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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맞춤법의 이해
  있음/있슴
정호성(鄭虎聲) / 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의 가나다 전화(771-9909)를 이용하는 분들의 질문 가운데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있다’와 ‘없다’의 명사형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있다’와 ‘없다’의 명사형은 ‘있음, 없음’으로 적어야 할까? 아니면 ‘있슴, 없슴’으로 적어야 할까?
  한글 맞춤법은 원래의 형태(원형)를 밝혀 적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그러므로 이 말들은 [이씀, 업씀]으로 소리 나지만 이 말의 어간은 ‘있-, 없-’이 분명하고, 여기에 결합된 어미는 명사형 어미 ‘-음’임이 분명하므로, 즉 어간과 어미의 원래의 형태를 밝힐 수 있으므로 ‘있음, 없음’으로 구분하여 적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1988년 한글 맞춤법이 바뀔 때 이전의 어미 ‘-읍니다/-읍니까’를 ‘-습니다/습니까’로 고치면서 명사형 어미 ‘-음’도 ‘-슴’으로 고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용언에 명사형 어미가 연결될 때 ‘ㅅ’ 소리가 나는 것은 그 앞말에 받침 ‘ㅅ’이 있을 때, 그 ‘ㅅ’이 명사형 어미 ‘-음’의 첫소리로 밀려서 나는 것이다.(있음, 없음 / 가겠음, 먹었음, 하였음(했음)) ‘-읍니다/-읍니까’를 ‘-습니다/습니까’로 바꾼 것은 명사형 어미 ‘-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있음, 없음’ 이외에도 명사형 어미 ‘-음’이 용언에 연결되어 명사형을 이룰 때 그 표기에 다소 혼란이 있는 듯하다. 이에 용언의 어간 말음에 따라 명사형 어미 ‘-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명사형을 만드는 방법은 동사와 형용사가 다르지 않으므로 함께 보이도록 한다.
(1) 어간 말음이 모음일 때: 감, 삼, 냄, 캠, 섬, 설렘, 벰, 봄, 옴, 됨, 기움, 치움, 사귐, 휨, 예쁨, 따름, 흐름, 띔, 흼, 즐김, 디딤, 가짐 ……
  어간 말음이 모음이면 (1)과 같이 어간에 바로 ‘-ㅁ’이 결합된다.
(2) 어간 말음이 자음일 때
ㄱ. 규칙 용언인 경우
ㄱ, ㄲ일 때: 먹음, 막음, 작음, 속음 / 깎음, 꺾음, 낚음, 닦음, 묶음, 볶음, 솎음 ……
ㄴ일 때: 안음, 신음
ㄷ일 때: 걷음, 뜯음, 믿음, 받음, 뻗음 ……
ㄹ일 때: 갊, 걺, 기욺, 긺, 낢, 뛰어듦, 만듦, 베풂, 삶, 앎, 얾, 엶, 이끎 ……
ㅁ일 때: 감음, 검음, 남음, 넘음, 담음, 더듬음, 숨음 ……
ㅂ일 때: 잡음, 뒤집음, 뽑음, 입음, 씹음, 좁음 ……
ㅅ, ㅆ일 때: 벗음, 빗음, 빼앗음, 솟음, 웃음, 씻음 / 있음
ㅈ, ㅊ일 때: 궂음, 꽂음, 낮음, 맞음, 맺음, 잦음, 젖음, 짖음, 찢음, 찾음 / 좇음, 쫓음
ㅌ일 때: 같음, 맡음, 밭음, 뱉음, 붙음, 얕음, 옅음, 짙음, 흩음
ㅍ일 때: 갚음, 깊음, 높음, 덮음, 엎음, 싶음, 짚음
ㅎ일 때: 낳음, 넣음, 놓음, 닿음, 땋음, 쌓음, 좋음, 찧음
겹받침일 때: 앉음, 얹음 / 끊음, 많음, 않음, 귀찮음 / 가엾음, 없음 / 읽음, 늙음, 붉음 / 닮음, 삶음, 젊음, 밟음, 넓음, 짧음 / 핥음, 훑음 / 읊음 / 끓음, 뚫음, 싫음, 앓음, 옳음 ……

      ㄴ. 불규칙 용언인 경우
ㄷ 불규칙: 걸음(걷다), 길음(긷다), 들음(듣다), 물음(묻다), 불음(붇다), 실음(싣다) ……
ㅂ 불규칙: 가여움(가엽다)1) , 구움(굽다), 기움(깁다), 도움(돕다), 주움(줍다), 꽃다움(꽃답다), 더러움(더럽다), 사랑스러움(사랑스럽다) ……
ㅅ 불규칙: 그음(긋다), 나음(낫다), 부음(붓다), 이음(잇다), 지음(짓다), 저음(젓다) ……
ㅎ 불규칙: 빨감(빨갛다), 멀검(멀겋다), 까맘(까맣다), 누럼(누렇다), 하얌(하얗다), 뽀얌(뽀얗다) ……
  명사형 어미 ‘-(으)ㅁ’은 어간 말음이 모음이거나 ㄹ이면 ‘-ㅁ’이 연결되고, 어간 말음이 자음일 때에는 ‘-음’이 연결된다.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은 어간 말음이 ㄹ인 경우이다. 이때는 ‘살다’의 명사형이 ‘삶’인 것처럼 어간에 바로 명사형 어미 ‘-ㅁ’을 붙이면 된다. 그러므로 ‘날다, 만들다, 이끌다’ 등의 명사형은 ‘*남/*날음, *만듬/*만들음, *이끔/*이끌음’이 아니라 ‘낢, 만듦, 이끎’임을 주의해야 한다.
  ‘줍다, 굽다, 사랑스럽다’와 같은 ㅂ불규칙 용언일 경우는 ‘*줌, *굼, *사랑스럼’이 아니라 ‘주움, 구움, 사랑스러움’으로 적어야 한다. 그리고 ㅎ불규칙 용언은 대부분 명사형을 쓸 일이 별로 없는 색채 형용사이지만 굳이 쓴다면 ‘빨감, 하얌’등과 같이 적어야 한다.
(3) 선어말어미 뒤: 막았음, 읽었었음, 끊겠음, 찾으셨겠음 / 오심, 가심, 잡으심, 편찮으심 ……
  선어말 어미 ‘-었-, -겠-’은 자음으로 끝나므로 명사형 어미 ‘-음’이 뒤따르고, ‘-(으)시-’는 모음으로 끝나므로 그 뒤에 명사형 어미 ‘-ㅁ’이 결합되는 것은 위 (1)~(2)의 경우와 같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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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