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깔 있는 글 우리말 다듬기
이런 일을 했어요 우리 시 다시 보기
신문 제목 다시 보기 내가 본 한국 사람, 한국말
말의 뿌리를 찾아서 교실 풍경
문화 들여다보기 국어 관련 소식
만화로 배우는 우리말
김희진(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지난 호에서는 수사법의 한 갈래인 비유 비교법형 중 의인법형, 제유법형, 중유법형 제목을 다루었다. 이번 호에서는 비유 비교법형 중 대구법형 제목을 살펴보겠다.


  

  ‘대구법형’은 비슷한 어조나 어세(語勢)를 가진 어구를 짝 지어 대립의 격조를 맞추면서 운율을 살리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는 한 쌍 이상의 대(對)가 되는 말로 음절 수를 맞추거나 대립되는 말들에서 자연스럽게 리듬을 얻은 것(①~⑥), 일정한 반복 어법에 핵심어만 대립케 한 것(⑦) 등이 있다.

  

국제신문 김성한 2002. 10. 24. 5. 이대영

  종합해설면 전면에 걸쳐 지방의 관심사인 대선 후보들의 ‘지방분권’공약을 분석하였다.여기에서 재정 지원보다 권력 이양에 더욱 인색한 이들의 속내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문화일보 이호진 2002. 10. 16. 3. 황상재

  간결한 제목 안에 기사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면서 언어적 재미를 살린 제목이다. ‘나서긴 싫고, 나가고는 싶고’ 중 첫 음절 ‘나’는 공유하면서 끝 단어 ‘싫고’, ‘싶고’를 대립케 한 것이 재치 있다.

  

전자신문 김동석 2003. 4. 18. 9. 조시행

  연예인 누드 사진 등 성인 콘텐츠를 ‘쉬쉬’하며 휴대전화에 서비스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의 야누스적인 태도를 잘 꼬집었다. 겉으로는 근엄한 척하면서 쏠쏠한 돈벌이에 급급해서 속으로는 ‘몰카’, ‘야동’들을 마구잡이로 서비스하는 이중적인 자세를 잘 표현했다.

  

중부일보 박정은 2005. 3. 18. 12. 홍휘권

  경기도 내에 관광업계와 경기관광공사는 ‘경기 방문의 해’를 맞아 4~5월에 일본 관광객 유치를 기획, ‘초등학생 한·일 스포츠 교류’, ‘한·일 합창제’ 등을 준비해 왔는데 최근 독도 문제와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 이 파문이 도내 관광 상품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는 내용을 두 줄 제목으로 적합하게 표현했다.
  자칫하면 1면 정치 스트레이트 기사나 정치 해설면처럼 딱딱하게 다룰 뻔한 내용을 ‘어머나’, ‘어쩌나’의 맛깔스런 언어로 대비하면서 경제(Economy) 페이지의 특성과 ‘관광 관련 기사’라는 점을 명확히 짚어준 점이 돋보인다.

  

대전매일 강춘규 2003. 12. 13. 15. 이대영

  하루 열세 시간씩 도로 청소를 하면서 보낸 세월이 어느덧 10년째라는 한 50대 환경미화원의 애환을 정감 있게 표현하였다. 억지조어(造語)의 유혹을 거부하면서 ‘평범 속 비범함’과 유연한 발상 등이 돋보인다.

  

서울신문 강아연 2005. 3. 18. 23. 홍휘권

  2005 여자 프로농구 겨울 리그에서 우리은행의 우승을 엮어낸 ‘블록슛 여왕’ 서른 살 이종애의 삶을 다루면서 “시련은 ‘블록슛’ 희망은 ‘클린슛”으로 ‘농구와 삶’을 접목하고 또 그녀의 농구 철학과 시련, 그리고 희망을 한눈에 보여 주는 제목을 창출했다.

  

경향신문 박미정 2005. 1. 21. 17. 홍휘권

  앙코르와트 대사원의 신비를 다룬 내용을 ‘앙코르가 있다’로, 첨단 과학으로도 완전히 복원할 수 없다는 ‘신의 퍼즐’을 ‘앙코르는 없다’로 서로 다른 내용을 대립적 제목으로 조화 있게 소화해 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