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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 발음법의 이해
  장단(長短)의 이해와 활용
김선철(金銑哲) / 국립국어원
  표준어의 근간을 이루는 서울말의 전통에서 모음의 길이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어 왔다. 이것이 단어의 의미를 달라지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단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많이 거론된다.
(1) 말〔馬〕, 말:〔言語〕 눈〔眼〕, 눈:〔雪〕 밤〔夜〕, 밤:〔栗〕
사과〔沙果〕, 사:과〔謝過〕 업다〔負〕, 없:다〔無〕 벌〔罰〕, 벌:〔蜂〕
정〔丁〕, 정:〔鄭〕
  그런데 이런 단어들이 다른 단어의 뒤에 붙어서 합성어가 되는 경우에는 긴소리를 잃게 된다.
(2) 싸락눈(*[싸랑눈:]), 군밤(*[군밤:]), 거짓말(*[거:진말:])....
  이로써 알 수 있는 사실은 서울말에서 장단의 구분이 단어의 처음에서만 유지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끊어 말하기에 따라서도 원래의 장음이 유지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끊어 말하기 단위의 처음에 오는 경우에만 원래의 장음이 나타나며, 같은 단어라도 끊어 말하기 단위 중간에 나오면 그 장음은 사라진다. 다음 문장을 보자(/ - 조금 끊음. // - 많이 끊음).
(3)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다. [//사:라믄 // 만:무레 / 영장이다//]
갈 사람은 가야지. [//갈싸라믄 / 가야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그러케 / 말:하면 // 안뒈지//]
빨리 말해. [//빨리말해//]
  그런데 서울말에서도 언어변화가 일어나서 이러한 장단 구분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연령별로 장단에 대한 의식과 구사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조사한 다음 결과를 보자.

응답 전체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검:문검색 124 4(8%) 16(23%) 23(29%) 35(49%) 46(50%)
검문검색 226 45(92%) 54(77%) 46(71%) 36(51%) 45(50%)
김:밥(김:빱) 104 4(8%) 3(4%) 12(17%) 30(42%) 55(60%)
김밥(김빱) 246 45(92%) 67(96%) 57(83%) 41(58%) 36(40%)
노:발대발 115 2(4%) 11(16%) 23(33%) 26(36%) 53(58%)
노발대발 235 47(96%) 59(84%) 46(67%) 45(64%) 38(42%)
도:끼 148 4(8%) 12(17%) 30(43%) 39(55%) 63(69%)
도끼 202 45(92%) 58(83%) 39(57%) 32(45%) 28(31%)
선:남선녀 143 6(12%) 18(28%) 29(42%) 37(52%) 53(58%)
선남선녀 207 43(88%) 52(72%) 40(58%) 34(48%) 38(42%)

  위의 단어들은 국어사전에 제1 음절이 장음인 것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응답자인 서울말 화자들이 전체적으로 장음보다는 단음을 많이 구사하고 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단음을 구사하는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많은 장음 단어들이 단음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에 실린 발음정보, 특히 장단은 현실에서는 매우 유동적인 것을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의 발음을 기준으로 기록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두루 쓰는 말’을 취하는 표준어 사정 원칙에 따라 국어사전에 장음으로 되어 있는 위와 같은 단어들의 발음 정보가 앞으로 단음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전 편찬의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어느 단계에서 발음정보를 바꾸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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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