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어원
북한 문화어의 이해
한글 맞춤법의 이해
외래어의 이해
사전의 이해
표준 발음법의 이해
관용 표현의 이해
현대시 감상
현장에서
표준 화법
국어 생활 새 소식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알려드립니다
 표준 발음법의 이해
  관용 발음 세 가지
최혜원(崔惠媛) / 국립국어원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제1장 총칙). 대개는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라 발음이 정해지지만,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에 맞지 않는 ‘표준어의 실제 발음’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는 때가 많다.
  이러한 <표준 발음법>의 기본 원칙과 달리 발음 규칙의 합리성에 다소 어긋나지만 표준어권 화자들이 현실 발음에서 많이 쓰는 발음을 표준으로 채택한 예외적인 것들이다.
  <표준 발음법> 제13항은 받침이 모음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될 때 ‘꽃이[꼬치]’, ‘낮에[나제]’, ‘쫓아[쪼차], 덮이다[더피다]’처럼 받침의 발음을 제 음가대로 이어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르면 한글 자모 이름의 받침도 당연히 다음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서 발음해야 할 것이다. 즉, ‘꽃이, 낮에’를 [꼬치], [나제]로 발음해야 하는 것처럼 ‘지읒이, 치읓이, 피읖이'는 [지으지], [치으치], [피으피]와 같이 이어서 발음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옳다.
  그러나 <표준 발음법> 제16항에는 한글 자모 'ㄷ, ㅈ, ㅊ, ㅋ, ㅌ, ㅍ, ㅎ'의 이름에 대해 언중들의 현실 발음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발음하도록 하였다.
(1) 디귿이[디그시], 지읒이[지으시], 치읓이[치으시], 키읔이[키으기], 티읕이[티으시], 피읖이[피으비], 히읗이[히으시]
  ‘겉옷, 헛웃음, 맛없다, 젖어미’와 같이 받침소리 뒤에 모음을 시작하는 실질 형태소가 올 경우에는 [거돋], [허두슴], [마덥따], [저더미]처럼 받침의 대표 소리를 뒤 소리와 연결하여 발음한다. 이 원리에 따른다면 ‘맛있다’, ‘멋있다’도 [마딛따], [머딛따]처럼 읽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맛있다’, ‘멋있다’는 [마딛다]나 [머딛따]보다 [마싣따], [머싣따]로 발음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표준 발음법>에서는 이러한 ‘맛있다’, ‘멋있다’의 관용 발음을 인정하여 [마딛따]와 [마싣따], [머딛따]와 [머싣따] 두 발음을 모두 표준으로 하고 있다.
  <표준 발음법>에서 ‘국어의 합리성’에는 어긋나지만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인정하는 또 하나의 발음이 있다. 바로 ‘ㄴ 첨가’ 발음인데 (2)의 예와 같이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요소의 끝이 자음이고 뒤 요소의 첫 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 [ㄴ]을 첨가하여 발음하는 규칙이다.
(2) 한여름[한녀름], 솜이불[솜:니불], 꽃잎[꼰닙], 국민윤리[궁민뉼리]
  여기서 ‘ㄴ’ 소리가 첨가되려면 적어도 그 환경이 합성어나 파생어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데 ‘금융’과 ‘검열’은 그러한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 발음법>의 원리에 따르면 [금융]과 [거:멸]만을 표준 발음으로 해야 하지만 언중이 널리 쓰는 [금늉], [검:녈] 또한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글 자모 이름의 받침 발음이나, ‘맛있다’, ‘멋있다’ 발음은 <표준 발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예외를 허용하지만 ‘ㄴ’ 소리 첨가는 ‘금융’, ‘검열’ 외에도 예외적으로 ‘ㄴ’소리를 첨가하여 발음하는 것을 허용한 예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3)과 같이 ‘열(熱)’로 끝나는 네 단어와 (4)와 같이 사자 성어를 이루는 몇몇 단어가 그 예이다.
(3) 작열(灼熱), 정열(情熱), 평열(平熱), 혹열(酷熱)
(4) 여진여몽(如眞如夢), 주단야장(晝短夜長), 공중유사(公中有私), 구상유취(尙乳臭)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3동 827   ☎ (02) 2669-9721
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