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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지난 호에서는 ‘희언법형’ 중 동음어 활용법형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동음어 활용법형 용례를 더 보인 다음, 이음어 활용법형 용례를 찾아보기로 한다.


   


   

(아시아경제 유은아 2006. 7. 5. 2. 홍휘권)

   유은아 기자는 은행연합회가 대대적인 사회 활동을 벌인다는 기사를 ‘은행이 은행(恩行)’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이런 종류의 기사는 제목이 재미없게 될 확률이 아주 높다. 과잉 홍보성이 되거나 밋밋한 사실 보도가 되거나 둘 중의 하나다. 하지만 ‘恩行’이라는 한자를 써서 이 기사가 주는 종래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경남신문 강지현 2005. 5. 13. 20. 홍휘권)

   레저 취미 생활면에 붕어 낚시를 다루었다. 이 제목 한 줄에서 강 기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붕어 낚시를 행복을 낚는 시간 ‘樂時’로 표현, 강 기자는 새로운 말을 만들었다. 즉 낚시와 ‘낙시’가 발음이 같다는 착상에서 ‘樂時’를 도출할 때까지 시간에 쫓기면서도 고민한 편집 기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음어 활용법형’은 소리가 다른 말을 활용한 유형을 말한다.


   

(서울신문 조두천 2006. 7. 6. 9. 홍휘권)

   한국인의 영양 섭취를 다룬 기사이다. 아침을 먹지 않는 연령층에 20대가 가장 많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영양분 섭취량 등 여러 가지 통계 수치의 나열로 되어 있다. 조 기자는 기사 중간쯤에 나오는 20대에 관한 내용으로 중심 제목을 뽑았다. 이 기사가 대접을 받기 위해선 그 부분밖에 포인트가 없었다. 그리고 ‘굶모닝’이란 제목을 써서 이 기사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기사가 좀 더 충실하게 다루어져서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다면 ‘20대 아침=굶모닝’이라는 유행어가 생겼을 법도 하다.

   
(중도일보 연규범 2005. 1. 6. 6. 홍휘권)

   대덕연구단지의 실태를 다룬 기사다. 연 기자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을 ‘人災’로 다루면서 ‘연구단지’가 아닌 ‘폭발단지’로 제목을 달아 사고의 심각성과 당국의 무감각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부산일보 이호진 2002. 3. 20. 3. 조시행)

   당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이회창 총재의 처지를 한마디로 집약했다. 사자성어(四字成語)인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맨 앞 글자를 ‘당(黨)’으로 바꿔 약간은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당 수습안 발표 후 이총재가 넘어야 할 수많은 난관을 한마디로 압축한 점을 높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