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음성학·음운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형태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통사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어휘론·의미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국어정보학·사전학

연구 동향

국어(학)사·계통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국어 정책 논저 목록
국어 교육  논저 목록
한국어 교육 논저 목록
문자·표기 논저 목록
사회언어학 논저 목록
방언 논저 목록
사전학 논저 목록
국어정보학 논저 목록
정기 간행물 목록 논저 목록
국어정책·사회언어학
국어 교육
한국어 교육
여론과 쟁점
남북의 규범어와
≪겨레말큰사전≫
국립국어원 동향
  Ⅱ. 국어 분야별 동향
 어휘론․의미론
이 찬 규 / 중앙대학교
1. 총론

  2006년 어휘론·의미론 분야는 예년에 비해 양적으로도 성장하였으며, 질적으로도 주목할만한 연구 성과들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연구 대상의 발굴이나 연구 방법론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연구 결과물의 효용성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양적인 성장의 내용을 보면 한국어교육 분야의 양적 팽창으로 인하여 한국어교육을 위한 어휘·의미 교육 연구가 많아진 반면, 전통적인 의미 분야에 관한 연구는 상당히 위축되었다. 또한 순수 이론적인 측면의 연구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의 연구들이 많이 등장하였는데, 대표적으로는 의미 교육과 담화 분석이 두드러진다. 2006년 어휘·의미론 분야의 연구 성과물은 일반 논문이 295편, 학위 논문이 118편, 단행본이 29권으로 집계되었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표1> 일반 논문의 의미 단위별 연구 성과 분류

대분류 소분류 논문편수
  어휘 의미
  (114편)
  어원론 25   
  의미장-의미망 22   
  어휘군(語彙群)6) 의 의미(서지학적(書誌學的) 어휘 분석7) ) 21(8)   
  신어(新語) 12   
  지역어(지명 어휘)8) 11   
  의미 관계 9   
  의성·의태어 6   
  의미 변화 6   
  단어 의미9) 2   
  문장 의미
  (50편)
  문법· 구문10) 의미 40   
  관용 표현 8   
  의미역 2   
  발화 의미
  (65편)
  담화 분석(대화 분석, 화법, 의사소통)11) 51   
  함축·화행·직시 9   
  인지 의미
  (27편)
  은유(수사)표현12) 21   
  기타 인지 의미 6   
  텍스트 의미   20   
  의미 교육   8   
  복합적 연구13)   15   
  북한 의미 연구 소개   1   

합 계

295   


  일반 논문의 연구 성과로는 역시 어휘의미에 대한 부분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담화 분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화용론 분야의 연구 결과도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에 비해서 문장 의미에 대한 연구는 은유 표현이나 문법 의미 등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연구 성과물이 없는 편이다. 문장을 하나의 단위로 개념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앞으로 보다 효율적인 연구 방법론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휘 분야에서 어원론의 연구 성과가 예년에 비해 많은 것은 국립국어원의 ‘새국어생활’, 한글학회의 ‘한글새소식’에서 개별 단어들의 어원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신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쉼표, 마침표’에서 지속적으로 어휘 자료들을 정리 분석하고 있어서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어휘 연구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연구방법론에서 상당 부분 말뭉치(코퍼스)를 통한 연구(10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휘 연구에서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연구가 수행되게 된 것은 국립국어원의 세종계획 연구 결과물이 널리 공유된 결과일 것이다. 
  문장 의미에서는 문법소의 의미나 문법 규칙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한 연구 성과가 많은데, 이것은 문법 연구가 결국 의미 분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구문 의미에서는 중의성에 관한 연구가 3편 있을 뿐 나머지는 다양한 주제의 논문들이 나와 문장 의미 부분에 아직 논의해야 할 과제들이 많음을 보여 주고 있다. 
  발화 의미 분야는 화용론의 전통적인 연구 분야인 ‘화행, 함축, 직시’ 등에 대한 연구는 줄어든 대신 담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대중 매체에 나타나는 담화 상황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이 11편이나 되는 것으로 보아 언어 연구가 점차 문어(文語)·이론 중심에서 구어(口語)· 실용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인지의미론 분야에서는 은유(수사) 표현에 대한 연구 성과가 많은 편인데, 한국어의미학회에서 발행하는 ‘한국어의미학 20호(2006. 6.)’가 ‘은유’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인지 의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갖게 되는 은유(수사) 표현에 논의가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의미를 다룬 논문이 13편, 국어교육 분야에서 의미를 다룬 논문(순수 의미 교육적 관점의 논문 8편 포함)이 14편에 이르러 의미 학습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이할만한 사항은 대조언어학적 관점에서 한국어와 외국어를 대조하는 논문이 10편이나 나온 것이다. 이것은 전부 한국어를 연구하는 외국인들의 연구 성과인데, 대부분의 연구가 단순 대조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외국인 연구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언어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표2> 학위 논문의 의미 단위별 연구 성과 분류

대분류 소분류 논문편수 박사학위
논문 분포
  어휘 의미
  (51편)
  어휘군의 의미(서지학적 어휘 분석) 16(2)     
  지역어(지명어휘) 15     
  의미장-의미망 10    2   
  신어 3     
  단어 의미 3     
  의미 관계 3     
  의성·의태어 1     
  문장 의미
  (22편)
  관용 표현 11    2   
  문법·구문 의미 11    1   
  발화 의미
  (40편)
  담화 분석(대화 분석, 화법, 의사소통) 23    5   
  함축·화행·직시 6     
  인지 의미
  (5편)
  은유(수사) 표현(3) 포함 5     
  텍스트 의미   11     

합 계

118   


  의미론 관련 학위 논문을 구분해 보면 박사 학위 논문이 10편, (일반)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이 45편, 교육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이 63편이다. 이 중 담화 분석에 대한 연구가 28편으로 가장 많았고, 박사학위 논문의 영역별 분포에서도 담화 분석에 관련된 것이 10편 중 5편이나 되어 이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대중 매체에 나타난 언어의 의미 분석을 시도한 논문도 9편이나 되어 역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앞으로도 이 분야의 언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체 언어 분석 방법론14) 에 대해서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석사학위 논문에서는 교육대학원 논문이 많다보니 의미(화법) 교육에 관한 논문이 23편이나 되었고, 한국어 교육 관련 논문이 12편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에 한국어 교육 분야를 연구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다 보니 역시 언어 대조 연구에 관련된 논문들이 21편이나 나온 것은 간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학위 논문에서도 전반적으로 공통기반 없는 대조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제 의미 연구에서 대조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특히 관용 표현에 관한 연구 11편 중 7편이 대조 연구 논문인데, 이 연구들이 대체로 언어나 문화적 공통 요소 기반 위에서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서 외국인 연구자들을 위한 연구 분야의 개척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나타났다. 


         <표3> 단행본의 의미 단위별 연구 성과 분류
대분류 소분류   
  어휘 의미   의미장-의미망 6
  지역어(지명어휘) 4
  어휘군의 의미 3
  어원론 1
  의미 관계 1
  신조어 1
  어휘 대조 1
  문장 의미   구문 의미 2
  의미역 1
  발화 의미   담화 분석(화법, 의사소통) 4
  인지 의미    1
  텍스트 의미    1
  의미(화법) 교육    1
  외국 의미론 소개    2

합 계

29


  일반 논문이나 학위 논문의 성과에 비해 어휘론·의미론 관련 단행본의 출간은 저조한 편이었다. 김응모의 『한국어 농업어휘 낱말밭 1권~5권』, 국립국어원 『지역어 조사 질문지 1권~4권』, 총 9권을 빼고 나면 겨우 20권뿐이다. 의미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집약해서 보여 주는 단행본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현재 학계에서 지나치게 논문 위주의 연구만 강조하다보니 연구자들이 정작 종합적 연구 성과를 보여주는 저서를 집필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단행본에서도 역시 담화 분석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단연 두드러지며, 연변에서 발간된 의미 연구 개론서가 출간되어 관심을 끈다. 



  2. 개별 연구 성과 검토

    2.1. 어휘 의미론

      2.1.1. 어휘군(語彙群)-서지학적(書誌學的) 어휘 의미

  이 분야에서는 범주가 한정된 일련의 어휘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다루고 있다. 의미장처럼 관련되는 어휘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정한 범주 안에서 그 범주적 특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어휘를 연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로 한 책에 담긴 어휘들의 특성에 대한 연구라든지, 특정 형태소와 관련된 어휘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서지학적 관점에서 그 책에 있는 어휘를 연구한 것으로는 ‘『언해랍약증치방(諺解臘藥症治方)의 희귀어휘 연구』’(장영길)와 ‘용비어천가 주해 속의 우리말 어휘에 대하여’(조규태), ‘유해류 역학서의 “인품"(人品)부 어휘의 고찰’, ‘유해류 역학서의 “궁실"(宮室)부 어휘의 고찰’(박찬식), ‘훈몽자회 「질병」부 자훈의 고찰 -“내과"를 중심으로’(최홍열) 등이 있다. 이 중 ‘『언해랍약증치방(諺解臘藥症治方)의 희귀어휘 연구』’는 현재까지 간행된 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17세기 희귀어 40여 개를 발굴하여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훈몽자회 「질병」부 자훈의 고찰 -“내과"를 중심으로’는 훈몽자회의 분류 중 ‘질병’ 부분에 해당하는 자훈을 ‘신증유합’, ‘천자문’, ‘왜어유해’, ‘전운옥편’, ‘자류주석’, ‘아학편’ 등에 등장하는 자훈과 비교하며, 형태적·의미적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한자 훈에 고유어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거니와 한자 훈이 고정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자훈의 의미 변화 연구는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형태소 관련 연구로는 ‘“앚" 계열 어휘의 형성(形成)과 의미(意味)’(조항범)와 국어국문학회 특집으로 기획한 ‘국어국문학과 지역의 문제’ 중 ‘한국 근대 초기의 洋 관련 서구 문명 어휘에 대하여’(신중진)가 있다. ‘“앚" 계열 어휘의 형성(形成)과 의미(意味)’에서는 ‘앚’이 ‘간접성(間接性), 부차성(副次性)’의 의미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 현대국어의 ‘아줌마’, ‘-아지’등과 연결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문법 범주와 관련된 연구로는 ‘국어 대우법의 종합적 검토: 국어 대우법의 어휘론적 이해’(조남호)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대우법과 관련된 어휘를 ‘대우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전개하였다. 대우법이 지금까지 통사론의 범주에서만 다루어져 오던 것과 달리 순전히 어휘론적 측면에서 그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복잡한 대우법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기여하였다. 
  이 분야에 해당하는 학위 논문(석사)으로는 ‘자토석독구결 자료의 어휘 연구’(송신지)를 눈여겨 볼만하다. 자토석독구결(字吐釋讀口訣) 자료에서 훈독표기가 된 어휘들을 고찰하였는데, 당시 어휘들을 읽은 방식을 재구하기 위해 후기중세국어 자료에서 어휘가 사용된 양상을 함께 제시해 독법을 재구하고, 32자(字)에 대한 독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우리말 접사의 의미론적 고찰 -단어 구조와 관련하여-’ (황화상)에서는 접사의 의미가 단어의 구조를 결정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명사 파생 접사가 단순히 한 개의 의미만을 가진 경우는 [N+V+N]의 형태를 가진 파생 명사를 형성하고, ‘--하는 X’의 뜻을 가진 접사는 [N+N]의 형태를 지닌 파생 명사를 형성한다고 분석하였다. 한국어 단어 형성 원리를 한 가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단행본으로는 한국어 어휘와 일본어 어휘를 대조 분석한 ‘韓日共通語彙硏究’(金公七)가 있다.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저자 나름대로 어휘 대응의 규칙성을 찾았는데, 중세 한국어의 어두자음군화의 특수한 발달에 의해 한ㆍ일어 간 어형의 괴리가 생긴 기제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만엽집의 枕詞를 새롭게 해독하고 거기에 담겨 있는 한일 공통 어휘를 찾아냈으며, 뿌리 깊은 고대 한ㆍ일 지명어휘의 대응 예도 제시하고 있다. 

      2.1.2. 어원론
  어원에 관한 연구는 의미론의 끊임없는 관심사이지만 중세 국어 이전 언어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분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원을 밝히는 것은 단어의 의미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과 같은 작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원을 밝히는 작업은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소식지인 ‘쉼표, 마침표.’ 중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홍윤표) 부분에서 연재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논의된 것만 해도 ‘가물치와 붕어의 어원’을 비롯하여 15개의 단어에 이른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새국어생활’에서도 ‘잘못 알고 있는 어원 몇 가지’(조항범)를 3회15) 에 걸쳐 연재하였다. 또한 한글학회에서 발행하는 ‘한글새소식’에서도 어원 해제 부분이 있어 꾸준히 개별 단어에 대한 해제가 진행되고 있다. 
  어원을 밝힐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어 이에 대한 정밀한 논의가 어려워서인지 논문지에 실린 논문은 많지 않은데, 그런 가운데서도 ‘“앛-[小]" 계열 어휘의 어원(語源)과 의미’(조항범), ‘한국어 수사의 어원과 어형 변화에 대하여’(조규태)는 면밀한 문헌 조사를 통해 어원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앛-[小]" 계열 어휘의 어원(語源)과 의미’에서는 이미 사라진 형용사 ‘앛-’의 잔존 형태 ‘아’, ‘아설’을 통해 이것이 ‘작은(小)’이라는 의미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어원 연구 관련 단행본으로는 ‘어원산책’(최창렬)이 있다. 그 동안의 어원 연구 결과물을 모아 ‘착각 속에 맴도는 말들, 푸짐한 음식, 수를 헤아리는 말의 어원, 인관과 자연’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2.1.3. 신어(新語)
  신어에 관한 논의는 역시 국립국어원에서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새국어생활’,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 그리고 매년 정리해 내고 있는 신어목록뿐만 아니라 신어 생성 규칙, 신어와 관련된 문화적 현상 등에 대하여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신어의 조어적 특성’(노명희), ‘20세기 초기의 신어’(송민), ‘인터넷상의 신어’(김한샘)을 참조하면 신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 그 한계선을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국립국어원의 노력과 성과에 반해 이와 관련된 연구논문집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위 논문으로는 ‘현대 국어의 새말 형성에 관한 연구’(이리나)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어휘적인 측면에서의 새말 생성에 대해서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장 단위에서도 새말의 특성을 다루고 있는데, ‘‘‘10계명”류 문장’, ‘어록류 문장’의 특성과 의미를 다루고 있다. 앞으로 어휘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문장 단위에서도 새로운 구조나 유형이 등장하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2.1.4. 지역어(지명 어휘)
  지역 방언이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는 지역어는 고어의 잔존 형태를 보여주고 사회적 특성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의미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全北 鎭安地方의 風水地名 硏究(1)’(김병균)은 풍수지리에 근거한 지명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지명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되는 연구이다. ‘땅이름 “덤"의 분포와 의미’(박용식)에서는 경상도에서 지명의 뒤형태로 많이 나타나는 ‘덤’의 의미를 ‘벼랑 또는 큰 바위’로 해석하여 소개하였으며, ‘지명소 고마의 의미와 분포’(정호완)는 단군으로부터 이어지는 곰(熊) 신앙이 지명에 어떻게 정착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地名의 同義 重複 현상에 대하여(조항범)’에서는 주로 외래적인 요소로 인해서 생겨나는 단어의 동의중복 현상이 지명에도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지명에서는 한자어+고유어 동의중복 뿐만 아니라 ‘들+벌’, ‘티+고개’처럼 고유어간에도 동의중복이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학위 논문에서는 지역어에 대한 연구 결과물이 많은데, 그 이유는 각 지역 대학에서 해당 지역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1.5. 의미장-의미망
  의미장이나 의미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것은 전통적인 관점의 의미장 연구 부분보다는 대부분 컴퓨터 자연어 처리를 위한 어휘망(의미망) 구성에 관한 연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장 연구로는 ‘후기 중세국어 색채어의 어휘적 특징과 의미’(이선영), ‘감정동사의 분류와 특성분석’(이원경)이 있는데, ‘후기 중세국어 색채어의 어휘적 특징과 의미’에서는 당시에 형용사 색채어 뿐만 아니라 ‘푸를다, 누를다’와 같은 동사 색채어도 존재했었다는 것과 ‘가다’처럼 혼합색을 표현할 때 앞에 오는 성분이 덧나는 색을 나타내고, 뒤에 오는 성분이 주(主)색을 나타낸다는 것을 밝혀 냈다. 
  어휘망(의미망)에 관한 일반 논문으로는 ‘다국어 어휘의미망에 한국어 관용표현을 연결하는 방법’(이동혁, 오장근), ‘대규모 우리말 어휘지능망 구축 방법’(최호섭, 임지희, 옥철영, 김정우), ‘자연언어처리를 위한 구문, 의미 정보 구축 -날씨어휘장의 {비}를 대상으로-’(박건숙) 등이 있다. ‘자연언어처리를 위한 구문, 의미 정보 구축 -날씨어휘장의 {비}를 대상으로-’는 결합적 장이론을 활용하여 문장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자연어 처리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명사와 동사의 결합관계만을 다루어 구조화했는데, 앞으로 문장의 다른 성분까지 확대한다면 자연어 처리에 유용한 모델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분야에 해당하는 2편의 박사 학위 논문이 나왔다. 하나는 ‘현대국어 <음식물> 명칭의 분절구조 연구: <식사 음식>을 중심으로’(정태경)인데, 이는 고려대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는 ‘의미 분절 구조’ 연구의 결과물이며, 다른 하나는 ‘한국어 동사 의미망 구축 연구’(이숙의)이다. 자연어 처리를 위한 동사 의미망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의 동사 분류와 코어넷의 의미 분류를 검토하여 한국어 동사 의미망 구축을 위한 의미 분류를 제시하였다. 동사를 능동과 피동으로 구분하고, 이를 ‘활동’과 ‘현상’에 대입하여 분류를 시도하였는데, 이와 더불어 주어의 의지가 동사에 반영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의지성’과 ‘무의지성’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해 본다. 
  단행본으로는 ‘우리말 신체어 형성’(이경자)이 있는데, 이는 1999년에 출간한 ‘우리말 신체어 형성’을 근간으로 하여 그 이후에 연구된 신체어(몸, 목, 무릎, 볼, 허튀(장단지), 突出 개념 낱말 ‘솟-’ ‘돋-’) 부문 내용을 모아서 재정리한 것이다. 

      2.1.6. 의미 관계
  어휘의미론의 가장 중심적인 연구 분야였던 의미 관계에 관한 일반 논문은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 부문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전개되어 왔기 때문에 특별히 더 논의할 논제를 발굴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도 ‘국어 한자어와 고유어의 동의중복 현상’(노명희)과 ‘국어 반의어의 존재 양상- “무-" 접두어를 중심으로-’(손남익)의 연구는 의미 관계 연구의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국어 한자어와 고유어의 동의중복 현상’은 한자어와 고유어 간의 동의중복 현상이 단순히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여 잉여적이라는 기존의 해석과 달리 이를 해당 한자어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변화해서 생기는 언어 현상으로 파악하고 한자어와 고유어의 중복형이 형태적 구성을 보이는 경우와 중복되는 고유어가 독립된 문장 성분으로 나타나 통사적 구성을 보이는 경우로 나눠 고찰하고 있다. ‘한자어+고유어’ 구조와 ‘고유어+한자어’ 구조가 의미 관계상 다른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밝혀 동의 중복이 일정한 규칙 하에 생성되는 것임을 보여 주었다. ‘국어 반의어의 존재 양상 -“무-" 접두어를 중심으로-’에서는 국어에서 반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어휘 중 소위 ‘무(無)-’가 붙은 반의어에 대해서 분석하였는데, 국어에서 대부분의 어휘 중 ‘무(無)’는 ‘유(有)’와 대립하면서 반의 구조를 이루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무+X’형 단어와 대립 관계를 형성하는 단어의 유형도 ‘유+X형’, ‘X형’, ‘대립 없음’ 세 가지로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해 주고 있다. 
  대립어를 화용적 관점에서 접근한 ‘광고 문구에 나타난 “화용적 대립어” 연구’(강연임)도 눈길을 끈다. 이 논문에서는 고정적 대립 관계를 형성하는 어휘적 의미의 대립어와는 달리 발화 맥락에 따라 형성되는 대립어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광고라는 제한된 담화 범주 속에서 다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논의된 바 있는 문화적 대립어(‘칼-붓’과 같은 관계)와 함께 대립어의 유형을 확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낯과 얼굴의 의미 고찰’(이광호)에서는 ‘낯과 얼굴’ 이 둘의 통시적 관계를 살폈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중세국어 시기부터 이미 유의 경쟁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얼굴’은 일반적으로 ‘모습’의 의미로만 알려졌으나, ‘’과 교체가 가능한 ‘顔’의 의미로도 쓰이는 용례를 제시하여 의미 관계를 새로이 설정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고 있다. 
  학위 논문의 경우는 의미 관계를 다룬 논문이 3편이 있는데, 모두 국어 교육적 관점에서 다의어 교육이나 유의어 교육에 관한 것들이다. 단행본인 ‘16세기 국어의 동의어 연구’(남성우)는 16세기 국어의 동의어를 크게 두 부분, 1510년대 국어의 동의어와 1580년대 국어의 동의어로 나누고, 각각의 시기별로 고유어간의 동의, 고유어와 한자어 간의 동의, 한자어간의 동의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2.1.7. 의성·의태어
  ‘의성어·의태어’를 음성 상징어와 혼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구분해서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음성 상징어는 특정 인상을 상징적(자의적)인 음성으로 나타내어, 듣는 이에게 그 뜻을 짐작하도록 하는 어휘를 가리키는 용어이고, 의성어·의태어는 사물의 소리나 사람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내는 말이다. 굳이 이 둘의 관계를 설정하자면 음성상징어가 상위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분야도 어느 정도 논의가 정리되어서인지 일반 논문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국어교육이나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이 의성어·의태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중, 근세 국어의 첩어 연구’(하길종)는 중·근세 4음절 첩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것인데, 이를 의태첩어, 의성첩어, 의정첩어(그저그저, 다다 등)로 구분하여 그 형성과 특성을 살폈다. 

      2.1.8. 의미 변화
  의미 변화 부문에 관한 연구는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 가지는 의미 변화의 원인에 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어휘의 의미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의 대상에서는 의미 변화의 원인에 관한 논문은 없고, 어휘의 의미 변화 과정을 추적하거나 변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말뭉치에 기반한 공간 명사의 의미 변화 연구’(김한샘)에서는 문법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추적해 보고, 이것이 범언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동일한 내용을 여러 시기에 출간한 ‘노걸대언해’와 현대국어 말뭉치를 비교하면서 관계 공간 명사의 의미 변화를 추적하였다. 말뭉치를 통해서 살펴 본 결과 공간 명사의 의미는 Heine et al(1991)에서 밝힌 대로 ‘구체적 공간> 심리적 공간(범위․양)> 조건, 상황> 원인> 시간> 질’의 방향으로 변화해 갔으며, 의미 영역이 중복을 보이면서 이동한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그러나 변화의 경우에도 근원적 의미인 ‘[+공간성]’을 잃지 않은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으로 보아 이 논의를 발전시켜 인지적 접근을 통한 공간 명사의 ‘원형 의미’를 추출해 보는 것도 시도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체적 의미로부터 추상적 의미로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결국 문법화로 진행되어 갈 때 원형적 의미를 설정해 놓으면 그 변화의 방향을 보다 명확히 추적하여 분석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세국어 “짛다"의 의미 및 변화 연구’(이동석)에서는 이미 소멸된 중세국어 단어 “짛다"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소멸되었는지를 추적하였다. 중세국어 당시 ‘기르마(안장), 활, 일훔’과 공기하던 ‘짛다’가 소멸된 이유는 ‘짛다’의 ‘ㅎ’이 모음 사이에서 탈락하면서 나타난다. 이 단어는 결국 16세기와 17세기를 거치면서 ‘짓다’로 재구조화되었지만 이것이 ‘짓다(만들다)’와 경쟁을 하게 되고, 언중들이 ‘짛다’에 대한 어원 의식이 희박해 지면서 이 단어를 기피하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는 ‘이름 짓다’에만 그 잔존형이 남아 있을 뿐, 안장이나 활 등은 모두 다른 단어와 공기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하였다. 그것은 원래 ‘짛다’가 ‘만들다’와 약간의 유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을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 사실은 단어 의미의 변화나 소멸이 하나의 원인에 기인하지 낳고 매우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2. 문장 의미론

  문장 의미에 관한 논문은 사실 문법 연구와 상당 부분 겹쳐 있는 것들이 많다. 의미론 분야가 어휘의미론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문장 의미에 대해서는 주로 문법 분야에서 논의되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의미론 분야에서 주로 다루어 온 문장 의미의 주제는 ‘의미 호응(선택 제한), 연어, 관용어, 중의 표현, 모호문, 의미격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의미 구조, 문장 차원의 전제와 함의, 개별 문법소의 의미, 문장 유형별 의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간의 발화가 문장을 기반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앞으로 한국어 의미론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장 의미 연구에 관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2.1. 문법·구문 의미 
  문법 의미에 관한 연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문법 형태소’ 관련 연구이다. 대표적으로는 ‘“-음", “-기"의 의미와 제약’(정주리), ‘교착소의 의미 분석에 대하여’(이홍식), ‘“-겟-"의 문법화와 확정성’(이병기), ‘“-도록"의 의미와 문법에 대한 통시적 고찰’(석주연) 등이 있다. ‘“-음", “-기"의 의미와 제약’에서는 지금까지 ‘-음’, ‘-기’가 지니고 있다는 의미 자질들이 개별 동사와 구문의 의미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음’과 결합하는 동사들은 [+선행적 사건성]을 가지고 있으며, ‘-기’와 결합하는 동사들은 [+예측적 사건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결국 ‘-음’, ‘-기’가 어떤 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그것과 결합하는 동사의 상위 의미 속성이 ‘-음’, ‘-기’를 선택한다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문법 형태소의 의미 연구가 해당 형태소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명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어 연구 결과에서 뿐 아니라 연구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연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개별 형태소의 의미에 대한 논의와 관련지어 우연하게도 맥락이 닿아 있는 연구가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는데, 교착소(조사와 어미를 통칭함) 연구의 원론적 방법론을 설명한 ‘교착소의 의미 분석에 대하여’는 교착소의 분석에서 해당 교착소의 결합관계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교착소가 다른 문법 단위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정보도 기술되어야 하고, 다른 문법 단위와 결합할 수 없다는 정보도 기술되어야만 보다 정밀한 교착소의 의미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겟-"의 문법화와 확정성’에서는 중세국어에서 결과상(완료상)을 나타내던 ‘-게엿-’ 구성이 어떻게 미래성을 가진 ‘-겟-’으로 문법화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과거나 현재 사태에 관한 기술이 [+확정성]을 가지고 있을 때는 미래 사태를 함축하므로 확정성의 의미를 지닌 ‘-엇-, -엿-, -어 잇-’이 포함된 ‘-게엿-’이 ‘예정’의 의미를 갖게 되고, 이것이 ‘-겟-’으로 문법화 되면서 ‘예정․의도’의 의미로까지 확장되었다고 설명하였다. 문법화나 새로운 의미 형성이 결국 아주 작은 의미의 공유로부터 발생한다는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문법 범주의 의미나 개별 문법 형태소의 의미와는 달리 구문 의미에서는 문장 전체의 의미나 문장 내의 구성 성분들 간의 의미 관계를 다룬 논문으로는 ‘사건의미론 관점에서 본 상징부사의 서술성 해석’(김진해), ‘문장 의미와 사건’(임채훈), ‘사동·피동 동형동사의 논항교체 양상과 의미 해석’(김윤신), ‘“명사+부리다" 연어 구성에서의 의미 전이’(최형강)가 있다. 이 중 ‘사건의미론 관점에서 본 상징부사의 서술성 해석’과 ‘문장 의미와 사건’은 문장 의미 분석에서 사건 의미론적 방법론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구 언어학계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사건 기반 의미론(event-based semantics)이 우리나라에서 활발히 논의되지 않은 것은 문장을 유의미한 연구 단위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건의미론이 좀 더 다양한 문장 유형을 해석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아 갈 수 있도록 두 연구자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사동·피동 동형동사의 논항교체 양상과 의미 해석’에서는 사동과 피동이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동사군을 논항 교체 양상에 따라 네 유형으로 구분하고 재귀적인 논항을 허용하지 않는 ‘안기다’, ‘그슬리다’와 같은 것이 나타나는 문장은 사동·피동이 모두 가능한 중립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 논문은 문장 의미 해석에서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인 ‘사동·피동 동형 동사 문장’ 연구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이 논의가 앞으로 이 과제의 총체적인 분석의 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학위 논문으로는 ‘국어 명사구 구성 요소의 의미 관계 연구: “N의 N” 구조를 중심으로’(최정혜)가 있는데, 이 논문은 일정한 구조의 명사구를, 명사의 의미 부류(실체류와 양식류)에 따라 일정한 패턴으로 구분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였다. ‘N의 N' 구조의 명사구 의미를 좀 더 큰 틀에서 통합적으로 파악해 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이것을 하나의 원리로 삼아 다른 명사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2.2.2. 관용 표현
  관용 표현은 한국어 의미론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 중 하나이다. 관용 표현 안에 많은 언어적 현상들이 녹아 들어 있어 다양한 방면의 논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대상도 넓어 많은 연구 과제를 도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관용 표현에 대해서는 이미 국어학회에서 한 차례(2002년 제29회 공동토론회 주제), 한국어 의미학회에서 한 차례(2003년 제13차 학술대회) 집중 논의를 통해 대략의 연구 성과가 정리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외국인 한국어 전공자들에 의해 주로 관용 표현의 대조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논문으로는 관용 표현의 출현시기와 그 기원에 관해 살펴 볼 수 있는 ‘開化期를 前後한 시기에 생성된 관용 표현’(조항범)이 있고, 박사 학위 논문으로는 인지언어학적 연구 방법론으로 한국과 중국의 관용표현을 비교한 ‘중·한 관용 표현의 대조 연구’(김혜원)가 있으며, 석사 학위 논문으로는 ‘우리말 관용표현의 관용성 척도 설정 연구’(하진희), ‘한국과 영․미 문화권 동물 속담의 문화 언어학적 비교’(John Mar D. Minguillan)가 있다. ‘한국과 영․미 문화권 동물 속담의 문화 언어학적 비교’에서는 한국 속담 195개와 유사한 의미를 지닌 영어 속담을 비교하여 ‘동형 동의 속담’(문화적 배경 같고 표현형식까지 동일하거나 유사한 속담), 동형 이의 속담(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르지만 표현 형식은 같거나 서로 유사한 속담), 이형 동의 속담(같은 문화적 배경을 지니지만 형식은 서로 다른 속담), 이형 이의 속담(한국에서는 사용하지만 영․미 문화권에서는 대응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구분하였다. 한국어 속담과 영어 속담의 대조적 분석을 통해 문화적 보편성을 탐색해 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연구이다. 앞으로 이런 연구를 계속 발전시켜 속담에 나타난 문화적 보편성과 고유성 비율의 정상성을 밝혀내기를 기대해 본다. 
  이 밖에 연구자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연어’ 문제를 통시적 변화의 입장에서 논의한 ‘연어 구성 변화에 대한 국어정보학적 연구 -신소설 자료를 중심으로-’(황용주)가 있다. 신소설에 나타난 연어적 구성을 빈도 중심으로 통계 처리하여 연어 관계의 의미 구성도 인지적·문화적 영향에 의해 변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연어와 관용 표현의 차이점을 밝혀 준 좋은 연구 결과라고 본다. 

    2.3. 발화 의미

  발화 의미에 대한 연구는 매년 논문의 수가 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어휘의미론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졌고, 문장 의미론은 문법적 논의와 맞물려 있어 논의가 쉽지 않지만 발화 의미는 아직 연구 성과가 일천하여 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발화 의미 연구가 지닌 직접적 효용성으로 인해 앞으로도 이 부문에 대한 연구는 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어 중심의 연구가 보다 체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역시 정밀한 연구 방법론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발화 의미에 대한 연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에 대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용어의 구분과 범주 설정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1. 담화 분석(대화분석, 화법, 의사소통)
  담화 분석은 먼저 문장 이상의 언어 단위를 분석 대상으로 하며, 구어적 속성을 가진 발화의 의미와 속성을 구명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 담화 연구에 대한 체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기에서는 논저자의 용어를 최대한 반영하여 논의의 영역을 구분해 보고자 한다. 

  가. 담화 구성 요소의 의미 분석
  담화 구성 요소의 의미 분석에 관한 연구는 다시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담화 표지에 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담화 전체에 나타나는 언어적 현상에 관한 분석이다. 담화 표지에 관한 연구로는 ‘국어 담화의 연결 표지- 완형 표현의 반복’(이기갑), ‘국어 의문사 “무슨"의 담화표지 기능’(김명희), ‘의지 표현들의 의지 정도성 비교- “­겠어요”, “­(으)ㄹ거예요”, “­(으)ㄹ래요”, “­(으)ㄹ게요”를 중심으로’(박숙영)이 있다. 
  ‘국어 담화의 연결 표지 -완형 표현의 반복’에서는, 선행 문장의 서술어를 포함한 구나 절을 그대로 되풀이하되, 여기에 특정 연결어미를 결합시킨 형식을 ‘완형 표현’의 반복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유형이 ‘그러하-’형의 대용 표현에 의한 연결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여 준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방식의 연결은 담화에서 결속성 유지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담화 전체에 나타나는 언어적 특성에 관하여 연구한 것으로는 ‘의사-환자 대화의 제도적 특징과 유형학’(박용익)이 있다. ‘의사-환자 대화의 제도적 특징과 유형학’에서는 의사와 환자간의 대화를 대화 유형학적으로 분류하였는데, 현재 대부분의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유형별로 나누고 분석하여 대화상의 문제점을 찾아 내었다. 앞으로 의료 기관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의료 선진화를 한층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이다.
  박사 학위 논문으로는 ‘국어 담화상의 중의 현상 연구’(이유미)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담화상에서 중의는 청자들의 이해를 저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의사소통 흐름에 합치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화자들은 이를 책략적으로 활용하는 면이 강하게 나타났고, 청자들은 문화적 스키마에 바탕을 둔 추론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청자가 중의 표현을 접했을 때, 이에 대한 처리를 판단, 판단 보류, 수용으로 구분하여 각각에 따라 소통이 전개되는 양상을 분석한 것은 앞으로 중의 연구의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석사 학위 논문으로는 ‘TV 뉴스의 담화분석: 의도성을 중심으로’(문규원)가 있는데, 이 논문은 담화 연구에서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의도성’을 전자 메일 분석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전자 메일 속에 나타나는 호칭의 사용 양상, 본문 텍스트의 구성 방식에 따라 의도성을 파악하고 있다. 담화 내에서 화자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담화 연구의 최종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연구가 발전되어 담화의 의도성 양상에 관한 원리를 찾아내기를 기대해 본다. 

  나. 의사소통적 분석
  전술한 바와 같이 의사소통적 연구 방법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수용하는 언어적 소통을 포함하여, 소통 행위가 소통 참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를 고려하는 분석으로 규정하였다. 최근 언어학의 외연이 확대되면서 대화분석이 단순히 언어적 소통 문제만을 다루지 않고 언어적 소통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함께 고려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바람직한 연구 방법이라고 본다. 소통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언어가 단순히 음성이나 문자의 해석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모든 사회 현상과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사소통적 연구 방법은 발화의미 해석의 타당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장(場)의 유형에 따른 연구로는 ‘한국 가족의 의사소통 문제와 개선 방안’(이창덕)이 있고, 의사소통 참여자의 특성에 따른 분석으로는 ‘언어 사용자의 성별과 발화 특성’(전혜영)과 박사 학위 논문인 ‘한․일 양언어의 젠더표현의 대조연구’(이혜영)가 있으며, 의사소통의 기능 중 하나인 친교적 의사소통에 대해 다룬 ‘“패틱 커뮤니온"의 전통적 개념규정과 그 소통기능 및 역할에 대하여’(박성철)도 주목해야 할 연구들이다. 특히 ‘“패틱 커뮤니온"의 전통적 개념규정과 그 소통기능 및 역할에 대하여’는 인간의 의사소통이 단지 정보의 교환이 아니라 상대방을 나와 하나의 관계망 속에 결속하기 위한 행위라고 본다면 모든 의사소통을 ‘패틱(친교성)’의 관점에서 분석할 수는 없는가 하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 제안을 고려하여 앞으로 친교적 의사소통이 지니는 함의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한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이동 전화를 통한 대화와 메시지 연구’(전은진)는 박사 학위 논문으로 이동전화를 통한 의사소통 전반에 대한 논의를 통해 현대 사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원격 의사소통, 그 중에서도 대인의사소통으로서의 이동 전화 의사소통의 특수성을 각각 음성 소통과 문자 소통, 멀티미디어 소통으로 나누어 분석해 냈다.
  또한 전체 의사소통의 60~70%를 차지한다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도 활발한데,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한국어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석사 논문 ‘한국어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 교육 연구’(譚麗麗)가 있다. 

  다. 함축·화행·직시
  이 분야는 전통적인 화용론 분야의 핵심인데 반해 한국어 화용론의 역사가 짧아 아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과제가 많다. 이를테면 함축에 관해서도 그라이스의 이론을 답습하고만 있어 우리 이론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화용론이 발화 의미 분석에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함축에 관한 연구로는 ‘함축구문 형성규칙에 대한 연구 -주제구문에 의하여-’(박철주)가 있고, 화행에 관한 논의로는 ‘일상 대화에 나타난 진술의 평균 확장 발화 수’(김정선·장경희), ‘거절 화행의 실현 양상’(전정미)이 있다. 함축과 화행에 관한 연구에 비해 지시와 대용에 대한 연구가 많은 편인데, ‘비지시 대용어의 대용성’(양명희), ‘지시 해석을 위한 “그것"의 쓰임에 관한 연구’(조은경·서상규·서정연), ‘지시 해석을 위한 “것"의 식별과 쓰임에 관한 연구’(조은경·이민행), ‘“이”, “그”, “저(뎌)”의 의미 기능 변화’(박근영) 등이 두드러진다. 
  특히 ‘비지시 대용어의 대용성’에서는 지시사가 없는 대용어를 비지시 대용어로 규정하고, 명사를 대용하는 비지시 대용어로 사물을 대신하는 의존명사 ‘것’과 사람을 대신하는 의존명사 ‘이 분’, 그리고 장소와 때를 나타내는 명사 ‘곳, 때’ 등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3인칭 대명사를 구성하는 후행 성분으로 사용되는데, 그 이유가 이들 비지시 대용어가 갖고 있는 대용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담화의 결속성 판단에서 지시와 대용의 범위가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보면 이러한 비지시 대용 분석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지시 해석을 위한 “그것"의 쓰임에 관한 연구’와 연속선상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시 해석을 위한 “것"의 식별과 쓰임에 관한 연구’는 말뭉치를 기반으로 하여 ‘그것’의 쓰임을 비지시 강조, 인접 지시, 비인접 지시 세 가지로 분류하고, ‘그것’이 가리키는 선행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문장 성분의 현저성, 개별 술어의 의미적 제약과 연여 정보 등도 고려되어야 함을 지적하였고, 지시적 ‘것’과 보문자 기능을 하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여러 현상들을 보여 주고 있다. 여전히 논란이 많은 ‘것’에 대한 논의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연구이다. 
  단행본으로는 ‘의사소통 속의 대응 발화’(김미령)가 있는데, 의사소통에서 참가자들 간에 나타나는 대응 발화를 ‘화행’ 관점에서 대응 발화의 특성, 유형, 화행 조건 등 총체적으로 정리하였다. 

    2.4 텍스트 의미

  텍스트 연구의 범위는 문어적인 성격의 담화체로 한정하였으나 연구 대상이 구어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구어의 텍스트에 있다면 텍스트 의미로 분류하여 다루었다. 국어학에서 텍스트 연구는 전적으로 보그랑드와 드렉슬러(1981)가 제시한 7가지 텍스트 요건에 기초하고 있다. 텍스트 연구에 대한 논의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이 일곱 가지 텍스트성에 대한 검증과 분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이러한 반성이 없이 모든 텍스트 분석에서 이 요건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텍스트 의미 분석은 텍스트가 형성되는 매체의 특성을 텍스트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밝히는 연구가 많다. 특히 대중 매체의 발달로 각 미디어 매체의 특성을 텍스트적 방법론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이 나타났다. 두드러진 연구로는 ‘텔레비전 뉴스 기사의 특징과 텍스트성 -메인 뉴스를 대상으로-’(양명희), ‘텔레비전 뉴스꼭지의 연결구조’(박영준·이동혁), ‘미디어 텍스트의 상호텍스트적 특성 연구’(이성만), ‘광고콘텐츠의 스토리텔링 전략 -국순당 광고의 기호학적 분석-(백승국)’ 등이 있다. 이 중 ‘텔레비전 뉴스꼭지의 연결구조’는 텔레비전 뉴스가 온전한 텍스트성을 갖춘 텍스트라고 전제하고, 뉴스 꼭지와 꼭지 사이에는 의미적 연결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꼭지들이 응집성과 응결성에 의해 연결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기능적 분류에 따른 텍스트의 특성을 밝히려는 연구로는 ‘유머 텍스트의 응결성과 응집성’(한성일), ‘정치연설 텍스트에 나타난 민족공동체 담론 분석 -국가사회주의를 중심으로’(김종영), ‘論證텍스트의 段落間 의미구조’(申智姸), ‘설득 화법 교육을 위한 텍스트 연결 표현의 의미기능 연구’(박재현) 등이 있다. 
  ‘설득 화법 교육을 위한 텍스트 연결 표현의 의미기능 연구’에서는 화법 교육의 관점에서 구어 텍스트의 연결 표현을 관찰하였는데, 모어 화자의 화법 지도에서는 단락 간의 논리적 연결에 필요한 거시 구조 접속이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구어 의사소통의 텍스트 연결에서는 텍스트 내부적 결속뿐 아니라 텍스트와 청자의 심리적 결속이 의사소통 효과를 높이는데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적시하고 있다. 

    2.5. 인지 의미론

  분석 대상 연도인 2006년 인지 의미론의 성과는 단연 ‘은유의 종합적 고찰’에 있다. 제18차 한국어 의미학회 전국 학술대회(2006년 2월24일)의 공동 주제로 ‘은유 연구의 회고와 전망’을 정하고, 그 동안의 은유 연구 성과와 향후 연구 과제들을 점검하였다. 광범위한 관점에서 ‘은유’는 인간의 의식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와 관련되는데, 그 결과 의미의 적용과 확대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 가는 가장 강력한 동인(動因)으로 인식되고 있다. 은유에 관련된 논문으로는 ‘은유연구의 성과와 방법론’(박영순), ‘개념적 은유에 대하여’(임지룡), ‘같은꼴 매인풀이씨의 은유적 의미 확장’(김문기), ‘‘정”과 “한”의 은유적 개념화’(나익주), ‘영어와 한국어에서의 “화”와 “행복” 은유’(송부선), ‘설득의 수단으로서의 은유’(신선경), ‘시선의 은유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연구’(吉本一), ‘한국어 은유의 근원 영역 특징’(이유미), ‘신체적 경험에 의한 ‘마음’의 개념화 양상’(이종열), ‘바둑 용어의 은유’(채완), ‘코퍼스를 이용한 은유 표현의 추출과 어휘데이터 베이스의 확장 연구’(최운호, 강범모, 차재윤), ‘은유 이해 능력의 습득과 발달 양상’(이종열·배기조), ‘유아용 동화책에 나타난 은유표현의 특성 연구’(이종열), ‘은유표현의 해석과 유추 -심리과정을 중심으로-’(채현식), 은유의 관점에서 별명의 생성 과정을 다룬 ‘이름의 유사성으로 생성된 별명에 관한 연구’(정종수) 등이 있는데 의미론에서 단일 분야 연구로는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닌가 한다. 특히 국어학계에서 인지의미론을 개척해 온 임지룡의 뒤를 이어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이종열은 이 시기에 ‘은유’에 관한 세 편의 ‘의미 있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끈다. ‘신체적 경험에 의한 ‘마음’의 개념화 양상’에서는 ‘마음’의 개념을 신체적·감각적 경험과 물리적·공간적 경험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이미지 도식→기본 은유→ 환유 양상’으로 이어지는 은유·환유 상호 작용 확장 모델을 제시하였다. 또한 인간이 유아기부터 어떻게 은유를 습득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은유 이해 능력의 습득과 발달 양상’, ‘유아용 동화책에 나타난 은유표현의 특성 연구’를 발표하였다. 
  은유는 환유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은유와 환유의 상호 작용성 연구’(이수련), ‘은유와 환유의 인지언어학적 관련성 연구’(이수련), ‘환유 표현의 의미 특성’(임지룡)과 같은 연구가 있다. ‘은유와 환유의 인지언어학적 관련성 연구’에서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 두 가지의 인지 작용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환유와 은유가 하나의 표현 속에서 공존하는 상호 작용의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시기의 연구에서 주로 감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임지룡은 ‘감정의 인지작용 양상’이라는 논문과 단행본 ‘말하는 몸: 감정 표현의 인지언어학적 탐색’을 통해 인지언어학의 체험주의와 민간모형의 관점에 기초하여 이제까지 우리 학계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화, 두려움, 미움, 사랑, 슬픔, 기쁨, 부끄러움, 긴장'의 주요 감정을 대상으로 ‘감정의 개념화 양상과 그 작용 양상’을 구명하였다. 인간이 지닌 추상적인 감정은 우리 몸의 신체 생리적 반응과 일상의 구체적 경험에 기초한 은유의 방식에 의해 개념화 되며, 그 작용방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문화적 토대 위에서 우리말과 유기적으로 상관성을 맺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박사 학위 논문으로는 ‘시간표현의 인지언어학적 연구’(吉本一)가 있는데, 시간과 관련된 인지적 양상을 각각 ‘시간의 공간화·사물화’, ‘시간의 이동화’, ‘시간의 자원화’, ‘시간의 신체화’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2.6. 기타 

  이 밖에 많은 연구 성과물들이 집적되지 않아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없거나 연구 결과물을 전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개별적인 연구들이 많다. 우선 한국어의미학회 제19차 전국학술발표대회(2006년 8월)에서 논의한 ‘의미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눈길을 끈다. ‘전통 및 구조 언어학에서 본 의미의 본질’(최호철), ‘인지·화용적 관점에서의 의미의 본질과 유형’(이찬규),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 본 의미의 본질’(임지룡), ‘문장 의미와 사건: 문장 의미는 무엇으로 환원되는가’(임채훈), ‘코퍼스 언어학적 관점에서 본 의미의 본질’(김진해)에서는 각 의미 단위별로 의미의 본질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비록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제기되지는 못했지만 ‘의미’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구체화해 보려는 이 시도는 의미론 연구에서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의미 연구사를 소개한 논문도 발표되었다. 한국어라는 동일한 대상을 연구하면서도 활발한 교류의 기회를 갖지 못해 체계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었던 북한의 의미 연구 동향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본 ‘북한의 국어 의미 연구 60년’(최호철)은 1945년부터 지금까지 60년 동안을 4기로 구분하여 논의를 전개하였다. 최근에는 북한이 서구의 의미이론을 수입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학문의 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북한의 의미 연구자들과 교류를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 주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연변 조선족 학자들의 의미 연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조선어의미론 연구』(유은종)도 출간되었다. 
  의미 연구 도입 단계에서 늘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대상 언어를 설명하고 기술하는 언어, 즉 메타 언어의 문제이다. 대상 언어를 설명하는 메타 언어와 관련된 연구로 ‘한국어의 메타언어적 의미 분석을 위한 소론 -동사 “깨다, 부수다, 쪼개다, 나누다"를 중심으로-’(이정애)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우리 사전의 의미 기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순환정의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메타언어의 기술 방식에서 찾고 있다. 이 논문에서도 제기하고 있으며, 그 동안 산발적으로 논의되어 온 의미 그 자체로서의 ‘메타 언어’가 지닌 제반 문제에 대하여 의미학계에서 앞으로 집중 조명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 맺음말

  어휘론·의미론에 관련된 연구 범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많은 분야의 언어 관련 연구들이 의미 분석과 관련이 있고, 언어 활동의 대부분이 ‘의미의 전달과 이해’라는 측면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휘론·의미론의 연구 성과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해야 할지 정하기가 어렵다. 예컨대 의미론에 관련된 주제의 국어교육이나 한국어 교육 논문을 모두 의미론에서 다루어야 하는지도 문제거니와, 화용론이나 담화·대화 분석이야 의미 해석이 최종 목적이므로 문제가 없지만 발화의 효율적 방식이나 인간 관계를 다루는 화법론이나 의사소통론을 의미론의 범주에서 다루어야 하는지가 고민이다.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면 결국 의미 교육이나 발화방식 등도 의미와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엄격하게 범주를 정하자면 이들은 ‘의미 파악’이라는 최종 목적에 합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향후에는 ‘의미 교육’과 ‘화법·의사소통’에 관련된 범주는 어휘론·의미론과 별도로 다루었으면 한다. 
  어휘론·의미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여전히 우리 이론이 없다는 것이다. 언어의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의미가 그나마 보편성을 띠고 있어서 외국 이론의 수용이 다른 연구 부문에 비해서 자유롭기는 하지만 한국어를 대상으로 하는 의미 연구의 질이 외국 이론의 통달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미시적인 언어 형상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원리나 이론을 이끌어 내는 거시적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나오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미의 규정은 결국 객관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러기 위해서는 타당한 연구 방법론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문장의미 분석과 발화의미 분석에서 좀 더 강력하고 적용 가능한 연구 방법론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장 의미 연구가 거의 대부분 문법 연구 방법론에 의지하고 있어 광범위한 문장 유형에 적용 가능한 문장 의미 분석 방법론 개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화의미 분석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수집된 자료를 직관에 따라 분석하는 양적(量的)·직관적 연구에 의존하고 있어 질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도 역시 발화 의미 분석에 적합한 연구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동일한 방법론을 통해 다양한 대상을 바라봐야만 대상들 간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의 연구 성과를 검토하는 일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매우 뜻 깊은 작업이기도 하다. 모든 논문과 저술을 다 읽고 각각의 논문이 지닌 가치와 성과를 일일이 제시해야만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특히 학회의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찾을 길이 없었던 것들이 있어 아쉬움이 더 컸다. 수많은 논문보다 내 논의를 지지해 줄 수 있는 논문 한 편이 필요한 때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학계에서는 연구 논문의 보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처 접하지 못하고, 소개하지 못한 좋은 연구 성과물들이 있을 것이나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아둔함과 게으름으로 인한 것임을 밝혀 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