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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창(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국어학자가 보는 방송 언어는 어떤 것일까? 지금까지는 바로잡아야 하는 대상에 가까웠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방송 언어의 규범성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하다. 표면적인 처방에 그쳐서 같은 잘못이 계속 되풀이되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게다가 방송 언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의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 여러 층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언어 정책보다도 국민의 언어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조금 과장한다면 국민의 언어를 좌지우지할 정도다.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시각과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국립국어원과 방송사(MBC·KBS·SBS)가 협정을 맺고 추진하는 공동 연구 사업이 그러한 사례이다. 공동으로 연구하는 주제는 방송 언어의 규범성 강화라는 해묵은 주제가 아니다.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언어의 공공성 증진에 초점이 놓여 있다. 즉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느냐’와 ‘공정한 표현인가’가 판단의 잣대이다.
  “보도 가치를 높이는 TV 뉴스 문장 쓰기”는 그러한 작업의 첫 결과물이다. 국립국어원과 MBC가 2005년에 협약을 맺고 연구를 진행한 성과가 담겨 있다. 국어학자와 방송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이다. 방송 뉴스 텍스트를 작성하는 지침서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기존의 표기, 표현의 규약을 설명한 책과는 다르다. 방송 뉴스 텍스트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에 덧붙여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이라는 점을 논의하고 있다. 방송 뉴스 보도문의 구성 요소를 다루면서 뉴스를 전달하는 시각을 덧붙인 셈이다. 따라서 방송 뉴스에 대한 지식과 시각 모두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 뉴스의 내용이 빠짐 없이 들어 있는 목차에서 이러한 점을 읽을 수 있다.

  - 1부: 종합 뉴스, 이렇게 구성된다
  - 2부: 뉴스 제목, 이렇게 정한다
  - 3부: 앵커멘트, 이렇게 작성한다
  - 4부: 보도문, 이렇게 작성한다
  - 5부: 인터뷰, 이렇게 활용한다
  - 6부: 자막 작성, 이렇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논의의 설득력과 보편성에 따라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표현이 실은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에 공감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해답이라고 강요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독자를 그러한 경험의 세계로 안내할 뿐이다. 가능하다면 지식을 습득한 다음 방송 뉴스의 언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보기를 권한다. 다만 그 다음의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