 문법 범주나 현상에 집중한 개인 연구서, 그리고 특정 주제나 편집 의도에 따라 개인 또는 여럿의 논문을 모은 논문집 등이 있었다.
  문법의 일반 이론서로서, 우선 『최소주의 통사론』(이홍배)은 같은 저자의 저서(2001)을 확대 보충한 것으로, 보편문법으로서의 최소주의 통사론의 배경과 변모 과정을 정리하면서 그 체계와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인지문법의 디딤돌』(김종도)은 Langacker의 모델을 바탕으로 인지문법의 체계와 적용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었는데, 1부에서는 인지문법의 기본 가정과 인지능력, 문법조직, 이론적 구조물, 의미론을 다루고, 2부에서는 인지문법의 관점에서 언어현상과 문법 부류를 기술하였으며, 3부에서는 시제와 양상, 상, 조응, 은유 등과 같은 몇 가지 문법범주와 의미 양상이 인지문법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였다.
  국어 문법 개론서로서, 『현대우리말본』(하치근)은 국어 문법 강의를 위한 교재로 편찬된 것으로, ‘총론, 형태론, 통어론’의 3부로 구분하여 모두 13장으로 짜였다. 이 책의 문법 체계와 용어는 학교 문법과는 다르지만, 형태론의 경우 단어 형성, 조사와 어미 등의 항목이 매우 실제적이고 치밀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관형사와 부사, 감탄사 등을 이른바 영굴곡법(‘말본형태소 없이 씨 자체로써 말본상의 뜻을 나타내는 방법’)의 범주로 묶은 것은 특이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매 장마다 정리문제를 두어 학습자 스스로 보충 심화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학습서로서의 특징을 잘 반영해 준다. 한편, 학교 문법이 일부 개편되면서 이와 관련한 문법서들이 수정되기도 하였다. 『학교문법론(개정판)』(이관규)은 로마자 표기법의 개정과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의 개편 등 문법 교육의 변화를 수용하여 같은 이름의 책(1999)을 일부 변경하였으며, 『표준 국어 문법론』(남기심·고영근)은 같은 이름의 개정판(1993)을 기저로 하고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가 개편된 경위를 첨가하였다.
  국어의 특정한 문법범주 또는 현상을 기술한 저서로는 서술어와 논항, 높임법에 관련한 연구서가 주목된다. 우선 『시상성과 논항연결』(양정석)은 시상성(동사에 의해 표현되는 시간 내적인 양상)과 논항 연결의 관련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여기서는 동사의 의미구조를 이루는 요소들이 통사구조를 형성하는 데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대응 규칙의 문법’이라는 관점에서 두 구조 사이의 대응 관계를 기술하고 있다. 특히 시상성의 분류 체계를 논의하고 이들이 통사구조에 관여하는 것을 이른바 ‘재어나누기’로 해석하는데,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국어의 동사 구문(‘움직임 동사 구문, 이동동사구문, 처소교차 구문, 결과 구문, 예외적 격 표시 구문’)의 대응 규칙에서 시상성이 작용하는 현상을 살폈다. 『국어의 형태·통사적 구성에 관한 연구』(서승현)는 학위논문을 보완한 것으로, ‘구경을 하다, 생각이 나다’ 등과 같은 ‘명사-조사-용언’의 연결체가 문장의 구성에서 단일한 어휘의미적인 단위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은 형태적 복합체가 재구조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체를 통사부 재구조화 구문과 어휘부 재구조화 구문으로 구분하고, 말뭉치의 자료를 근거로 각 구문의 통사적인 양상을 기술하였다.
  『현대 우리말의 높임법 연구』(한 길)는 국어 높임법에 대한 전면적인 연구서다. 여기서는 높임법을 높임의 대상에 따라 주체, 상대, 객체로 나누는 종래의 방식에 ‘철수가 선생님의 *말/말씀을 듣지 못했다.’의 예와 같이 이른바 ‘매김말로 등장하는 사람 높임법’이 추가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리고 높임법이 문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화용론적 층위와 사회언어학적 층위와 관련됨을 바탕으로 하여, 높임법의 실현이 문법적인 적절성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용 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달라짐을 논의하면서, ‘자네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가?’의 예와 같은 이른바 ‘파격적인 용법’에 대해 기술하였다. 또한 주체 높임법을 [높임]:[안높임]의 2분적 체계를 세분하여, 관련 요소에 높임 표지가 어떻게 실현되는가에 따라 [아주높임]과 [예사높임], [예사낮춤]과 [아주낮춤] 등으로 등급을 세분하는 점도 주목된다. 『국어 경어법과 사회언어학』(이정복)은 저자의 논문을 엮은 것으로, 크게 ‘국어 경어법 연구의 새로운 방법 찾기’와 ‘국어 경어법 사용의 사회언어학적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앞선 연구들이 주로 형태 중심의 경향을 띠었던 점을 비판하고 실제 사용된 언어 자료를 대상으로 사회언어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국어 높임법에 접근하고 있음이 특징이다.
  한편, 『한국어 어휘와 문법의 상관구조』(노마 히데키)는 문장 계층 구조, 대우법 체계, 접속, 명사 분류 등 국어의 몇 가지 문법 현상을 문법과 어휘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폈다. 이 책은 언어에 대한 기술은 언어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이른바 언어사실주의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어의 정보 처리와 관련하여, 『자질연산문법이론』(고창수)은 이 주제와 관련하여 앞서 논의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언어 표현의 모든 요소는 자질 정보로 환원되며, 이 정보들은 복잡한 절차를 통해 자율적으로 표현된다는 가설에 바탕을 둔 자질연산문법의 이론에 따라 국어의 단어형성, 시제, 선어말어미, 조사 결합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주제의 연구는 형태소나 구문 분석과 같은 정보 처리를 위한 언어 분석 이론으로서, 인간 언어의 분석을 통해 컴퓨터에 인간 언어 능력을 모의하려는 목표와 관련되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어 구문분석 방법론』(임홍빈·이홍식 외)은 국어의 문장 분석에서 설정되는 통사 단위와 통사 구성을 범주화하고 체계화하며, 구문 분석에 필요한 분석 표지 표준안을 마련하는 것로 목표로 하여, 기존의 구문 분석 표지 검토, 구문 분석 표지 작성의 원칙, 통사 범주와 구문 분석 표지의 정의, 구문 분석의 원리와 방법, 특이한 구성에 대한 분석의 예, 문장과 문장 성분, 견본 문장에 대한 분석의 예 등을 주요 내용으로 기술하고 있다.
  국어와 일본어의 대조 분석에 관련한 연구서도 있다. 『한·일어 대조분석』(홍사만)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특정 문법 현상에 대해 분석한 논문을 묶은 것으로, 한·일어의 접두파생법과 접미파생법 등의 형태론적 양상과 함께, 경어법의 양태, 정도 부사의 통사의미적인 기능과 하위 분류, 조사의 생략과 의미 기능을 다루고 있다. 특히 조사의 생략, 특수조사와 부조사, 조사 ‘만’과 ‘だけ’ 등과 같이 교착어적 성격을 공유하는 두 언어에서 유사하면서도 이질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기술하고 있음이 특징이다. 『능동구조의 한국어와 피동구조의 일본어』(안증환)는 학위논문을 보완한 것으로, 국어와 일본어의 피동 표현을 대조하여 두 언어의 구조적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형론적 특징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두 언어의 피동 형태와 구문을 대조하면서, 피동문의 생성 정도에 따라 ‘능동구조의 한국어와 피동구조의 일본어’로 그 차이를 해석하고, 이러한 유형적 특징을 바탕으로 ‘구상의 한국문화와 추상의 일본문화’로까지 전개시키고 있음이 흥미롭다.
  여럿의 논문을 엮은 단행본 중에서, 『문법과 텍스트』(고영근 외)는 고영근 교수의 정년 기념 논문집으로, 모두 36편의 논문이 ‘총론, 음운론과 자소론, 형태론, 통사론과 의미론, 텍스트과학’으로 구분되어 실려 있다. 또한 『우리말의 규범생성문법 연구』(김민수·전수태·최호철·이윤표·이준석·최경봉)는 파니니 문법 모형에 기대어 국어의 규범문법을 기술하기 위한 연구를 엮은 것으로, 국어의 규범생성적 신문법의 기본 체계를 논의하고, 아울러 음운, 문법, 복합 용언, 체언과 조사, 동사 활용어미 등을 새롭게 기술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이들 논문집에 실린 통사론 관련 논문은 다음의 해당되는 부분에서 서술한다.)


  3. 논문

  3.1. 격과 조사

  격과 조사에 관한 연구는 격 허가 또는 부여의 문제, 격 교체 현상, 특정 격 또는 조사의 통사·의미적인 특징 등이 주요한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3.1.1.
  격 허가 또는 부여와 관련하여, “국어의 격 허가 기제 연구”(김의수)는 국어의 격 허가(격 여과 회피) 현상을 명사 포함과 보조사 첨가, 어휘격과 의존격, 자립격의 허가 등으로 나누어 보편문법의 이론에서 기술하고, 이들은 크게 형태 첨가와 통사 조작의 두 가지 부류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기제들이 명사구로 하여금 주어진 환경에서 적절한 격 허가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데, 특히 교착어적 성격을 띠는 국어에는 형태 부착에 의한 격 허가 기제가 상당수로 존재하며, 때로는 복수의 격 허가 기제가 허용되기도 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국어 構造格 附與子의 범주”(오충연)는 하나의 격에 대응하는 격부여자는 기능범주가 아니라 서술범주라 보고, 특히 구조격(주격, 대격)은 어휘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 계층에서 서술영역을 지니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국어에서 주격과 대격은 다른 격들과 다양한 교체 관계를 이루며, 다른 격을 부여받지 못하는 비의미역 성분도 주격이나 대격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술영역은 계층·구조화되어 있으며, 서술영역과 내재적 의미관계에 있는 것은 대격으로, 외재적 의미관계에 있는 것은 주격으로 실현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가”, “를”의 연결이론”(한정한)은 연결이론의 관점에서 ‘가’와 ‘를’에 대한 통사론과 의미론 사이의 연결 알고리듬을 기술하였다. 즉, 통사격(주격, 대격)은 의미역 자리의 순차적 계층에 의해 통사론과 의미론의 사상이 가능하며, 국어의 격은 통사격과 의미격, 화용격의 3분 체계를 지니고 이들이 서로 다른 모듈로 형태·구문표지(표면형)에 연결된다는 것이다. 또한 통사구조와 어휘개념구조 사이의 사상 관계가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상호 분석과 생성은 기계번역에서 형태·구문정보를 의미정보로 연결하는 알고리듬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격 교체와 관련하여, “주격과 대격의 교체­한국어의 예외적 격 표시­”(김동석·김용하)는 국어에서 판단동사가 주문장의 서술어로 나타날 때, 내포문의 주어가 목적격을 부여 받을 수 있는 현상을 최소주의 문법의 틀 안에서 영어의 예외적 격 표시(ECM)와 대조하여 해석하였다. 즉, 국어의 예외적 격 표시 구문은 영어의 경우와 달리 서술어가 일종의 개체 층위 술어이어서, 이 구문의 내포문 주어는 TP의 지정어 위치에서 기저 생성되며 일치에 대한 엄격한 국부성 요건에 따라 T와 내포문 주어가 일치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포문의 주어는 비해석성 자질로서 격 자질을 가진 채 활성화되어 상위절의 v가 실행하는 문법 작용에 참가하여 대격을 부여 받을 수 있다고 해석하였다. “국어 문법에서 격과 의미역할”(김기혁)도 복문 구성에서의 격 교체 현상을 다루었다. 여기서는 내포문의 주격이 목적격으로 교체될 수 있는 것은 주격으로 실현되지 않아도 상위문의 목적어를 통해 내포문의 주어를 인식하는 ‘이중 기능에 대한 인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 기능으로 인해 ‘-게 하다’의 사동구성이나 ‘-고 싶다’의 희망구성이 보조용언으로 실현되어 본용언에 대해 또 하나의 서술성을 지니게 되며, 그리하여 내포문의 주어가 목적어로 실현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어의 격교체”(고광주)는 중간동사 구문, 목적어 있는 피동문, 목적어 인상 구문(복합술어 구문), 주어 인상 구문(예외적 격 표시 구문), 장형 부정 구문 등 국어에서 두루 나타나는 격교체 현상을 다루었다. 여기서는 국어의 격교체가 일정한 통사구조와 조건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표면적인 현상이며, 개별 서술어의 특정한 의미와 관련되는 어휘의미구조 또는 어휘통사구조의 특징에 바탕을 두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3.1.2.
  특정한 격 또는 조사와 관련한 연구에서는 주로 문 접속과 구 접속, 또는 공동격과 비교격 등으로 구분해 오던 조사 ‘와/과’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다. “와/과의 통사와 의미에 관한 몇 가지 문제”(이선웅)은 ‘와/과’에 의한 문 접속이 연결어미 ‘-고’로 이어지는 복문 구성에서 도출된다는 것은 통사론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하면서, 구 접속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른바 대칭서술어 구문에 통합하는 ‘와/과’도 공동격으로 해석하여, 결과적으로 ‘와/과’는 구 접속과 공동격조사로서의 기능을 지니는 것으로 보았다. “국어 접속 명사구의 통사 구조와 의미”(박호관)는 조사 ‘와/과’로 실현되는 명사구를 보충어 명사구(‘동사의 항가에 따라 직접지배를 받는 명사구’)와 접속 명사구(‘핵명사의 지배를 받는 명사구’)로 구분하고, 특히 접속 명사구는 통사적으로 이중 구조를 갖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러한 구조상의 차이는 의미적인 차이와 관련되는데, 특히 접속 명사구의 조사 ‘와/과’는 명시어 위치에서 공동나열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한편, “여동 구문의 기저적 양상”(김영희)은 조사 ‘와’를 동반하는 이른바 여동 명사구가 통합된 구문(‘여동 구문’)을 접속 구문과 비교하여 서로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살폈다. 즉, 두 구문의 기저 구조가 여동 구문으로서의 ‘산이가 철이와 다툰다.’는 ‘[S[NP산이i가][S'[NPPROi와 철이와][VP다툰다]]]’로, 접속 구문으로서의 ‘산이와 철이가 다툰다.’는 ‘[S[NP산이와 철이와가][VP다툰다]]’로 달리 설정되는데, 여동 구문은 선행 명사구와 동지표적인 PRO가 여동 명사구와 구 접속을 이루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동 명사구는 공범주 PRO를 매개로 하여 명사구와 긴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동사와의 관계에서 보족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였다.
  한편, “조사 “가”의 의미”(고석주)는 전통적으로 주격을 표시한다고 보는 조사 ‘가’를 격조사가 아니라, 발화 상황에서 사태와 관련될 수 있는 개체들 중의 하나를 선택 지정하는 의미를 지닌 양태 조사로 해석하였다. 여기서는 조사 ‘가’가 필수적으로 나타나야 하는 환경(‘배타적 맥락, 수사 의문문, 선택 구문’)과 실현될 수 없는 환경(‘부정대명사, 유일성 전제 맥락, 부정 극어 구문, 심리형용사 구문’), ‘가’의 유무에 따른 의미 해석의 차이 등을 통해 이러한 주장을 검증하고 있다. 한편, “조사 '를'의 의미와 기능에 대하여”(장미라)는 ‘를’의 문제를 다루었다. “한국어 호격명사구와 종결어미에 대하여”(김양진)는 상대높임의 등급과 관련되는 종결 어미와 일치 관계를 지니는 호격 명사구의 특성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문장을 서술어를 중심으로 하는 논항 체계가 아니라 문종결 표지를 중심으로 한 발화 단위로 규정하고, 기능요소 F(inal)가 호격을 할당하며, 호격이 할당된 명사구는 문장 내 기능요소의 특성에서 필수성분이 된다고 주장한다.
  국어 조사를 재구성하여 기술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한국어의 체언과 조사기술에 대하여”(전수태)는 문법 규칙을 최대한 간단하게 하면서 암송을 통한 규칙의 습득을 목표로 하는 파니니 문법의 기술 방식을 원용하여 국어의 조사 체계를 재정립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국어의 조사를 격조사, 보조사, 접속조사, 감탄조사로 대별하고, 이들의 규칙을 암송에 편리한 형식으로 재구성하였는데, 격조사의 경우 주격, 대격, 구격, 처격, 자격(資格), 교격(較格), 동격(同格), 변격, 인격(引格), 속격, 호격, 보격 등으로 구분하는 점도 특이하다.
  한편, <북한 「토」 문법 이론의 발전 과정에 대한 연구>(김남돈)은 학위논문으로, 북한 문법의 특성을 반영해 주는 이른바 ‘토’에 대해 북한의 언어 이론의 전개와 관련하여 분석하였다. 이 논문의 내용은 주요 목차로 보면, ‘북한 ‘토’ 문법과 관련한 기본 문제, ‘토’ 문법 이론의 발전 과정(제1기(1945~1954):형태 조성의 접후사, 제2기(1955~1969):문법적 형태를 조성하는 형태부, 제3기(1970~1980):문법적인 뜻을 나타내는 형태부, 제4기(1981~1990):문법적 형태를 나타내는 교착물)’로 기술하였는데, 단순히 북한의 문법서에 나타난 ‘토’의 개념과 갈래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사회의 특성과 관련하여 분석하고 있음이 돋보인다.

  3.2. 논항과 동사구문

  논항과 동사구문의 문제에서는 논항 또는 보충어 (보어)와 부가어의 구분, 개별 동사 또는 동사류 구문의 특징에 대한 연구가 두드러졌다. 특히 논항과 동사의 문제에서 연어에 관한 논의가 심도있게 제기된 점이 주목된다.

  3.2.1.
  논항의 설정과 관련하여, “국어의 보충어와 부가어 판별 기준”(박철우)은 통사론적으로 보충어는 머리 성분에 필수적인 요소이고 부가어는 머리 성분에 수의적인 요소이며, 의미론적으로는 보충어는 머리 성분의 의미를 완전하게 해 주고 부가어는 의미에 제한을 주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보충어를 명사의 보충어와 동사의 보충어로 나누고, 동사 보충어의 의미역과 격조사, 생략과 포합, 미실현 등의 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경동사 ‘하다’의 두 가지 보어”(김창섭)는 이른바 경동사 ‘하다’를 접미경동사(‘X하다’)와 타동경동사(‘X(를) 하다’)로 나누어 X를 각각 ‘하다-語根句’와 ‘하다-名詞句’라 하고, 일반 명사구와 구별되는 이들의 문법적 특징을 기술하였다. 여기서 어근구의 범주를 V^라 하여, 접미경동사가 결합된 ‘문법을 설명하다’는 ‘[[문법]N]NP을 [[[설명]N]RP [하]V[+SUFFIX]]V^]VP’로, 타동경동사가 결합된 ‘(문법) 설명을 하다’는 공범주가 포함된 ‘[[[설명]N]NP을 [[e=[설명]N]RP [하]V[+SUFFIX]]V^]VP’로 설정하여 구분하였다. 한편, “국어 내포 보문의 논항 구조”(유승섭)는 이른바 보조용언 구문이 ‘할아버지께서 손자에게 [e 책을 읽어] 주셨다.’와 같이 본용언을 서술어로 하는 보문(동사구 보문, 부사절)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하나의 사건이나 명제를 나타내는 내포절이 보조용언의 논항이 된다는 것이다.

  3.2.2.
  개별 동사 또는 동사류 구문의 연구에서, 우선 <국어의 인지 동사 연구­통사적·의미적 특성을 중심으로­>(변정민)는 학위논문이며, 이와 관련한 “인지 동사의 범주”(변정민)는 인지동사가 행위의 내면성과 심리적 과정성 등의 의미적 특성과 ‘-을 -으로’나 ‘-다고’ 형식의 구문적 특성으로 실현된다고 보며, 이에 해당되는 어휘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인지 동사의 구문 연구”(변정민)는 인지동사 구문은 주체와 대상을 기본 구성요소로 하는데, 주체는 경험주로서 유정성을 띠며, 인지 대상은 사실이나 사태, 명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를’이나 ‘-로’ 명사구, ‘-음’ 명사절, 인용절, ‘-게’ 부사절로 실현된다고 하였다. 또한 인지동사 구문은 시간 부사어나 지속의 보조용언 ‘-고 있다’와 생산적인 호응 관계를 보이며, 부정 표현은 장형 부정과의 호응 관계가 높이 나타나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한편, “국어의 “어렵다”류 구문 연구”(고광주)는 주격과 목적격의 교체가 나타나는 ‘어렵다’ 구문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여기서는 이러한 교체 현상이 명사구 이동이나 복합동사 형성 등의 통사적 절차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논항구조로부터 실현되는 것으로 주장한다. 따라서 ‘어렵다’는 어휘적으로 두 가지 논항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이 서로 다른 표면구조로 나타나는 것이 된다.
  “국어 소유 상태 구문의 실현 양상­‘있다, 가지다' 구문을 대상으로­”(장미라)는 소유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와 ‘가지다’ 구문을 중심으로 소유 구문의 설정 가능성과 그 차이를 논의하였다. 즉, ‘있다’ 구문은 존재 구문에서 처소의 자리에 인간성 명사가 오면서 소유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능동적 참여가 가정되지 않는 소유 상태를 표현하는 데 비해서, ‘가지다’ 구문은 행동과 결과 상태가 복합적으로 실현되며 소유주의 의도성이 드러나는 것으로 구별된다는 것이다. “분리동사 {자르다/베다} 구문의 인지언어학적 분석”(전정미)은 ‘자르다/베다’ 구문은 기본적으로 ‘행위자가 도구로 피영향자를 자르다/베다’의 구조를 이루어 의미적으로 피영향자의 본래 모양이 분리되는 사태를 뜻하는 점에서 공통되나, 무엇이 윤곽으로 나타나는가에 따라 ‘자르다’는 결과가 두드러지고 ‘베다’는 과정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구별되는 것으로 보았다.
  “학교문법에서의 “이다” 처리 재고”(유혜령)는 ‘이다’의 문법적 성격에 관한 앞선 논의들을 검토하고, 독립적인 용언의 하나로 처리할 것을 제안하였다. 여기서는 접사설이나 계사설, 조사설, 용언설 등의 문제를 기술하면서, 결론적으로 ‘이다’는 어휘적인 의미가 약한 관계 시인 또는 관계 긍정의 의미를 실현하는 일종의 용언으로 해석하는데, 그러나 용언의 분류 체계에서 어디에 속하는지의 문제는 과제로 남겨 놓고 있다. 한편, “형식동사 “이다”의 문법”(김의수)은 ‘이다’가 실질동사나 접사가 아니라 문장의 서술양식 구현을 위해 소용되는 형식동사(dummy verb)라고 보았다. 이러한 ‘이다’의 통사적 특성에서 형태·음운적인 의존성이 유발되어 구개음화와 같은 형태소 경계에서의 음운변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정의 ‘아니다’는 부사 ‘아니’가 ‘이다’와 결합한 것으로 통사적 부정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한국어의 용언 반복 구문­용언의 가시적 이동을 위한 또 하나의 근거­”(최기용)는 ‘만나기는 만났다’와 같이 용언의 어간이 반복되는 용언 반복 구문이 통사부 분석의 한 근거가 을 논의하였다. 즉, 반복되는 용언 형태 중 어느 하나는 다른 한 쪽에서 복사된 허사이며, 이런 점에서 용언 반복 구문은 이동의 복사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어의 이차 서술어 구문 연구”(양정석)는 서술화(predication)의 본질과 역할을 살피고, 국어에서 이차 서술어(‘정식으로 절을 이루지 못하는 서술어’) 구문의 범위와 특징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정규적인 이차 서술어 구문, 목적어 한정 구문과 주어 한정 구문, 이차 서술어로서의 연결어미 절, 예외적 격 표시 구문, 결과 구문과 처소교차 구문, 판정 구문, 외치 구문 등을 대상으로 이들에서 서술화 원리가 적용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또한 “處所交叉構文의 해석과 相 역할”(홍윤기)은 이른바 처소교차구문에서 나타나는 전체/부분의 의미 차이를 상 역할과 상황유형의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즉, 처소교차구문은 타동사적인 것과 이에 대응되는 자동사적 구문은 완성상황유형에 속하고, 타동사적 구문이 대응되지 않는 것은 순간상황유형에 속하며, 후자의 경우 서술어에서 전체적 점유의 의미가 드러날 때에는 성취상황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구별된다는 것이다.

  3.2.3.
  연어와 관련하여, “한국어 연어의 개념과 그 통사·의미적 성격”(임홍빈)은 연어의 성격을 어휘소와 어휘소 사이의 이항적이고 우연적인 의존 관계로 해석하였다. 즉, 연어 관계는 두 어휘소 사이의 문제이며 문법적인 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연어 관계는 단순한 공기 관계와 다르며, 연어핵(‘선택의 중심이 되는 것’)과 연어변(‘선택되는 것’)도 문법적인 공기 관계와 동일하지 않다고 본다. 즉, 연어 구성에서 연어핵과 연어변은 어휘적인 단위처럼 기능하기도 하여, 연어가 의미역을 요구하기도 하고, 연어 구성요소의 어느 하나가 대용되는 구성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연어는 어휘적 연어와 문법적 연어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문법적 연어는 그 구성이 어휘-통사적 특성으로 파악되지 않는 특수한 부류로만 한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3.3. 양화사, 대명사, 부사

  3.3.1.
  “양화 명사구와 조응에 관한 연구”(이영헌)는 ‘책 한 권’과 같은 명사의 수량 구성을 ‘책’과 ‘한 권’의 두 개의 독립적인 명사구로 분석하여, 두 개의 명사 ‘책’과 ‘권’이 선행어와 조응어 관계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고추 두 개/그루’처럼 ‘고추’가 열매로 해석되거나 나무로 해석될 수 있는데, 조응어의 성격에 따라 선행어의 내포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은 ‘권, 개, 그루’ 등이 명사를 의미적으로 부류화하는 분류사(classifier)로서의 기능을 지닌다는 점과 관련된다.
  “호칭·지칭어와 2인칭 대명사의 사용과 화자-청자의 관계”(유송영)는 호칭어 또는 지칭어가 2인칭 대명사 ‘당신, 자네, 너’ 등과 함께 쓰이는 양상을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서 분석하였다. 즉, 동일한 담화 맥락에서 호칭어 또는 지칭어와 2인칭 대명사 사이에는 화자와 청자의 상관적 관계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며, 특히 이 때 화자와 청자의 관계도 한 가지로만 설정되지 않는 것이다. “대명사 “서로”의 용법과 의미”(김영희)는 ‘서로’가 통사적으로 단문 안에서 선행사와 동일한 격을 부여받는 강조적 용법과 선행사와 다른 격을 부여받는 재귀적 용법으로 구별되며, 의미적으로는 다의적으로 교호성과 각자성을 지니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그리고 강조 대명사로서의 ‘서로’와 재귀 대명사로서의 ‘서로’가 중복될 때의 공존 제약을 분석하고 있다.

  3.3.2.
  부사와 관련한 연구는 정도부사와 부정의 양태부사가 주목을 받았다. “국어 정도 부사의 하위분류”(홍사만)는 정도부사를 가로 관계(‘후행하는 피한정어와의 공기 관계’)와 세로 관계(‘어휘 항목에 대한 등급 관계’)에 따라 하위분류하였다. 즉, 정도부사를 정도의 눈금을 매기는 부류(‘매우, 아주’ 등)와 정도를 비교하여 차이를 표시하는 부류(‘훨씬, 가장’ 등)로 구분하고, 전자는 1~4등급으로, 후자는 최상등급과 1~3등급, 무등급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어 정도 부사의 피한정어 연구”(홍사만)은 정도부사와 피한정어와의 공기 관계를 다루었다. 한편, “정도부사의 범주화 기준에 대하여”(신지연)는 정도성의 개념과 수식 대상을 한정하여 정도부사의 범주를 정하는 기준에 대해 논의하였다. 여기서는 정도성을 정도의 강하기를 나타내는 성질로 기술하며, 수식 대상은 상태동사와 같은 어휘 범주가 아니라 이들이 지니고 있는 의미 자질로서의 상태성이라고 해석하였다. “부정 양태 부사의 통사·의미적 특성”(김선희)은 부정 표현과 호응하는 ‘도무지, 도저히, 좀처럼, 통, 별로, 영, 썩’ 등의 통사·의미적인 특성을 기술하였다. 즉, 이들 부정의 양태부사는 어미와의 호응이 없어 양태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으로, 어떤 사태가 화자의 주관적인 기준에서 어긋나거나 어떤 원인에 의한 불가능성, 상반성, 미흡함 등의 심리적인 태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한편, “부사성”의 문법적 의미”(민현식)은 규범 문법의 기술에서 문법 범주에 대한 인식의 통일과 관련하여 부사형어미와 부사절, 그리고 부사에 관해 논의하였다. 여기서 규범문법의 체계에서 연결어미(대등적, 종속적, 보조적)는 부사형어미로, 그리고 대등절과 종속절은 부사절로 설정될 수 있으며, 접속부사의 문장성분을 부사어로, 이른바 체언수식부사를 부사가 체언 앞에서 관형사로 통용되는 것으로 기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3.4. 문법범주

  문법범주와 관련된 연구는 피·사동, 시제와 상, 높임, 문장종결, 부정 등의 영역이 주로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3.4.1.
  국어의 사동과 관련하여, 사동을 의미구조로 해석하는가 또는 통사구조로 해석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선 “사동문 피사역주의 격표지 중첩에 관한 문제”(연재훈)는 국어에서 사동문에서 피사역주의 격표지가 문법 관계의 위계를 통해 설명하거나 동일한 격표지로 실현될 때 이를 문법 관계의 중첩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였다. 그것은 피사역주의 격표지는 의미적인 차이와 관련되어서 통사적 관점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사역형의 통사적 분석”(정은경)은 최소주의 이론에 기초하여 국어의 형태적 사동과 통사적 사동을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이들이 모두 통사부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어휘적 사동은 하나의 시제 자질을 갖지만, 통사적 사동은 두 개의 시제 자질을 갖는다는 점에서 두 가지 사동의 차이가 비롯되는 것이라 하여, 시제 자질의 차이인 통사적 구조로 사동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편, “‘-시키-’동사의 유형과 국어의 사동문”(김성주)은 일반적으로 문법적인 사동법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되어 온 ‘-시키-’가 붙은 형식을 구분하여 이들이 사동적인 양상을 살폈다. 여기서 ‘-하-’가 붙는 동사와 대응하여 형성된 ‘-시키-’ 동사를 세 가지 부류, 즉 사동구조를 지닌 사동사로 기능하는 것(‘구경시키다’류), 사동구조 또는 ‘-하-’ 동사와 동일한 구조를 이루는 것(‘녹음시키다’류), 사동구조를 지니지 않는 것(‘자극시키다’류)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국어 사동 구성의 '을/를' 중출에 대하여”(최형용)는 사동구조에서의 이중목적격의 문제를 다루었다.
  피동과 관련하여, “접미사 피동문의 능동주 표지에 관한 연구”(이정택)는 접미사 피동문에서 능동주의 표지로 ‘에게’와 ‘한테’, 그리고 ‘에’, ‘에 의해’가 선택되어 나타나는 분포와 그 원리를 규명하였다. 즉, ‘에 의해’는 여격이나 처격이 충돌이 일어나거나 피동문의 주어가 무정물이고 능동주가 유정물일 때, 그리고 의미가 유표적으로 실현될 때 ‘에 의해’가 선택되는 것으로, 이미 피동문의 능동주 표지로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3.4.2.
  상과 관련한 논의는 통합적 해석하는 견해와 분리적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있었다. 우선 동일한 필자의 “완료 지속과 미완료 지속의 상 해석 원리”(이영민)와 “현대 국어의 지속상에 대한 연구”(이영민)는 국어의 지속상을 완료 지속상과 미완료 지속상으로 구분하고, 전자는 ‘-어 있-’과 ‘-고 있-’에 의해 종결점이 가시화되며, 후자는 ‘-고 있-’에 의해 내적 단계가 가시화되는 것이라 하여 이들을 통합적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두 가지 구성이 분포상 제약되는 환경의 공통 특성을 [국시성]으로 일반화하며, 이들이 완료 또는 미완료의 의미가 산출되는 원인을 살피고 있다. 이에 비해 “국어의 진행상과 결과상 표현에 대하여”(신수송·최석문)는 ‘-어 있-’으로 표현되는 결과상의 의미론적 제약을 다루었는데, 진행상(‘-고 있-’)은 단순히 시간적인 지속을 나타내지만, 결과상(‘-어 있-’)은 시작점과 종결점이 있으며 그 결과가 반드시 수반되는 사태변화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구별되는 것으로 본다. 그리하여 결과상은 서술어가 사태변화를 나타내고, 그 변화가 가시적으로 존재하며 논항의 속성변화에 의해 확인될 수 있는지에 의해 문법성이 결정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관형사형 어미 ‘-(았)던’의 의미에 대하여”(이필영)은 ‘-(았)던’이 시점시(과거의 인식적 경험시)를 기준으로 관형절의 사태에 대한 시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즉, ‘-(았)던’에서 ‘-던’이 시점시를 나타내는데 이것은 기준시(발화시나 주절의 사건시)에 선행하거나 일치하며, 그 앞에 놓이는 Ø는 현재, ‘-았-’은 과거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Ø던’은 언제나 지속성을 띠고 ‘-았던’은 대과거적인 완결성을 띠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현대한국어의 상에 대하여”(무라타 히로시)는 국어에 상 범주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이것이 일반상:계속상의 대립 구조를 이룬다고 하였다. 여기서 계속상(‘하고 있다’형과 ‘해 있다’형)은 일반상(‘한다’형)을 전제로 하는데, 전자는 계속성을 명확히 하는 데 비해서 후자는 계속성에 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앞선 연구는 후자를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었다고 비판한다. “목적어와 상”(오충연)은 문장에서 표현되는 상은 주어만이 아니라 명사구 성분 전체에 걸치는 복합적인 대상을 가진다고 본 것이 특징이다. 그리하여 주어에 표시하는 상을 외현상, 보충어들에 표시되는 상을 내재상이라 구분하는데, 따라서 목적어는 내재적 상으로 표시되고 서술어에 조응되는 상적 지표를 갖는다는 것이다.

  3.4.3.
  높임법과 관련하여, 상대 높임의 등급과 주체 높임의 대상이 주요한 문제가 다루어졌다. 우선 “청자 대우법 문말어미 교체의 허가 원리 연구”(김의수)는 동일한 화자와 청자 사이의 상대 높임법의 등급이 교체되는 현상을 담화 차원의 맥락에서 주어질 수 있는 일종의 형식화될 수 있는 허가 원리로 기술하였다. 그리고 이 원리에 의해 상대 높임법의 등급에서 교체의 폭이 제한되거나 제약되는데, 이것은 또한 심리적이거나 사회적인 요인, 서법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다는 것이다. “국어 청자높임법에서 낮춤법 설정의 허실”(김태엽)은 상대 높임법이 높임과 낮춤의 대립이 아니라 높임과 안높임의 체계로 설정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상대 높임이 실현되는 종결어미에서 낮춤의 등급을 실현하는 형태와 간접인용절에서 높낮이가 중화된 중간 등급의 형태가 존재하지 않음을 들었다. 또한 높임과 관련되는 어휘는 높임과 안높임으로 대립되며, 2,3인칭 대명사에 낮춤형이 없다는 어휘적인 체계, 높임과 안높임의 체계로 존재하는 주체 높임법과 객체 높임법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한편, 주체 높임과 관련하여, <현대국어 선어말 어미 ‘-시-’에 대한 연구­의미·기능, 관련 구문의 구조를 중심으로­>(박석준)는 학위논문으로, ‘-시-’의 의미 기능과 그것이 존대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시-’에 의한 주체 높임에 대해 전면적으로 논의하였다. 이 논문은 목차의 주요 항목으로 정리하면, ‘‘-시-’와 관련한 기본적인 논의, ‘-시-’의 의미와 기능에 관한 논의(주체 존대, 호응·일치 기능, 경험 절차, 사회적 지시 기능, 서술 대상의 주관화), 국어 문장 유형에 따른 ‘-시-’의 결합 양상(호응, 여격 존대 구문, 주격 중출 구문, ‘이다’ 구문, 관형어를 가진 문장, 이어진 문장, 보조용언 구문), 문법외적 현상으로 ‘-시-’가 사용되는 양상(규범적 용법과 비규범적 용법, 말할이의 의도와 의향, 문법외적 용례에 대한 해석)’으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여격어를 존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 문장의 통사 구조”(박석준)는 ‘선생님에게 돈이 있으시다.’와 같이 선어말어미 ‘-시-’가 주어가 아니라 여격어를 존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구문의 통사구조를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앞의 예의 경우 ‘[[[선생님i은 [(선생님i에게) 돈이 있]으시]다]]’를 기저로 하며, 따라서 선어말어미 ‘-시-’는 상위문의 주어를 존대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비해서 “‘시’의 존대 대상에 대하여”(양영희)는 주체 높임 표지로 이해되어 온 선어말어미 ‘-시-’의 높임 대상을 담화 맥락에 존재하는 화제의 중심 인물로 규정하였다. 여기서는 ‘그 색깔은 어머님께 잘 받으신다.’나 ‘거기가 어디신가요?’ 등의 예에서처럼 ‘-시-’의 존대 대상이 전통적으로 인정되어 온 것처럼 문장에서 실현되는 주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담화적인 차원과 관련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3.4.4.
  문장종결법과 관련한 논의는 의문법과 융합형의 종결형식, 그리고 통신언어에서의 양상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우선 “한국어 의문문의 실현 방법과 그 언어 유형론적 특성­구어 자료를 대상으로­”(권재일)는 의문문은 문어보다 구어에서 더 많이 사용되며, 특히 ‘-습니까, -니’ 등과 같은 고유한 의문형어미보다는 ‘-어, -지’ 등의 이른바 범용 어미에 의한 실현 빈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하고, 이것을 의문문 실현 방법의 역사적인 변화에 의한 결과로 보았다. 또한 의문문은 의문사의 유무로 구별되거나 특히 범용 어미에 의한 의문문은 오름억양에 의해 변별되는 것으로 하여, 국어 의문문 실현 방법의 언어유형론적 특징을 굴곡적 방법과 운율적 방법, 어휘적 방법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가}계 의문 종결 형식의 구조”(이유기)는 ‘-가’와 ‘-고’가 구성하는 해라체의 ‘-(으)냐, -(으)랴, -냐’, 해라체와 하게체의 ‘-(으)ㄴ가, -(으)ㄹ까, -(으)ㄴ고, -(으)ㄹ꼬’, 합쇼체의 ‘-습니까, -습디까’ 등의 형태구조와 통사·화용적 기능을 살폈다. 특히 여기서는 의문조사로 기술되던 체언 뒤의 ‘-가, -고’를 계사가 탈락한 종결어미로 기술한 점이 주목된다.
  한편, “융합씨끝 ‘-다지, -으라지’에 대하여”(김수태)는 종결어미 ‘-다, -으라’에 또 다른 종결어미 ‘-지’가 융합된 형태 ‘-다지, -으라지’의 통사·의미적인 특징을 기술하면서, -다지’는 발화된 명제의 사실성을 확인하거나 알지 못함의 의미로, ‘-으라지’는 빈정거림이나 마음쓰지 않음의 의미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이들 융합형은 외형적으로 인용의 형식 ‘-고 하-’가 생략된 형태와 동일하지만, 선어말어미의 결합이나 통사·의미적인 양태에서 서로 구분됨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국어의 안맺음씨끝 ‘-니-’에 대하여”(조규태)는 ‘하느니라’에서 나타나는 비종결어미 ‘-니-’의 형태 결합 양상과 문법 기능을 분석하였는데, ‘-니-’와 ‘-ㄴ-’의 이형태가 존재하며, 화자가 청자에게 명제를 단정지어 일러 주고자 할 때 쓰이는 단정법의 문법 기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통신 언어 문장종결법의 사회언어학”(이정복)은 통신 언어를 일상어와 다른 독자적인 체계를 지닌 일종의 변이어로 보고, 그것의 문장종결법을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통신 언어는 서술어나 종결어미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종결어미가 부호나 기호, 문자, 숫자 등으로 변형되어 쓰이는 점을 밝혔는데, 이 또한 통신 이용자들의 세대나 성, 텍스트의 특성, 화자의 태도와 목적, 통신 언어의 영역 등의 변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3.4.5.
  부정법과 관련하여, “부정문의 중의성에 대하여”(김준기)는 부정문의 중의적 현상을 동일한 문장이 상보적 분포 관계를 이루는 상반된 두 개의 의미로 해석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양상을 살폈다. 즉, 반의관계의 부사나 양화사가 있거나, 극성을 지닌 보조사나 {+의도] 속성을 지닌 연결어미가 있을 때, 또는 내포문의 생략이 가능한 경우의 부정문에서 중의적인 해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3.5. 문장성분, 문장의 구성

  3.5.1.
  문장성분과 관련한 논의는 이중 주어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다. 우선 “주격 중출 구성에 대하여”(최형강)는 두 개의 주격 명사구의 특성을 생략 가능 여부와 사동 구성 여부를 통해 주격 중출 구성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논의하였다. 즉, 선행 명사구(제1주격)는 생략될 수 있으며 사동 구성에서 '을/를'명사구로 나타날 수 있는 피사동주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후행 명사구(제2주격)는 이러한 특징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음을 논의하고, 전자와 같이 사동 구성에서 ‘을/를’의 피사동주가 되는 것은 주동에서 주어에 해당하고, 후자와 같이 사동 구성에서 '을/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주어가 아니라 보어에 해당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런데 “한국어 명사구의 이중구조와 명시소 이동”(박호관)은 격 중출 구문을 대상으로 명사구의 통사구조를 계층적 층위에 따라 지정어와 명시어의 이중구조로 설정하였다. 그리하여 중출된 명사구 중 하나는 이른바 명시소 이동에 의해 명시어가 지정어의 위치로 이동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지정어 자리에 나타나는 ‘은/는’과 ‘을/를’은 구조격 조사라 하였다. 한편, “국어 중주어에 관한 최소주의적 접근­강도출론­”(임채경)은 최소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국어의 이중 주어의 생성 과정을 분석하였는데, 이른바 전체-부분, 비분리소유, 주격목적어의 속성을 지닌 이중 주어 구문을 확대투사원리를 인정하지 않는 강도출론자의 가설에 따라 해석하였다.
  “문장 성분 분류 試論”(이정택)은 문장성분을 주성분, 부속성분, 독립성분으로 나누는 앞선 견해를 비판하고, 서술어와의 관계를 기준으로 일차, 이차, 삼차 성분으로 구분하였다. 여기서 일차 성분은 주어와 목적어 보어, 일차 부사어 등 서술어와 일차적인 관계를 갖는 성분과 서술어이고, 이차 성분은 관형어와 이차 부사어, 삼차 성분은 독립어(문장 수식어, 대등접속절, 접속부사)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3.5.2.
  복문의 형성과 관련한 연구는 부사절 설정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서술절이나 관형절에 관한 논의도 있다. 우선 “국어 부사절 범위에 대한 여러 견해와 그 한계점”(이관규)은 국어 문법에서 부사절의 설정과 관련한 논의들을 살피고, 부사절이 대등절과는 구분되지만 종속절과 같은 궤도에 속한다고 해석하였다. 즉, 국어의 복문 구성에서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은 수평적으로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과 구분되며, 내포적인 부사절로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 부사절과 접속문 체계 다시 보기”(박소영)는 접속을 단어, 이은말, 절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넓은 개념이라 하여, 이를 대등적인 것과 종속적인 것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국어의 복문 구성에서 대등 접속과 종속 접속이 별개로 존재하며 부사절도 따로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속 접속문은 부사어로 범주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사절과의 관련성이 인정되지만, 부사절은 ‘-게, -도록, -듯이’ 등의 한정된 형태의 부사형어미로만 실현되는 것으로 보았다. “부사형 어미와 접속어미”(유현경)는 국어의 비종결어미 체계에서 논의되어 온 부사형 전성어미와 접속어미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어말어미 체계의 재정립을 시도하였다. 여기서는 전성(내포)과 접속이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전성은 비종결어미의 기본적인 기능이고 접속은 일부의 비종결어미가 지닌 기능으로 해석하는데, 그리하여 국어의 어말어미는 종결어미와 비종결어미(전성어미)로 구분되고, 전성어미는 [-접속]의 명사형어미, [+접속]의 부사형어미와 관형사형어미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사형어미는 절을 수식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기존의 대등접속어미와 문장수식부사절 어미를 [+절수식]으로, 성분수식부사절 어미와 보조적 연결어미를 [-절수식]으로 구분하는데, 결과적으로 접속은 어말어미를 분류하는 기능적인 개념이며, 따라서 접속어미는 따로 설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어미 ‘-다고’의 의미와 용법”(유현경)은 ‘-다고’를 부사형 어미로 규정하고, 서술어의 의미구조에 따라 필수적 부사절 또는 원인의 부가어 자리에 쓰인다고 기술하였다. 즉, ‘-다고’는 [정보 전달]을 기본 의미로 하여 부사절을 이끄는 것이며, 따라서 국어에서 인용절의 설정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현대 국어 ‘-게’ 어찌마디의 통어적 연구”(허원욱)는 ‘-게’ 부사절의 상위문과 내포문에서 나타나는 서술어의 제약과 주어 제약을 다루면서, ‘-게’ 부사절의 상위문과 내포문 모두 ‘이다’가 결합된 서술어가 제약되며, 내포문의 서술어에는 상당수의 형용사가 제약됨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내포문의 주어는 서술어의 품사적 특징에 따라 상위문의 주어 또는 목적어 사이의 동일성이 제약이 될 수 있음을 기술하였다.
  “한국어 내포절의 범주 설정에 대하여”(김인택)는 국어의 내포절을 다른 통사 단위들의 범주와 맞추어, 즉 절 범주가 구나 단어(품사) 범주의 구분과 대응 관계를 이루도록 하여 명사절, 관형사절, 부사절, 동사절로 체계를 세웠다. 그리고 형성 과정의 특징으로 명사절과 동사절이 성분 대입 요소에 해당하고 관형사절과 부사절은 성분 확장 요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분하였다. “안긴마디 특성과 풀이마디”(김인택)는 서술절 설정의 타당성을 논의하면서, 이에 대한 근거로 이른바 서술절의 주어-술어 구성이 단일 서술어와 대치되거나 보통등위화(동일한 기능의 성분끼리의 접속)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특히 서술절 표지를 Ø로 설정하는데, 그것은 서술절의 위치가 문장의 종결부에 있어서 서술절 표지가 동사 어간과 어미 사이에 끼어들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관형절의 한 유형에 대한 연구”(김지은)는 관형절 구성에서 관계절과 동격절 외에 연계절을 세웠다는 데 특징이 있다. 여기서 이른바 연계절은 ‘비가 그친 뒤에 무지개가 떴다.’에서의 ‘뒤’와 같이 관형절이 뜻하는 사태를 의미적으로 범주화하는 일부 명사류를 머리명사로 하는 관형절로서, 관형절이 주절에 대하여 원인이나 이유, 조건, 목적, 기준 등으로 긴밀하게 연계된다는 것이다. 특히 관형사형어미의 시제에서 관계절과 동격절은 발화시나 모문의 사건시를 기준으로 하지만, 연계절은 보문명사로 범주화되는 사태를 기준으로 하여 관형절의 시제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3.6. 문법화

  문법화와 관련한 논의는 보조용언이나 의존명사가 주 대상이 되었다. 우선 “{어 가지고}와 관련된 문법화 현상에 대하여(1, 2)”(범금희)는 설화 자료에서 ‘-어 가지고’와 ‘-어서’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 기능에 따라 통계적으로 처리하여 ‘-어 가지고’의 문법화 과정을 기술하였다. 즉, 이 두 가지 형태는 유사하면서도 서로 구분되는 기능을 지니는데, 이것은 문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층 만들기 현상으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매인 이름씨 “뿐”의 문법화”(채영희)는 명사 뒤에 오는 ‘뿐’이 조사 ‘만’과 의미가 유사하여 명사 외에 부사 뒤에도 붙으면서 조사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듯’과 ‘듯이’의 발달에 대하여”(송복승)는 ‘철수가 이해한 듯/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에서 ‘듯’과 ‘듯이’가 어휘적 속성에서 문법 형태로 문법화되어 가는 과정을 기술하였다. 여기서 이들의 문법화를 3단계(의존명사 단계­접어 단계­어미 단계)로 구분하고, 특히 접어 단계는 의존명사로서의 성격과 함께 부사절을 이끄는 복합적 성격의 단계로 해석하였다. “종결어미 ‘-ᄅ게’의 통사적, 의미적 정보”(안주호)는 종결어미 ‘-ㄹ게’가 보문소와 의존명사, 용언 활용형 등이 결합하여 형태·통사적인 구성을 이루다가 형태적으로 융합하여 종결어미로 굳어지는 과정을 문법화의 관점에서 기술하였다. 즉, 어미 ‘-ㄹ게’는 문법화를 통해 1인칭 주어, 동작동사, -완료, 서술문, -대용성 등의 통사적 정보를 갖게 되었고, 의미적으로는 ‘청자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약속하는 정보를 지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문법화의 단계성에 대한 고찰”(김용경)은 문법화의 단계를 단선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비판하고 다선적인 모델을 제시하였다. 즉, 문법화는 의미와 형태, 통사에서 복합적으로 일어나며 동시대의 언중들의 언어 사용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다선적 모델이 문법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동인과 규칙, 변화 과정에서의 조정 양상 등을 분명히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에서의 역문법화 현상에 대하여”(안주호)는 문법화의 반대 현상인 역문법화(degrammaticalization)를 다루었는데, 조사에서 부사로 전이된 ‘보다’ 외에, 의존명사가 자립적으로 쓰이는 ‘때문에, 나름대로, 딴은, 뿐만 아니라’, 그리고 접미사에서 2인칭 대명사의 기능으로 전이된 통신어에서의 ‘님’과 청소년어에서의 ‘짱’ 등을 국어의 역문법화 또는 어휘화로 예시하고 있다.

  3.7. 연구 영역의 확대

  통사론 분야의 연구에는 문장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 형태나 문법범주의 기능을 논의하는 것 외에, 앞선 연구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전망하는 과제도 있었다. 또한 담화적 차원에서 문장의 구성을 분석하거나 국어의 정보 처리, 다른 언어와의 대조 분석 등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다.

  3.7.1.
  통사론 연구의 회고와 전망으로, “국어 통사론 연구의 오늘과 내일”(홍종선)은 국어 통사론 연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기술하면서, 보어의 범위, 부사절의 설정, 격 중출 등과 같은 학교 문법의 문제와 함께 용어의 통일, 북한 문법 연구 성과의 수용, 문형의 체계 설정 등에서 미흡하였음을 지적하고, 특히 국어 전산화를 위한 통사론의 기반 구축, 형태론이나 음운론 등의 타 언어학 영역의 연구 성과와 일반언어학 이론을 국어 현상을 적절히 기술하도록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언어학 이론의 수용과 국어 문법론 연구의 전개”(홍종선)는 20세기 후반 외래 이론을 수용하면서 전개되어 온 국어 문법 연구의 주요 문제를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전통 문법과 품사 중심 문법론, 구조주의 언어학의 유입과 형태 중심 문법론, 변형·생성문법의 수용과 통사 중심 문법론, 다양한 문법 이론의 원용과 국어 문법론, 국어 문법론 연구의 과제로 구분하여 이 시기 연구의 주요한 성과를 기술하고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문법 연구 50년”(임동훈)은 해방 이후 문법 연구의 동향을 형태 중심으로 구분하여 주요 논점을 기술하면서, 특히 조사(격조사, 특수조사), 선어말어미(경어법, 시제, 양태), 어말어미(종결, 접속과 내포)로 구분하여 앞선 연구를 조명하였다.
  통사론의 특정 영역과 관련하여, “문장에 대한 관점과 해석”(김기혁)은 국어 문법과 북한 문법, 생성 문법, 담화 관점에서 각각 문장이 어떻게 규정되고 논의되어 왔는가를 기술하였다. 즉, 국어 문법 연구에서 의미적인 통일성과 형식적인 종결성을 주요한 문장의 요건으로 해석하면서도, 주-술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 문법의 관점을 수용하여 접속과 내포에 의한 복문 구성이 두 개의 문장으로 구성됨을 분석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굴절 범주를 문장 형성의 중심요소로 보는 핵어 중심 문법의 문장관을 평가하고, 담화 공간을 고려한 문장의 해석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국어의 문장 구성에 대한 연구와 전망”(이관규)은 국어의 복문 구성에 관한 앞선 연구를 명사절과 관형절, 부사절과 인용절, 서술절 등으로 구분하여 특징과 문제를 살피면서, 특히 복문의 체계를 내포연결문과 대등연결문, 혼합 연결문으로 구분하고, 내포연결문은 다시 명사절과 관형사절, 부사절로 구분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한국어 조사 연구의 현황과 전망”(임동훈)은 국어 조사 연구의 현황을 격조사와 특수조사로 구분하여 살피고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하였다. 여기서 격조사는 격의 성격과 범위, 격조사의 하위 분류와 결합 제약, 의미와 기능, 격조사구의 성격, 격조사 관련 구문 등을 다루었고, 특수조사는 명칭, 정의와 분류, 통사적 성격, 의미 등을 주요 논점으로 하였다. “국어 어미 연구의 나아가야 할 방향”(최동주)은 국어 어미에 대한 앞선 연구의 논점을 검토하고 방향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우선 분류 체계를 통하여 어미 연구의 과제를 제시하고, 기능과 문법범주(형태와 기능, 범시언어학적 접근, 체계, 정량적 분석) 통사적 특성(어미의 통사적 지위, 통사구조, 통사범주) 등으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목적어 연구 동향”(유형선)은 목적어와 관련하여 앞선 연구에서 주요한 과제가 되었던 이중 목적어 구문, 격 교체, 주어 상승 등의 문제를 8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국어의 tough구문에 대한 비판적 검토”(고광주)는 ‘영어가/를 배우기가 어렵다.’와 같이 ‘어렵다’로 대표되는 이른바 tough구문의 연구 동향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앞선 논의를 논항의 이동, 서술어의 복합, 서술어의 특이성, 격표지의 부정 등으로 구분하여 앞선 논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살피면서, ‘어렵다’의 두 가지 구문이 변형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기저구조를 갖는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3.7.2.
  담화와 관련하여, “국어 입말 담화의 의문 제기 형식”(이기갑)은 구어의 담화에서 화자가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나타나는 표현인 ‘-느냐 하면, -는고 하니’ 등의 담화적인 특성을 기술하였다. 즉, 이러한 표현은 ‘의문 제기 형식’으로서, 정보에 대한 청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담화적 효과를 발휘하며, 선행 발화의 내용을 부연 설명하는 기능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에는 의문사가 포함되는 ‘뭐냐 하면, 왜냐하면’ 등도 있는데, 이들이 변화를 겪으면서 문법화되어 가는 양상과 함께 통사적 구성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 “국어 입말 담화에서의 인용문”(이기갑)은 국어의 구어체에서 쓰이는 인용문의 특징을 기술하였다. 즉, 구어체의 인용문에서는 인용조사가 쓰이지 않으며, ‘이’나 ‘그’와 같은 지시어가 포함된 지시어가 자주 쓰인다는 것이다.
  “문법 기술을 위한 시점 연구”(신선경)는 시점(視點)을 문법적 현상을 통해 체계화하는 문제를 다루었다. 한 문장에 반영되는 시점은 유동적이지만, 하나의 문장은 하나 이상의 시점에서 서술되며, 동일 층위의 시점들은 중복되어 선택될 수 없고, 화자 시점은 각 층위에서 불이행(default) 시점으로 선택된다는 다중적 시점의 원리로 문장의 서술 시점 선택 양상을 정리하고 있다.

  3.7.3.
  국어 정보 처리와 관련하여, “국어 구문적 공기관계 연구”(박병선)는 구문적 공기 현상을 고려하여 논항 관계에 있는 단어와 서술어의 연어성, 구문구조의 출현 유형을 통계적 기법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도입하여, 동사 ‘말하다’를 중심으로 이와 논항 관계의 성분으로 어휘 사이의 공기 정도를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예시하였다. <국어의 격 교체 구문의 연구­한영 기계 번역 시스템을 중심으로­>(유혜원)은 격 교체 정보를 자질 연산 문법의 틀을 바탕으로 하여 국어 정보 처리를 위한 구문 분석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루었다. 여기서 국어의 다양한 격 교체 현상을 구조격-구조격, 구조격-본유격, 본유격-본유격 등의 격 체계에 따른 교체와, 처소 교차나 대칭 구문의 교차 현상, 동족목적어 구문과 같은 복합적 교체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동사를 의미적인 자연 부류로 구분하는데, 국어의 구문 분석을 위한 격 교체 논항 분석의 규칙을 구성하여 연산 절차에 따라 영어 대역어를 생성하는 과정을 제시하였다.
  “한국어 구문 분석기의 과제”(고창수)는 형태소 분석과 구문 규칙의 운용, 인력의 양성과 관련하여 국어의 구문 분석 엔진을 개발하는 문제를 기술하였다. 특히 형태소 분석의 경우 교착어적 성격을 지닌 국어의 형태소 분석 자체가 복잡하다는 점과 국어의 구문이 화용론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한국어 전산통사론의 과제와 구현”(이기용)은 국어의 반자유어순과 대등절, 관형절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의미 표상을 도출하는 방법을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특히 전산통사론은 전산형태론의 작업을 기반으로 하며, 또한 문장을 분석하여 의미 해석과 추론을 가능케 하는 의미 정보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통사 정보 주석 말뭉치 구축”(서상규·서은아·이병규)은 구어 말뭉치에 통사 주석을 할 때의 문제를 문어와 비교하면서 다루었다. 즉, 구어는 문어와 달리 반복 표현이나 주저어, 미완의 문장, 문법 형태의 생략 등이 빈번히 나타나며, 단어 단위와 문장 단위의 구분이 불분명하므로 통사 단위의 경계를 설정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3.7.4.
  대조 분석과 관련하여, “한국어와 만주-퉁구스 제어의 격 표지어에 대한 비교 연구”(이주행)은 한국어와 만주어, 시버어, 어원키어, 오르치어의 격 표지어를 대조하였다. 한국어와 만주어와 가장 가까워서 격이 단어(‘분리성이 있는 의존 형태’)로 나타나는데, 시버어와 어원키어, 오르치어는 접미사로 나타나는 것으로 구분하고, 후자가 전자에 비해 문법화 과정이 빠른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한국어와 몽골어의 문법 구조 대조”(권재일)는 한국어와 몽골어의 언어유형론적 관련성을 찾는 연구의 일환으로, 두 언어의 문법 구조를 대조하였다. 즉, 파생법과 보조용언 구문을 중심으로 대조하는데, 전자의 경우 몽골어에는 접미파생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든가, 후자의 경우 보조용언 구문이 한국어에서는 양상, 양태, 사동, 피동, 부정 등의 문법 기능을 실현하지만 몽고어에서는 양상과 양태를 실현한다는 등의 차이가 나타있다는 것이다.
  “터키어와 한국어의 시제·동작상·서법의 유형적 연구”(휘세인 크르데미리)는 국어의 회상법 ‘-더-’와 터키어의 과거시제 ‘-DI-’, 과거완료시제 ‘-mIş-'를 대조하였다. 특히 형태가 비교적 분화된 국어에 비해 터키어는 시제와 상, 서법이 동일한 어미로 표시되는 특징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일 정도부사의 대조 연구”(홍사만)는 한국어와 일본어 정도부사가 지니고 있는 후행 피한정어와의 통합적인 관계와 정도부사 항목들끼리의 계열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동질성과 이질성을 기술하였다. 정도부사의 등급화는 주관적인 성격이 강한데, 두 언어 모두 강약의 정도는 4단계로 구분되고, 상대적인 정도부사는 최상등급과 무등급을 제외하고 3단계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한-서 교육용 기본동사의 문형 대조 분석연구­격틀 유형 대조를 통하여­”(강현화)와 “한국어와 스페인어의 대조 연구­한국어의 기본동사를 중심으로­”(강현화·신자영·이재성)는 스페인어의 상위 빈도 동사를 선정하여 이들의 의미 항목과 격틀, 논항의 제약을 기술하고, 이들이 국어의 어떤 구문으로 대역되는가를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이러한 대조 연구가 두 언어 학습에서 나타나는 오류나 자동 번역에서 나타나는 오류의 해석과 학습 결과의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언어의 보편성과 미명세 원리­영어, 독일어, 한국어의 처소동사를 중심으로­"(유현주)는 영어와 독일어, 국어의 세 언어에서 처소동사 구문의 통사구조가 실현되는 양상을 미명세 원리에 따라 대조하여 기술하였다. 즉, 처소동사의 통사구조는 어휘부에서 어휘규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처소동사의 의미구조가 지니고 있는 사건 구조 중에서 어느 것에 중점이 부여되는가에 따라 명세화되는데, 국어는 화제와 같은 담화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처소동사의 명세화가 개방적이고 미명세 상태의 어휘가 많다는 것이다.


  4. 맺음말

  앞에서 2002년 한 해 동안에 산출된 국어 통사론의 연구 업적을 몇 가지 하위분야로 구분하여 살펴 보았다. 전반적으로 보면, 많은 연구자의 주목을 끌 만한 통사론의 새로운 이론이 대두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연구가 어떤 특정 이론에 경도되기보다는 이미 소개된 여러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국어의 현상에 접근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하여 국어 통사론 분야의 앞선 연구들을 되돌아보고 연구 내용을 심화시키거나 문제를 찾아 재해석하는 작업과 함께, 형태론이나 담화론 등의 주변 영역뿐만 아니라 국어의 정보 처리와 대조 연구 등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하는 경향이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학교 문법의 개편과 함께 국어 문법 개론서의 편찬이나 개정이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며, 국어 문법을 새롭게 기술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위분야로 보면, 격과 조사, 논항과 동사 구문, 부사 등이 주목을 받은 점은 최근의 연구 동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주제에서는 주로 격 부여나 교체, 그리고 특정 조사의 의미기능을 분석하는 연구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특히 북한 문법의 토와 관련한 연구도 있었음이 주목된다. 논항과 동사 구문은 경동사, 보조용언, 인지동사, 소유동사, 분리동사 등을 서술어로 하는 구문이 주목을 받았으며, ‘이다’에 관한 관심은 계속되었으나 여전히 열린 문제로 남아 있다. 부사에서는 정도부사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루었다.
  문법범주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앞선 연구를 심화시키는 경향을 띠었다. 두 가지 사동법의 대응 관계에 대한 해석에서 의미적인 관점과 통사적인 관점이 공존하였으며, 사동 구문의 피사동주와 피동 구문의 능동주 표지에 대한 해석이 눈에 띈다. 시상은 완료 지속과 진행을 통합적으로 또는 분리적으로 해석하는 견해의 차이도 있었다. 문법범주의 논의에서는 특히 상대 높임의 등급에 대한 2분법적 해석과 주체 높임의 대상에 관한 문제가 다루어졌음이 주목된다. 종결법에서는 의문법이 논의의 대상이 되었고, 융합형의 용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기도 하였다.
  문장성분에서는 이중 주어가 주요한 문제로 다루어졌다. 특히 복문 구성에서 이른바 종속 접속절과 부사절의 문제는 학교 문법의 개편과 맞물리면서 어미의 체계와 함께 매우 비중있게 다루어졌는데, 부사절의 설정 또는 확대가 주된 견해로 제시되었다.
  연구 방법에서 보면, 통사론 분야의 연구가 연구자의 직관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제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서 분석 결과를 계량화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그리하여 연구의 과정과 결과가 비교적 객관화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조사된 자료는 형식적인 성격이 강하며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이론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언어의 형식과 기능, 이론과 자료가 상호 작용하는 접근 방법을 통해 국어 통사론 연구가 더욱 심화되고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