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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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순화
전문 용어의 정비
특수 언어와 소수자의 문제
남북 언어 교류
  Ⅱ. 국어 분야별 동향
  국어사·국어학사
이 승 희   / 성균관대 학부대학

  1. 머리말

  이 글은 2005년에 국어사 및 국어학사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정리,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어사는 음운, 형태, 어휘, 의미, 문법, 자료, 표기법 등 매우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어서 그 범위가 무척 넓은데,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문법사와 국어사 자료 연구, 국어학사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음운의 변화나 어휘의 변화, 차자표기 등을 주제로 한 논저들은 국어사 연구에 속하기도 하지만 각각 음운론, 어휘론, 형태론, 문자·표기 분야에서도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제외하였으며, 또한 단행본 중에서 국어사나 국어학사 분야가 일부만 포함된 경우 역시 제외하였다.
  이 글에서는 학술지 논문과 학위논문, 단행본을 별도로 구별하지 않고 주제별로 묶어 소개하였다. 먼저 문법사, 국어사 자료 연구, 국어학사 및 기타로 나눈 후 각각을 다시 하위 주제와 내용에 따라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 때 논문의 전체적인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다 소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는데, 특히 기존 논의와는 다른 부분이라든가 같은 주제를 지닌 논문들 사이의 차이점 등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였다.

  2. 문법사 연구

  문법사 연구 중에서는 조사나 어미 등 문법형태소의 형태 및 의미 기능을 다룬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문장 유형이나 구문을 다룬 연구가 많았다. 그리고 그 밖에 문법사의 시대 구분이나 문법화 등을 다룬 연구도 있었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이 세 부류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한다.

   2.1. 문법형태소 연구

    2.1.1. 조사 연구

  조사에 대한 통시적 연구는 그 대상이 격조사인가 보조사인가에 따라 나뉠 수 있고, 또한 조사의 형태나 분포, 통합 양상의 변화 등 형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가 혹은 논항 실현이나 의미 기능의 변화 등 통사적, 의미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나뉠 수도 있다.
  조사에 대한 연구 중에서는 고대국어부터 중세국어까지 보조사의 분포 양상, 의미 기능, 통합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국어 보조사의 역사적 연구>(하귀녀)가 주목된다. 이 논문에서는 고대국어 시기 향찰, 이두, 구결 등 차자표기 자료에 나타나는 보조사와 중세국어 한글 자료에 나타나는 보조사의 목록을 정리하였는데, 기존의 연구와 달리 보조사 설정 기준으로 음운론적, 형태론적 측면보다는 분포적인 면과 의미적인 면을 중시하였다. 이에 따라 향찰 자료의 ‘厼, 只’, ‘呑’, ‘馬於隱’, ‘音’이 보조사 목록에 포함되는 등 새로운 면모가 보인다. 한편 <보조사 ‘조차, 까지, 마저’에 대한 통시적 연구>(신윤희)에서는 중세국어의 동사 활용형 ‘조차, 조쳐’, 명사 ‘’, 부사 ‘’로부터 현대국어 보조사 ‘조차, 까지, 마저’가 문법화 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격조사에 대한 연구 중에서 <한국어 ‘에게’류 소급형에 대한 통시적 연구>(나카니시 쿄코)는 현대국어 여격조사의 소급형인 ‘X그, X게, X거긔, X긔’ 등의 형태 변화와 분포, 출현 환경 등 형태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고, <조사 ‘-로’의 ‘대상성’에 관한 통시적 연구>(황국정)는 15세기 국어에서 문맥상 서술어의 목적어로 실현되기도 하는 조사 ‘-로’에 “도구”의 기능과 구별되는 “대상”의 의미 기능이 있음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2.1.2. 선어말어미 연구

  선어말어미에 대한 연구에서는 특히 ‘--’을 주제로 한 연구가 많았다. <존대법 {-삽-}의 역사적 변화>(김현주), <높임 형태소 ‘--’의 쓰임과 기능>(이정복), <선어말어미 ‘--’의 의미 기능 변화에 대한 고찰>(이승희)은 주로 ‘--’의 의미 기능 변화를, <선어말어미 ‘--’ 통합순서의 변화에 대하여>(박부자)는 ‘--’과 ‘-시-’의 통합 순서 변화를 다루었다.
  앞의 세 논문은 ‘--’이 근대국어 이후에 청자높임으로 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되나, ‘--’이 본래 지니고 있던 의미 기능에 대한 설명, 그리고 청자높임으로 의미 기능이 변화한 원인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먼저 후기 중세국어까지 ‘--’의 의미 기능에 대해서, 명제의 비행위자역 논항에 대해 행위자역 논항이 존대를 나타내야 한다고 화자가 판단할 때 쓰인다고 본 <존대법 {-삽-}의 역사적 변화>(김현주)나 상위문 주어를 제외한 다른 모든 대상, 즉 비행동주를 높일 때 쓰인다고 한 <높임 형태소 ‘--’의 쓰임과 기능>(이정복), 주체의 행동이나 상태와 관련된 ‘객체’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표시한다고 본 <선어말어미 ‘--’의 의미 기능 변화에 대한 고찰>(이승희)은 모두 ‘--’ 문장 내에서 주어로 나타나는 행위자역 논항 혹은 주체와는 다른 어떤 존재와 관련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그 존재의 범위와 화자 및 주어/행위자역 논항/주체와의 상관 관계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보다 근본적인 견해 차이는 ‘--’의 의미 기능 변화를 설명한 데서 발견된다. <존대법 {-삽-}의 역사적 변화>(김현주)에서는 근대국어에 와서 일차적으로는 존대의 주체가 행위자역 논항에서 청자로 바뀌어 청자가 비행위자역 논항을 존대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이차적으로는 화자가 청자를 존대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고 보았다. 그에 비해 <높임 형태소 ‘--’의 쓰임과 기능>(이정복)에서는 대화 현장에 존재하지 않을 경우가 많은 제3자(객체)에 대한 높임보다는 마주보고 대화하는 청자에 대한 경어법 사용이 우선되는 화용적 상황의 반영으로 근대국어 이후 ‘--’이 청자높임으로 변화하였다고 보았다. 그리고 <선어말어미 ‘--’의 의미 기능 변화에 대한 고찰>(이승희)에서는 18세기 이후로 주체의 행동이나 상태 등과 관련된 ‘객체’의 범위가 확대되어 청자가 관련된 ‘대화 상황’까지도 포함되면서 ‘--’이 청자에 대한 화자 겸양을 표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이것이 ‘주체>청자>화자’의 지위 차이가 있을 때는 주체에 대한 화자 겸양으로 재해석되기도 한다고 보았다.
  <선어말어미 ‘--’ 통합순서의 변화에 대하여>(박부자)는 근대국어에서 선어말어미 ‘--’과 ‘-시-’가 통합하는 순서가 [+시]에서 [시+]으로 변화하는 것이 뒤에 통합되는 어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남을 밝힌 논문이다. 예를 들어 비종결형보다는 종결형 앞에서, 그리고 명령형 종결어미보다는 평서형·의문형 종결어미 앞에서 [시+]의 순서 변화가 먼저 나타나고 점차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통합 순서의 변화는 ‘--’의 의미 기능 변화와도 관련될 것이므로 이들 논문을 바탕으로 ‘--’의 종합적인 고찰이 가능하리라 본다.
  <‘-엇-’과 ‘-더-’의 통합관계>(한재영)도 선어말어미의 통합 순서에 대해 다루었는데, 여기에서는 시제 선어말어미 ‘엇’과 ‘더’의 본질적 속성 차이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어, ‘엇’은 화자의 의식이 사건 현장으로 이동하는 時點時制體系, ‘더’는 항상 고정된 현재 위치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視點時制體系에 속하므로 ‘엇더’의 순서는 가능해도 ‘*더엇’의 순서는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하였다. 이 밖에 선어말어미에 대한 연구로는 18세기 선어말어미의 목록을 정리한 <18세기 국어자료의 선어말어미 연구>(이선화) 등이 있다.

    2.1.3. 어말어미 연구

     2.1.3.1. 연결어미 연구

  연결어미에 대한 연구는 대개 개별 연결어미의 형태와 의미 변화를 다루었다. ‘-거늘, -거든, -거니와’ 등의 형태와 기원, ‘-어X’형과의 교체 양상, 통사적 제약과 의미 등을 다룬 <후기중세국어의 ‘-거-’ 통합형 연결어미에 대한 연구>(이래호)나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건마’의 형태, 통사, 의미 변화를 다룬 <‘-건마는’에 대한 통시적 고찰>(김선영), <한국어 의존명사 ‘줄’과 어미 ‘-ㄴ지’의 통시적 고찰>(이혜신) 등이 바로 그러한 연구이다. 또한 <연결어미 ‘-과뎌’의 통시적 고찰>(고은숙)에서는 중세국어 연결어미 ‘-과뎌’가 17세기 이후 명령형 어미로도 쓰이다 결국 소멸하게 된 문제를 다루었다. 
  한편 <연결어미 ‘-遣’과 그 변화>(장윤희)에서는 고대국어 자료에서 ‘계기성, 동시성, 전제’ 등을 표시하는 연결어미 ‘-遣’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와 동명사어미 ‘-’의 통합체로부터 ‘-*견>-*겨’의 변화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고 보고 그 과정을 설명하였는데, 특히 연결어미 ‘遣’이 통합된 구 연결의 용례 ‘-遣賜->-去有-’의 변화에 주목하여 고려가요에 등장하는 ‘-거시-’의 ‘-거-’가 바로 이 구 연결의 ‘-遣-’이 화석형으로 남은 것이라 본 점이 주목된다. 

     2.1.3.2. 종결어미 연구

  종결어미 연구 중에는 형태적인 면에 초점을 두어 새로운 형태의 등장이나 형태상의 변화 등을 다룬 연구가 많았다. <평서형 어미 ‘-ㄴ다/다’의 성립에 대한 통시적 고찰>(정언학)은 16세기 초에 처음 등장한 평서형 어미 ‘-ㄴ다’에 대해, ‘-다’에서 ‘ㆍ’가 탈락한 것으로 보는 기존의 일반적인 설명과는 달리 중세국어의 2인칭 의문형 ‘-ㄴ다’에서 기원하였다고 본 점이 특징적이다. 이 밖에 <근대국어 종결어미 {-다}>(이유기)에서는 17세기 국어에서 평서형 종결어미 ‘-다’와 선어말어미가 통합한 종결형식, ‘-을다/을돠’, ‘-을로다’ 등의 축약 형태들에 대해 다루었고, <17세기 국어의 종결어미 연구>(류은선)에서는 종결어미의 목록 및 변화 과정을 정리하였다. 한편 <중세국어 ‘-거지다’, ‘-거지라’에 대하여>(김유범)에서는 공시적 기술에서 통합관계와 계열관계의 기준에 따라 흔히 분석하지 않는 ‘-거지다’, ‘-거지라’의 통시적 분석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문제가 되는 중간 요소 ‘지’가 기원적으로 소망 표현의 형태소 ‘ㅈ’과 계사 ‘-이-’가 결합되어 형성된 것이라 주장하였다. 
  종결어미의 의미에 초점을 둔 연구로, <‘-고라’의 의미 기능에 대한 고찰>(이승희)에서는 중세국어 명령형 종결어미로 분류되어 온 ‘-고라’가 직접적 명령보다 청자의 자발적 의지나 호의에 기대는 ‘청원’의 의미를 지니며, 또한 ‘기원’의 의미도 표시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2.1.3.3. 전성어미 연구

  <명사형어미 체계의 변화에 대하여>(양정호)에서는 15세기에 ‘-옴’과 ‘-디’로 구성되어 있던 명사형어미 체계가 16세기 이후로 근대 시기까지 새로운 명사형어미 ‘-기’의 등장과 분포의 확대, ‘-디’의 소멸, ‘-옴’의 축소를 거쳐 현대국어와 같이 ‘-ㅁ, -기’로 구성된 명사형어미 체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하였다. 특히 15세기에 용언어간에 결합되던 ‘-기’는 분포나 선어말어미와의 결합 제약 등으로 볼 때 명사형어미가 아니라 파생접미사이며 이것으로부터 16세기의 명사형어미 ‘-기’가 기원한 것도 아니라고 본 점이 흥미롭다.
  한편 <의미해석구문의 ‘닐온’과 ‘닐오’에 대하여>(최미현)은 15세기 자료에서 ‘닐온’과 ‘닐오’가 같은 환경에서 교체되는 현상을 다룬 논문이나, 동명사 어미 ‘-ㄴ, -ㄹ’이 관형형 어미로 기능이 변화하는 과정이 논의의 핵심이다. 이 논문에서는 시기상으로 ‘-ㄴ’보다 ‘-ㄹ’이 먼저 관형형 어미로 변화하였기 때문에 의존명사가 통합된 형태인 ‘*닐올>닐오’가 ‘닐온’과 공존하게 된 것으로 설명하였다.

   2.2. 구문 연구

  구문에 대한 연구 중에서 <‘싶다’ 구문의 사적 변천에 대한 일고찰>(이영경)과 <‘싶다’ 구문의 통시적 고찰>(안주호)은 공통적으로 중세국어의 형용사 ‘식브다’ 구문이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 다루었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서로 차이가 있다. <‘싶다’ 구문의 사적 변천에 대한 일고찰>(이영경)에서는 ‘싶다’ 구문의 형태·통사적 변화 양상, 특히 다양한 구성의 성립을 설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싶다’ 구문의 보문 형식이 점차 다양해진 배경이나 ‘-고져 식브-’로부터 ‘-고 식브-’가 성립된 과정, ‘-과뎌 식브-’와 ‘-으면 식브-’의 교체, ‘식버-’ 구성의 성립 배경, ‘-고라쟈 식브-’ 구성의 의미, 18세기 ‘ 식브-’ 구성의 등장, 축약형인 ‘-고프-’와 문법화된 형태인 ‘-다시피’의 성립 등을 다루었다. 그리고 <‘싶다’ 구문의 통시적 고찰>(안주호)에서는 ‘식브-’의 형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시대별로 ‘식브->싣브-/십브->시프->싶-’의 변화를 추적하였는데, ‘-고져 식브-’로부터 ‘-고 싶-’이 발전되는 과정, 추측을 나타내는 ‘싶다’ 구문이 중세국어에서 ‘-ㄴ가/ㄹ가’로 보문 형식이 제한되다가 점차 다양한 보문 형식이 허용되는 변화 등을 형태 변화의 관점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부정문에 관한 연구로는 <16세기 국어 부정문 연구>(박형우)와 <국어의 용언 부정문에 관한 역사적 연구>(이지영)가 있다. <16세기 국어 부정문 연구>(박형우)에서는 16세기 자료에 나타나는 ‘아니’ 부정문과 ‘몯’ 부정문에 초점을 맞추어 장형부정문화의 경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국어의 용언 부정문에 관한 역사적 연구>(이지영)에서는 후기중세국어부터 현대국어까지 ‘아니’와 ‘아니-’, ‘몯’과 ‘몯-’, ‘말-’ 부정문의 형태, 통사, 의미상의 양상 및 변화, 단형부정문과 장형부정문의 양상과 통시적 변화 등을 살펴보았다. 
  논항구조와 관련한 연구로, <15세기 국어 타동사의 논항구조 변화 연구(2)>(황국정)에서는 'NP로' 논항이 없던 타동사 구문에서 ‘결과’, ‘자격’, ‘도구’의 'NP로' 논항이 형성되거나 ‘NP를’ 논항의 의미역이 ‘지향점’의 ‘NP로’로도 실현되는 경우를, <국어 이동동사의 통시적 연구>(황국정)에서는 이동동사 구문에서 지향점, 기점의 ‘NP를’, ‘NP에’, ‘NP로’가 형성되거나, 행위주의 'NP이', 기점, 지향점의 ‘NP에’, ‘NP로’가 소멸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한편 논항구조 자체를 다룬 것은 아니나 <중세국어의 격 교체 구문에 대한 연구>(김미령)에서는 동일한 내용을 포함한 『월인석보』 권19, 『석보상절』 권21, 『법화경언해』 권7의 비교를 통해 ‘다’ 동사에서 비교격 ‘-와/과’와 주격, 처격이 교체되는 등의 격 교체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 밖에 구문에 관한 연구로, <중세국어 심리 형용사 구문과 관련한 몇 문제>(이영경)에서는 ‘깃브다, 슬프다’ 등의 ‘정서적 심리 형용사’와 ‘알다, 골다’ 등의 ‘감각적 심리 형용사’가 세부적인 차이도 있지만 대체로는 경험주를 주어로 하는 등의 공통된 문장 구조를 보임을 설명하였다. 또한 <국어 의문법의 역사적 발전에 관한 연구>(석미영)에서는 고대국어부터 현대국어 자료에 나타나는 의문법의 유형 및 의문법 종결어미 등을 정리하였고, <20세기 초기 국어의 문법>(권재일)에서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교과서 자료를 통해 20세기 초 국어의 의향법(문장종결법), 접속문이나 명사절, 관형절, 인용절 등의 복합문 구성을 정리하고 이 때 사용된 다양한 어미의 의미 기능과 시제어미와의 결합 제약 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국어 접속 구성의 문법사적 연구>(서형국)에서는 16세기와 17세기에 걸친 국어의 접속 구성 변화를 다루었는데, ‘과’와 ‘하고’가 결부되는 접속 구성은 구성의 특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발달하여 접속 표지의 문법화나 형태소화가 이루어지고 수렴 표현이 탈락하는 양상을 보이며, ‘-여’, ‘-락’ 등이 결부되는 접속 구성은 구성의 특성이 약화되는 쪽으로 발달하여 접속항의 양항이 고착되고, 접속 표지에 결부되는 어휘가 고착화되면서 구성의 화석화나 어휘화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2.3. 그 밖의 문법사 연구

  국어사 기술에 있어서 시대 구분의 문제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논란도 많았다. 그런데 기존의 논란과는 또 다르게, <국어 문법사의 시대 구분>(홍종선)에서는 이제 국어의 여러 하위 부분별로 정밀하게 시대 구분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여러 구결 자료의 발굴과 연구 성과를 적극 활용하여 문법사 시대 구분을 시도하였다. 일례로 기존에 고려시대를 전기 중세국어, 15·16세기를 후기 중세국어로 구분한 것에 비해 이 논문에서는 고려 초부터를 중고 국어로 보고, 음독구결 자료와 석독구결 자료에 나타난 문법 현상의 차이를 근거로 음독구결 자료가 출현하는 13세기 말부터를 중세국어로 구분하였다.
  문법사 연구에서는 ‘문법화’와 관련된 연구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2005년에 나온 논문 중에도 이에 속하는 것이 많았다. <보조용언 ‘V+-어디다’의 통시적 변화>(박민정)에서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어디다’와 통합하는 선행용언의 범주와 부류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어디다’의 문법화 과정으로 설명하였다. <연결어미 ‘-기에’와 ‘-기로’의 형성에 관한 고찰>(김천학)에서는 17·18세기에 명사형 어미 ‘-기’와 조사 ‘-에’, ‘-로’의 결합으로부터 연결어미 ‘-기에’와 ‘-기로’가 문법화 되는 과정을 다루었다. <16·17세기 언간에 나타나는 ‘-고 잇다’에 대하여>(조호 사토시)에서는 후기중세국어 문헌에는 잘 안 나타나지만 16, 17세기 한글편지에는 많이 나타나는 ‘-고 잇-’이 모든 종류의 동사에 두루 결합하고 특히 상태성이 강한 동사와 결합한 예가 많음을 근거로 이 시기에 이미 ‘-고 잇-’의 문법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고 주장하였다. 相 표시와 관련해서는, 문법화 자체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중세국어의 ‘니다, 두르다, 눕다’ 동사와 ‘-어 잇-’이 결합할 때 ‘결과 지속’의 상 해석이 이루어짐을 살펴본 <중세국어에서의 상 해석에 대하여>(우창현)도 있다. 이 밖에 <‘-서’의 의미 기능에 대한 통시적 고찰>(이근식)에서는 현대국어 ‘-에서, -어서’ 등의 ‘-서’를 독립된 문법형태소로 보면서 ‘-셔’의 문법화 문제 등을 다루었다.
  국어의 청자높임법 체계와 관련한 연구도 있었다. <15세기 ‘다’체와 16세기 ‘’체의 기능 비교를 통한 관련 여부 탐색>(양영희)에서는 기존에 선어말어미 ‘--’에 의한 높임등급보다 아래 등급으로 파악되어 온 ‘다’체와 ‘’체가 둘 다 공손표지 ‘’를 보유하는 ‘공손형’이면서 친밀한 사이에서 사용되는 ‘유대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16세기 2인칭 대명사 ‘그듸’와 ‘자내’의 기능 비교>(양영희)에서는 대명사에 ‘±유대’의 자질을 도입하여 ‘그듸’는 ‘비유대적 2인칭 대명사’, ‘자내’는 ‘유대적 2인칭 대명사’라 규정하였다. 한편 <조선시대 한글편지에 나타난 친족간의 청자높임법 사용 양상>(이승희)에서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친족들 간의 한글편지에 나타나는 청자높임법 체계가 같은 시기 간본 자료에 비해 단순한 양상을 보이며, 친족 간에는 항렬 외에 혼인에 의한 관계인지 여부와 성별이 청자높임법 실현 양상에 주요한 기준이 됨을 설명하였다.

  3. 국어사 자료 연구

  2005년 국어사 분야의 연구 논저 중에는 국어사 자료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았다. 이 글에서는 국어사 자료에 대한 연구를 크게 두 부류, 즉 자료의 발굴 및 소개, 이본 대조 등을 중심으로 한 서지학적 연구와 특정 국어사 자료를 대상으로 음운, 형태, 통사적 특징 등을 고찰한 국어학적 연구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국어사 자료 연구를 할 때에는 대개 서지학적 연구와 국어학적 연구를 함께 수행하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었느냐에 따라 논문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3.1. 서지학적 연구

  2005년도 국어사 자료의 발굴과 소개, 역주 작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는 <조선 후기 한글 간찰의 역주 연구 1-3>(이광호 외)을 들 수 있을 듯하다. 최근 들어 한글 편지는 국어사 연구에 있어서 문헌 자료 못지않게 중요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한글 편지의 발굴과 판독, 역주 작업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 단행본에서는 1500건에 달하는 조선 후기 언간 자료의 서지 사항, 발신인과 수신인의 관계 등을 밝히고 원문에 대한 해독과 주석, 현대어 번역을 수록하였는데, 방대한 양의 한글 편지들을 정리하여 국어학 연구의 기초 자료를 확대하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 밖에도 새로운 자료를 소개한 논문으로 미발표 한글편지 1편을 판독하고 역주한 <청풍부원군 종가 소장 언간에 대하여>(김유범)도 있다.
  기왕에 알려진 자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검토하거나 새로운 사실이나 관련된 문제 등을 밝힌 연구도 있다. <훈민정음 언해본의 성립과 원본 재구>(정우영), <훈민정음해례본의 뒷면 글 내용과 그에 관련된 몇 문제>(김주원) 등 『훈민정음』에 대해 다룬 일련의 연구와 현전하는 『몽어노걸대』의 판본 중 일부가 1790년에 중간된 것으로 기존 판본과 형태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 <몽어노걸대의 중간에 관한 일고찰>(마쓰오카 유타), 개화기 자료 『텬로력뎡』이 특히 중국어 번역본과 관련이 있다고 본 <텬로력뎡의 대본과 국어학적 특징>(김동언), 천도교와 관련된 국어교육 교재로 알려진 『몽학필독』(20세기 초)을 다룬 <蒙學必讀에 대한 해제>(강남욱)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 <월인석보 제20에 대하여>(김영배)에서는 영인 과정에 발생한 문제 등을 다루었다.
  국어사 자료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에서는 이본을 비교, 연구하는 작업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연구로는 16세기 불경 자료인 『六字大明王經』의 이본을 비교한 <육자선정(六字大明王經)의 일고찰>(남경란), 『警民編』의 두 중간본에 대해 한문 원문, 구결, 체재의 차이를 중심으로 비교한 <경민편(언해) 동경교대본과 규장각본 연구>(여찬영), 『텬로력뎡』의 네 가지 이본을 표기, 형태, 통사, 어휘의 측면에서 비교한 <텬로력뎡 이본의 국어학적 연구>(박기선) 등이 있고, 심수관본 『교린수지』와 명치14년본 『교린수지』을 비교한 <교린수지의 서지와 음운론적 특징>(심보경)도 있다.

   3.2. 국어학적 연구

  국어사 자료를 대상으로 한 국어학적 연구로, 서지 사항은 물론 자료에 나타난 표기, 음운, 형태, 문법, 어휘 등 전반적인 국어학적 특징을 다룬 것으로는 <17세기 왕실언간의 국어학적 연구>(이종덕), <부모은중경언해(송광사본)의 국어학적 연구>(윤가영), <음식디미방의 국어사적 고찰>(유현숙)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17세기 왕실언간의 국어학적 연구>(이종덕)에서는 144편에 이르는 17세기 왕실 언간의 서지 정보, 발신인과 수신인의 관계, 표기, 음운, 조사와 어미의 양상, 어휘의 특징 등을 살펴보았고, 특히 왕실 언간에 나타나는 필사 격식, 문장부호의 사례와 기능 등을 정리하고 편지를 해독할 때 글자를 판별하는 문제들도 다룬 점이 주목된다.
  국어사 자료의 음운이나 형태 등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로는 <예수셩교젼셔의 표기와 음운 현상>(박순란), <소학언해의 국어학적 연구:표기와 음운을 중심으로>(김수현), <반야심경언해의 국어학적 연구:형태를 중심으로>(황익주) 등이 있다. <18세기 역서류 문헌과 왕실 문헌의 음운 변화>(김주필)에서는 18세기 『박통사신석언해』, 『중간노걸대언해』와 왕실 문헌인 『윤음』 등에 나타난 구개음화와 원순모음화 현상의 확산 과정에 차이가 있으며, 이는 전자가 주로 역관들의 언어를 반영하는 데 비해 후자는 상류층 지식인들의 언어를 반영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설명하였는데, 문헌에 반영된 음운 현상의 차이를 그 문헌에 관여한 사람들의 사회적 부류에 따른 차이로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자료를 통한 사회언어학적 연구의 일면을 보여주는 논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같은 한문 원문을 저본으로 하여 별도로 언해한 문헌들 혹은 비슷한 내용을 지닌 문헌들을 비교하여 번역 양상의 차이를 밝힌 연구들도 많았다. <석보상절 권21과 법화경언해 권7의 번역 연구>(남성우)에서는 동일한 ꡔ법화경ꡕ을 저본으로 한 두 문헌을 한문 원문의 대비, 번역 순서, 의역 여부, 어휘적 차이, 번역되지 않은 부분 등으로 나누어 번역 양상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월인석보 권19와 법화경언해 권7의 비교 연구>(허정원)와 <월인석보 권7과 아미타경언해의 번역 연구>(남성우)도 이와 같은 연구 방법을 통해 문헌들의 번역 양상을 비교하였다. 이 밖에 『삼강행실도』와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오륜행실도』에 공통적으로 실려 있는 ‘吉再抗節’ 기사를 다룬 <행실도류 ‘吉再抗節’의 번역언어학적 분석>(여찬영), 새로 발굴된 영남대본 『소학언해』 등 일련의 소학 언해본을 대상으로 한 <소학의 언해본에 대한 국어학적 연구>(정영호), 『구급방』, 『구급간이방』, 『언해구급방』을 다룬 <구급방류 의서의 언해 비교>(김남경) 등도 번역 양상을 비교한 연구들이다. <금강경 ‘우리말화’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이성운)에서는 다소 특이하게 15세기의 『금강경』 번역과 20세기 초, 20세기 말의 번역을 비교하였다. 한편 <老乞大와 華音啓蒙諺解의 번역 양상 연구>(쿠리다 사토시)는 이들과 성격이 조금 다른데, 조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漢語의 介詞가 번역되는 양상을 비교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국어사 자료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나 국어학적 연구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개화기와 국어학>(이현희)에서는 개화기 시기의 언간 자료나 홍루몽계 번역소설을 비롯한 고전소설 등의 자료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국어학적 연구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리고 <한글간찰(언간)에 대한 기초 연구>(허재영)에서는 지금까지 발굴된 한글편지의 목록과 한글편지에 대한 연구 논저 목록, 연구 경향 등을 정리하였다.

  4. 국어학사 및 그 밖의 연구

   4.1. 국어학사 연구

  2005년에는 국어학사 분야의 연구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그 중에서 2004년에 타계한 국어학자 허웅 선생의 학문 세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허웅 선생의 우리말 연구>(김차균 외)이 눈에 띈다. 이 단행본은 크게 셋으로 구성되었는데, 총론에서는 허웅 선생의 국어학 연구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였고, 음운 연구와 문법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분야별 연구를 정리하여 현대국어의 음운, 형태, 문법에 대한 연구와 국어 음운 변천사, 성조 연구, 국어 문법 변천사 등의 역사적 연구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일본 쪽에서 행해진 한국어 연구를 다룬 논문들도 있었다. <일본에서의 한국어 연구사와 한·일어 대조 연구>(홍사만)에서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한국어 연구가 시작된 19세기 말부터 지금까지의 연구 내용을 양 언어의 친족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역사·비교학적 연구, 언어 교육을 위한 대조 연구, 한국어만을 대상으로 한 단일 연구의 셋으로 나누어 보고, 연구의 경향과 그 변화를 정리하였다. 또한 <小倉進平의 우리말 연구>(이태환)에서는 광복 이전까지 일본 학자들이 국어학 연구에 끼친 영향에 대해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소창진평의 『조선어방언의 연구』를 중심으로 그의 연구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였다. 

   4.2. 그 밖의 연구

  이상에서 살펴본 연구들 외에도 국어사 연구에 포함되는 것으로는 국어 계통론이나 국어생활사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몽골어와 한국어의 계통적 위치>(최기호)에서는 튀르크어와 몽골어의 비교를 기준으로 한 기존의 알타이어족설과 달리 몽골어와 만주·퉁구스어, 한국어를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몽골어와 한국어는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므로 같은 계통에 속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어생활사의 성립 가능성을 보여주는 논문으로는 <국어생활사의 관점에서 본 문학 작품의 가치>(장윤희)와 <조선왕조실록의 한글 관련 기사를 통해 본 문자생활 연구>(김슬옹)이 있는데, 전자의 경우가 구체적인 현상을 다루기에 앞서 국어생활사 연구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면, 후자의 경우는 조선시대 국어생활의 구체적 실상을 기록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한국 근대 초기의 언어와 문학>(이병근 외)에서는 근대국어학의 형성에 관련된 국어관, 근대 초기의 어문운동과 어문정책 등에 대해 다룬 논문들을 찾아볼 수 있다. 

  5. 맺음말

  2005년의 국어사 연구 동향을 문법사 연구, 국어사 자료 연구, 국어학사 연구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전체적으로 국어사 자료 연구가 가장 많았던 반면 국어학사 연구는 매우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예년에도 나타났던 것인바 2005년 국어학 연구 동향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본격적인 국어학사 연구가 유독 적었던 감은 없지 않다.
  문법사 연구에서는 조사나 선어말어미, 연결어미, 종결어미 등 문법형태소의 형태와 의미 기능에 대한 연구와 구문에 대한 연구, 그 밖에 문법화와 관련한 연구 등이 두루 나타나 특별히 어느 분야에 편중된 양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국어사 자료 연구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로 석·박사학위논문 중심으로 서지학적 연구와 국어학적 연구가 고루 나타났는데, 다만 저본이 동일하거나 내용이 유사한 자료들 간의 번역 양상 연구가 많았던 것이 특징이라 할 만하다. 국어학사 연구에서는 특정 연구자의 학문 세계와 일본에서의 한국어 연구를 다룬 것이 있었는데, 앞으로 보다 폭넓은 주제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05년의 국어사 분야 논문 중에 필자의 주의 부족으로 미처 소개되지 못하거나 또는 내용이 잘못 소개된 경우도 있을 듯하다. 이에 대한 책임은 좀 더 치밀히 살피지 못한 필자에게 있는바, 여러 연구자들의 양해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