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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의 활동과 성과
김문오 / 국립국어원

  1. 머리말

  이 글은 2004년 한 해 동안 국립국어연구원이 펼친 활동과 그 성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91년 국어 연구 전문 기관으로 출범한 ‘국립국어연구원’은 종래의 언어 연구 기능에 정책 기능을 아울러 수행하게 됨에 따라 2004년 11월 11일부터 그 명칭이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으며, 그 소속 부서의 명칭도 ‘어문규범연구부’가 ‘언어정책부’로, ‘어문실태연구부’가 ‘국어생활부’로, ‘어문자료연구부’가 ‘국어진흥부’로, ‘서무과’가 ‘기획관리과’로 바뀌었다(근거 법령: 대통령령 제18588호 「문화관광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중 개정령」).
  이번 개편의 목적은 국어 연구 성과들을 국어 정책, 문화 정책과 연계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과 윤택한 국어 생활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국어 발전과 진흥을 꾀하는 데에 있다. 앞으로 국어 전반에 걸친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장하여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기관으로 발전하는 데에 이번 개편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04년 국립국어연구원의 활동과 연구 성과를 언급하기에 앞서, 기관의 명칭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1년 중 해당 명칭을 사용한 기간을 따져 볼 때 더 오래 사용된 옛 명칭을 쓰는 것이 타당한 면이 있으나 기관의 명칭이 이왕 바뀌었고 새 명칭에 독자들도 더 익숙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되어 이 글에서는 앞으로 ‘국립국어원’이라는 새 명칭을 쓰겠다.


  2. 국립국어원의 활동과 연구 성과

  국립국어원의 활동을 2.1.에서 언급하고, 연구 성과를 2.2.에서 언급하겠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의 활동과 연구 성과를 살펴보는 이 주제의 필자가 국립국어원의 구성원이기는 해도, 직접 관여하지 않는 업무는 소상히 알기 어려워 기술이나 분석이 심층적으로 되지 못하고 부족한 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립국어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함에서 비롯되는 문제로서, 이 문제에서 필자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니 독자의 양해를 바란다.


      2.1. 국립국어원의 활동

  국립국어원의 활동을 다음과 같이 크게 둘로 구분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는 국립국어원이 주관했거나 국립국어원의 구성원이 참석한 주요 회의에 대한 소개이고, 둘째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www.malteo.net)’ 운영, 국어문화학교 운영, 국립국어원 월례 발표회, 한국어 전문가 국외 파견 등 국내외 국어 진흥 활동에 대한 내용이다.


          2.1.1. 주요 회의 개최 및 참가

  국립국어원이 주관한 주요 회의, 국립국어원의 구성원이 참석한 주요 회의에는 학술 행사, 좌담회, 토론회, 공청회, 정부·언론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회의, 국제학술교류 등의 사항들이 포함되는데, 이에 관련된 국립국어원의 활동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2.1.1.1.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회의 개최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를 위한 공동위원회 제56차 회의(2004. 2. 25.)에서는 ‘가네하라 히토미’를 비롯한 인명 표기 33개, ‘루게릭 병, 르노, 벌리츠, 오퍼튜니티’ 등 일반 용어 표기 4개를 결정했다. 제57차 회의(2004. 4. 21.)에서는 ‘장마리 게노’를 비롯한 인명 표기 56개와 ‘프리츠커 상(賞)’이라는 일반 용어 표기 1개를 결정했다. 제58차 회의(2004. 5. 28.)에서는 ‘톰 건’을 비롯한 인명 표기 33개와 ‘샤부샤부, 잉카타, 에스티로더’ 등 일반 용어 표기 3개를 결정했다. 제59차 회의(2004. 7. 22.)에는 ‘슈쿠리 무하마드 가넴’을 비롯한 인명 표기 19개를 결정했다. 제60차 회의(2004. 9. 22.)에서는 ‘포터 고스’를 비롯한 인명 표기 48개와 ‘콜롱베레되제글리즈’라는 지명 표기 1개,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라스칼라, 아바’ 등 일반 용어 표기 3개를 결정했다. 제61차 회의(2004. 12. 14.)에서는 ‘앨버토 곤잘러스’를 비롯한 인명 표기 52개와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일반 용어 표기 1개를 결정하였다.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는 신문·방송의 보도에 쓰기 위하여 시사용어의 표기를 신속히 결정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시사 보도의 시급성 때문인지 일반 용어의 표기보다는 인명의 표기를 결정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쏟는다. 최근의 시사 보도에 등장한 바 있는 외국의 인명은 외국어가 아닌 외래어 대접을 받는다. 이때 해당 언어의 발음에 가깝되, 우리의 외래어 표기법 세칙에 맞는 표기를 결정하기 위해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는 고심을 많이 한다.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가 1년에 6번, 평균 잡아 대개 두 달에 한번 꼴로 열렸는데, 시사 보도를 통해 유입되는 수많은 외국의 인명, 지명, 단체명 따위에 일일이 때맞춰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바른 표기를 결정하기도 전에 이미 부정확한 표기가 세력을 얻어 바른 표기가 설 자리를 잃는 경우도 있다. 그 일례로 ‘샤브샤브’라는 요리 이름이다. ‘샤브샤브’는 전국의 음식점에 보급되어 외래어로서의 지위를 사실상 얻었는데 10년 이상이 지난 2004년에 ‘샤부샤부’가 맞는 표기라고 공표하는 것은 너무 늦은 공표라는 판단이 선다. 만약 지금이라도 정말로 이 단어의 표기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면 전국의 요식업 종사자들 혹은 전 국민 대상의 언론 홍보가 수반되어야 실효를 거둘 것이라고 본다. ‘샤브샤브 : 샤부샤부’와 마찬가지 사정의 외래어로는 ‘아울렛 : 아웃렛’이 있다. 어문 규범에 맞는 표기는 ‘아웃렛’이라고 한들 언중에게 널리 퍼진 표기가 쉽사리 자취를 감출지 의문이다. ‘짜장면’과 ‘자장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외래어의 표기도 적기를 놓치면 돌이키는 데에 엄청난 힘이 든다.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국립국어원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으로 국립국어원이 할 일을 다한 것은 아니다. 언론 기관에 협조를 구해 외래어의 표기가 새로 결정되거나 과거의 표기가 바뀐 것들을 널리 알려야만 한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별로는 바른 표기에 대한 홍보의 강화가 아니라 규범 일탈 어형을 규범에 맞는 어형으로 인정해 주는 현실 수용의 태도가 더 현명한 언어 정책일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판단은 규범의 안정성과 현실 언어와의 괴리 극복이라는 두 가지 면을 조화하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어쨌든 언중이 수십 년간 익숙하게 써 와서 이미 광범하게 지지를 받는 외래어까지 외래어 표기법의 잣대로 틀린 말이라고 규정하는 태도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2005년 3월 30일 독일어식 용어, 일본어식 용어가 많았던 화학 용어 KS 표기법을 국제 기준으로 대폭 바꾼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새 화학 용어 표기법은 대한화학회에서 초안을 만들고 이를 기술표준원 등에서 표준안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관여하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나 국어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결정된 것은 아쉽다. 국민의 국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외래어의 표기에서 국민 대다수가 과학 교과서를 통해서든 신문·잡지를 통해서 익숙하게 사용해 오던 표기를 갑자기 교체한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므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교육인적자원부, 기술표준원, 국립국어원 등 관계 기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사성이 생명인 고유 명사의 표기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이다. 그래서 어휘의 생명력이 길어야 한두 달에 불과한 외국의 일부 인명 표기의 결정에 너무 치중해 왔던 심의 경향에서 탈피하여 일반 용어나 전문 용어의 표기에 더 많은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전문 용어는 학계나 언론계의 수요가 많은 데에도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에서는 그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에 머무르지 말고 알기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거나 순화하려는 노력(예컨대 ‘게놈/지놈→게놈[바른 외래어 표기 결정]’에서부터 ‘게놈→유전체[외국어·외래어의 순화]’로 이행하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이는 더욱 바람직하다. 이 일에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나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의의 원만한 분업 및 협업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외래어의 심의에서 현재는 표기만이 결정 대상인데, 앞으로는 발음이 문제시되는 외래어는 발음도 결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컨대 ‘온라인’의 바른 발음이 [올라인]인지 [온나인]인지, ‘인라인스케이트’의 바른 발음이 [일라인스케이트]인지 [인나인스케이트]인지 결정해 주어야 외래어도 표준 발음을 보급할 수 있다.


              2.1.1.2. 국어심의회 표기법분과위원회 개최

  국어심의회 표기법분과위원회(변광수 위원장 외 9명)는 2004년 11월 30일(화) 문화관광부 회의실에서 회의를 개최하여 ‘고구려’의 로마자 표기 문제를 논의하였다. 고구려는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Goguryeo로 적어야 하나, 최근 북한과 중국이 고구려 관련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Koguryo로 표기함으로써 국내외 표기 통일 문제가 제기되었던 것이다. 회의 결과, 고구려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원칙에 따라 Goguryeo로 하되 국제관계상 필요한 경우에는 괄호 안에 Koguryo를 병기할 수 있다는 쪽으로 결정되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국립국어원이 제출한 동남아시아 3개 언어(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 표기법안도 검토하여 국립국어원의 시안을 추인하였다.
  동남아시아 언어 외래어 표기법 제정과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86년에 제정된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는 동남아시아 언어들에 대해 자세한 표기 규칙이 없어 외래어 표기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표기하였으나 현지 발음과 지나치게 동떨어지게 되어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3년여의 연구 끝에 개별 언어의 특성을 반영한 동남아시아 3개 언어의 외래어 표기법을 작성하였고 국어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2004년 12월 20일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 등 동남아시아 3개 언어의 외래어 표기법을 고시하였다.
  동남아시아 언어 외래어 표기법의 가장 큰 특징은 된소리 표기(ㄲ, ㄸ, ㅃ)를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ㅆ, ㅉ’ 등은 일본어와 중국어 표기에 사용하여 왔으나 ‘ㄲ, ㄸ, ㅃ’은 외래어 표기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새 표기법을 제정하면서 우리말처럼 g(ㄱ):k(ㄲ):kh(ㅋ) 소리가 구분되는 타이어와 베트남어에 대해서는 된소리를 쓰도록 하였다. 다만, 말레이인도네시아어처럼 g(ㄱ):k(ㅋ) 두 가지 구분만 존재하는 언어에 대해서는 다른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
  그 밖에도 새 표기법은 단어 중간의 ng를 ‘응’으로 적고(Nguyen 구엔→응우옌), 음절말 파열음은 앞 음절의 받침으로 적도록(Lombok 롬보크→롬복) 하였다. 베트남어의 tr을 ‘ㅉ’으로, nh를 ‘니’로 적으며 말레이인도네시아어의 e는 ‘에’와 ‘으’로 나누어 적도록 하는 등 개별 언어의 특성을 대폭 수용하였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2.1.1.3. ‘우리 글의 정보 처리 환경’ 토론회 개최

  국립국어원(담당: 이승재 연구관)에서는 ‘우리글의 정보 처리 환경’이라는 주제로, 2004년 11월 25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시청각실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는 첫째, 유니코드를 가나다순으로 정렬하기 위한 한글의 정렬 원칙을 결정하고, 둘째, 한글 정렬에 관련된 국제 표준 규격(ISO 14651)에 잘못 들어가 있는 정보 수정을 위한 국내 합의안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여 개최하였다.
  발표자는 홍윤표(연세대), 안대혁(마이크로소프트), 양왕성(한글과컴퓨터), 김경석(부산대) 등이고 토론자는 김흥규(고려대), 김정수(한양대) 등이다. 종합 토론 때에 ‘문자코드정렬위원회’를 구성하여 유니코드 환경에서의 우리 글 정보 처리 관련 업무를 원활하게 뒷받침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2.1.2. 국내외 국어 진흥 활동

  국립국어원은 북한 어문 규범의 영향을 받은 구소련 및 중국 지역의 한국어 교사들에게 우리말의 어문 규범을 보급하여 언어적 동질성을 회복하고, 국외의 한국어 교사들의 자질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1992년부터 국외의 한국어 교사를 국내에 초청하여 한국어 관련 교육을 하고 있으며 매년 3~5개 지역에 국내의 한국어 전문가를 1~2주 동안 파견하여 현지 한국어 교사들을 상대로 교육해 왔는데, 2004년의 사업 추진 실적을 아래에서 살펴보겠다.


              2.1.2.1. 국외 한국어 교사 초청 교육

  국립국어원에서는 2004년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어 교사 40명을 국립국어원으로 초청하여 이들에게 교육을 하였다. ‘한국어 교사의 역할과 의무’, ‘한국어의 중요성’, ‘한국어 교육의 오늘과 내일’ 등의 강좌명으로 한국어 교사로서 갖춰야 할 일반교양 교육을 하였고, 말하기·듣기 교육 방법, 읽기·쓰기 교육 방법, 한국어 문법 교육 방법 등 한국어 교수법과 관련된 집중 교육을 하였으며, 한국어 어문 규범 관련 교육도 하였다. 2003년에 비해 2004년에는 한국어 교수법 부문의 교육이 더욱 강화되었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어 교사들에게 중국어와 한국어의 대조 언어학적 설명을 곁들인 한국어 교수법 강좌들은 호응이 좋았고 대단히 유익하다는 평을 받았다. 앞으로도 한국어 교사들에게는 현지 언어와의 대조 분석에 기반을 둔 실용적 교수법을 더 내실 있게 교육하는 방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의 국외 한국어 교사 초청 교육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몇 가지 개선할 사항이 있다. 우선 국외 한국어 교사들에 대한 ‘요구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국어 교사 초청 교육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한국어 교사들의 교육 능력을 교육 직전과 직후에 측정하여 교육 효과를 점검하고 미비점은 향후 교육 방법 개선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어 교육 진흥을 위한 장기 과제로는 대조 언어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언어권별 한국어 교재를 학생 수준별로 다양하게 개발하는 일, 한국어 교재별 교사용 지침서 개발, 한국어 교수법 개발, 한국어와 한국 문화 통합 교재 개발 등을 향후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하면 더욱 큰 성과가 있으리라고 전망된다. 그 외에도 국립국어원은 한국어 교사의 교육 능력을 검증하고, 교육 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 사업들을 발굴하여 내실 있게 수행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2.1.2.2. 한국어 전문가 국외 파견

  국립국어원은 국외의 한국어 교사들의 자질을 높이고 현지 한국어 교육 상황을 살펴보려는 목적으로 2004년 7월에 러시아의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8월에 중국 요령성의 대련 지역, 그리고 12월에 러시아 모스크바와 하바로프스크, 타이, 베트남에 한국어 전문가를 각각 1~2주 동안 파견하였다.
  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 사할린 한국교육원에는 7월 5일부터 12일까지, 김세중(국립국어원 부장),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두 사람이 30여 명의 현지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표준 발음법, 한글 맞춤법, 문법, 언어 예절, 외래어, 관용 표현 등을 강의하고 왔다. 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교육원에는 7월 6일부터 13일까지, 허용(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김선철(국립국어원 연구사) 두 사람이 25명의 현지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문법 교육(조사·어미 교육 특강 포함), 문장 형성, 표준 발음법, 한글 맞춤법 등을 강의하고 왔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에는 7월 12일부터 19일까지, 조현용(경희대학교 교수), 정호성(국립국어원 연구관) 두 사람이 20여 명의 현지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어휘 지도법, 발음 교육법, 문화 교육법, 한글 맞춤법, 한국어의 외래어, 언어 예절 등을 강의하고 왔다. 그리고 중국 요령성 대련 지역에는 8월 1일부터 8일까지 노명완(고려대학교 교수), 조남호(국립국어원 연구관) 두 사람이 30여 명의 현지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관련(언어 지도의 원리와 방법,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영역별 지도 방법, 글깨치기, 국어 교육에서의 평가, 국어 교재 및 교과서 개발) 강의와 한국어 어문 규범 관련(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법) 강의를 하고 왔다.
  러시아 모스크바 한국교육원에는 12월 1일부터 8일까지 김하수(국립국어원 언어정책부장), 전수태(국립국어원 연구관) 두 사람이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어문 규범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왔다. 또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한국교육원에는 12월 11일부터 18일까지 김제열(연세대 언어교육연구원 연구원), 이병규(국립국어원 연구사) 두 사람이 역시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어문 규범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왔다.
  국립국어원은 미주 지역에도 한국어 전문가를 꾸준히 파견해 왔다. 2004년에 7월 21일부터 26일까지 김희진(국립국어원 부장), 이운영(국립국어원 연구사) 두 사람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재미 한인학교 협의회(NAKS) 제22차 학술회의 참석하여 ‘한국어 단어와 의미’(김희진),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이운영)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였으며 재미 한인학교의 현황을 파악하고 왔다. 또 8월 20일부터 30일까지는 국립국어원의 박용찬 연구관이 미국 내 두 곳에서 강의를 하였는데, 남가주 한국학원(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정규사립학교)에서 한국어 교사 15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문법과 통신 언어 실태를 중심으로 강의하였고, 미주 한국학교 연합회의 학술회의에 참가하여, 학술회의에 참석한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강의하고 왔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에서는 2004년 일본, 독일, 베트남·타이 지역에 처음으로 한국어 전문가 파견 강의를 하였다.
  8월에는 강현화(경희대학교 교수), 정희원(국립국어원 연구관) 두 사람은 일본 도쿄에서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제1회 한국어 교사 연수회에서 한국어 교사들 37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수법 및 한국어 관련 강의를 하고 왔다. 이 강좌에는 도쿄외국어대학과 도쿄대학의 한국어교육 교수진 중 일부도 강사로서 교육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또 10월에는 김옥순(국립국어원 연구관), 정호성(국립국어원 연구관) 두 사람이 주독일 한국교육원 연수회에 참석하여 한국어교사와 한국어 교육 관계자 550여 명에게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어문 규범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왔다.
  그리고 12월에는 태국과 베트남 지역의 한국어학과 개설 대학에 국립국어원의 정호성(국립국어원 연구관), 김선철(국립국어원 연구사) 두 사람이 한국어 교수법, 한국어 어문 규범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태국과 베트남에 있는 한국어학교의 현황을 파악하고 왔다.


              2.1.2.3.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 운영

  국립국어원은 함부로 쓰이는 외래어와 외국어를 걸러 내고, 우리말을 더 잘 다듬기 위하여 일반 국민의 참여 속에 ‘우리말 다듬기’ 운동을 펼치게 되었다. 국립국어원은 동아일보, 동아닷컴, 케이티(KT)문화재단 등과 손잡고 7월 5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하여 ‘우리말 다듬기 운동’을 벌이는 사이트(www.malteo.net)를 마련하였다. 최종 확정되는 다듬은 말(순화어)을 제시한 1명에게는 30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제공하고, 다듬은 말 선정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 중 당첨된 4명에게는 각각 3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
  이 사이트를 통하여 2004년 1년간 일반 국민이 직접 다듬은 말은 다음과 같다.
다듬을 말 다듬은 말
웰빙(well-being) 몸과 마음의 안녕과 행복. 또는 그것을 추구하는 일. 참살이
스크린 도어
(screen door)
기차나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찻길에 떨어지거나, 열차와 타는 곳 사이에 발이 끼는 따위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 설치하는 문. 안전문
스팸 메일
(spam mail)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많은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보내는 전자 우편. 쓰레기편지
이모티콘
(emoticon)
감정이나 모양, 또는 소리 따위를 컴퓨터 자판의 각종 기호와 글자를 그림처럼 조합해서 나타낸 것. 그림말
올인(all-in) 선거나 정책 따위에 앞뒤 가리지 않고 자기 조직의 모든 힘을 쏟아 붓는 일. 다걸기
콘텐츠(contents) 각종 디지털 정보나 자료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 꾸림정보
파이팅(fighting) 주로 응원하거나 격려할 때 쓰는 말. 아자
네티즌(netizen)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누리꾼
무빙 워크
(moving walk)
평지나 약간 비탈진 곳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사람이 이동할 수 있게끔 자동으로 움직이는 길 모양의 기계 장치. 자동길
슬로푸드
(slow food)
천천히 먹는 음식. 또는 ‘만들어서 먹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음식. 여유식
방카쉬랑스 (bancassurance)은행에서 보험사와 연계하여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일. 은행연계
보험
미션(mission) 목표/목적, 임무/과업/의무, 중요한 일. 중요임무
유비쿼터스
(ubiquitous)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자유롭게 통신망에 접속하여 갖은 자료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 두루누리
퀵서비스
(quick service)
빠른 배달. 늘찬배달
로밍(roaming) 통신 회사끼리 제휴를 맺어 서로의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여 어느 곳에서든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어울통신
컬러링
(color ring)
통화 대기음 또는 통화 연결음을 기존의 단순한 기계음 대신 음악이나 음향 효과음으로 바꾸는 일. 또는 그런 음악이나 음향 효과음. 멋울림
  1970년대 이래로 국어 순화는 여러 부문에 걸쳐 다량의 순화어를 마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중의 호응을 받아 국어 생활 속에 정착된 어휘가 매우 적다. 국어 순화가 성공하지 못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제일 중요한 요인은 바로 언중의 참여를 배제시킨 것에 있었다. 그래서 다듬은 말(순화어)의 선정에 언중을 참여하게 함으로써 우리말 다듬기 운동이 국민 전체로 더 잘 확산되게 하려는 취지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www.malteo.net)’를 만들게 되었다. 이 말터 사이트는 국어 순화에 대한 근본적 방향 전환을 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말터 사이트는 하향적·일방향적으로 정책을 보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쌍방향적으로 국민이 정책의 주체 또는 동반자로 참여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이다.
  그러나 우리말 다듬기 운동은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아직도 참여하는 연령층이 청소년, 청년층에 집중되어 있어 더 다양한 연령층으로 홍보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때 다듬은 말의 신세대 편향성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듬을 말(순화 대상어)을 선정할 때에도 ‘다듬을 말 선정 기준’을 마련하여 국어 순화를 좀 더 체계화, 과학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3개월 내 주요 방송·신문에서 10회 이상 출현한 말로서 앞으로도 언론, 교과서 따위에서 자주 거론될 가능성이 큰 말과 지식 격차 해소를 위해 비전문가들도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말과 같은 식으로 ‘다듬을 말 선정 기준’을 마련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다듬은 말로 일단 선정되면 표준어 자격을 획득하며 차후 국어사전을 증보할 때 올림말로 수록하며 교과서나 공문서, 법령 등에도 다듬은 말을 쓰도록 권위와 효력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말터 사이트 운영과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 운영은 아직 별개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의 운영 결과가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의 의제로 다루어지고 추인을 하는 체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추인받지 못한 다듬은 말은 그 배경 설명과 함께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에서 다시 순화어를 제안받아서 선정하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 이렇게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와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가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여야 국가의 국어 순화 정책이 원활히 그리고 성과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 운영자는 다듬을 말(순화 대상어)을 많이 쓰고 있는 단체나 매체에다 다듬은 말(순화어)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노력을 쏟아 주기 바란다.
  예컨대 ‘스크린 도어’ 대신 ‘안전문’을 쓰도록 해당 기계 제작 업체와 지하철공사에 권하고, ‘무빙워크’ 대신 ‘자동길’을 쓰도록 해당 기계 제작 업체와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 공항 등에 권해 보기를 제안한다. ‘스팸 메일’, ‘이모티콘’, ‘콘텐츠’, ‘네티즌’, ‘유비쿼터스’, ‘로밍’, ‘컬러링’에 대한 각각의 다듬은 말을 정보통신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알린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웰빙’을 많이 쓰는 식품, 의료, 의류, 가전제품 등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웰빙’ 대신에 ‘참살이’라는 말을 써 보도록 권하면 정착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다듬어 써야 할 말을 그대로 쓰던 업계에 다듬은 말을 권하는 절차를 거칠 때 얻는 또 다른 이득은 그 업계 종사자들에게 다듬은 말에 대한 조언을 듣고서 더 나은 다듬은 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순화어의 수요자에게 더 나은 순화어를 공급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와 아울러 다듬은 말을 정기적으로 보도하거나 우리말 관련 퀴즈 프로그램, 우리말 십자 낱말 풀이 등에서 다루어 주도록 언론을 통한 반복적인 홍보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은 위에서 말한 이런 업무를 전담할 직원을 더 뽑든가 국어 관련 민간단체의 협력자들을 구하여 국어 순화를 더욱 실효성 있게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2.1.2.4. 국어문화학교 운영

  문화관광부와 그 소속 기관에서는 국민이 문화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국민 가까이 다가가는 교육,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어문화학교’는 그중 국어 관련 대국민 교육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국어문화학교는 국어 관련 교양 강좌를 듣기를 희망하는 공무원, 초중고 교사, 출판인, 방송인, 일반인들에게 유익한 강좌들을 개설하여 바른 국어 생활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국어문화학교 운영 성과는 ‘원내 국어문화학교’,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로 나눠 살펴보겠다.


                  2.1.2.4.1. 원내 국어문화학교

  원내 문화학교는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국어원으로 수강 희망자들이 직접 와서 1일 5시간씩 5일간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원내 국어문화학교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www.korean.go.kr)의 공지 사항란에 실린 안내를 보고 희망하는 시기에 신청하면 되는데, 한 달에 두 번 정도 강좌가 개설된다. 수강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공무원은 국립국어원에서 5일간 국어문화학교 교육을 받으면 교육 점수 5점이 인정된다. 공무원들의 경우는 신청자가 수용 시설에 비해 너무 많아 국립국어원에서 기관별로 매회 수강 인원 총수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밖에 없어 원하는 시기에 수강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개설된 과목은, ‘정돈된 생각과 바른 표현’, ‘문장 바로 쓰기’, ‘공문서 바로 쓰기’, ‘논설문 쓰기’, ‘국어 문법’, ‘국어 화법’, ‘효율적인 말하기’, ‘연설과 대화’, ‘언어 예절’, ‘단어의 의미’, ‘속담의 이해’, ‘문자 사용의 역사’, ‘문학과 언어’, ‘국어 순화’, ‘우리말 살려 쓰기’, ‘통신 언어의 실태와 문제점’, ‘아름다운 한글문화’, ‘바른 발음’, ‘표준어 규정’,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등 20여 개이지만 기수별 수강자들의 특성에 따라 이들 과목에서 취사선택하여 15개 내외의 과목이 개설된다. 현재 수강자들에게 강의가 끝날 무렵에 강의 평가서를 받아서 개설 과목을 조정하는 등 원내 국어문화학교 프로그램의 개선에 힘쓰고 있는데 이런 활동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앞으로 수강자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보 사회의 언어 환경에서 현대인들이 갖추어야 할 실용적인 말하기 능력, 글쓰기 능력을 길러 주는 교육 프로그램, 풍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보강되면 더 좋겠다.
  2004년 원내 국어문화학교는 18회(매회 5일간 교육) 개설되었고 총 수강 인원은 1,459명(교사반 108명, 나머지는 공무원·출판인·일반인반)이다. 현재의 수강자 중 80~90%는 공무원들이다. 장기적으로는 공무원도 행정직, 연구직, 기술직, 기능직 등의 직렬을 고려하고, 회의 주재, 기획, 홍보 등이 많은 고위직과 문서 기안, 보고 등이 많은 실무직 공무원들을 구분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 업무 분석을 통한 맞춤형 강좌 개발은 공무원반 교육프로그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고, 출판인반, 방송인반, 일반인반의 교육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국어문화학교에 해당 반이 개설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법조공무원반, 국어책임관반, 국어상담소 상담사반을 개설하여 그들을 위한 맞춤형 강좌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전국 방송국의 자막 입력인, 전국 간판 제작인 등도 국어 문화학교 프로그램에 초청하여 수강하도록 권장하여 이들에게 꼭 필요한 강좌인 표준어 규정,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집중 교육을 하여 오용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채택해 보기를 권한다. 이런 집중 교육은 자막 표기, 간판 표기가 단기간에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이다.


                  2.1.2.4.2.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는 국어 강의를 받기를 희망하는 기관이 있는 곳으로 국립국어원의 연구원이나 국립국어원이 위촉한 문화학교 강의전담강사들이 찾아가서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공공 기관(입법부·사법부·행정부의 중앙과 지방에 산재한 기관, 산하 단체 등)이나 민간단체(출판사, 정보통신 관련 업체 등)가 직원 교육용으로 주로 신청하고 있다. 수강할 직원 수가 많은 기관은 300명에서 500명까지 되기도 하고 적은 기관은 15명 내외가 되기도 한다. 직원 소양 교육 차원에서 주로 한두 강좌(1시간 30분~3시간) 단위로 교육이 이뤄진다.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의 강좌도 유익하다는 입소문을 타서 수강 신청을 한 기관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04년 전체 총 174회의 방문 강의를 하였으며, 방문 기관은 국립산림과학원, 광주지방검찰청, 병무청 등이며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의 2004년 총 수강 인원 16,130명으로 집계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법조공무원, 국어상담소 상담사, 방송국 자막 입력인, 전국 간판 제작인 등을 위해서는 그들의 여건에 따라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2.1.2.5. 국립국어원 월례발표회 소식

  월례발표회는 원래 국립국어원의 구성원들이 자체 연구 역량을 진작시키고 유익한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1991년 6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초기에는 국어학계의 일반 학술 발표 대회의 발표 논문처럼 학술적 성격의 주제로 발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2001년부터는 전통적인 음운론, 통사론, 의미론 분야의 주제에서 탈피하여 국립국어원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주제, 연구 보고서와 관련된 주제 등으로 실용국어학적 주제로 바뀌어 갔다. 2004년부터는 국어 정책의 새로운 방향 모색이 국립국어원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었다. 그래서 2004년에는 국어 정책과 관련된 주제가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국어 정책 방향과 관련되는 주제로는 ‘표준어를 다시 생각한다’(김선철 연구사, 4월), ‘언어 정책과 국립국어연구원의 방향’(김하수 부장, 5월), ‘한국어 사용 실태에 대한 규범적 고찰’(로스 킹[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수], 10월)과 같은 것이 있었고, 국립국어원의 일반 업무와 관련된 주제로는 ‘채용을 위한 국어 시험의 현황’(양명희 연구관, 3월), ‘열린 사회와 새국어생활 지도자의 역할’(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10월) 등이 있었다.
  그 밖에 월례발표회 자리에서 국외 출장 보고를 하기도 하였다. 이는 국외 출장의 성과와 현지 동향을 국립국어원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출장 보고(조남호 연구관, 4월 29일), 도쿄 한국어 교사 연수회 출장 보고(정희원 연구관, 10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어 교사 교육 출장 보고(박용찬, 10월 16일), 전문 용어와 기타 언어 자원 표준화 회의 참가 보고(이승재, 10월 16일) 등의 출장 보고가 있었다.


              2.1.2.6. 국제 학술 교류

                  2.1.2.6.1.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주최 국제 심포지엄 참석

  남기심 국립국어원장과 조남호 연구관은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초청으로 2004년 3월 19일부터 3월 25일까지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주최 제11회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였다. 이번 심포지엄 참석은 국립국어원과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와 학술 교류를 위한 기본합의서 교환(2003. 10. 29.) 후에 성사된 학술 교류라고 볼 수 있다.
  이 심포지엄에서 남기심 원장은 ‘신어 속의 외래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였고, 조남호 연구관은 ‘한국어의 차용어사’, ‘현대 국어에서의 외래어 수용 양상의 변천’이라는 제목으로 2회 발표를 하였다.


                  2.1.2.6.2.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직원 초청 학술 강연회 개최

  국립국어원에서는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의 직원인 구마가이 야스오(熊谷康雄, 정보자료부문장), 이노우에 마사루(井上優, 일본어교육부문 제1영역장), 야마자키 마코토(山崎誠, 연구개발부문 제1영역장) 이상 3명을 초청하여 학술 강연회를 개최하였다. 구마가이 야스오 정보자료부문장은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의 언어생활 실태 조사의 변천’에 대해 발표하였고, 이노우에 마사루 일본어교육부문 제1영역장은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의 일본어 교육 연구’에 대해 발표하였고, 야마자키 마코토 연구개발부문 제1영역장은 ‘일본 국립국어연구소의 용자(用字) 용어(用語) 조사’에 대해 발표하였다. 이 세 사람은 학술 강연회 전날인 10월 26일에는 국립국어원과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간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직원들과 논의하기도 하였다.


                  2.1.2.6.3. 전문 용어와 기타 언어 자원 표준화 회의 참가

  이승재 연구관은 2004년 8월 19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와 국가 표준국(AFNOR)에서 열린 회의에 참가하여 전문 용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련된 설계 방식에 관한 협의를 하였다.


                  2.1.2.6.4. 제22차·제23차 국제한자특별전문위원회(IRG) 회의 참석

  국립국어원의 이준석 연구사는 2004년 5월 24일(월)부터 5월 28일(금)까지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제22차 국제한자특별전문위원회(IRG) 회의에 참석하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휴대 전화나 전자 우편에 많이 쓰이는 한자를 중심으로 전산 상용한자(IICore)를 제정하는 마무리 작업과 유니코드의 한자 영역 세 번째 추가 한자(Ext.C1)에 등재할 한자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의 이승재 연구관은 2004년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제23차 한자특별전문위원회(IRG) 총회에 참석하여 확장 영역 C1의 한자 부분과 핵심 한자(II Core) 등의 글자 등록 방식과 글자 검토 방식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대만, 홍콩, 마카오, 유니코드 컨소시엄에서 47명이 참가하여, 확장 영역 C1을 검토하는 분과, 핵심 한자(II Core)에 대하여 논의하는 분과, 옛 한자에 대하여 논의하는 분과, 획의 세트(Stroke set)에 대하여 논의하는 4개의 소분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한국 대표단은 총 9명으로, 위원장은 김흥규 고려대 교수이고, 간사는 이승재 연구관(국립국어원)이며, 위원은 남택주(기술표준원), 박종우(고려대), 이경원(한양대), 이규갑(연세대), 이기용(고려대), 이재훈(고려대), 정우봉(고려대) 등이다. 이들 한국 대표단은 각 분과로 나뉘어 회의에 참석하였다.
  회의의 주요 결정 사항은 다음 다섯 가지이다. ‘(1) 확장 영역 C1의 한자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함’, ‘(2) 핵심 한자(II Core)의 규격을 확정하고 출전 분류 정보를 수집함’, ‘(3) 옛 한자를 한·중·일 표준 한자 영역과 구분하여 별도로 구축하기로 함’, ‘(4) 유니코드 규격(ISO 10646)에 있는 모든 한자에 적용할 수 있는 획의 유형을 정의해 나가기로 함’, ‘(5) 다음 회의는 2005년 5월에 대만이나 일본에서 열기로 함’, 이상 다섯 가지이다.


                  2.1.2.6.5. 동남아시아 한국어 교육 워크숍 개최

  국립국어원의 김하수 언어정책부장, 정호성 연구관, 이병규 연구사는 2004년 9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말라야 대학에서 동남아시아 한국어 교육 워크숍을 개최하여 현지의 토론에 참석하였고, 현지 한국어 교육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왔다. 이 워크숍의 공동 주최 기관은 국립국어원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부설 한호(韓濠)연구소’, ‘말레이시아 말라야 대학’이다. 이 워크숍에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국어원의 직원 세 사람 외에도 이해영(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강현화(경희대 한국어학과 교수), 한재영(한신대 국문학과 교수) 등이 한국어 교사 교육, 학습자 사전 등의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활발히 벌였다. 현지에서는 동남아 한국학 육성을 위한 지도자 모임의 구성원 9명, 현지 한국어 교육 관계자 24명이 참여하였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한국어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이 워크숍을 동남아 현지에서 개최하였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은 한류에 힘입어 한국어 학습 열기는 매우 뜨거우나 제대로 된 교재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 등이 부족하여 학습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앞으로 동남아시아 각국의 언어에 적합한 한국어 교재와 한국어 학습 사전을 개발하는 일, 현지어와 한국어에 모두 유능한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1.2.7. 국어 진흥 활동

                  2.1.2.7.1. ‘국립국어원’, ‘세계일보’와 공동 기획 기사 연재

  국립국어원은 2003년 11월 3일부터 2004년 4월 28일까지 매주 1회씩 총 26회에 걸쳐 국어와 국어 문화를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해 보는 기획 기사 ‘우리말 바르게’를 세계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하였다. 국어 정보화, 국어과 교육 과정, 국어사전, 외래어 표기법과 로마자 표기법, 신문의 어휘·문장 사용 실태, 언어 예절, 표준 발음법과 현실 발음, 말하기·듣기 교육, 한국어 세계화, 방언의 재평가, 실용문의 실태, 영어 조기 교육, 전문 용어, 옥외광고물의 외국어 표기, 대학 교양 국어 교육, 개방적 언어 규범 정책, 우리말 발전 방향 모색 등의 다양한 주제들이 2004년 1월~4월의 기간에 다루어졌다.
  세계일보는 기획특집 ‘우리말 바르게’의 연재를 마감하면서, 남기심 국립국어원장과 유재원 한국외대 교수가 참여하는 좌담회(사회: 세계일보의 권오문 문화생활부장)를 4월 27일에 마련했다. 남기심 원장과 유재원 교수는 국어에 대한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우리말의 위기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도 아래 국어 연구 분야를 확충하고, 학자, 언론인, 일반인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복합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외국어를 잘하려면 모국어를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정부와 국어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며, 국민 모두가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우리말의 위기 상황을 해소할 것이라고 남기심 원장은 내다봤다.


                  2.1.2.7.2. ‘국립국어원’, ‘경향신문’, ‘한글문화연대’와 공동 기획 기사 연재

  국립국어원은 2004년 5월 31일부터 12월 30일까지 경향신문, 한글문화연대와 공동으로 ‘우리말이 흔들린다’라는 이름으로 기획 기사를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매주 연재하였다. 우리의 말과 글이 흔들리고 위협받고 있는 실상을 짚어 보고, 대안을 모색해 보기 위하여 시작한 이 기획은 어문 규범, 언어 예절, 문장, 학교 국어 교육, 국어 순화, 외국어 범람, 통신 언어, 방송 언어, 국어사전 등 국어 생활의 전반적인 현상과 그 문제점에 대해 다루었다.


                  2.1.2.7.3.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에 제작 조언

  국립국어원은 2004년 4월부터 한국방송(KBS) 제2채널 ‘우리말 겨루기’(수요일 저녁 7시~8시) 프로그램의 제작에 조언을 함으로써 제작에 참여해 왔다. 2005년 현재에는 한국방송 제1채널로 옮겨 월요일 저녁 7시 10분부터 8시까지 방영하고 있는데, 동시간 대 방송 3사의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초기에는 출연팀 간에 국어 실력을 겨루던 형태에서 지금은 출연자 간에 국어 실력을 겨루는 형태로 발전했고, 게임의 방식도 다양하게 변모해 오고 있다. 재미있게 국어 문제 풀기 게임을 하면서 국민의 국어 실력을 키운다는 제작 의도는 좋으나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데에 그치거나 실력이 있어도 요행이 아니면 통과하기 어려운 문제를 둔다든가 하는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외국어와 외래어를 다듬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다듬은 말(순화어)의 제안과 선정에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방법(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촬영한 제보 자료 활용)을 도입하는 것도 시도해 봄 직하다. 우리말의 의성어와 의태어, 색채어 등을 비롯하여 단어장 별로 어휘의 미묘한 차이를 재발견하게 하는 어휘력 증진을 위한 퀴즈도 흥미 있을 것이다. 또 어근과 접사를 이용한 파생법, 어근과 어근의 합성으로 새 단어를 만드는 합성법의 묘미를 일깨우는 실용 조어법의 세계에 대한 안내 등도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재미있게 국어 능력을 기르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실생활에서 발견되는 국어 오용 사례 중 단어 이상의 단위인 문장, 단락, 제목 등의 잘못을 찾아 바로잡는 문제를 개발할 수 있다면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평생 국어 교육을 위해서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2.1.2.7.4. 정책 혁신을 위한 토론회 국어정책과와 공동 개최

  문화관광부 국어정책과(2004년 11월 11일부터 국어민족문화과)와 국립국어원은 2004년 9월 17일, 18일 이틀간 정책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토론회는 국어 현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국어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공동 연찬회(워크숍)의 형태로 열렸다. 국어정책과와 국립국어원의 직원들은 이 모임을 통해 소통의 폭을 더 넓히고 유대를 강화하였다.


      2.2. 국립국어원의 연구 성과

  여기서는 국립국어원에서 2004년 한 해 동안 발간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지난해 국립국어원에서는 자료 정리, 국어 순화, 북한의 어문 규범, 한자·한자어, 사회언어학, 국어 사용 실태 조사, 작문 교육, 국어 정보화 영역에 걸쳐 보고서가 나왔다.
  연속 사업의 결과물로는 『2004년 신어ꡕ, 『표준 발음 실태 조사 3』, 『주요 어휘 용례집 -부사, 관형사, 대명사, 수사, 감탄사, 의존 명사 편-』이 있다.


           2.2.1. 2004년 신어

  국립국어원의 신어 보고서는 1994년 『신어의 조사 연구』로 시작되었고, 1995년에 『1995년 신어』로 이어졌으나 5년 동안 여러 사정으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2000년부터는 다시 이어져서 그해부터 매년 관련 보고서가 나왔다. 『2004년 신어』는 국립국어원이 2004년 2월부터 9월까지 주요 중앙 일간지와 방송에서 사용된 신어 2,241개를 뽑아 어원을 밝히고 뜻풀이를 하여 한데 모아 놓은 자료집이다. 이 자료집에서는 조사된 신어를 2004년에 즈음하여 새로이 만들어져 쓰인 말(신조어) 626개와 오래전부터 쓰여 왔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말(사전 미등재어) 1,615개를 따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조사된 각각의 신어에 대하여 어원, 뜻풀이, 용례, 출전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부록으로 이 자료집에 수록된 신어의 ‘가나다순 목록’과 ‘역순 목록’을 첨부하여 신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양자를 구분하여 정리한 것은 일단 예년에 비해 발전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신어’와 ‘사전 미등재어’는 그 개념과 적용 범위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양자를 구분하여 별도의 보고서를 내든지, 그해에 탄생한 순정한 신어만을 ‘신어’ 보고서에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2.2.2. 표준 발음 실태 조사 3

  『표준 발음 실태 조사 3』은 매년 수행해 온 ‘표준 발음 실태 조사’ 중 2004년도의 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표준어권에 해당하는 서울, 인천, 경기도 출신의 40대 이상 1174명의 주민에게 ‘잎, 밭, 부엌, 햇빛’ 등 받침이 ‘ㅍ, ㅌ, ㅋ, ㅊ’로 끝나는 38개의 단어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이’, ‘에(서)’, ‘을, 으로’, ‘의’, ‘아’)와 결합할 때 실현되는 발음형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이다. 조사 결과 동일한 받침이라도 단어마다 다양한 발음 양상이 나타났는데, 대체로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의 받침을 표준 발음대로 발음한다는 비율이 높았다(예: ‘옆(90.49%), 오지랖(29.64%)’, ‘몇(65.43%), 꽃(54.14%), 숯(44.71%), 윷(31.2%), 옻(30.99%)’). 한편, 같은 단어에서도 이어지는 조사에 따라 표준 발음의 실현율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 ‘꽃이(72.65%), 꽃으로(67.75%), 꽃의(57.95%), 꽃에서(47.1%), 꽃아(25.25%)’). 현재의 ‘표준 발음법’은 같은 음운 환경에 있는 같은 표기의 음소는 같은 발음이 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발음 형태가 공존하고 있는 언어 현실을 담아 내지 못하고 있다.
  거센소리가 받침인 단어들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가 올 때 연음 법칙에 따르지 않고 발음하는 꽃이[꼬시], 밭을[바슬]과 같은 현상에 대해서 대립하는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할 수 있다. 하나는 발음 혼란을 우리말의 순수성을 해치는 오염 행위로 간주하여 비표준 발음이 정착하지 못하도록 발음 교육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는 견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발음 변화도 자연스러운 언어 변화로 보아 발음 교육 강화로 언어 변화의 큰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하는 견해이다. 국어에 대한 다양한 견해의 소용돌이 속에서 체계 있는 언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도 위 보고서와 같은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제보자의 음성을 녹음하지 않고 평소에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물어서 기록하는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국어 발음 실태를 조사할 때에는 제보자의 음성을 녹음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2.3. 주요 어휘 용례집 -부사, 관형사, 대명사, 수사, 감탄사, 의존 명사 편-

  『주요 어휘 용례집 -부사, 관형사, 대명사, 수사, 감탄사, 의존 명사 편-』(정호성)은 2000년부터 진행된 ‘주요 어휘 용례 수집 및 정리’ 사업의 결과 보고서 중 하나로서, 2001년의 형용사 편(사륙배판, 830면), 2002년의 동사 편(사륙배판, 1628면), 2003년의 명사 편(사륙배판, 2566면)에 이어 네 번째로 발간하는 것이다.
  ‘주요 어휘 용례집’은 한국어 교육 종사자 혹은 한국어 학습자에게 국어 주요 어휘의 자연스러운 용례를 풍부하게 보임으로써 그 어휘의 구체적인 의미와 그 의미에 따른 전형적인 용법을 충분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에서 펴낸 것이다.
  2004년의 용례집에서는 부사 1,073항목, 관형사 436항목, 대명사 94항목, 수사 88항목, 감탄사 149항목, 의존 명사 181항목 등 모두 2,021항목의 주요 어휘를 선정하여 용례를 제시한 책(사륙배판, 1353면)이다. 이로써 그동안 4년에 걸쳐 추진해 온 주요 어휘 선정 및 용례 제시 작업은 일단락되었다.
  2004년부터 2005년에 걸쳐 국립국어원에서는 품사별로 발간했던 용례집 전체를 한데 모으고 내용을 보완하여 주요 어휘 용례집 합본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본은 워낙 많은 양이 될 것이므로 시디롬으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례집 합본 시디롬이 나오면 국어 통사론, 의미론 연구자들에게는 가공하기 전의 말뭉치에서 정제된 예문을 뽑는 시간과 노력을 덜어 주어 연구에 편의를 제공할 것이고, 한국어 교육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예문을 풍부하게 제공할 것이다.


           2.2.4. 남북한 어문 규범 비교 연구

  『남북한 어문 규범 비교 연구』(전수태)는 남북한 어문 규범 통일을 위한 학술회의를 대비하여 남북한 학자들이 다 같이 자료로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어문 규범의 네 영역인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부호, 표준 발음에서 남북한 차이가 있는 20여 항목을 뽑아 그 각각에 대하여 분단 이전인 1933년의 규범과 분단 이후 남북한에서 각각 변화하여 현행에 이르는 과정을 질서 있게 정리한 것이다.


           2.2.5. 어휘별 규범 해설

  『어휘별 규범 해설』(정희창)는 ‘어문 규정집’과 그 해설에서 제시된 어휘들, 그리고 일상적으로 흔히 잘못 쓰는 어휘들의 목록을 제시하고 필요한 항목에는 구체적인 해설을 덧붙여 가나다순으로 배열한 것이다. 현행 규범집에 등장하는 어휘들을 정리하는 작업은 규범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일도 되지만 언어 변화에 따라 규범을 정비하고자 할 때 논의의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표제어별로 관련어: , 오류형: , 어문 규범 관련항: , 해설: , 기타 의견: 등의 부가 정보를 주어 이용자가 어떤 단어가 어떤 어문 규범에 따라 맞고 틀리는지를 잘 모를 때 해당하는 어문 규범 조항을 찾아보기 쉽게 하였다.
  ‘으시대다’(→‘으스대다’의 잘못), ‘짜집기’(→‘짜깁기’의 잘못), ‘소세지’(→‘소시지’의 잘못) 따위의 단어는 물론이고 ‘왔다리^갔다리’, ‘저희^나라’와 같이 일상적으로 잘못 쓰는 구 형태도 표제어로 제시하는 친절도 돋보인다.
  한편, 『어휘별 규범 해설ꡕ에서 기호 ^은 ‘항상 띄어 씀’을 나타내는데, 이에 대한 일러두기의 설명이 누락되어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항상 띄어 쓰는 기능이라면 더 보편적인 기호인 ∨(또는 ∨)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2.2.6. 주요 국가의 사회언어학 연구 동향

  『주요 국가의 사회언어학 연구 동향』(영명희)은 국립국어원이 2005년부터 추진하는 ‘국민의 언어 사용 실태 조사 사업’의 기초 연구를 위해, 사회언어학 전공 학자들에게 독일,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의 사회언어학 연구 동향에 관한 집필을 의뢰하여, 그 원고를 묶어 발간한 논문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논문과 집필자는 다음과 같다. ‘독일의 사회언어학 연구 동향: 전춘명(한신대 독문과)’, ‘미국 사회언어조사의 연구 동향: 이동은(고려대 국제어학원)’, ‘영국의 사회언어학: 김용진(숭실대 영문과)’, ‘일본 사회언어학의 개관: 홍민표(계명대 일본학과)’, ‘프랑스의 사회언어학 현황 소개: 송기형(건국대 불문과)’. 부록으로 국내에서 연구·발표된 사회언어학 관련 논저 목록을 실었다.


           2.2.7. 안전 설명문의 실태 연구

  『안전 설명문의 실태 연구』(김문오)는 국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 중 하나이다. 이 보고서는 각종 안전 설명문 84건을 조사하여 문법적, 의미적 면에서 문제점이 있는 문장들을 뽑아 그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고압가스 취급 요령’, ‘비상시 대피 요령’, ‘소화기·소화전 사용법’, ‘승강기 사용법’ 등의 안전 설명문은 우리의 생명이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것인데도 읽어서 쉽게 조치를 취하기 어렵게 된 글이 많다. 크고 작은 안전 부주의 사고가 잦은 우리 사회에서 안전 관련 설명문의 실태를 파악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실한 일이므로, 이와 같은 실용적인 연구 보고서가 나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보고서는 안전 설명문 ‘원문’에 ‘수정문’과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부록으로 사진도 첨부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의 내용 편집이나 배치에서는 더욱 가독성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원문 사진과 그 개선안을 좌우 대칭으로 배치하고 상세한 설명은 각주나 후주로 처리하였더라면 더 독자가 읽기 쉬웠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고서 작성 단계에 안전공학, 심리학 분야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반영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언어 전문가와 타 분야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는 앞으로도 더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소방방재청, 한국소방안전협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산업안전공단, 노동부 산업안전과, 한국철도공사, 소화장비 생산업체 등의 안전 관련 기관과 단체들에 안전 지침서 작성이나 직원 교육에 큰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2.2.8. 초등학생용 글쓰기 교재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초등학생용 글쓰기 교재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정희창)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한 지침서로 발간된 것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생의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보고서이다. 보고서의 체제는 다음과 같다. ‘Ⅰ. 초등용 쓰기 교재의 개발’이라는 제목 아래 ‘1. 초등용 쓰기 교재 구성의 기본 방향, 2. 목표와 내용, 3. 교수-학습 방법, 4. 평가, 5. 교재 구성, 6. 자료’가 제시되어 있고, ‘Ⅱ. 초등용 쓰기 교재 개발의 실제’라는 제목 아래 ‘1·2학년, 3·4학년, 5·6학년’의 세 단계로 나누어 각각 ‘정보를 전달하는 글쓰기, 설득하는 글쓰기, 정서 표현의 글쓰기, 친교 표현의 글쓰기’를 다루고 있다. 각 단계의 학습 활동에서도 ‘기본 과정’과 ‘심화 과정’을 두어 수준별 학습이 되도록 하였다. 초등학생들의 쓰기 능력 발달 과정과 제7차 국어과 교육 과정의 쓰기 영역에서 제시된 교육 내용이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제시되는 점은 이 보고서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내용을 초등학교 국어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려면 더 많은 자료와 다양한 이론이 필요하며, 현장에서의 적용과 검증을 거쳐 내용을 더욱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2.9. 2004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 개선 방안 연구

  『2004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 개선 방안 연구 -9급, 5급 시험 문항과 직무 분석을 중심으로』(이병규, 노명완, 김창원, 정혜승)는 행정부의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이 공무원 임용 대상자의 직무 수행 능력을 어느 정도 타당하게 측정·평가하고 있는가를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 개선을 위한 원론적인 과제를 다섯 가지 제시하였다. 첫째, 공무원 임용 시험 업무를 관장하는 중앙인사위원회 차원에서 공무원의 직무를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공무원에게 적합한 직업 문식성(職業 文識性: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능력 및 업무와 관련 있는 실질적 업무 수행 능력)을 연구해야 한다. 둘째,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필요한 고급의 언어 사고력이 무엇인지 상세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이 고등학교·대학교의 국어 교육 과정을 반영하고, 학교의 국어 교육 과정 체제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정립하여야 한다. 넷째, 읽기 능력 중심에서 말하기, 듣기, 쓰기 능력을 모두 포함하는 실질적인 국어 능력 평가를 해야 한다. 다섯째, 선택형 문항으로만 출제하지 말고 수행형 문항도 곁들여 진정한 국어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그 외에 개선 방안을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단기 과제로는, 각 시험의 전체 체제 및 운영에 관한 지침서를 마련할 것, 언어 평가 전문가를 확충할 것, 5급 국어 시험의 초점을 언어 능력과 사고력을 아우르는 종합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둘 것, 9급 국어 시험의 문항 형태를 오지택일형으로 바꾸고 평가 초점을 ‘정확하고, 적절하며, 유창한 국어 사용’으로 바꿀 것, 문제의 정답을 공개하고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장기 과제로는,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국어 관련 과목의 전체 체계를 직급·직렬을 고려하여 조정할 것, 평가에서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언어활동 영역을 고루 다룰 것,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자체의 언어 평가 전문가를 양성할 것, 입법부, 사법부 등 다른 기관과 행정부의 국어 관련 과목을 비교·분석하여 발전 방안을 모색할 것, 응시자에게 시험의 철학과 방향, 시험이 요구하는 능력, 과거의 출제 경향, 시험 대비 방법 등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체제를 갖출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서양에서 논의되어 온 ‘문식성’(literacy)의 개념에 대한 여러 견해를 소개하면서, ‘문식성’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기능이나 지식에 대한 이해’, ‘전문적 영역에서의 수행 능력’ 그리고 ‘세상을 자유롭게 이해하는 전략’도 모두 포함하는 매우 넓은 의미 영역을 지닌 개념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직업 문식성(job literacy)’이란 특정한 직업에서 요구되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문식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문식성’, ‘직업 문식성’, ‘국어 능력’과의 상관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이고 이론적인 탐구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이 보고서에 제시된 ‘공무원의 직무 분석 결과’, ‘국어 시험 문제에 대한 설문 분석 결과’, ‘시험 문제에 대한 내용 분석’ 등은 후속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공무원 임용 국어 시험의 모형을 개발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2.2.10.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정희원)은 동남아시아 3개 언어의 외래어 표기법과 그에 따른 표기 용례를 제시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경제와 산업 구조가 달라지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가 부쩍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에 대해 표기법을 제정하기로 하였고, 이들 3개 언어에 대한 표기법 시안을 작성하여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문화관광부에 제출하였다. 문화관광부는 국어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2004년 12월 동남아시아 3개 언어의 외래어 표기법을 고시하였다. 이번 외래어 표기법의 특징은 파열음에 평음-경음-격음의 3분 대립이 존재하는 타이어와 베트남어에는 된소리 표기를 도입한 것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에 대해 외래어 표기법이 새로 제정되었지만 고유 문자가 따로 있고 특수 부호가 많은 이들 언어에 대해 표기 세칙을 일일이 적용하여 표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용례집에는 일반 용어, 지명, 인명 등 주요 용례 1,500여 항목에 대해서 원어와 표준 한글 표기, 간략한 해설을 수록하여 올바른 외래어 표기를 찾아보기 쉽게 하였다. 그 밖에도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법 제정의 경위와 특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부록으로 새 표기법이 제정됨으로써 ‘푸켓→푸껫’, ‘호치민→호찌민’ 등 한글 표기가 달라지는 용례들을 따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한글 찾아보기를 수록하였다. 고유 문자가 따로 있고 특수 부호가 많은 동남아시아 언어들에 대해서는 표기 세칙을 하나하나 적용하여 적기가 매우 까다롭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표기법이 제정됨에 따라 그동안 써 온 동남아시아 언어의 표기들 중 상당수는 한글 표기법이 바뀌게 된다. 새로운 외래어 표기법의 고시와 더불어 같은 시기에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은 시의적절하여 새 외래어 표기법이 정착되는 데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본다.


           2.2.11. 중학교 교과서 한자어 및 한자 분석 연구

  『중학교 교과서 한자어 및 한자 분석 연구』는 중학교 전 과목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중학교 교과서에는 어떤 한자어가 쓰이고 있으며, 그 실태 및 특성에 대한 통계적 분석이 주된 내용이다. 각 교과 과목별로 분포하는 한자어 및 그 한자어에 해당하는 한자의 실태와 특성을 조사 분석하였다. 민현식(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와 5명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사륙배판, 621면).


           2.2.12. 국어 연구 논저 목록 Ⅲ

  『국어 연구 논저 목록 Ⅲ』(담당 연구원: 최용기)은 1971년부터 2003년까지 발표된 국어 연구 논저 목록을 수집하고 정리한 것이다. 수록된 전체 논저 목록은 47,850여 건이며 단행본, 학위 논문, 일반 논문, 기타 목록 순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종류, 저자, 제목, 출전, 발행처 등을 기준으로 손쉽게 정렬할 수 있도록 정렬용 파일을 함께 수록하였으며 논저 목록 파일은 데이터베이스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구분자와 탭을 이용하여 편집하였다. 부록으로 ‘국어학 연감 2004’ 파일을 함께 수록하였다(80mm 미니 시디롬(CD-ROM)).


           2.2.13. 북한의 국어 연구 자료 구축 1

  『북한의 국어 연구 자료 구축 1』(담당 연구원: 이준석)은 광복 이후 1946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의 국어학자들과 중국을 비롯한 공산권의 국어학자들에 의해 북한과 외국에서 이루어진 국어 연구 논저 목록 5,509종을 정리한 것이다. 각 논저 목록의 맨 앞에 단행본, 학위 논문, 일반 논문, 기타 등의 분류를 하였다(80mm 미니 시디롬).

  연구 용역 보고서로는 두 가지가 나왔다. 『국어학 고유어 용어 분류 체계에 관한 연구』와 『지역어 음성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 및 관리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


           2.2.14. 국어학 고유어 용어 분류 체계에 관한 연구

  『국어학 고유어 용어 분류 체계에 관한 연구』(권재일·고동호, 2004)는 『국어학 용어 분류 체계에 관한 연구』(임홍빈·한재영, 2003)에서 제시한 국어학 용어 분류 체계를 재검토하여 수정·보완하되, 특히 국어학 분야의 고유어 학술 용어로 국한하여 분류 체계를 세우고, 용어의 의미를 기술한 것이다. 고유어 학술 용어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대응 한자어 혹은 다른 고유어, 서양 외래어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한자어 용어에 비해 다소 생소하다고 느끼는 고유어 용어의 의미에 뜻풀이를 제시한 것은 고유어 용어의 정확한 이해에 필요한 일이다. 이 보고서는 국어학의 고유어 용어가 등장하는 논저를 검색한다든지 국어학 연구 성과의 정리와 평가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2.2.15. 지역어 음성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 및 관리에 관한 연구

  『지역어 음성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 및 관리에 관한 연구』(원광대학교 음성정보기술산업지원센터, 이용주, 소강춘, 김봉완)는 지역어 음성 자료를 수집·전사하고, 전사된 자료에 언어 정보를 부가하여 최종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제반 과정을 단계별로 검토하고 그 방안에 관하여 기초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로 국어학자들은 방언 자료를 디지털 음성 파일과 전사된 텍스트 양쪽 모두를 활용하여 수시로 점검하고 대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역어 음성 자료 수집과 전사, 결과물의 효율적인 재사용 방안을 국어학 분야와 전산학 분야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모색한다는 데에 이 연구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상에서 국립국어원의 연구 결과물 14가지를 살펴보았다. 국립국어원의 목표를 수립할 때 앞으로는 전통적인 국어학 연구 분야 외에도, 한국어 교육, 평생 국어 교육 등에도 관심을 둬서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아야 하며, 국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국어의 발전과 국어 문화의 향상을 위해 중장기 발전 계획을 면밀히 세우고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3. 맺음말

  우리는 지금까지 국립국어원의 활동과 연구 성과로 나누어 주요 사항을 검토하고 동향을 살펴보았다. 국립국어원은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풍요로운 국어 생활을 도와주는 언어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의 활동도 어문 규범이나 단어 차원을 넘어서 문장과 담화 차원에 이르는 연구를 수행하고 글말(문어)과 입말(구어)을 아울러 깊이 연구하며, 연구 성과들을 문화 정책과 연계하는 데에 더욱 애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어의 현실, 국민의 의식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므로 앞으로 국어 실태 조사가 더욱 정밀히 이루어져야 하겠고 항상 국민과 시대의 요구를 살펴 그 수요에 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력과 혜안이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은 기초 연구의 성과가 응용 연구에 잘 접맥되도록 연구의 상호 연계성을 높여야 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쓰고 국어 정책과 외국어 정책을 아우르는 통합된 언어 정책의 시야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2004년에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결과들을 많이 내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이 앞으로 더욱 의미 있는 사업 결과를 내어서 우리 국민에게 문화적인 혜택을 더 많이 주고 우리나라가 문화 선진국이 되게 하려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국립국어원이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개발할 때에 중장기 목표를 일단 수립해 놓은 후에 그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이 매진하는 체제가 아니었다. 단기간의 준비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그때그때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국립국어원의 중장기 목표와 아무 연계성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국립국어원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해 놓아야 할 일들을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 놓고 이를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사업들을 조직적·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일이 필요하다. 물론 이에는 ‘주력 사업의 선택’과 ‘예산과 인력의 집중’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국립국어원의 장기 목표―가령 2010년, 2020년, 2030년까지 각 기준 연도마다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가를 알고, 국립국어원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든지 그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도록, 목표를 공유하고, 임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5년 7월 28일부터 시행되는 국어기본법의 제6조에는 ‘국어 발전 기본 계획’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이러한 ‘국어 발전 기본 계획’을 잘 세워서 ‘국립국어원의 장기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하리라고 판단된다.
  국립국어원의 장기 목표들을 잘 달성하려면, 국립국어원의 구성원 모두가 합심단결하여 추진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컨대 ‘국어 정책의 기본 방향과 추진 목표 수립’, ‘어문 규범의 제정과 개정의 방향 설정’, ‘국민의 국어 사용(말하기·듣기·읽기·쓰기) 능력 증진과 국어 사용 환경의 개선’,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언어 사용 실태 개선’, ‘국어 순화와 전문 용어 표준화의 효율적 기반 조성’, ‘국어 정책과 국어 교육의 유기적인 연결’, ‘대화 문화와 토론 문화의 성숙’, ‘법률, 의학, 정보·통신 등 특정 분야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의 의사소통 장애 해결’, ‘남북한 주민 간의 의사소통 장애 해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통한 한민족 연대 기반 조성’, ‘국내 거주 외국인의 국어 사용상의 불편 해소’, ‘언어권별·국가별 한국어 교재 및 교수법 개발’, ‘통·번역가의 국어 능력 함양과 통번역 수준의 향상을 위한 기반적 연구’, ‘국어의 역사적 연구 진흥과 방언 유산의 보존’, ‘말뭉치 구축, 전자 사전 개발, 기계 번역 기반 조성 등을 포함하는 국어의 정보화 추진’, ‘다양한 기능별 특수 사전 발간’, ‘21세기 문화 창조 도구로서의 국어 경쟁력 확보’ 등의 목표들은 모두 국립국어원의 장기 목표 후보가 될 만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목표가 아무리 가치가 있더라도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받지 못한다면 제대로 이룰 수가 없다.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받기 위해 국립국어원은 언론 매체를 통한 정책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