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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 강사)
   국립국어원에서는 국어사용 능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공무원을 비롯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어전문교육과정’을 운영하여 국민의 국어사용 능력 및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어전문교육과정’은 2007년 현재 <국어반>(공무원·일반인 대상, 5일간 35시간)과 <교사반>(초·중·고 교사 대상, 5일간 30시간)의 두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과목은 어문규범(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글쓰기, 바르게 말하기, 언어예절 등 총 21강좌로 편성한다.
   이 가운데 수강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강좌 중 하나가 외래어 표기법이다. 외래어는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표기법에 대한 별도의 학습 기회가 없기 때문에 국민이 이에 관한 규정을 이해하기 어려워 표기상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cafe 카페, cake 케이크, flute 플루트, juice 주스, terminal 터미널, color 컬러, narration 내레이션, accessory 액세서리, concept 콘셉트, outlet 아웃렛’은 각각 ‘까페, 케익, 플룻, 쥬스, 터미날, 칼라, 나레이션, 악세서리, 컨셉, 아울렛’으로 잘못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국민이 외래어를 올바로 사용하고 표기하기 위해서는 표기법에 관한 교육과 함께 바른 표기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1986년에 제정된 것으로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2장 표기 일람표, 제3장 표기 세칙, 제4장 인명·지명 표기의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은 여러 나라에서 들어오는 외래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조항으로 표기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우선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제1항은 외래어를 표기할 때 국어 자모 이외의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제2항은 가장 이상적인 표기는 외래어의 음운을 국어의 자모와 1:1로 대응하는 것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2개 이상의 외국어 음을 하나의 국어 자모로 적게 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명시한 것이다. 제3항은 외래어의 받침은 받침 규칙을 적용하여 ‘ㄱ, ㄴ, ㄹ, ㅁ, ㅂ, ㅅ, ㅇ’ 7개로 간단하게 표기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제4항은 외래어 표기에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으로 국어의 자모로 모든 외래어의 음을 정확하게 표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어의 음을 대표로 표기하기로 한 것이다. 제5항은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기 전에 국민의 대부분이 사용하여 온 어휘 가운데 표기법을 적용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판단되는 몇몇 어휘는 표기법에 적용하지 않고 관용을 존중하여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상과 같이 말 그대로 외국에서 들어온 어휘인 외래어를 일상에서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 교육 과정에 외래어 표기법에 관한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중등 교육 과정에서 한글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관한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교육은 실행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국민들은 외래어를 잘못 사용하여도 그리 큰 문제로 삼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 잘못 사용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외래어는 엄연히 국어의 어휘이다. 따라서 규범의 제정도 중요하지만 규범에 관한 교육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 수업 이외에 필요한 사항은 표기법에 관한 홍보이다. 외래어 표기법을 설명하면서 수강생들을 살펴보면 외국어와 그에 관한 규칙을 듣는 듯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표기법이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국제화, 세계화로 진행되는 이상 우리의 일상에서 외래어의 사용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정부 관계자는 국민이 외래어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표기법에 관한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도 외래어가 국어의 어휘임을 감안하여 사용할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