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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의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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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의 풀이 방식 |
| 이운영(李云暎) / 국립국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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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이라고 하면 흔히 어떤 단어가 있고 그 단어에 대한 풀이가 되어 있는 형식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이 대개의 사전들이 취하고 있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서 ‘풀이’라는 것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대개는 ‘풀이’라고 하면 주어진 단어, 즉 표제어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놓은 문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사전을 찾아보면 이와는 다른 방식의 풀이도 적지 않다. 가끔은 이러한 풀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몰라서 사전을 찾고도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러한 다양한 풀이의 예와, 이러한 풀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미 언급한 대로 다음과 같이 직접 문장으로 풀어서 해당 표제어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풀이 방식이다.
- 가방 ꃃ 물건을 넣어 들거나 메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용구. 가죽이나 천, 비닐 따위로 만든다.
위에서 본 ‘가방’처럼 직접 풀이한 것 못지않게 많은 것이 다음과 같이 다른 표제어에 기대어 풀이를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제시된 다른 표제어를 찾아가서 자세한 의미를 알 수 있다.
- 크리스트교 ꃃ 〔기독〕=기독교.
- 국민학교 ꃃ 〔교육〕‘초등학교’의 전 용어.
- 진지 ꃃ ‘밥’의 높임말.
- 간덩이 ꃃ ‘간’을 속되게 이르는 말.
‘크리스트교’는 ‘기독교’의 동의어로 되어 있다. 이것은 ‘크리스트교’의 뜻이 ‘기독교’와 똑같으니 ‘기독교’의 풀이를 보라는 의미이다. ‘국민학교’는 예전에 쓰이다가 지금은 쓰이지 않는 단어로, 현재는 ‘초등학교’가 같은 기관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대상은 그대로인데 그 명칭이 바뀌었을 때에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초등학교’를 찾아보면 ‘1995년부터 ‘국민학교’ 대신 쓰이게 되었다’라는 정보가 있어서 둘 사이의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높임말, 낮춤말, 준말, 본말 등도 위에 제시한 ‘진지’처럼 기본이 되는 표제어를 찾아가서 뜻을 알게 되어 있다.
‘간덩이’와 같이 소위 상위 언어를 사용하여 풀이를 한 것도 있다.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기는 하나 쓰임이나 어감 등에서 차이가 날 때에는 이와 같은 풀이 방식을 택한다. ‘간덩이’는 ‘간’을 가리키기는 하나 어감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속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위와 같이 풀이하고 있다.
사전의 풀이 중에는 다음과 같이 ‘어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있다.
- 꾸준 ‘꾸준하다’의 어근.
- 쑤군 ‘쑤군거리다’의 어근
어근은 관점에 따라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어근’이라고 되어 있는 것은, 독립적으로는 쓰이지 못하고 뒤에 ‘-하다’, ‘-되다’, ‘-거리다’ 등과 같은 접미사와 결합하여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즉 ‘꾸준’은 홀로 쓰이지는 못하고 항상 ‘꾸준하다’와 같이 접미사와 결합하여서만 쓰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어근은 품사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 화살표 등을 이용하여 다른 표제어로 돌린 경우도 있다. 대개 ‘-하다’, ‘-되다’ 등이 붙은 말인데 사전에서 흔히 부표제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 축하하다 ꂿ ⇨ 축하.
- 선발되다 ꂿ ⇨ 선발.
위에서 ‘축하하다’, ‘선발되다’를 직접 풀이하지 않고 ‘축하’와 ‘선발’로 돌린 것은, 이들이 ‘축하’와 ‘선발’의 의미를 그대로 지닌 동사이기 때문이다. 즉 ‘축하’가 ‘남의 좋은 일을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뜻으로 인사함’이라고 풀이되어 있다면 ‘축하하다’는 ‘남의 좋은 일을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뜻으로 인사하다’라는 뜻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기술할 필요가 없으므로 위와 같이 화살표를 이용하여 풀이를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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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3동 827 ☎ (02) 2669-9721
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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