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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 발음법의 이해
  ‘꽃아’의 발음
김선철(金銑哲) / 국립국어원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다 보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여러 가지 나타난다. 그 가운데에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호격 조사 ‘아’와 관련된 것이다.
  국어의 대표적인 호격 조사는 ‘아, 야’라고 할 수 있는데, ‘아’는 ‘영숙아, 두껍아’처럼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고, ‘야’는 ‘철수야, 새야’처럼 받침 없는 체언 뒤에 붙는다.
  이중에서 ‘야’를 앞 단어와 이어 읽는 데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나 동물은 아니지만 식물이나 사물을 의인화할 경우 ‘아’를 붙여 부를 수도 있을 텐데, 이런 경우에 앞 단어가 거센 소리 받침으로 끝난다면 서울·경기의 표준어 사용자들은 어떻게 소리 내고 있을까?
  표준 발음법과 국어사전에 따르자면 ‘꽃아’는 [꼬차], ‘무릎아’는 [무르파], ‘부엌아’는 [부어카], ‘솥아’는 [소타]로 소리 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최근에 실제로 조사된 바에 따르면 아래의 표에 보인 것처럼 그 결과는 사전의 내용과 조금 다르다.

※ 숫자는 응답 %
조사대상어 연음화 마찰음화(ㅅ음화) 중화 기타
꽃아 25.25([꼬차]) 59([꼬사]) 10([꼬다]) 5.75
부엌아 21.95([부어카])   67.5([부어가]) 10.55
솥아 34.4([소타]) 54.05([소사]) 9.8([소다]) 1.75
무릎아 26.1([무르파])   72.65([무르바]) 1.25

  위 표를 보면 ‘꽃아’와 ‘솥아’의 경우는 마찰음화가 최다 응답이고, ‘부엌아’와 ‘무릎아’는 중화가 최다 응답이다. 그렇다면 마찰음화될 수 있는 단어들은 모든 경우에 마찰음화가 가장 우세한가하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예를 들어서 ‘끝’의 경우를 보자.

※ 숫자는 응답 %
조사대상어 표준 발음 마찰음화(ㅅ음화) 기타
끝이 77.3([끄치]) 22.4([끄시]) 0.3
끝에서 89([끄테서]) 10.45([끄세서]) 0.55
끝을 24.5([끄틀]) 22.3([끄슬]) 53.2
끝의 79.7([끄틔]) 12.45([끄싀]) 7.85
끝아 44.15([끄타]) 40([끄사]) 15.85

  지면의 제약 때문에 전부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조사된 단어 전체를 살펴보면 이러한 다양성은 단어별로, 결합하는 조사별로 양상이 나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조사 ‘에’와 결합할 때는 어떤 단어나 표준 발음 응답 비율이 높으며, 같은 받침을 취하는 단어라도 ‘겉’은 ‘끝’보다 모든 경우에서 표준 발음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언어현실을 국어사전이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에는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또 간략한 규칙으로 언어현상을 포괄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 단순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국어사전의 발음 정보는 어느 정도 손질된 것이 올라가게 된다. 그 손질에는 앞서 말한 사전 편찬의 제약, 사용자의 편의 이외에 교육적인 활용도 등 사회의 요구도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꽃아’의 다수 발음은 [꼬사]이지만, 표준 발음법과 국어사전에서는 조사 결합시의 규칙과 주변의 여러 가지 것들을 함께 고려하여 [꼬차]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3동 827   ☎ (02) 2669-9721
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