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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역을 치렀어.
정호성(鄭虎聲) / 국립국어원
  ‘홍역을 치르다, 잔치를 치르다, 외상값을 치르다’와 같은 문장에서 쓰이는 ‘치르다’는 흔히 다음과 같이 말하고 또 적는 것을 볼 수 있다.
(1) ㄱ. *김 과장은 대금을 치루고 물건을 인수했다.
ㄴ. *우리는 그 문제로 홍역을 치뤘어.
ㄷ. *어머니께서는 잔치를 치룬 후 앓아 누우셨다.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어떤 일을 겪어 내다’는 말은 ‘치루다’가 아니라 ‘치르다’이다. 흔히들 ‘치르다’를 ‘치루다’가 기본형인 것으로 잘못 알고, 그 활용형을 ‘치뤄, 치뤘-’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치르다’는 ‘시험을 치러 내다, 큰일을 치렀으니 몸살이 날 만도 하다.’처럼 ‘치러, 처렀-’으로 활용해서 써야 할 말이다. 즉, ‘치르다’는 어간 ‘치르-’에 어미 ‘-어, -었-’이 붙게 되면, 어간의 ‘으’가 탈락하고 ‘치러, 치렀-’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는 ‘쓰다’에 ‘-어, -었-’이 붙으면 ‘써, 썼-’으로 활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위 (1)의 예들은 순서대로 ‘치르고, 치렀어, 치른 후에’와 같이 말하고 또 적어야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담그다, 잠그다’가 있다. 흔히들 ‘김치를 담갔다’를 ‘*김치를 담궜다’로, ‘문을 잠갔다’를 ‘*문을 잠궜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담그다, 잠그다’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되면 ‘담그- + -어/아 → 담가’, ‘잠그- + -어/아 → 잠가’와 같이 활용하므로 ‘김치를 담가 먹었다, 문을 잠가라’와 같이 말하고 또 적어야 한다.
(2) ㄱ. 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가/*담궈/*담아} 주셔서 우리는 {담글/*담굴/*담을} 필요가 없었다.
ㄴ. 우리 집은 며칠 전에 김치를 {담갔다/*담궜다/*담겄다/*담았다}.
 
(3) ㄱ. 현관문을 먼저 {잠근/*잠군} 후에 안방 문을 {잠가라/*잠궈라}.
ㄴ. 문을 잘 {잠갔는지/*잠궜는지} 확인해 보세요.
  ‘담그다’의 경우에는 ‘김치를 담가 먹었다’, ‘김치를 담갔다’ 등과 같이 말하고 또 적어야 할 자리에 ‘*김치를 담아 먹었다’, ‘*김치를 담았다’와 같이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무척 많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 외에 ‘따르다’가 있다. ‘물을 잔에 □□ 먹다’의 네모에는 ‘*따뤄’가 아니라 ‘따라’가 들어가야 한다. 이 역시 기본형이 ‘따르다’이므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어/아, -었/았-’ 등와 결합하면 ‘따라, 따랐-’과 같이 활용하게 된다. ‘*따루고, *따뤄, *따뤘다’와 같이 말하고 또 적으면 잘못이다.
(4) ㄱ. 물은 꼭 컵에 {따라/*따뤄} 먹어라.
ㄴ. 잔에 넘치도록 술을 {따른/*따룬} 후에 건배를 제의했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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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