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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수사법은 어떤 생각을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표현이나 설득에 필요한 표현 기법이다. 수사법은 ‘문체의 특수성’에 초점을 둔 것도 있고, ‘어휘의 효과적 사용’에 초점을 둔 것도 있다.


  

  ‘비유·비교법형’은 비유법형과 비교법형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비유법형’은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비교하거나 동일시함으로써 특수한 의미나 효과를 얻는 것이요, ‘비교법형’은 둘 이상을 견주어 차이·우열·공통점 등을 살피는 것이다. 이 둘은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거나 쉽게 이해시킨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비유·비교법형’으로는 다음과 같이 직유법형, 은유법형, 의인법형, 의성법형, 의태법형, 의성태법형(擬聲態法型), 제유법형, 환유법형, 상징법형, 풍유법형, 중유법형(重喩法型), 비교법형, 대조법형, 대구법형, 대비법형, 억양법형, 양억법형(揚抑法型) 등이 보인다. 이번 호에서는 은유법을 중심으로 다뤄 본다.


  

  ‘은유법형’은 원뜻은 숨기고 유추(類推)나 공통성의 암시에 따라 다른 사물이나 관념으로 대치하여 나타내는 유형이다.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상이(相異)한 가운데서 새로운 유사성을 발견해 낸다. 즉 양자 간의 비유하는 사물과 비유되는 사물을 하나[一]로 한 비유법형으로 “A는 B이다”로 표현한다. 이는 직유법형보다 더 심오한 비유로 ‘암유법형(暗喩法型)’이라고도 한다.

  
(부산일보 박진국 2004. 6. 23. 25. 홍휘권)

  1976년 11월 부산에서 창단, 28년간 끈끈한 정과 활동을 해 온 백발의 할아버지들 합창단을 조명한 제목이다. 단원 대부분이 백발의 ‘눈이 내린’ 노인들, 그러나 ‘더 푸르게’ 활동하는 변함없는 모습을 한 줄의 제목에 아낌없이 표현했다.

  
(강원일보 이왕란 2004. 12. 1. 11. 김택근)

  한국 최초로 인물명을 역이름으로 채택했다. 이른바 김유정역. 본문은 기자가 김유정의 고향마을 간이역을 찾아가는 정겨운 기사다. 그 기사에 어떤 제목이 어울릴까. 편집기자는 ‘김유정, 열차 타고 돌아왔다’고 했다. 살갑다. 그리고 아련하다. 그가 멀리 저승에서 열차를 타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 듯하다. 제목들에서는 향기가 난다. 제목 하나가 기사의 품격을 어떻게 좌우하는가를 잘 보여 준다.
  다시 봐도 수작이다. 올해의 제목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역에 사람 이름을 붙이고, 그 주인공이 열차를 타고 우리 곁으로 온다고 했다. 기자의 상상력과 언어를 무리 없이 가공하는 솜씨가 가히 그윽하다.

  
(국제신문 임형섭 2004. 12. 13. 31. 김택근)

  프로야구팀 롯데가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창피하고 한심한 기록이지만 이를 정면으로 꾸짖으면 그 또한 한심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황금장갑을 끼지 못하는 선수들을 은근히 약올렸다. ‘롯데, 올 겨울도 손 시려워'. 유머가 있다. 비틀었지만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제목들에서는 향기가 난다. 제목 하나가 기사의 품격을 어떻게 좌우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세계일보 이진수 2003. 11. 14. 25. 구자건)

  김장철 젓갈 얘기를 담은 것. 제목 걸맞게 모래시계를 그래픽으로 처리하면서 모래 대신 새우젓으로 젓갈 기사임을 상징적으로 표현, 제목과 레이아웃이 조화를 이뤘다.

  
(경향신문 정덕균 2004. 7. 24. 3. 구자건)

  평이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고 명확한 상황 전달이 돋보이는 솜씨다. 티 내지 않는 비판의 뉘앙스도 아주 적절해 보인다.

  
(국제신문 안인석 2003. 6. 3. 1. 이대영)

  ‘우왕좌왕…’ 역시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을 정리한 기획기사를 1면 머리로 처리하면서 분규·파업·NEIS 시행 혼선 등 각종 혼란과 시행착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초행길’이라는 점을 부각해 앞날을 기약하는 애정 어린 여운을 남기고 있는 재치가 돋보였다. 비판이 주조지만 그 짧은 문장 속에 여유로움을 보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오랜만에 뉴스의 과녁을 정조준해 쏘아올린 시원한 명중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민일보 이수영 2003. 9. 19. 3. 이대영)

  ‘수해 폐허 위…’는 태풍 '매미'가 강타한 지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폭우가 쏟아져 복구의 손길마저 멈춘 채 망연자실해 있는 수재민들의 처절한 정경을 '눈물이 내린다'로 묘사한 솜씨가 돋보였다. 그러나 이 경우 '눈물'보다는 '통곡'이란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머니투데이 이광희 2004. 4. 10. 19. 김택근)

  이광희 기자는 젊어서는 내 집 마련 때문에 대출을 받고, 늙어서는 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한국인들의 집에 갇힌 삶을 제목으로 풀어냈다. 담백하지만 울림이 있다. 군더더기가 없이 독자들을 끌고 간다. 그리고 톱이 아닌 상자기사에도 이렇듯 최선을 다함이 오히려 돋보인다.

  

(부산일보 이호진 2003. 9. 18. 34. 함정훈)

  시대의 트랜드에 역발상으로 미소를 자아낸다는 호평을 받은「코드를 뽑으니 사람이 보인다」(부산일보 이호진)는 핵심을 잡아낸 제목 달기에 플러스 알파가 짝지어 있었다. 그림의 매치가 보기 좋게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