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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어떡해?
정호성(鄭虎聲) / 국립국어원
  다음 (1ㄱ)은 1980년대에 유행하던 가요의 한 소절인데, 이 가운데 발음과 표기가 혼란을 일으키는 단어가 있어 특히 주의를 요한다.
(1) ㄱ.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나 어떡해, 너를 잃고 살아갈까?
나 어떡해, 나를 두고 떠나가면 그건 안 돼 정말 안 돼 가지 마라.
ㄴ. 네가 어떻게 나를 두고 떠날 수 있어?
일이 어떻게 되어가나?
  위 예에서 밑줄 친 부분은 옳게 적은 것일까? (1ㄱ)을 ‘어떻게’로 적거나, (1ㄴ)을 ‘어떡해’로 적어도 문제가 없을까?
  만약 (1ㄱ)의 밑줄 친 부분을 ‘어떻게’로 적는다면 이 문장은 의미가 통하지 않아 비문이 되어 버리고 만다. 반면, (1ㄴ)을 ‘어떡해’로 적으면 이 역시 의미가 통하지 않아 문장이 성립하지 않게 된다.
  (1ㄱ)의 밑줄 친 말은 원래 ‘어떠하게 하다’라는 말이 ‘어떻게 하다’로 줄어든 후, 다시 ‘어떡하다’로 줄어들어 쓰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떡해’는 문장을 맺는 서술어이고, ‘어떻게’는 ‘어떻-’에 부사형 어미 ‘-게’가 결합한 활용형으로 다음에 서술어가 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와 ‘어떡해’가 발음상 구별이 어려워(어떻게[어떠케], 어떡해[어떠캐]) 표기에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대화할 때에는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글로 적을 때는 종종 둘을 구별하지 못해 오류를 일으키게 하는 까다로운 존재이다.
(2) ㄱ.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어떡했는지} 자세히 말해 보아라.
ㄴ. 우리는 {어떻게 하든/어떡하든} 성공해야 한다.
ㄷ.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어떡하지}?
ㄹ. {어떻게 하면/어떡하면} 좋을까?
ㅁ. 앞으로 {어떻게 해야/어떡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시오.
ㅂ. 도대체 {어떻게 해서/어떡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3) ㄱ. 이 문제를 {어떻게/*어떡해} 풀지?
ㄴ. {어떻게/*어떡해}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습니까?
  (2)의 예에서는 ‘어떻게 하다’와 그 준말인 ‘어떡하다’가 모두 쓰일 수 있으므로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3)은 ‘어떻다’의 부사형인 ‘어떻게’가 쓰여야 하는 문장이므로, ‘어떡해’는 쓰일 수 없다.
  이러한 구성은 ‘어떡하다(어떻게 하다)’ 외에 ‘이럭하다(이렇게 하다), 그럭하다(그렇게 하다), 저럭하다(저렇게 하다)’에서도 인정된다.
(4) ㄱ. 이럭하면 우리 모두 피해를 보게 돼.
ㄴ. 그럭하다간 낭패를 보게 돼. 그럭하는 게 아니야.
ㄷ. 저럭하다간 떨어질라.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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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