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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문화어의 이해
  대갈받기놀음
전수태(田秀泰) / 국립국어원
  4월이다. 예년에 비하여 봄이 좀 늦기는 하였지만 한반도 남쪽 끝에는 진달래, 개나리가 한창이다. 서울을 거쳐 평양에도 봄바람, 꽃바람이 불어 갈 것이다. 올 봄이 북쪽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절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호에도 지난 호에 이어 북한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ㅌ,ㄷ열혈투사’는 1930년대의 항일 투쟁 시기처럼 나라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굴의 투쟁 정신과 변함없는 충성심을 발휘케 함으로써 ‘전 사회적인 일심단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그들이 내세운 새로운 인간형이다. “우리 혁명위업은 동지애로 백승을 떨치는 위업이다. 우리 혁명의 장구한 로정을 빛나게 수놓아 온 혁명적동지애는 오늘 위대한 장군님께서 펼쳐주신 선군시대에 더욱 활짝 꽃피어나고 있다. 이 땅 그 어디가나 '동지애의 노래'가 높이 울려퍼지고 전군, 전민이 위대한 장군님의 신념의 동지, 'ㅌ, ㄷ열혈투사'가 되여 당의 선군혁명령도를 충성으로 받들어나가고 있다.”(<노동신문> 2002년 7월 4일 2면)와 같이 쓰이는 말이다. ‘ㅌ,ㄷ’는 ‘타도제국주의동맹’의 약자로 김일성이 14세 때인 1926년 10월 만주에서 결성했다는 최초의 공산주의 운동의 청년조직이다.
  ‘김정일세기’는 21세기를 김정일 우상화의 관점에서 이르는 말이다.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21세기의 찬란한 태양으로 빛을 뿌리실 것이라는 굳은 확신은 재일조선인예술단이 70만의 마음을 담아 부른 노래에서도 잘 찾아볼수 있다. 《새 세기에 밝은 태양 우리 장군님 그 이름은 총련의 전진입니다. 고난이 겹쳐와도 미래만 있는 찬란한 새 세기는 김정일세기 아- 70만은 해빛처럼 빛내가리. 새 세기에 밝은 태양 우리 장군님 그 이름은 총련의 승리입니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음만 있는 찬란한 새 세기는 김정일세기 아- 70만은 해빛처럼 빛내가리.》(<평양방송> 2000년 12월 20일 19:50)와 같은 예문에서 쓰인다. 우상화의 첨단을 가는 표현이다.
  ‘대갈받기놀음’은 서로 험하게 싸우며 힘을 겨루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 정사환이는 명망이 높은 교수요, 희귀한 재능을 가진 설계가였다. 그리하여 그는 정치싸움에 휘말려들어 대갈받기놀음을 하다가 어느 놈의 음모에 걸려 씨아이씨특공대의 신세를 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간여는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씨아이씨특공대가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가 하는 것쯤은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평양신문> 2002년 1월 2일 4면) 등과 같이 쓰이는 말이다.
  ‘뜻갈래사전’은 의미 분류 사전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말을 다듬는데서 고유어와 한자말이 뜻이 같다고 할지라도 뜻의 폭이 같지 않은 경우에는 잘 고려하여 처리할데 대하여 주신 가르치심은 뜻폭을 비롯한 의미 구조 연구의 지도적 지침이다. 의미론에서 뜻의 구조화, 체계화 문제는 오늘날 뜻갈래사전(언어시소라스)의 편찬을 의해서뿐만 아니라 자동 정보 검색의 효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절실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오늘날 언어학에서는 뜻의 구조화, 체계화를 위한 리론으로 《마당》리론이 널리 퍼지고 있다.” (<조선어문> 1997년 4호 27-29쪽)처럼 쓰이는 말이다. 이 부분은 북한에서 남쪽과 마찬가지로 의미 분류 사전 편찬에 관심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당’ 이론은 남쪽 용어로는 ‘의미장’ 이론이다.
  광복 60년을 맞는 이 봄에는 공동 번영을 위한 남북 교류 협력에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3동 827   ☎ (02) 2669-9721
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