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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문화어의 이해
  메기공장
전수태(田秀泰) / 국립국어원
  더위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금년 5월 말로 남쪽에서 금강산을 다녀온 사람이 백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 호에도 지난 호에 이어 북한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구급소생과’는 응급실이다. “영예군인을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하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높이 받들고 김만유병원에서는 중태에 빠졌던 영예군인인 모란영예군인 악기공장 로동자 안창남동무를 소생시켜서 초소에 설수 있게 하였다. 지난 8월 영예군인 안창남동무는 급성뇌막염으로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김만유병원 구급소생과에 실려오게 되었다. 과장 박종호동무를 비롯한 구급소생과의 의료일군들은 여러차례의 의사협의회를 진행하고 뇌기능 회복과 합병증을 미리 막기 위한 여러가지 치료대책을 세웠다.”(<북한위성> 2001년 11월 3일 20:00) 등과 같이 쓰이는 말이다. ‘영예군인’은 우리의 ‘상이용사’의 뜻이며, 북한어의 ‘일군’은 우리 표기로는 ‘일꾼’이다.
  ‘메기공장’은 메기를 길러내는 설비나 시설을 말한다. “이 메기공장일군들과 관리공들은 민족 최대의 경사가 겹치는 뜻깊은 올해에 맛 좋은 메기를 더 많이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메기기르기를 과학기술적으로 하고 있다. 예로부터 가장 춥다고 하는 소한, 대한 추위가 겹치는 1월에도 그들은 메기양어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 추운 겨울철에도 이 메기공장의 새끼물고기못들과 살찌우기못들마다에서는 더운 김이 피여오르고 메기떼들이 욱실거리고 있다.”(<노동신문> 2002년 1월 14일 3쪽)와 같은 예가 보인다.
  ‘벗겨쓰다’는 ‘쏙 빼 닮다’의 뜻이다. “명진이와 같이 아이들의 방으로 올라온 철민은 한참동안 명순의 곁에 앉아 딸의 자는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검고 길다란 눈섭, 오똑한 코, 도투름한 앵두입술… 명순의 모색은 신통히도 제 에미를 벗겨썼다. 갓 피기 시작한 꽃봉오리처럼 방싯이 열린 입가에 방시레 잠웃음이 어린다.”(장편소설 <뜨거운 심장> 1984. 64쪽)와 같은 문맥에 쓰인다. 북한어 ‘눈섭’은 남한 표기로는 ‘눈썹’이다.
  ‘태양상’은 김일성 주석 사망 백 일을 맞아 세워진 초상화이다. 김일성 주석의 사진 가운데 가장 환하게 웃는 사진으로 서해갑문 준공식 때(1985년) 촬영한 사진을 선정하여 초상화로 제작한 것이다. “당 및 국가 지도간부들은 조선혁명과 온세계의 자주화를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불멸의 공헌을 하신 위대한 수령님께 세계 여러나라들에서 수여해드린 훈장과 메달들을 돌아보았다. 당 및 국가 지도간부들은 이어 울음홀에 모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태양상과 동 부각상들을 돌아보았다. 전체 참가자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주체의 태양으로 천세만세 높이 모시고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명한 령도 따라 이 땅위에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반드시 일떠세움으로써 김일성조선, 김일성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만천하에 떨쳐갈 결의에 충만되어 있었다.”(<북한위성> 2001년 9월 9일 20:00)처럼 쓰이는 말이다. ‘김일성조선’, ‘김일성민족’은 우상화의 첨단을 가는 표현이라 할 만하다.
  ‘해명률’은 해결된 비율이다. “2001년 11개월 동안에 10대 소년들이 저지른 범죄건수는 그 전 해 같은 기간보다 4.7% 더 늘어나 12만 6,137건에 달하였다.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교내에서 저지른 폭력행위는 무려 74% 늘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범죄건수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반면에 그 해명률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2001년 11개월 동안에 발생한 범죄 총건수에서 범죄를 해명했다는 것은 20.2% 밖에 안 되였으며 중범죄 해명률은 그 전 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8.4% 나 떨어졌다고 한다.”(<평양신문> 2002년 1월 6일 3쪽)과 같이 쓰이는 말이다.
  북한 핵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로 복잡다단하게 얽힌 남북 문제에 대하여 그 해명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으면 좋겠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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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