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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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어 관련 학회 및 단체
  II. 국어 분야별 동향
 국어사 · 국어학사
이혁화 /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 서론

  이 글은 2007년에 발표된 국어사․국어학사 분야의 연구 업적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보고 연구 동향을 검토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국어사 분야는 음운론, 문법론, 어휘론, 문자 및 표기 등 국어학의 여러 분야와 관련되어 있어 다루어야 하는 범위의 폭이 넓다. 그렇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개별 분야들과 겹치거나 구별이 모호하여 중복되어 서술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연구 동향과 중복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여기에서는 제공된 이 분야 연구 업적의 목록을 바탕으로 연구 동향을 개괄하기로 한다. 검토는 편의상 국어사․국어학사 분야를 음운사, 문법사, 어휘사, 국어사 자료, 국어학사, 기타의 순서로 진행한다. 일반논문은 “ ”, 학위논문은 「 」, 단행본은 『 』로 표시한다. 시간적인 제약으로 미처 다 구해보지 못한 업적도 있으며,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개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잘못이다. 



2. 음운사

  음운사와 관련해서는 고대, 중세 및 근대, 개화기 이후로 시대를 나누어 연구 동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2.1. 고대

  고대국어에 대한 연구는 고구려어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지명 표기에 쓰인 ‘買’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가 주목된다. “高句麗 地名 表記의 馬, 買에 대한 解釋”(김무림)은 고구려 지명 표기에서 나타나는 ‘馬’를 재구된 ‘*’(水)와 관련하여 훈독하여 ‘*’로 읽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買’와 ‘馬’가 한자음의 차원에서 동음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馬’를 훈독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재구된 ‘*’(水)은 모음조화에 의한 교체 어형으로 ‘믈’(水)과 관련되기 때문에 중세어형 ‘다(和)’와 ‘다(淸)~믉다(稀)’, 방언에 남아있는 ‘매’와 ‘미’의 음운론적 변화를 기술할 수 있었다. 한편, “어형 ‘믈[水]’의 형태변화와 비교”(김영일)는 ‘水’를 뜻하는 어형들의 통시적 변화 양상을 고찰하고, 이를 다른 언어의 어형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水’를 뜻하는 어형으로 ‘勿’과 ‘買’가 사용되어 왔는데, 전자는 ‘믈>물,>말’ 등으로, 후자는 ‘*>매, *믜>미’ 등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한국어 ‘믈(>물)’을 몽골어와 비교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하며, 적어도 몽골어 이전의 언어자료 즉 거란어의 沒里와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파악하였다. 
  또한 고구려어에 대해 “고구려어 어말모음의 교체 원인”(이장희)은 지명과 인명 자료를 통해 어말모음 [i]~[u]의 교체를 확인하고, 교체의 환경을 정리한 뒤, 이러한 교체의 원인을 폐음화에 따른 ‘슈와음’의 발생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고구려어의 어말모음 교체와 속격조사”(이장희)는 삼국사기 권 37의 “獐項口縣 一云 古斯也忽次, 獐項縣 一云 古斯也忽次, 獐塞縣 一云 古所於”에 대한 검토를 통해 ‘斯, 所’에서 체언 어말모음 [i]~[u]의 교체를 확인하고, 속격조사 ‘也, 於’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백제어의 한자음이나 고대국어의 음절구조를 추정하는 방법론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日本書紀에 보이는 백제 한자음 연구”(박정빈)는 백제어를 중심으로 차용한자음의 음운적 자료성과 당시의 음운체계를 고찰하였다. 차용한자음은 일본서기 편찬자의 음운의식이 가미되어 있음을 확인하였고, 고대 백제한자음의 체계 성모와 운모로 나누어 검토하여 중기 조선은 물론 현대 한국한자음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고대국어 음절구조 재구 방법론과 음절구조”(신승용)는 고대국어의 음절구조를 추정하는 데 있어 재구된 어휘의 음절형을 토대로 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 타당하지 않음을 논의하고, 고대국어의 음절구조는 중세국어와 같은 폐음절 구조였음을 지적하였다. 
  『가야의 언어와 문화』(정호완)는 언어가 문화를 반영한다는 관점에서 가야어의 재구성을 시도하였다. 가야의 영역과 문화에 이어 가야 언어의 문화론이라는 절에서는 일례로 거북과 감(甘)의 관련성을 암시하는 수많은 지명 자료들을 검토하고, 언어지리학적인 해설을 겸하였다. 가야어의 낱말과 소리를 다룬 장에서는, 나라 이름과 지명, 벼슬 이름을 통해 가야 낱말의 재구를 시도하였다.

  2.2. 중세 및 근대

  음운사 관련 논의들은 이 시기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중세 및 근대 시기의 논의들은 편의상 자음 관련, 모음 관련, 성조 관련, 종합적 논의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자음과 관련해서는 ‘ㅈ’구개음화, 어간말 ‘ㄹ’, 어두 합용병서를 다룬 논의가 주목된다. “한국어 ㅈ구개음화의 발생 시기와 발생 지역”(안대현)에서는 ㅈ구개음화를 반영하는 최초의 표기 예를 15세기 후반의 ‘목우자수심결언해, 사법어언해’에 있는 ‘몬저’와 ‘이졔’로 파악하고, 16세기 후반에 영남과 호남에서 간행된 문헌들에 ㅈ구개음화를 반영하는 다양한 표기 예가 나타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하여, 한국어의 ㅈ구개음화가 15세기 후반에 남부 방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어간말 ‘ㄹ’탈락에 대한 통시적 고찰」(도정업)은 어간말 ‘ㄹ’탈락 현상의 변화 과정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이 현상의 특징과 원인을 고찰하였다. 이 현상에 대해 동기관적 이화라는 요인 이외에 강도라는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 해석하였는데, 이는 규칙 범위의 축소가 강도의 차이와 관련된 것임을 의미한다. 규칙 적용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경상 방언의 영향에 말미암은 것이라 추정하였다. 「어두 합용병서의 표기 변천 연구」(황은영)는 어두 합용병서 표기의 변천 양상을 어휘별로 추적하여 살펴보고 그 변천의 원인을 파악하였다. 15세기 병서를 중심으로 관련 어휘를 선정하여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병서 목록을 정리하고, 각 병서형들의 빈도수를 파악하고 분류하여 유형화하고, 변천 유형을 정리하였다. 변천 유형은 음가 변화에 관한 유형과 표기 자체의 변화에 관한 유형으로 다시 분류하여 어두 합용병서의 변천 원인을 다각도로 고찰하였다.
  모음 관련 논의는 모음체계 및 자질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15세기 국어 모음체계와 모음조화에 대한 연구」(이성순)는 ‘설축’을 ‘설근수축’ 자질로 해석하고, 이에 따른 모음체계를 설정하고 모음조화 현상을 설명하였다. 모음조화를 완전모음조화와 부분모음조화로 나누고 후자를 다시 구개적, 순적, 설근적 모음조화로 유형을 구분하였다. 설근전진 혹은 설근후축에 의해 모음조화가 설명될 수 있음을 실험음성학적 자료를 통해 확인하였다. “j계 하향이중모음 ‘의’의 단모음화 연구”(김영선)는 ‘의’의 단모음화 시기를 구개음화 현상과 관련시켜 18세기 말에 시작하여 20세기 초에 완성되었다고 파악하였다. 또한 단모음화의 원인을 전설모음이 가지는 불안정한 체계적 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였으며, 이러한 단모음화를 구개성 자질의 동화를 반영하는 예로 파악하였다.
  “≪됴야긔문(朝野記聞)≫의 모음 관련 음운 현상과 그 통시적 특성”(김주필)은 모음 관련 음운 현상을, ‘ㆍ’ 변화, [원순성] 관련 음운 현상, 기타 모음 관련 현상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들 현상의 통시적 특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됴야긔문’에 반영된 언어를 기준으로 하여 18세기 후기에 언해․편찬된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언해자와 편찬자의 계층에 대해서도 추정하였다. “국어의 [+전설성] 자질과 모음의 변화”(정영호)는 소학의 언해본을 대상으로 ‘ㆍ’의 변화와 [+전설성] 자질과의 관련성을 고찰하였다. ‘ㅡ>ㆍ’와 ‘ㆍ>ㅓ’ 변화(며느리>며리 등)는 [+전설성] 자음 뒤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ㆍ>ㅓ’ 변화(도>도적 등)도 [+전설성] 자음의 영향으로 ‘ㆍ’가 ‘ㅓ’로 동화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성조와 관련해서는 성조 기술의 중요성이나 실현 양상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졌다. “중세국어의 형태 분석과 성조”(김성규)는 형태 분석에서 성조에 대한 지식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강조하였다. 성조가 형태소의 유형을 나누거나 파생어나 합성어로 새롭게 해석되는 근거를 마련해 주고, 조사나 어미의 문법화와 합성어의 단일어화 정도를 가늠케 해 줌을 지적하였다. “후기중세국어 부사파생접미사 ‘-이’의 형태음운론”(유필재)은 ‘기 LLL’과 같이 부사파생접미사 ‘-이’가 결합된 형태에서의 성조 실현에 주목하여, ‘’ 탈락으로 해석하지 않고 어근 ‘’에 ‘-이’가 직접 결합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어기가 ‘-’에 의한 합성어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각각을 고찰하였으며, 예외에 대해서도 정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15세기 국어 용언 활용형의 성조」(최계영)는 이 시기 용언의 활용형을 대상으로 어간과 어미의 기저형과 기저 성조를 검토하고, 활용형에 작용하는 율동규칙의 양상을 고찰하였다. 동명사형 어미와의 결합형이 더 이른 시기의 어간형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15세기 국어의 어간을 8부류로 나누어 각각 고찰하였고, 어간과 어미가 기저에서 결합할 때 중화규칙, 표면에서 실현될 때 이화규칙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음절과 관련된 제약을 논의하거나, 표기와 이형태의 실현을 정밀하게 고찰하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국어 음절 관련 제약에 대한 통시적 고찰」(최영선)은 음절구조제약과 음절배열제약의 두 측면에서 통시적인 변천 양상을 고찰하였다. 어두자음군의 존재와 소멸, 하향이중모음의 음가와 단모음화 원인, 어간말자음군의 종류와 변화, 자음군단순화의 원인, 공명도에 따른 배열 제약 등을 다루었다. 
  “중세국어 문법형태소의 형태론과 음운론”(김유범)은 15세기 문법형태소의 이형태를 체계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거기에 나타난 형태론적, 음운론적 특징을 고찰하여 15세기나 그 이전 시기에 존재하였던 형태론적, 음운론적 과정을 규명하였다. 이형태 형성의 음운론적 원리와 이형태 교체 조건을 통해 이형태 교체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였으며, 매개모음, ‘ㄱ’ 탈락, 선어말어미 {-으시}와 ‘-오-’계 어미, ‘ㄷ>ㄹ’ 변화에 의한 이형태 교체 등의 쟁점에 대한 견해를 정리하고 15세기 이전 시기의 자료와의 검토를 통해 이를 해석하였다. “15세기 문헌자료의 특수 분철 표기에 대한 형태음운론적 연구”(김유범)는 특수 분철 표기를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러한 표기를 형태음운론적 차원에서 해석하였다. 그 결과 형태론적 고려와 더불어 음운 변화의 흔적에 대한 형태음운론적 고려가 분철 표기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문헌어의 음성적 구현을 위한 연구(1)”(김유범)는 ‘훈민정음’의 ‘어제서문’을 음성형으로 구현할 때의 제문제를 검토하고, 음성 대본을 제시하였다. 중세국어의 음운론적인 사실과 해석에 기반하여 분절음의 음성 표시와 성조 표시를 음성 대본으로 작성하여 제시하였다. 

  2.3. 개화기 이후

  개화기 이후 국어에 대해서 구어 발화 자료의 음성 분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20세기 초의 한국어 모음 체계”(차재은)는 20세기 초의 음성자료에 대한 청취와 음성 분석을 통해, ‘ㅚ, ㅟ’가 [we, wi]의 이중모음으로 판단하였다. 간혹 [ø, y]와 같은 단모음으로 실현되는 예가 있더라도 이를 변이음이라 해석하였으므로, 중앙어에서는 단모음의 체계가 10모음 체계였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주장하였다. “유성기 음반 대중가요의 음운 현상”(이유기)은 1930년대 대중가요 노랫말의 음운 현상을 고찰하였다. 모음 ‘ㅚ’가 대개 단모음으로 나타나며, ‘ㅟ’는 이중모음 또는 ‘ㅜ’로 실현된다고 하였으며, 자음과 모음의 여러 음운 현상을 고찰하였다. 노랫말을 부른 가수들의 언어적 배경과 관련하여 논의를 전개하였다면 국어사 자료로서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기록 자료에 대한 표기를 검토한 논의들도 다수 존재한다. “개화기 신문의 외래어 표기에 대한 음운론적 연구”(한성우)는 개화기의 외래어 표기 자료를 통하여 음운론적 차원에서 중요한 몇 문제를 고찰하였다. 고유어나 한자어 표기를 통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외래어 표기를 통해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천로역정 이본간의 표기양상 연구」(조영인)는 초판, 재판, 사판의 이본을 대상으로 음소 표기와 음운 현상의 표기로 나누어 표기 양상을 고찰하였다. 음소의 표기 양상에서는 ㄹ․ㄴ 표기, 경음 표기, 7종성 표기, 단모음 표기, 이중모음 표기 등을 고찰하였고, 음운 현상에서는 움라우트 표기, 모음조화 표기, 탈락 표기, 삽입 표기 등을 다루었다. 「개화기 문헌의 외국어 표기 연구」(김소연)는 개화기의 문헌을 대상으로 영어음에 대한 국어 자음의 대응 양상과 대응 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였다. 외국어에 대한 국어 대응 표기는 국어의 자소 체계, 국어의 자소와 음운의 대응, 영어음과 국어 음운의 대응으로 나누어 고찰하였으며, 파열음, 마찰음, 파찰음, 유음, 비음으로 나누어 표기의 실제와 원리를 분석하였다. 
  현대국어의 기저형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통시적인 근거를 들어 논의한 경우도 있다. “‘X프/쁘-’ 용언어간의 기저형 재고”(신승용)는 ‘아프-, 슬프-’ 등과 같은 어간의 기저형으로 /X프-/임을 주장하였다. 형태소 내부에서도 원순모음화가 공시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으며, 음운 과정이 적용되는 시점이 어미와 결합한 뒤라는 점 때문에 용언어간의 경우 /X프-/가 존속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였다.

3. 문법사

  문법사에 대한 논의들은 편의상 어미, 높임법, 접사, 문법화, 구문, 기타 문법 범주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3.1. 어미

  어미 관련 논의에는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에 대한 논의로 나눌 수 있다. 선어말어미는 ‘--’, ‘-겠-’과 관련된 논의가 있는데 특히 후자의 논의들이 주목된다. “선어말어미 ‘--’의 통시적 기능 변화”(김태엽)는 17세기 이후의 국어에서 여러 변이형으로 나타나는 ‘--’이 반드시 청자 높임의 기능을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화자 낮춤의 본디 기능이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은 17세기부터 청자를 높여서 대우하는 종결어미의 형태로 변화하는 한 방향과, 화자 낮춤의 기능을 수행하는 선어말어미로 기능하는 또 다른 방향, 두 가지로 변화되었다는 점을 논의하였다. “방언들의 미정법 어미 ‘-겄-, -갔-’의 형성에 대하여”(고광모)는 방언에서 나타나는 미정법 어미의 ‘-겄-, -갔-’이 확인법 어미 ‘-것-’과 ‘-갓’의 유추적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해석하였다. 이들은 모두 ‘-게엿-, -게 얏-’으로부터 ‘-게엿-, -게얏-’, 그리고 ‘-겟-, -갯-’, ‘-겻-, -걋-’이 된 후, 확인법 어미 ‘-것-, -갓-’의 영향으로 ‘-겄-, -갔-’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겠-}의 발달에 따른 {-것}의 역사적 변화」(정경재)는 {-것-}을 기원적으로 {-거-}와 {-돗-}의 통합으로 이루어진 선어말어미로 파악하고, 이를 결합관계, 형태, 의미의 측면에서 통시적으로 고찰하였다. 또한 {-것-}과 {-겠-}이 혼동되는 원인과 혼용의 진행 과정을 통시적으로 고찰하고 오늘날 남아있는 {-것-}의 용법을 확인한 뒤, 각 구문들이 제주 방언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확인하였다. 현대국어에서의 {-것-}과 {-겠-}의 관계, {-겠-}의 예외적 표현에 대한 설명을 역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시도하였다. 
  어말어미에 대해서는 의문어미와 연결어미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띈다. “15세기 국어 ‘라’체 의문어미의 기능 분류”(양영희)는 ‘ㄴ다’형 어미, ‘ㄴ가’형 어미, ‘려’류 어미 등으로 나타나는 ‘라’체의 의문 어미의 유형을 분류하고 기능을 정리하였다. ‘ㄴ가’형 어미와 ‘려’류 어미들은 의문표지의 문법소 ‘가/고’를 실현시키므로 ‘가/고’계로 묶고, ‘ㄴ다’형은 별도로 설정하였다. ‘ㄴ다’형은 청자에게 사실적인 정보나 판단을 요구하는 의문형으로, ‘ㄴ가’형은 청자에게 추정적인 판단이나 설명을 요구하는 의문형으로, ‘려’류는 화자 스스로 이미 판단하거나 설명한 후, 이에 대한 청자의 생각을 요구하는 의문형으로 해석하였다. “중세국어 의문보조사의 문법 범주”(양영희)는 ‘명사+가/고’의 ‘가/고’를 기존 입장과 다르게 종결어미로 파악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를 기존에 첨사나 보조사, 조사로 간주했던 입장에서는 ‘가/고’가 의문법과 공손법의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파악해야 하는 부담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종결어미로 파악하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번역노걸대」와 「노걸대언해」의 연결어미 비교 연구」(김희선)는 두 문헌의 연결어미를 비교․검토하여 연결어미의 사용 빈도수를 추출하여 변화 양상을 고찰하였다. 연결어미를 대등적, 종속적, 보조적 연결어미로 분류하고, 각 연결어미의 사용 빈도수를 제시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던 연결어미가 일부 형태로 통일되는 경향과 간이화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연결어미 {-느라고}의 형성과정에 대한 연구”(안주호)에서는 연결어미 ‘-느라고’의 의미기능이 [의도, 목적]에서 [동반] 구문으로, 그리고 다시 [원인, 이유] 구문으로 확장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19세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느라고’는 대부분 [의미, 목적]을 나타낸 것이기에, 이러한 확장은 문법화의 단일방향성을 보여주는 예로 해석하였다.

  3.2. 높임법

  높임법과 관련된 논의 중에서는 말을 듣는 대상을 높이는 높임법인 상대높임법을 다룬 논의들이 단연 많았다. 이 중에서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에 걸친 변화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국어 청자높임법의 역사적 변화』(이승희)가 있다. 여기에서는 15세기에서 19세기까지의 청자높임법 체계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종결어미 체계의 확립보다는 각 시기별로 청자높임법 등급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화참여자들 사이에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고, 등급 형식의 교체, 등급의 변화 등을 고찰하였다. 청자높임법의 개념, 등급, 용어, 변수 등과 같은 체계와 관련된 일반적인 문제를 검토한 후, 각 시대별 청자높임법을 검토하였다. 
  “16세기 청자존대법의 특징 고찰”(양영희)은 16세기 청자존대법에서, 청자에 대한 존대 방식이 다양해지고 비격식체의 사용이 활발해졌다는 점을 특징으로 파악하였다. ‘’이 공손 표지 ‘’와 직접 결합하여 청자에 대한 존대 표지로 이용되고, 공손법과 관련된 다양한 종결어미가 출현하였으며, 새로 형성된 종결어미들이 비격식체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고찰하였다. “16세기 국어 공손법 등분 설정을 위한 시론”(양영희)은 16세기의 공손 등급을 ‘공손형 격식체, 공손형 비격식체, 비공손형 격식체, 비공손형 비격식체’로 설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공손표지 ‘’와 존대표시 ‘시’의 실현 여부에 따라 공손형과 비공손형이 나누어지고,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면의 격식 유무에 따라 격식체와 비격식체로 나눌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개화기 이후 시기를 다룬 논의로 「개화기 청자존대법 연구」(이은지)는 이인직의 신소설을 중심으로 청자존대법을 고찰하였다. 서법에 따른 청자존대법의 어미를 평서법, 명령법, 의문법, 청유법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는데, ‘하소서’체의 쓰임을 확인하고, 각 등급에 따른 실현 양상을 분석하였다. 또한 사회적인 요인인 사회신분, 부부지간, 신분관계에 따라 청자존대법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는지 고찰하였다. 한편, 「20세기 초기 국어 상대경어법의 등급과 실현 양상 연구」(강지영)는 신소설을 대상으로 상대경어법 등급을 분석하고 경어법의 실현 양상을 통해 사회적 요인의 유형을 분석하였다. 상대경어법 체계는 하소서체, 합쇼체, 하오체, 해요체, 하게체, 해라체, 해체로 분류하여 종결어미를 고찰하였으며, 힘과 유대의 일차 요인이나 종교적, 상황적, 개별 참여자 요인 등과 같은 이차적 요인으로 경어법 등급 선택의 요인을 구분하였다.

  3.3. 접사

  접사에 대해서는 형용사 파생의 접사 ‘--’ 등이 주목을 받았다. “접미사 {}의 이형태에 대한 통시적 고찰”(구본관)은 {}의 기원, 15세기 국어 이후의 변화, 현대국어에서의 양상 등으로 나누어 {}의 이형태에 대해 고찰하였다. 15세기에 복잡한 이형태를 가진 {}은 이형태의 재편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으며, 다양한 이형태로 분화되거나 분화된 형태가 다시 단순화되기도 하며 이형태 각각이 다른 접미사로 발달하는 양상을 {}의 변화 과정을 통해 확인하였다. 한편 「형용사 형성 접미사의 통시적 변화」(정연주)는 ‘-되-, -롭-, -스럽-, -답-’을 중심으로 하여 중세국어, 근대국어, 현대국어로 구분하여 형태, 어기 결합과 의미 기능, 접미사들끼리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고찰하였다. ‘--’계 접사와 ‘-답-’을 서로 다른 형태소로 구분하고, ‘--’계 접사와 ‘--’계 접사가 한 형태소의 이형태 관계에서 독자적인 형태소가 되어가는 과정을 고찰하였으며, 근대국어 시기에 등장한 ‘-스럽-’과 ‘-롭-’의 영향 관계를 고찰하였다. 
  파생접미사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논의로 「국어 파생접미사의 통시적 연구」(정호성)가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서는 중세국어와 근대국어를 대상으로 생산성이 높은 접미사를 분석하고 파생법의 통시적인 변화를 고찰하였다. ‘-이, -음, -기’를 위시한 명사파생접미사, 사동사나 피동사 파생의 동사파생접미사, ‘-/브/ㅂ-, -답-’ 등의 형용사파생접미사, ‘-이, -오/우-’ 등의 부사파생접미사 등을 어기와의 제약, 파생어의 의미 등의 측면에서 분석하면서 파생법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 양상을 파악하였다. 아울러 파생어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추가해야 할 예들도 정리하였다. 


  3.4. 문법화

  문법화와 관련해서는 보조용언 구성의 문법화 논의가 주목된다. “보조용언 구성의 문법화와 역사적 변화”(정언학)는 중세국어 이래의 보조용언 구성들에서 보이는 문법화 과정과 통시적 변화를 정리하여 고찰하였다. 여기에서는 ‘-어 잇, -어 이셔, -게엿-, -고 잇-, -고져 식브-, -어 디-, -어리-, -어 보-, -어 주-’ 등의 문법화 과정을 고찰하고, 분포 축소라는 역사적 변화를 거친 ‘-어 잇다, -어다, -어 가지다, -어 나다’ 등이 통합되는 요소의 변화를 정리하였다. “‘-어 잇다’ 構成의 분포와 意味의 역사적 變化”(鄭彦學)는 ‘-어 잇-, -엣-, -엇-’의 문법 층위가 서로 다르다는 바탕 위에서 ‘-어 잇다’ 구성의 분포와 의미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고찰하였다. 중세국어에서 ‘-어 잇다’ 구성은 자동사, 타동사와 결합하고 결과상태 지속을 기본 의미로 하여 상태 지속과 반복 지속의 의미를 가졌으며, 근대국어에서는 그것의 분포가 점점 축소되었고 개화기 국어에서는 자동사와 결합한 구성 역시 그 자체 내의 분포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한편, 19세기 후기나 개화기 시기의 자료를 이용하여 문법화를 논의하기도 하였다. 특히 의존명사와 관련된 논의가 주목되는데, “19세기 후기 국어에서 의존명사로의 문법화 과정과 역사적 연속성”(최전승)은 19세기 후기의 전라 방언에서 의존명사로서 기능하는 ‘셰’(勢), ‘마듸’(時節), ‘도막’ 등을 고찰하고 역사적인 변화 과정을 추적하였다. ‘셰’(勢)는 16세기와 17세기 국어로 소급되는 역사적 연속성을 갖고 있음을 제시하였으며, 점진적으로 19세기 후기의 남부 방언에서 ‘슈’(手/數)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는 중세국어에서 초기의 문법화 과정에 진입하기 시작하였으며,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중엽의 일본어 학습서 계통에서 다시 등장하며, ‘독립신문’에도 사용됨을 확인하였다. ‘도막’은 현대의 전라 방언에서도 매우 흔하게 사용됨을 지적하였다. “한국어 보조사의 문법화”(허재영)는 개화기에 형성된 보조사를 중심으로 문법화의 특성과 기제를 살펴보았다. ‘치, 보다/보담/보단,테/한테’ 등을 통해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징을 고찰하고, 분화와 전문화의 과정, 유추적인 변화와 경쟁의 과정 등으로 나타나는 문법화의 기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한편, “1910~1930년대 활자본 고소설의 몇 가지 문법적 특징 연구”(김건희)는 이 자료를 대상으로 형태 분석 말뭉치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표기적 특징과 문법적 특징을 고찰하였다. 문법적 특징은, 한문 번역의 언해체, 용언의 문법화(마지아니하다), 형태소 실현의 축소와 확장(‘-게’와 ‘-이(히)’, ‘시기다’와 ‘-게 하다’) 등을 고찰하였다. 

  3.5. 구문

  구문과 관련해서는 형용사 구문을 종합적으로 논의한 『중세국어 형용사 구문 연구』(이영경)가 주목된다. 여기에서는 중세국어 형용사의 구문 구조를 기술하여 유형화하고 통사·의미적 특성을 규명하였다. 중세국어 형용사의 일반적 특성, 형용사가 취하는 보어와 기본 문형, 구문 기술을 위한 형용사의 분류 등과 같은 이론적인 논의와 함께, 합리적인 형용사 분류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어 심리 형용사, 성상 형용사, 평가 형용사, 비교 형용사, 존재 형용사 구문 유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한편, 특정 구문과 관련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A Contrastive Analysis of Modern Korean -e iss-, Middle Korean -e is- and Khalkha Mongolian -eed baĭ-”(송재목)에서는 현대한국어 ‘-어 있-’과 중세한국어 ‘-어 잇-’, 할하몽골어 ‘-eed baĭ-’ 구문을 대조하여 분석하였다. 현대한국어 ‘-어 있-’이 결과상만을 나타내는 데 비해, 중세한국어 ‘-이 잇-’과 할하몽골어 ‘-eed baĭ-’는 기본적으로 계속상의 의미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상대변화 자동사와 연결될 경우에 할하몽골어의 ‘-eed baĭ-’는 계속상과 결과상 사이의 중의성을 보이며, ‘화자의 놀람/불만’ 등과 같은 양태 의미를 나타낸다는 특징을 밝혔다. “용언 ‘같-’ 구문의 공시성과 통시성”(안주호)에서는 중세국어에서 현대국어에 이르기까지 ‘-’ 혹은 ‘같-’ 구문의 의미기능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중세국어에서는 ‘비교, 비유’와 같은 의미기능으로 쓰이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이르러서 추측으로 쓰인 구문이 나타나고, 현대국어에서 이 추측의 기능이 더욱 확대되어 쓰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같-’의 의미가 주관화되면서 화자의 의도를 나타내게 되어 정중어법의 하나인 양태적 기능을 하는 용법까지 파생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 구문에 대한 통시적 연구」(권영)는 사동성을 띠는 이 구문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특징을 고찰하고 목적어를 중심으로 사동성을 띠는 이 구문을 분석하였다. 아울러 형용사와 ‘-이-’형의 결합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통시적으로 변천 과정을 고찰하였다. 
  “중세국어 이음마디의 문법정보 제약”(허원욱)은 중세국어의 여러 이음마디들이, 인칭법, 의향법, 씨범주, 임자말 등의 제약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정리하였다. “17세기 국어 인용마디의 통어적 연구”(윤혜영)는 ‘닐다’류 인용마디의 통어적 구조를 직접인용과 간접인용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인용토의 모태로서 ‘-코’가 17세기부터 생산적으로 쓰이고 이것이 ‘-이라’와 녹아붙은 결과 ‘-라고’와 같은 직접인용이 생겨난 것으로 추측하였다. “구급방류 의서의 구문 연구”(김남경)는 ‘구급방, 구급간이방, 언해구급방’에서 나타나는 처방 구문의 특성을 고찰하고, ‘먹다, 브티다, 다, 마시다,다, 침주다’ 등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수사 의문문과 부정문에 대한 논의도 주목된다. 「15세기 국어 수사 의문문 연구」(소병문)는 수사의문문의 구조와 실현 양상을 고찰하였다. 수사의문문에 대한 여러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접속문 결합에 따른 실현 양상과 의문법 어미에 따른 실현 양상을 분석하였다. 아울러 수사의문문 유사 구문으로 ‘-이’과 ‘-이녀’ 구문과 비교하였는데, 이들은 강세, 강조의 보조사이기 때문에 수사의문문으로 파악하지 않았다. 『전기 중세국어의 부정법 연구』(조은주)는 고려시대의 석독구결 자료와 조선초기의 구결 자료를 검토 대상으로 하여, 부정사의 용례를 유형별로 나누어 그 기능을 고찰하였다. 여기에서는 크게 고려시대 석독구결의 부정법, 조선초기 이두문의 부정법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을 부정사의 형태와 종류, 의미와 기능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3.6. 기타 문법 범주

  대명사, 수사, 의존명사, 부사에 대한 논의들에서는 체계적인 분류와 관련된 논의가 초점을 이루었다. “15세기 국어 대명사 체계 설정”(양영희)은 15세기 국어를 대상으로 하여, 대명사를 인칭 대명사와 비인칭 대명사로 이분하고, 그들을 각각 지칭 대명사와 미지칭 대명사로 다시 나누는 체계를 제안하였다. 기존에 재귀대명사로 간주되었던 ‘갸, 자내, 저’ 등을 재귀적 기능을 가진 3인칭 대명사로 규정하였다. 「17세기 한국어 수사의 특성 연구」(김엘레나)는 이 시기의 문헌을 대상으로 기수사, 서수사, 수관형사가 어떠한 형태로 실현되는지 고찰하였다. 수사를 명사의 하위 부류 중의 하나로 파악하고, 17세기 한국어의 수사 체계를 기수사, 서수사, 수관형사, 합성수사, 날짜의 수 등으로 나누어 그 양상과 형태를 고찰하였다. 「중세국어 매인이름씨의 분류와 의미기능 연구」(김규정)는 고대국어와 중세국어의 매인이름씨를 통시적으로 분류하여 의미와 기능의 변화 양상을 고찰하였다. 매인이름씨를 앞뒤 환경 자질에 따라 완전, 불완전, 불구적으로 분류한 뒤, 의미와 기능을 기준으로 대상, 사람, 시간, 공간, 추상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17세기 국어의 첩용부사에 대한 연구」(김훈태)는 이 시기 첩용부사의 형성 과정과 제약, 표기와 관련된 문제 등을 고찰하였다. 첩어를 내부구조의 상이와 형태상의 상이에 따라 완전복합, 부분복합, 완전단일, 부분단일 네 유형으로 분류하여, ‘, 나날, , 조’ 등을 고찰하였다. 첩용부사 형성과 제약에 대해서는 명사 반복형, 부사 반복형, 용언어기 반복형, 어근 반복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고, 음절말 ‘ㅅ, ㄷ’ 표기, 중철표기, ‘XX이’와 ‘XX히’의 표기 등 표기와 관련된 몇 문제를 논의하였다. 
  한편 “언해본 삼강행실도의 텍스트에 나타난 문법적 특징의 활용 가치 분석(1)”(김유범)은 ‘효자도’ 텍스트의 문법적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텍스트를 분류함으로써, 중세국어의 문법적 특징들을 어떤 텍스트를 활용해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제안하였다. “개화기 초기 국어의 형태와 통사”(석주연)는 ‘도교 관계 문헌’을 중심으로 하여 형태와 통사의 보수성과 개신성을 고찰한 것이다. 개신성을 현대적 면모를 확장시켜 나가는 단초적 성격을 띤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고수된 보수성도 나름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이해하였다. 


4. 어휘사

  어휘사와 관련해서는 소멸어를 연구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소멸어 연구의 한 가지 방법에 대하여”(이선영)가 주목된다. 여기에서는 예전에는 복합어였으나, 그 구성성분의 일부가 소멸하여 현대국어에서 어휘화 과정에 있는 단어를 검토하여 소멸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가라앉-, 주저앉-’에서 ‘*-, *줒-’을 확인하였으며, ‘다가가다, 무너지다’에서 ‘다그-, 무느-’의 쓰임을 통해 소멸어가 될 가능성을 예상하였다.
  중세 및 근대국어에서의 어휘 연구와 관련된 논의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訓蒙字會 「疾病」部 字訓의 意味 考察”(崔洪烈)은 외과에 해당하는 33자의 자훈(字訓)을 의미에 따라 하위 분류하고, 이들 동훈자(同訓字)의 의미분화 과정을 밝히고 의미자질을 비교 설명하였다. 그 결과 ‘질병’에 속하는 어휘들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으며, 한자어로 된 훈과 명사가 많았으며 고유어는 사어(死語)가 된 것이 많았음이 드러났다. “16․7세기 국어 한자어의 비중과 그 특징”(김무식)은, 순천김씨 한글편지와 현풍곽씨 한글편지를 대상으로 하여, 고유어 및 한자어의 비중, 한자어를 중심으로 어휘적 특징에 대해 고찰하였다. 계량화 방법을 통하여 고유어, 순수한자어, 고유어+한자어, 기타로 나누어 비중을 제시하였으며, ‘고유어+한자어’ 결합형 낱말의 유형과 특징을 생산성의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화음방언자의해」의 어휘론적 가치”(허재영)는 ‘자의해’에 설명된 전음 어휘 150개 항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우리말 어휘의 기원음을 계통별로 나누어 살피고 어휘 관계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황윤석의 어휘 연구가 가지는 근대적 방법론의 가치를 확인하였다. 
  어휘 유형과 분류의 측면에서 초점에 맞는 논의로, “국어 어휘의 유형별 변천 연구”(김태곤)는 어형이 소멸된 유형으로 ‘, 남진’, 어형이 분화된 유형으로 ‘, ’, 어형이 변화된 유형으로 ‘올, ’, 어형이 유지된 유형으로 ‘넋’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 어형과 의미의 변천 과정을 고찰하였다. 「국어 식물 어휘의 통시적 연구」(장충덕)는 식물 어휘를 통시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식물 어휘 중 ‘이조어사전’에 표제어로 수록된 식물 어휘를 대상으로 하여, 개별 어휘의 음운 변화를 음운 현상별로 정리하고, 단어 형성을 유형별로 정리하여 어휘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였다. 또한 식물 어휘를 어종별로 분류하여 식물 어휘의 의미 구조를 파악하였다. 식물 어휘의 통시적인 변천을 ‘채소, 풀, 꽃, 과일’ 관련 어휘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근대 국어 물명 어휘집 연구」(이덕희)는 근대국어 물명 어휘집인 ‘재물보, 물보, 청관물명고, 물명고, 광재물보’를 중심으로 사전적 분류와 어휘 체계를 고찰하였다. 물명 어휘집에 대한 문헌적 검토 이후에 사전적 측면에서 각 문헌을 검토하였다. 각 문헌의 사전적 체제와 사전적 분류, 표제어에 대한 분석, 정의항의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을 고찰하고, 의미의 계열관계와 결합관계를 고려하여 어휘 체계를 분석하였다. 상하, 동의, 대립관계로 의미의 계열 관계를, 합성어와 연어를 통해 결합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물명 어휘집은 사전으로서 체계를 갖추고 있는 사전의 초기 문헌임을 강조하였다.
  개화기 이후 국어 어휘에 대한 논의들로는, 『개화기 국어의 명사 어휘 연구』(신중진)가 주목된다. 여기에서는 개화기의 명사 어휘에 대해 술어와의 통합관계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개화기의 시사적인 주요 화제 영역을 설정하고, 개화기 명사의 공시적인 어휘관계를 기술하였다. 개화기 신문, 말뭉치 등을 토대로 하여 화제영역, 영역결정술어, 명사어휘목록, 대표용례 등을 검토함으로써 어휘관계를 규명하였다. 화제영역은 인물 관련, 개인생활 관련, 사회생활 관련 영역으로 나누었으며, 주요 명사 어휘에 대해서는 화제영역을 통해 다의 분석의 과정을 보이고, 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밝혀 주었다. 「「少年」誌의 문체적 특성과 어휘적 특성에 관한 연구」(이주나)는 개화기 자료의 특징과 ‘소년’지 자료의 특징을 비교한 뒤, 문체를 문학, 비문학, 기타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어휘에 대해서는 고유어, 한자어, 서구 외래어로 나누어 특성을 살핀 뒤, 파생어와 합성어 등의 조어상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개화기 국어 교과서의 어휘․표기법 연구」(김윤진)는 1908년 장지연이 편찬한 ‘녀독본’의 어휘와 표기법 특징을 고찰하였다. 어휘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로 나누어 각 특징을 살폈는데 여성용 교재라는 특수성 때문에 고유어가 많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표기법에 대해서는 어두 된소리 표기, 종성 표기, 연철․중철․분철과 띄어쓰기 등을 고찰하였다. 
  현대 어휘와 관련된 것으로, “1960년대 신문 두자어(頭字語) 연구”(손남익)는 1960년대 신문을 대상으로 영어나 국어의 두자어 사용에서 특징적인 면을 고찰하였는데, 국어 두자어의 특성인 첫 음절만을 쓰는 방법에 따라 케네디 대통령과 맥밀란 영국 수상을 ‘케․맥’이라고 표기하는 등을 지적하였다. 「연변 지역어의 친척어 연구」(김선희)는 친척어를 친족어와 척족어로 구분하고, 척족어를 다시 부계, 모계, 처계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연변 지역어의 친척어 특성은 어휘적 특성, 형성 과정에 따른 특성, 사회․문화․제도로 인한 특성 등으로 구분하여 고찰하였다.
  지명 어휘와 관련하여 제주 지역의 논의는 다음과 같다. “제주의 봉수 이름 연구”(오창명)는 조선시대 제주에 설치하였던 봉수(烽燧) 31곳의 이름을 차자표기와 관련하여 해독음을 제시하였다. ‘세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탐라지, 탐라도, 제주삼현도’ 등의 문헌에서 해당 봉수의 한자 표기를 확인하고, 현재 부르는 이름과 비교하여 해당음을 제시하였다. “東輿備考의 제주 지명 연구”(오창명)는 17세기 후반의 지도인 東輿備考의 제주도 지도 부분의 제주 지명을 정리하고, 그 지명을 해독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여기에서의 지명은 적어도 16세기의 지명을 반영한 것이라 해석하였으며, 한자차용표기로 후부 요소와 전부 요소를 고찰하였다. 


5. 국어사 자료

  국어사 자료에 대해서는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구결이나 비문 관련 논의들이 많았다. 이 중에서 점토구결의 해독 방법에 대한 『유가사지론 점토석독구결의 해독 방법 연구』(장경준)가 주목된다. 여기에서는 ‘유가사지론’ 권5와 권8의 점토석독구결의 해독 방법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구결점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ㆍ’ 모양의 단점(單點)에 대한 해독 방안을 검토하였다. 이 자료의 구결점과 기존 자토석독구결에 쓰인 구결자와의 대응을 확인하기 위해 ‘유가사지론’ 권20에 사용된 구결자들의 사용환경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자료에 현토된 단점에 대해 사용 환경을 분석하여 기존의 결과와 대비하였다. 이와 함께 단점의 기준 위치와 추정 점도도 제시하였다. 한편, “청주고인쇄박물관 所藏 元興社本 『金剛經』에 대한 연구”(정재영)는 금강경 육조구결후서에 기입되어 있는 구결이 8, 9세기 초기 부호구결 자료들과 후대의 부호구결 자료들 사이에 공백을 이어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음을 밝히고, 구결이 단순한 석독 순서 표시 등에서 출발하여 부호나 점토에 의한 부호구결과 문자 토를 기입한 석독구결로 발전하였을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하였다.
  목간에 대한 논의도 주목할 만하다. “목간으로 본 신라의 문자·언어 생활”(이용현)은 경주의 월성해자, 안압지와 경남 함안의 성산산성 출토 목간을 대상으로, 문자, 합자 혹은 조자(造字)의 실태, 기호의 사용, 훈차와 음차의 예 등을 고찰하였다. 해당 목간에 대해 여러 해독과 해석을 검토한 뒤, 해독안을 제시하였다. “고대 한국목간에 보이는 석독표기”(김영욱)는 목간에서 석독의 존재와 그 기원을 탐구하였다. 월성해자목간, 부여능사지 등을 판독하고, 특히 후자의 백제 목간에서 보이는 ‘猪耳’를 현대국어 ‘돼지’에 소급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를 ‘*돝+’로 파악하여 최고(最古)의 석독표기로 이해하였다.
  비문과 관련해서는 중원고구려비와 영일냉수리신라비에 대한 논의가 있다. “중원고구려비의 국어학적 연구”(김영욱)는 중원고구려비문에 대하여 텍스트로서의 형식과 내용을 갖추고 있으며, 문법 형태와 국어 어순의 문장을 확인하였다. 텍스트 분석을 중심으로 논의하면서도 기존의 업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해석하였으며, ‘中, 之’ 등의 문법형태에 해당하는 이두에 주목하였다. “迎日冷水里新羅碑文의 文章分析 試考”(김영만)는 비문에서 이두적 요소나 국어적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의심되는 것을 검토하였다. 비문을 해석하고 문장 구조를 분석하여, 전체적으로 이 비문이 한문의 문장 구조를 가졌다고 파악하였다.
  한편 한자 해독과 관련하여 “正倉院藏 ‘第二新羅文書’의 正解를 위하여”(권인한)는 이 자료에 대한 정확한 판독 및 해독을 시도하였다. ‘接五, 馬於內, 永忽知乃末’ 등 논란을 빚은 부분에 대해 당대 자형 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자형 판독을 확인하고, 해독 면에서도 ‘馬於內’ 등을 ‘*마나’[蒜地]로 해독할 수 있는 지명임을 확인하였다. 신라 속자인 ‘1)’에 대해서도 이를 ‘豹’=‘土豹’ 스라소니 또는 ‘狐’ 여우를 의미하는 글자일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문자자료로 본 삼국시대 언어문자의 전개”(이용현)는 5세기에서 7세기 사이의 삼국시대 문자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한자 수용과 내부화 과정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속한문(俗漢文, 변체한문, 비한문)과 변용 한자 등을 고찰하였다. 한자의 내부화는 순한문 습득의 심화, 이두나 속한문 조자(造字) 등 순한문의 변용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전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고려시대의 자료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景幾體歌 <關東別曲>의 國語史的 檢討”(鄭宇永)에서는 차자표기 7항목을 선정하여 해독을 시도하고 그 결과를 국어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검토하였다. 특히 ‘古溫貌’의 ‘古溫’을 [麗, 美]를 뜻하는 형용사 어간 ‘곱-’이 어미 ‘-’과 결합한 ‘고온’의 차자 표기로 이해한 점이 주목된다. ‘ㅸ’의 변화와 관련된 통설과 달리, 이미 1330년경에 ‘ㅂ’유지형과 ‘오/우’유지형이 따로 존재하였고 ‘ㅸ’은 이의 절충식 표기라는 새로운 가설의 제기를 전망하였다. “鷄林類事의 어휘항목 산정에 대하여”(김영국)는 ‘계림유사’에 실린 어휘 항목의 수가 경우에 따라 다르게 산정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어휘 항목의 산정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이본들 중에서 순치판본(順治板本)을 정본으로 삼을 것을 제안하였다. 그 결과 ‘계림유사’의 어휘 항목 수는 366항목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각 이본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자료적인 측면을 강조한 논의들도 존재한다. “한어 교재 ≪노걸대≫의 장면 분석”(정광)은 산개본(刪改本)인 가정본(嘉靖本) ‘노걸대’와 시강원(侍講院) 소장본 ‘노걸대’, ‘노걸대언해’, ‘노걸대신석’, ‘중간노걸대’에서 장면을 나눈 것을 분석하였다. 중국어 회화 교재인 ‘노걸대’의 편성에서 각 대화의 장면이 어떻게 나뉘었는가를 고찰하였는데, 적당한 분량으로 93장면을 나눈 가정본 ‘노걸대’에서 111장면으로 늘인 ‘노걸대신석, 중간노걸대’에 이르기까지 각 장면이 어떻게 표시되었는지 분석하였다. 전체적인 줄거리와 장면 설정은 450년에 걸쳐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 실용적인 한어 회화 교재로서 ‘노걸대’가 가지는 위상을 다시 확인하였다. 
  근대 이후의 국어사 자료에 대한 소개와 검토가 이루어진 논의는 다음과 같다. “근대국어 자료 「됴야긔문」에 대한 국어학적 고찰”(이래호)은 한글 필사본 ‘됴야긔문’의 서지사항 및 체계를 고찰한 뒤, 언해 시기를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반으로 추정하였다. 이어 언어적인 특징을, 음운, 문법, 어휘의 측면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동래정씨 소장 ‘편지급문집(便紙及祭文集)’의 자료적 성격과 특징”(김무식)은 한글편지 자료 80통과 제문 2점이 실려 있는 이 필사 자료에 대해 19세기 말 내지 20세기 초반의 자료로 판단하였다. 이 자료에 대한 서지적 소개와 함께 대구 지역 중심의 남부 경북 방언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한글의 역사와 완판본 한글 고소설의 문헌적 가치”(홍윤표)는 완판본 한글 고소설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 한글 서체의 측면에서도 여러 문헌들과 함께 비교함으로써, 서체의 계보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 “가람본 춘향가의 방언 자료적 성격”(김옥화)은 가람본 춘향가의 표기, 음운, 형태적 특성을 고찰하고 이 자료가 지닌 방언 자료적 성격을 규명하였다. 서지, 표기, 음운 현상, 형태 측면에서의 관찰을 바탕으로 하여, 이 자료가 반영하고 있는 방언이 현대의 전북 방언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영건의궤류 차자표기의 형태론적 고찰”(김연주)은 영건의궤(營建儀軌)류를 대상으로 한자 차용 표기의 형태적 특징을 고찰하였다. 이 자료에서 해독한 단어를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독음과 한자, 의미 등을 제시하였다. 「인어대방의 이본에 나타난 한국어의 변화」(이형미)는 ‘인어대방’의 조선간본과 메이지본을 대비하여, 두 간본에 나타난 언어 변화를 고찰하였다. 조선간본은 1790년, 메이지본은 1882년으로 약 100년간의 시간차를 둔 자료로, 여기에 나타나는 언어변화를 음운, 문법, 어휘 등의 측면에서 다루었다. 아울러 메이지본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류에 대해서도 유형별로 정리하였다. 메이지본에서는 ‘허다’가 더욱 잦은 빈도로 나타나고, ‘--’이 어미의 일부로 고착화된 합쇼체 등의 어미가 나타남을 지적하였다. 


6. 국어학사

  국어학사와 관련된 논의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국어학사적인 검토를 통해 국어학의 방향 정립을 강조한 “국어학의 창의적 연구 방향”(고영근)이 주목된다. 여기에서는 창의적인 우리말 연구의 방법론으로 토론문화의 활성화, 선학의 업적이나 기존 연구에 대한 착실한 이해를 제기하였다. 학문 연구에 있어서 연구사적 탐색이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국어학사의 여러 쟁점들이 토론을 통해 정리되고 선인들의 유산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연구 방향이 정립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해방 후 초기 북쪽 국어학 연구의 경향”(이상혁)은 해방 이후 북쪽을 선택한 초기 국어학자들을 대상으로, 연구 경향을 분석하고, 연구 경향의 초기 정립 과정을 기술하였다. 조선어학회나 조선어문연구회 등에서 활동한 이력에 따라, 국어학이나 언어학 전공 여부에 따라 김병제, 김수경, 류창선, 유열 등의 연구자들을 분류하고 그 성향을 분석하였다. 통합적인 국어학사 서술을 위해 이들의 연구 성과에 대한 평가를 강조하였다. “국어학사를 다시 생각함”(이상혁)은 국어학사의 정의, 방법, 범위 등의 문제를 ‘국어 의식사’라는 측면을 부각시켜 다시 검토하였다. 국어학사를 ‘국어 연구의 역사와 제반 국어 의식의 역사’로 정의하고, 학문사로서의 국어학사가 아닌 ‘의식사’로서의 국어학사를 파악하는 방법론과 서술 범위를 제안하였다. 한편, “해암(海巖)김형규(金亨奎) 선생의 학문 세계”(이광정)는 국어학자 해암 김형규 선생의 학문 세계를 재조명하였다. 선생의 학문 세계를 크게, 국어사, 음운 및 문법 연구, 방언 연구, 국어학 개론, 국어 교육 및 어문 정책으로 나누어 고찰한 뒤, 국어사 연구에 주된 관심을 두고 고어 연구와 방언 연구에 매진한 선생의 업적을 정리하였다.


7. 기타

  문체에 대한 역사적인 논의가 주목된다. 「15세기와 18, 19세기 국문 서사 문체의 비교 연구」(정은균)는 불경류 계통의 서사 텍스트를 중심으로 국문 서사 문체의 역사적인 변천 과정을 고찰하였다. 15세기 한글 문헌에 실려 전하는 ‘안락국태자전’과 18, 19세기 필사․방각본 고소설인 ‘안락국전’ 유형으로 부류화하여 각 유형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문체 요소로는 이야기 배열, 시점, 문장 연결과 종결의 측면으로 나누고, 문체 특징과 효과에 대해 구술성의 차원에서 해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두 유형에서 파악되는 문체 요소들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국문 서사 문체의 역사적인 변천상을 고찰하였다. 『중세 조선어 문체 연구』(강용택)는 중세국어의 문체를 종합적으로 다룬 업적이다. 문체의 유형을 크게 시가체, 산문체, 대화체로 나누고 각각을 분석하였다. 시가체에서는 향가, 고가요, 월인천강지곡, 번역시가체, 시조, 가사, 잡가의 문체를, 산문체에서는 번역 산문체, 이야기소설, 판소리소설, 규방 산문, 대화체에서는 노걸대, 박통사, 화엄계몽언해 등의 문체를 다루었다. 아울러, 각 문체의 변화와 발전을 다루면서 어휘적 수단, 형식의 변화, 표현 수법의 발전, 문법적 수단의 변화, 표기 수단의 변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각각을 고찰하였다. 「근대계몽기 잡지의 국한문체 연구」(임상석)는 1906~1910년 사이의 국한문체 잡지 20여종을 대상으로 문체적 변천 양상을 고찰하였다. 전체 문단에서 한문이 나타나는 형태를 기준으로 하여 세 유형으로 구별하고 각 잡지를 분류하였다. 국주한종(國主漢從)의 이념에 따라 국문의 비중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국문체를 지향하는 ‘소년’의 문체에 대해 분석하였다.
  훈민정음 창제 및 한글의 위상에 대한 논의들도 있었다. “훈민정음 창제 동기와 목적에 대한 중층 담론”(김슬옹)은 창제의 주요 동기와 목적, 부차적 동기와 목적을 분명히 구별하여, 훈민정음 창제의 진정성을 밝히려 하였다. 배경, 동기, 목표, 목적 등에 대해 여러 담론을 검토한 뒤, 새 문자 창제라는 목표 달성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였다. “‘훈민정음’ 문자 만든 원리와 속성의 중층 담론”(김슬옹)은 문자를 만든 원리를 다층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훈민정음이 갖는 문자 속성을 강조하였다. 문자를 만든 원리는 ‘바탕, 과정, 재차, 내용, 쓰기, 최종’ 층위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훈민정음을 소리문자로서의 특징을 중심으로 여러 문자의 특징을 함께 가지고 있는 복합문자라 파악하였다.
  훈민정음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쓴 업적들도 눈에 띈다. 『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김슬옹)은 문자의 새벽, 훈민정음 창제 목표 달성의 배경, 훈민정음 창제와 완성을 도운 사람들,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와 풀이, 훈민정음의 보급과 발전이라는 5가지 주제로 청소년들이 쉽게 훈민정음의 가치와 특성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펴낸 책이다. 문헌들의 사진을 실어 현장감을 더했고, 그림과 도표 등을 통해 훈민정음의 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세종이 발명한 최고의 알파벳 한글』(김영욱)은 한글과 관련된 여러 주제들을 풀어낸 책이다. 5개의 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한글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한글의 발명, 위대한 창조자, 세종의 사랑 노래, 한글의 미래 등이다. 『한글 창제원리와 옛글자 살려 쓰기』(반재원·허정윤)는 한글 창제 전반을 다룬 책이다. 한글의 국제 공용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 옛 글자를 살려 써야 하고, 한글을 이용하여 몽골어, 중국어 등의 다른 언어를 표기하는 방법을 예시하고, ‘ㆍ’를 ‘깊은아’로 부를 것을 제안하였다. 
  어문 운동 및 국어 생활과 관련된 논의들은 다음과 같다. “개화기 나랏글 제정과 ‘한글’의 발전 과정 연구”(홍현보)는 개화기 대한제국에서부터 나랏글(국문)의 선포와 보급 과정 등에 대해 고찰하였다. ‘야소교’ 선교사들의 성경 번역, ‘한글’이라는 명칭의 성립 과정 등을 통하여 ‘한글만 쓰기’의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일제강점기 조선어 장려 정책과 한국어 교육”(허재영)은 일제의 조선어 장려 정책과 ‘조선어 시험’의 변화 과정 및 이와 관련된 교재를 분석함으로써, 이 시기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조선어 교육이 한국어 교육에서 갖는 의미를 고찰하였다. 그 결과 언어 기능적인 측면에서 조선어 교육 교재는 다소의 발전이 있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본질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한글마춤법통일안’(1933) 발표에 대한 문인들의 태도와 준용 실태 고찰”(한영목․김덕신)은 통일안 발표에 대한 문인들의 활동을 국어학적 시각에서 고찰한 것이다. ‘한글’지를 통해 문인들에 대한 사회의 기대와 문인들의 태도를 살펴보고, 문인들의 작품에 반영된 통일안 준용의 실태를, 이태준(‘달밤, 가마귀’)과 이효석(‘돈, 산’)의 작품에 대한 표기법을 검토함으로써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작가의 통일안 준용 의식과 출판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1930년대 어문운동과 조선문학의 가능성”(여태천)은 ‘한글마춤법통일안’과 어문운동을 고찰하고, 문학어로서의 조선어의 위상과 조선문학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문학인들의 다양한 노력으로 어문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글쓰기 형식에 맞는 국문체를 형성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하였다. “한글 사랑 운동의 역사적 성격과 그 앞날”(김영환)은 한글 사랑 운동의 역사적 성격, 한문 숭상의 폐해, 유학의 화이론, 한문 망국론, ‘과학적’ 국어학 등의 측면에서 되돌아보고, 우리 말과 글을 가꾸기 위해서는 극심한 외국어 학습의 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배달말이란 무엇인가”(조규태)는 우리말을 가리키는 용어로 ‘방언(方言), 국어, 조선어/조선말, 배달말’ 등의 쓰임을 고찰하고, ‘배달말’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였다. 역사적으로 우리말을 가리키던 용어에 대해 자료를 통해 그 쓰임을 살피고, ‘배달말’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명시하였다. 『오늘날의 국어생활』(강신항)은 광복 이후 2005년 말까지 우리들의 언어생활에 대하여 실상이 어떠한지 알려줌으로써 20세기 후반기의 국어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겠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날의 국어생활, 국어생활의 변모, 호칭의 변화, 외래어, 한자어와 한자어 교육 등을 다루고 있다.
  국어사 자료들을 번역이라는 측면에서 논의한 경우도 있었다. “경민편(언해) 이본의 번역 내용 비교”(이은규)는 ‘경민편(언해)’의 이본 쓰쿠바대본과 규장각본의 번역 내용을 의역과 직역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는데, 쓰쿠바대본이 규장각본보다 상대적으로 더 완전한 의역문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고 해석하였다. “정속언해의 스코포스이론적 관점”(여찬영)은 이원주본과 일사본의 언해 방식을 비교하여, 전자에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언해 방식으로 간략화와 층위 변환 언해 부분이 상당히 많음을 지적하였다. 그 결과 이원주본을 통해서, 일상적이고 실제적인 예문의 상당 부분에 내재되어 있는 목표텍스트 지향적 언해 원리를 파악하였다. “정속언해의 번역언어학적 연구”(여찬영)는 ‘정속언해’ 이원주본을 대상으로 한문 원문 요소가 언해문에서 생략 언해된 부분, 구결문의 구결과 해당 언해문의 용언류 어미의 차이에 대해 고찰하였다. 그 결과 이원주본에서는 구결문에 의존하지 않고 정음독자층을 고려하여 언해자의 해석에 따라 어미류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국어사와 직접 관련된 논의는 아니지만, 한글 서체나 자형에 대한 논의들도 국어사의 저변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조선 시대 한글 서체의 유형과 명칭”(허경무․김인택)은 한글 서체의 특징을 고찰하고 분류 기준을 세워 유형을 나누었다. 분류 기준으로는 [전형성], [중앙축성], [기필(起筆)의 노봉성(露鋒性)]을 삼았으며, 이에 따라 ‘해례본체, 언해본체 정자, 언해본체 흘림, 언해본체 진흘림, 궁체 정자, 궁체 흘림, 궁체 진흘림’으로 분류하고 명명하였다. 각 서체의 특징을 서로 비교하여 서체의 유형을 정립하였다. 「朝鮮 初期 한글 字形의 變遷 硏究」(손미숙)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60년 동안 한글 자형의 변천 양상을 고찰하였다. 전서, 예서, 해서의 필법이 이용된 문헌을 분류하고, 원필의 판본, 방필의 판본, 필사체 판본으로 변천 양상을 고찰하였다. 『조선시대 한글서간체 연구』(박병천)는 조선시대 10인의 상류 계층 지식인이 쓴 16편의 언간문자의 서체미를 고찰하고, 왕과 왕비와 상궁과 선비, 부인 등 16인의 언간체를 상호 비교하였다. 


8. 마무리

  이상에서 2007년에 이루어진 국어사․국어학사 분야의 연구 동향과 간략한 논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지면상 해당 논저를 깊이 있게 언급하기 힘들어 연구 결과의 중요성에 비추어 소략하게 다루어진 것도 있고, 게을러 미처 구해서 읽어보지 못해 빠트린 경우도 있다. 해당 업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잘못이다. 개략적인 차원에서 국어사․국어학사 분야의 연구 동향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국어사 분야에서는 단연 훈민정음 창제 이전의 기록 자료에 대한 해독과 검토가 두드러진다. 점토부호구결에 대한 해독 방안 연구라든지, 목간 자료, 비문, 고문서 자료 등에 대한 해독과 논의가 활발하다. 선행 연구의 바탕 위에서 하나하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소장 학자들의 연구가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문법 측면에서는 문법화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활발하였고, 특히 상대경어법과 관련된 논의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대별 국어 자료에 대한 논의와 아울러 통시적인 변화 양상을 추적하는 방법론적 진전을 통해, 상대경어법의 본질과 실현 특징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었다. 음운 면에서는 20세기 이후의 구어 자료에 대한 분석이 주목할 만하고, 고대국어에서의 재구와 관련된 논의도 주목된다. 이 둘은 2007년에 서로 다른 결론을 내세웠기 때문에 앞으로 진지한 학문적인 의사소통이 기대된다. 어휘 면에서는, 어휘 관계에 대해 새로운 방법론적 접근이 모색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어학사 분야에서는 거론된 연구 수가 적어서 특별한 동향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미래 지향적인 국어학의 연구 방향 정립을 위해 연구사적 탐색과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