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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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I. 국어 분야별 동향
 어휘론 · 의미론 · 사전학
도원영 /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1. 머리말

  이 글은 2007년에 발표된 한국어 어휘론과 의미론, 사전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되돌아보고 연구 동향과 그 특징을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2007년에 발표된 어휘론․의미론․사전학에 대한 연구 업적은 단행본이 41권, 박사 학위 논문이 17편, 석사 학위 논문이 72편, 일반 논문이 510여 편 등에 이른다. 예년에 비해 일반 논문의 편수가 상당히 늘어났다. 분야별로 주목받았던 주제들이 포착되기도 하고 그에 따른 학문적 성과와 의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개개의 논저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학문적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연구의 핵심 내용을 포착하여 전반적인 연구 흐름과 경향을 짚어내면서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어휘론과 의미론, 사전학은 각기 학문으로서의 독자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분야의 논저들을 살펴보니 세 분야 간에 걸쳐 있는 논의가 상당히 많았다. 또한 국어학의 다른 분야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연구도 눈에 띄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어휘론, 의미론, 사전학의 주제 간에 겹치는 경우에는 되도록 한 분야에 집중해서 살폈으며 기타의 분야와 겹치는 경우에는 되도록 다른 분야와 겹치지 않도록 한정해서 개괄하였다. 다만 세 분야를 한데 모아 연구 성과와 동향을 정리하다 보니 목록화한 논저들을 일일이 소개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필자의 역량 부족으로 전문적인 논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2. 어휘론

  어휘론에서는 주로 통시적 관점에서 접근한 어원론과 어휘사와, 공시적 관점에서 접근한 어휘의 양상, 그리고 의성․의태어와 속담 등 기타 부류로 나누어 개관하고자 한다.

  2.1. 어원론과 어휘사

  어원에 대한 연구는 국어의 어휘 체계 전반에 대한 통시적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시적인 어휘 연구의 기초가 된다. 나아가 우리의 언어문화에 대한 저변을 탐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2007년에도 계속되었다. 특히 『새국어생활』, 『쉼표, 마침표.』, 『한글새소식』 등의 정기 간행물의 어원 코너에 실린 글들이 많았다. “‘모시’와 ‘모란’의 어원고”(진태하), “빈대떡과 변씨만두”(이기문), “승기약탕(勝妓藥湯)”(이기문), “‘꼿꼿하다’와 ‘꿋꿋하다’의 어원”(홍윤표), “‘밭고랑’, ‘논도랑’과 ‘논두렁’의 어원”(홍윤표), “‘설빔’의 어원”(홍윤표), “우리말이 있었다: ‘강다리->강달어->강달이’”(정재도) 등 고유어의 어원을 찾아가는 여러 편의 글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었다. “빈대떡과 변씨만두”(이기문)에서는 빈대떡이 근대 문헌에 ‘빙쟈’로 나타나다가 19세기 말의 문헌에 ‘빈쟈떡’으로 바뀐 것은 당시에 ‘빈쟈’의 본래 의미가 희박해지면서 ‘떡’을 붙여 보충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고 ‘빈대’를 동물로 해석하는 것은 민간어원이라고 보았다. ‘변씨만두’의 경우 중세에 ‘변시(匾食)’가 ‘만두’와 결합한 다음 ‘변씨(卞氏)’ 성을 가진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민간어원이 결합하여 ‘변씨만두’로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설빔’의 어원”(홍윤표)에서는 ‘설빔’이 ‘설+빔’으로 구성된 말로 ‘빔’은 원래 ‘꾸리다’란 뜻을 가진 ‘다’의 명사형인 ‘옴’으로부터 변화한 어형이라고 하면서 ‘옴>비옴>비음>빔’의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루묵’의 語源”(조항범)에서는 ‘도루묵’의 기원이 16세기 문헌에서 확인되는 ‘돌목’이며 질이 떨어지는 물고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하였다. 18세기에는 ‘도로목’으로 변하고 ‘도로묵’을 거쳐 ‘도루묵’이 되었다고 밝혔다. “자연마을 이름의 어원 고찰”(김진식)에서는 ‘조내, 대내미, 돌꼬지, 가미기’의 기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외에도 “‘냉이[제채(薺菜)]’의 어원과 방언분화 분석”(신중진) 등이 있다.
  어원 관련 단행본으로는 일반인을 독자로 하는 『우리말의 문화찾기: 고유어 어원에 담긴 한국문화』(천소영)가 있다. 『우리말의 문화찾기: 고유어 어원에 담긴 한국문화』에서는 농경 용어를 비롯하여 계절 용어, 지칭어, 감각어 등 다양한 영역의 고유어의 어원을 설명하면서 그 속에 담긴 고유의 언어문화까지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어휘의 통시적 변화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었다. <국어 식물 어휘의 통시적 연구>(장충덕)에서는 [채소], [풀], [꽃], [과일] 등 네 부류에 관련된 어휘 60여 항목을 대상으로 해당 어휘가 처음 나타나는 시기와 어형을 밝히고 해당 어휘의 어원을 추적, 설명하였으며 현재형에 이르기까지의 변화 과정도 제시하고 있다. “‘맵다’의 의미 변화 연구”(송지혜)에서는 15세기 국어사 자료에 나타나는 ‘맵다’의 공기 관계를 살펴 [사납다], [굳세다], [알알하다]의 의미 자질을 가지고 있다가 근대국어 시기에 [야무지다]의 의미를 추가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엉겅퀴’ 관련 어휘의 통시적 고찰”(장충덕)에서는 ‘엉겅퀴’ 외에도 가시 있는 식물을 말하는 ‘항가새’, ‘조뱅이’의 형태 변화와 의미를 살피고 있다. 그 외에도 “‘맨드라미’의 어휘사”(장충덕), “육류 관련 어휘의 통시적 고찰”(오오카와 다이스케) 등이 있다.
  특정 시기의 어휘에 대한 연구도 이어졌다. 18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어휘에 대한 연구로는 허재영의 “『화음방언자의해』의 어휘론적 가치”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화음방언자의해』의 저자인 황윤석이 우리말 어휘의 기원을 중국음에서 찾고자 하는 의도로 쓴 글이라 밝히고 자의해의 전음 설명 방식과 화음에서 전음된 한국 한자어를 정리하였다. 또한 범어, 몽골어, 여진어에 기원을 둔 어휘에 대해 전음 등을 분석하였다.
  개화기의 어휘를 다룬 연구에는 『일제 식민지 시기의 어휘: 어휘를 통해 본 문물의 수용 양상』(송철의 외)과 『개화기국어의 명사 어휘 연구』(신중진)가 있다. 송철의 외의 『일제 식민지 시기의 어휘: 어휘를 통해 본 문물의 수용 양상』은 서울 및 경기 지역 출신 작가들이 1910년대와 1920년대에 발표한 소설에서 당시의 문물 수용 양상을 보여 주는 어휘를 뽑아 의미 부류별로 배열하고 표제어의 원어와 이표기, 품사 의미, 용례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문맥에서 해당 표제어의 실제 쓰임을 알 수 있도록 용례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용례의 출전을 밝히고 출간 연대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1960년대 신문 두자어(頭字語) 연구”(손남익)에서는 두자어를 명사 결합체에서 어두음절을 모은 준말(또는 약어)로 정의하면서 1960년대 신문 1면에 나타나는 두자어를 살펴 한자어의 사용이 우세하다는 점, 고유 명사의 첫 음절 다음에 직위명을 붙이는 방식이 널리 쓰였다는 점 등을 다루고 있다.

  2.2. 어휘의 양상

  어휘는 시간이나 공간, 계층이나 성별, 전문성 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며 일반 부류와는 다른 유표적인 부류를 형성한다. 2007년에는 신어, 지역어, 성별어, 궁중어 등에 대한 논저가 발표되었다.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국립국어원 편)에서는 2002년 이후 5년간 조사된 신어 3,500여 항목이 수록되어 있다. 매년 발간되는 신어 자료집에서 발췌한 항목을 대상으로 뜻풀이와 용례뿐만 아니라 등장한 시기와 출처를 밝히고 있다. “국어 신어의 정착에 대한 연구”(이선영)에서는 국립국어원의 “2002년 신어”를 대상으로 종합 뉴스 데이터베이스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쓰임을 확인한 경우 이를 정착한 신어로 보고 이들의 의미 유형을 7가지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또한 정착한 신어의 국어학적 특징으로 구성 성분 가운데 조어력이 있는 성분이 있는 점, 의미가 명료하다는 점, 의미 확장성을 가진다는 점을 들었다. “국어 신어의 현황”(김한샘)에서는 신어 자료의 수집 역사와 신어 자료의 구축 현황을 정리하고 언어학적 관점에서 신어 자료를 유형별로 살피고 있다. <가상공간의 신어 연구>(송민규)에서는 가상공간 언어는 그 매체적 특성에 따라 일반어와는 다른 형태나 의미를 지닌다고 하면서 새롭게 생성된 말이 바로 신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휘부의 영구저장소에 등재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형태적 변이형이 어휘화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어근으로 인정되는 과정은 일반어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새롭게 형성된 단어는 다른 단어 형성을 위한 어근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신어를 결정하는 데에 빈도와 수용성의 원리가 부수적 조건으로서 작용한다는 것과 청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한 형태와 의미를 지녀야한다는 전제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역어와 지명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지역적 특색을 드러내는 호칭어나 친족어 등에 대한 고찰은 고어와의 관련성을 밝히면서 사회의 특성을 분석해 낼 수 있는 어휘 연구의 주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전남방언 여성호칭어의 유형과 분포 -접미사형을 중심으로”(강희숙․양영희․손춘섭)에서는 전남 지역 방언을 대상으로 여성 호칭어의 지리적 분화 양상과 분화의 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해 다루었다. “방언지도를 통해 본 문경지역 친족호칭어의 분화 양상”(안귀남)에서는 방언 지도 제작기를 이용해서 언어 지도를 제작한 다음, 문경 지역의 친족 호칭어의 분화 양상을 부계친(父系親), 모계친(母系親), 부계친(夫系親), 처계친(妻系親)으로 나누어 살피고 있다. 
  지명에 대한 연구는 어휘 조사와 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지명을 이루는 형태 단위에 주목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도로명 전부요소의 어휘 연구”(박병철)에서는 청주시 골목길 375개 항목 중 기본형 후부 요소를 취한 것과 확장형 후부 요소를 취한 것으로 나누어 언어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음절의 측면에서는 2음절어가 70%, 어종의 측면에서는 한자어가 61%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며 도로명 부여의 배경으로는 현용 지명과 옛 지명을 바탕으로 한 것이 가장 많았음을 통계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무표지 Ø 후부지명소에 대하여”(성희제)에서는 무표지 후부 지명소가 노력 절약에 따라 생략되며 독립된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생략된 후부지명소의 역할을 하며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유표화한다는 점을 보이고 지역 화자는 무표지 후부 지명소를 선호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외 “후부지명형태소 ‘바위(岩)’의 교체에 대하여”(김정태), “사월(沙月)형 마을 이름의 의미”(박용식) 등이 있다.
  특정 지역의 지명에 관련된 연구로는 “강원도 지명 연구의 현황과 과제”(심보경), “간판과 도로의 이름에 대하여 -서울 강북구 수유역, 번동 일대를 중심으로-”(성낙수), “전래지명어에 나타난 지명접미사 ‘-이’에 대하여”(성희제), “<부산지명총람> 지명 해석 오류 연구”(이근열), “부산 땅이름의 말밑 연구”(이근열), “부산 경남 지역 ‘황새’ 지명 연구”(김봉모) 등이 있다.
  제주 지명에 대한 논의는 『제주도 오롬 이름의 종합적 연구』(오창명), “제주도 지명 연구(1)”(오창명), “제주의 봉수 이름 연구”(오창명) 등에서 꾸준히 이루어졌다. 『제주도 오롬 이름의 종합적 연구』(오창명)에서는 제주도 오롬의 고유어 이름과 차자 표기를 비교 분석하였으며 지형도에 잘못 표기된 오름 이름을 찾아내기도 하였다. “『동여비고(東輿備攷)』 제주(濟州) 지명(地名) 연구(硏究)”(오창명)에서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지도책인 『동비여고』에 나타난 제주 지명을 다루고 있다.
  성별에 따른 어휘 연구로는 “텔레비전 광고에 나타난 성별 차이어의 인식 조사”(박은하)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에 여성어로 보았던 어휘들이 남녀 피조사자 모두 남성이 사용하거나 남녀 모두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이런 어휘를 여성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성차이어와 성차별어에 관한 고찰 -성별어에 관한 탐구학습을 중심으로”(송하일)에서는 성차이와 성차별에 따른 성별어의 특징을 살피고 성차별어의 사회적 생성 원인을 분석한 다음 성별어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궁중어에 대한 논문이 2편 발표되었다. “『어제내훈(御製內訓)』의 궁중어(宮中語) 연구(硏究)”(방향옥)에서는 근대 자료인 『어제내훈』에 실린 120개의 궁중어를 대상으로 기원과 영역상의 특징 등을 분석하였다. ‘슈라, 님금, 안신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한자어이며 임금 관련 어휘가 많다는 점, 여성 관련 인칭어가 많이 나오며 일인칭과 이인칭이 없고 삼인칭 지칭어만 나온다는 점을 예시로 보이고 있다. “국어사전에 실린 궁중어 연구”(김홍석)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궁중어 211개를 대상으로 영역별로 분류하고 그 의미와 형성 과정, 기원을 살피고 있다. 어종별로 한자어, 고유어, 고유어와 한자어가 결합한 합성어 순으로 나타나며 형성 과정에서는 음운의 이화, 와전, 음절의 생략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였다.

  2.3. 기타

  의성어와 의태어에 대한 논의도 꾸준하게 이루어졌다. “신조 의태어의 실태와 문제”(박철주)에서는 신조 의태어의 유형을 얼굴 표정, 신체 동작, 사물 움직임, 상황 표현 등 5가지로 나누고 이들이 생성되고 유통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인터넷 통신 및 만화를 대상으로 신조 의태어를 분석하였다. 특정한 매체에 따라 생성과 유통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 외국어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 등을 밝히고 있다. 『한국어의 의성어와 의태어』(이기원)는 영어권의 한국어 학습자를 위해 의성어와 의태어를 모은 용어집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별 의성․의태 부사를 선정하고 영어 대응어를 제시한 다음, 한국어 예문과 영어 예문을 제공하고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 연구>(안인숙)에서는 의성․의태어를 정의하고 판별 기준을 제시하여 목록을 정리하고 음성상징, 형태론, 통사적 특성을 규명하여 의성어와 의태어에 대한 전반적인 특성을 기술하였다. 
  “속담 속 색채어의 연구”(장경헌)에서는 [흑/백] 색채어의 의미 특성과 환유 특성을 분석하고 [흑] 계열 색채어의 속담과 [백] 계열 색채어의 속담, 그리고 [흑/백] 색채어 대립 속담으로 나누어 이들의 특징을 살폈다. 그 외 “한국어와 중국어의 말에 관한 속담 비교 연구”(정달영) 등이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어휘 부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 토박이말 달력 용어에 관한 연구”(염시열․권병로), “전북 정읍군 태인면 민담 어휘에 대한 고찰 -한국 전통문화 어휘 선정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조창규) 등이 있다.

3. 의미론

  의미론은 2007년에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분야이다. 언어의 층위에 따라 어휘 의미론, 문장 의미론, 화용 의미론을 개관하고 다음으로 인지 의미론과 텍스트 분석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3.1. 어휘 의미론

  어휘 의미론에서는 단어의 의미에 초점을 둔 연구, 어휘의 의미 관계를 다룬 연구, 어휘의미망과 관련된 연구로 나누어 살필 것이다. 

    3.1.1. 단어의 의미
  특정 품사나 단어류의 의미 기능을 분석해 내는 연구에서는 의존 명사와 보조 동사에 대한 박사 학위 논문이 발표되었다. <현대 국어 의존 명사의 의미 연구>(안정아)에서는 의존 명사를 여타의 다른 요소와 식별해 낼 수 있는 판정 기준을 일반 의존 명사와 단위 의존 명사로 나누어 마련하고 이를 통해 의존 명사의 목록을 추출한 뒤 추출된 목록의 문법적 기능과 의미 영역에 따라 분류하였다. 특히 존재론에 기반한 수직적 위계 구조로 의미 체계의 영역을 나누고 동일 의미 영역에 포함되는 어휘들의 시차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추상적 의미 기능이 강해 문맥을 벗어나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의존 명사도 의미 체계를 이루고 내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매인풀이씨 연구>(김문기)에서는 보조 동사의 전체 목록을 제시하고 유형별로 의미 자질을 설정한 뒤 유형별로 상과 양태, 태 범주로 의미 전이가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개별 단어의 어휘 의미에 천착하는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되었다. 이 논문들은 단어 개개의 의미와 용법을 명세화하는 기초 연구로서의 의의가 있다. “‘사이’, ‘동안’의 어휘 정보 연구”(유현경)에서는 유의 관계에 있는 두 어휘 ‘사이’와 ‘동안’에 대해 기존 사전의 의미 정보가 둘의 의미 차이를 변별해 주지 못함을 지적하고 코퍼스에 나타나는 선행 요소와 후행 요소를 분석하여 공통 의미와 변별되는 의미를 구분하였다. 또한 두 어휘의 계량적인 결합 정보를 표로 제시하여 어휘 교육의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속’과 ‘안’의 의미 연구”(유현경)에서는 ‘속’과 ‘안’의 공통 의미를 밝히고 선후행 요소와의 결합 관계를 분석하여 각각 ‘속’은 ‘부피가 있는 물체의 가운데 부분’, ‘안’은 ‘한계 지점’이라는 개별 의미를 가진다고 보았다. 그 외 유의 관계에 있는 어휘의 의미 차이를 다룬 연구로 “‘다시’와 ‘또’”(윤재학) 등이 있다.
  “‘家族’ 單語의 聯想意味 硏究”(李兪美․李燦揆)에서는 ‘가족’에 대한 네티즌의 단어 연상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의 다양한 연상 의미를 추출해 내었다. ‘가족’과 계열 관계를 형성하는 어휘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그 의미적 특징은 대립어가 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범주의 의미와 정서적 범주의 의미를 분석해 내었다. 어휘 의미를 밝히는 과정에서 단어 연상에서 벗어나 문장으로 기술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계량적 방식을 적용하였다.
  용언의 어휘 의미 분석과 관련해서는 이동 동사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동 동사 ‘가다’와 ‘오다’의 의미 -기준점 해석을 중심으로-”(고석주)에서는 이동 동사 ‘가다’와 ‘오다’는 이동의 기준점과 관련해서 이동 방향이 해석되지만, 이동의 기준점을 화자 중심으로 파악하는 것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동 방향을 해석하는 기준점을 ‘오다’는 ‘그 사건을 인지하는 사람의 위치’로, ‘가다’는 ‘사건을 인지하는 주체가 존재하는 기준점이 아닌 위치’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어에 나타나는 이동의 어휘화 형식 -Talmy(1985)의 어휘화 유형론을 중심으로-”(이숙)에서는 영어의 이동 동사의 어휘화 과정과 비교하면서 한국어의 이동 동사의 어휘화에 동사형 언어(verb-framed language)가 보여 주는 유형적 특질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부사를 다룬 논의 중에 “양상 부사 ‘슬슬’의 의미 분석”(이경호)에서는 부사 ‘슬슬’이 놓이는 통사 구조와 의미 실현 환경에 주목하고 ‘-기 시작하-’와 같은 동작상 보조 용언 구성에서 수식 가능함을 보였다. 피수식어 의미에 대한 의존성 문제를 검토하면서 동사 자체의 계열적 특성과 논항의 선택 특성이 부사의 주요한 의미 변별 환경으로 기능함을 지적하였다. 사전 뜻풀이를 이용해 단의 후보를 선정하고 실현 환경과 예문을 통합적으로 검토하여 7개의 단의를 설정하였다.
  접속 부사에 대한 연구에서는 구어와 문어 간 실현 양상을 비교하는 일련의 논문이 나왔다. “구어와 문어의 접속 부사 실현 양상 비교 연구”(전영옥)에서는 ‘그러-’ 계열 접속 부사의 유형과 빈도를 비교 분석하였다. 전영옥의 “구어와 문어에 나타난 ‘그리고’ 연구”에서는 대용 기능이 사라진 ‘그리고’가 문어에서는 문장 이하의 단위에 접속되는 경우가 많았고 구어에서는 문장 이상의 단위에 접속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자료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어 대등한 의미를 나열하는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지 않은 의미를 나열하는 경우에도 ‘그리고’가 쓰이고 있다고 하였다. “문어와 구어에 나타난 ‘그러나’ 연구”(전영옥)에서는 ‘그러나’가 구어보다는 문어에서 쓰임이 많다는 점, 구어에서는 단락 내부나 문장 내에서 많이 나타나고 문어에서는 단락 내부나 단락 경계 등 문장을 넘어서는 단위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점을 분석해 내었다. 의미 기능에서도 문어와 구어에서 다르게 나타남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의 의미와 기능 및 읽기 교육에의 적용”(황미향)에서는 문어에서 쓰인 ‘그런데’를 대상으로 거시 접속과 미시 접속의 측면에서 의미를 분석하고 읽기 교육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접사 파생어의 의미적 특성에 대한 논의가 여러 편 나왔다. “‘-당하다’ 피동 동사에 대한 의미 분류”(유재원)에서는 ‘-당하다’ 파생 동사 304개를 대상으로 ‘-하다’와 ‘-되다’ 파생 동사가 가능한 부류를 목록화하여 부류별로 그 의미적 특성을 분석한 다음, 최종적으로 ‘당하다’ 동사의 의미 분포를 정리하였다. 그 외에도 “구체명사와 결합하는 ‘하다’의 의미 특성에 대하여”(송정근)에서는 구체물을 지시하는 명사와 결합하는 ‘하다’의 특성에 대해 다루었다. “접두사 ‘생-, 날-, 맨-’ 결합어의 의미 비교”(최형강)에서는 ‘생-, 날-, 맨-’이 ‘다른 것이 없는’이라는 의미를 공유하지만, ‘생-’과 ‘날-’은 이 의미를 주변 의미로 가지고 ‘맨-’은 기본 의미로 가진다고 하였다. 특히 생산성의 측면에서 ‘생-’의 파생성이 ‘날-’의 생산성보다 높고 의미 영역의 측면에서는 ‘생-’의 의미가 ‘맨-’의 의미보다 확대되어 있어서 신조어가 만들어질 때에는 생산성이 높고 의미 확대가 쉬운 ‘생-’이 선택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복수의 의미를 나타내는 접사 ‘들’에 대한 논의로는 두 편의 연구 논문이 나왔다. “복수성과 복수 표지: ‘들’을 중심으로”(강범모)에서는 기존 논의와는 달리 무표 복수형과 ‘들’ 복수형의 의미 차이가 배분성과 집단성의 차이가 아니라고 하면서 코퍼스 자료에서 새롭게 발견된 자료를 통해 ‘들’의 개별성은 ‘들’의 복수성과 관련이 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들’ 복수형이 무표 복수형과 다른 것은 그 개별성이 유표적으로 표시되는 것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는 달리 “한국어 복수 표현의 의미론: ‘들’의 통합적 해석”(전영철)에서는 체언에 붙는 직접 복수 표지 ‘들’과 체언 외에 붙는 간접 복수 표지 ‘들’이 배분성을 기본적인 의미 속성으로 가진다는 점, 집단 술어가 배분성을 띨 때 ‘들’ 복수형이 허용된다는 점 등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의미 확장에 관한 연구로는 “가치평가에서의 의미 변화에 대하여”(최형용), “출사표(出師表)의 의미 확장”(김희진) 등이 있다. 최형용의 논문에서는 긍정적인 가치를 지니던 말이 부정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경우와 그 반대의 경우를 각각 ‘점입가경’과 ‘타산지석’을 들어 그 양상을 살피면서 이러한 의미 변화의 와중에 있음을 코퍼스의 예문을 통해 확인하였다. ‘점입가경’의 경우 반어적 용법에서 출발하여 부정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보았고, ‘타산지석’의 경우에도 반어적 용법과 연어 관계와 문맥적 상호 작용에 따라 긍정적인 가치로 변해 가고 있다고 보았다. <[이동 방식] 선행 어근과 결합한 ‘오르다’류 합성동사의 의미 확장 연구>(변영수)에서는 ‘기어오르다’, ‘날아오르다’ 등 6개의 ‘오르다’ 합성 동사의 의미 확장이 주체와 객체의 의미망과 연계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의미의 투명성에 대한 논의로 “의미 투명성과 관련한 국어의 제 현상에 대하여”(김정남)와 <한국어와 일본어의 생략현상과 의미투명성에 관한 연구 -조사 ‘은/는’과 [は]의 문말 표현 기능을 중심으로>(허인순)가 있다. 김정남의 논문에서는 실제 언어 사용의 측면에서 ‘어떤 형태의 의미가 화자들에게 분명하게 인지되는 정도’라는 개념으로 의미 투명성의 의미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의미에 대한 명확한 개념적 이해 없이 사용하는 데서 오는 국어의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허인순의 논문에서는 한국어의 ‘은/는’과 일본어의 ‘は’가 문말에서 어떤 의미 기능을 하는지 살피고 이를 통해 양국민이 느끼는 의미 투명성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고 있다.

    3.1.2. 의미 관계
  어휘 간의 의미 관계를 다룬 연구가 다른 주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공간 차원 형용사의 대립 관계 연구: ‘깊다/얕다’를 중심으로”(박선영․홍기선)에서는 공간 차원 형용사 ‘깊다/얕다’의 연어 표현을 말뭉치에서 추출하여 ‘깊다/얕다’가 어떤 공간 차원을 표현하는 데 쓰이는지를 밝히고 있다. 즉, ‘깊다/얕다’가 대칭적 대립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바닥이 있는 공간의 입구에서 안으로의 크기를 나타낼 때이며, 바닥을 전제하기 어려운 공간에서는 ‘얕다’가 적용되지 않아 대립 관계는 형성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동의(同義) 중첩(重疊) 현상(現象)에 대한 연구(硏究)”(이석주)에서는 동의 중첩 현상의 구성적 유형과 특성, 발생 원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동의 충돌에 따른 의미 변화의 한 양상에 대하여”(최형용)에서는 동의 관계에 있는 표현들이 서로 충돌할 때 ‘앞’과 ‘前’처럼 둘 중 하나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그 의미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 ‘적이’와 ‘조금’처럼 고유어끼리 동의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기차다’와 ‘기가 차다’처럼 어휘와 그보다 더 큰 단위 사이에 동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로 나누어 살폈다. 특히 ‘적절하다’와 ‘적당하다’나 ‘쌍수를 들다’와 ‘두 손을 들다’ 등에서는 반의 관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았다. 
  다른 언어와의 의미를 비교 연구한 논문이 몇 편 발표되었다. 다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한국어와 베트남어의 다의어 대조 연구”(박종갑), 대역 관계에 대한 연구로 “의미성분분석을 이용한 한-일 가열요리동사 대역관계”(서정행 외)가 있다. “한국어와 베트남어의 다의어 대조 연구”(박종갑)에서는 한국어 신체어 중 ‘머리, 얼굴, 코, 입, 귀, 눈’과 이에 대응하는 베트남어를 대상으로 다의적 특성을 고찰하고 있다. 

    3.1.3. 어휘의미망
  2007년에는 어휘의미망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국어사전 자료와 어휘의미망을 연계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새국어생활』에 ‘한국어의 어휘의미망’이라는 특집으로 세 편의 논문이 실렸다. “국․내외 어휘의미망의 구축과 활용”(윤애선)에서는 국내외에서 구축되고 있는 개념망 및 어휘의미망을 소개하고 언어 사전의 정보를 연계하는 방식과 수준에 대해 언급하였다. “세종 전자사전의 어휘 의미 부류 체계”(이성헌)에서는 세종 전자사전 구축에 쓰인 의미 부류 체계를 소개하고 구축 과정과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의미 부류 체계가 전자사전에서의 어휘 의미 기술 과정이나 논항 선택 제약의 기술에서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예시로 보여 주고 있다. “국어 어휘의미망 구축의 개념과 사전 편찬”(옥철영)에서는 국어사전에 기반하여 구축된 어휘의미망의 특성과 이를 통해 다시 사전 편찬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 국어사전이 이용자에 대한 분석 미비, 뜻풀이 어휘의 미정제, 순환적 뜻풀이 등의 문제를 제시하면서 한국어 어휘의미망 ‘U-WIN’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 주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토대로 한국어 어휘의미망 구축 문제를 다룬 논문 4편이 발표되었다. 이는 한국어의미학회와 국립국어원이 ‘사전에서의 어휘 의미 처리와 구축’이라는 주제로 공동 연구한 결과이다. “어휘의미망과 사전의 뜻풀이”(고석주)에서는 한국어 명사의 어휘망 구축을 위해 기존의 어휘의미망인 코어넷과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분석하여 사전 뜻풀이를 이용한 어휘의미망 구축의 방안과, 어휘의미망 정보를 반영한 뜻풀이 기술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어휘의미망의 어휘 의미 체계 또는 어휘 개념 체계가 한국어 사전의 어휘 의미 기술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반대로 한국어의 어휘 의미를 충실히 반영하는 어휘의미망 구축을 위해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 기술에 기반하여 어휘의미망 혹은 어휘 개념 체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관련어 정보와 어휘 관계 기반 사전 기술”(김진해)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관련어 처리에 대해 하위 유형 분류의 비체계성, 관련어 정보의 편재성, 상호 참조 기능의 부족 등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의 구조와 정보로는 어휘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의미망 구축이 어렵다고 하면서 거시 구조에서 표제어 수를 줄이고 미시 구조에서 어휘 의미 관계의 명세화, 형태적 관련어의 제시 등과 같은 작업이 불가피함을 주장하고 있다. “의미 범주 체계의 구축과 사전에서의 활용”(이동혁)에서는 기존에 논의된 의미 범주 체계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의미 범주를 사전 편찬에 이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을 제안하고 있다. 기존 의미 범주 체계를 국어사전 편찬과 활용에 이용하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존재론적 범주와 의미 부류의 정보를 의미 범주에 포함시켜 이를 사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국어 어휘의미망과 [원인]의 어휘 목록”(한정한)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이용하여 어휘의미망의 개념 체계 중 하나인 [원인]의 어휘 목록을 추출하고 이들 목록들의 사전 기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코아넷에서 [원인]을 의미하는 어휘소 49개를 뽑아내었고 이들과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비교 검토한 뒤, [원인]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의존 명사나 어미, 고정 연어를 추가하여 어휘소 목록을 제시하고 이들의 사전 기술 방안을 형태 정보, 통사 정보, 의미 정보, 화용 정보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동사 어휘의미망에 대한 논의로는 <사전정의문의 중심어를 이용한 동사 어휘의미망의 구축 및 활용평가>(김혜경)와 “미크로코스모스 온톨로지로의 한국어 기본동사의 사상”(신효필)이 있다. 김혜경의 논문에서는 ‘하-’ 동사류를 대상으로 사전 정의문을 분석하고 그 중심어를 가공 추출한 다음, 이를 통해 동사의 어휘의미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다루었다. 신효필의 논문에서는 국내외 어휘의미망 구축 현황을 살피고 한국어 어휘의미망 작업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개념과 어휘의 구별 및 분리 작업을 기반으로 하여 실시한 어휘의미망 구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잘 체계화된 개념 체계인 미크로코스모스 온톨로지에 한국어 기초 동사 1,283개를 어의(sense) 단위로 사상시키고 어휘부에 기술될 통사, 의미적 정보, 의미 부류 정보에 대한 처리 방안도 제시하였다. 
  “어휘의 연결 방식과 패턴에 대한 연구”(나은미)에서는 어휘부의 모든 단어들이 다차원적 연결망으로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어휘부의 등재소가 일정한 패턴으로 생성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유형으로 품사 패턴, 의미 패턴, 음절수 패턴, 소리 패턴을 제시하였다. 
  다른 언어의 의미망과 대조적으로 연구한 논문으로는 “다국어 어휘의미망을 이용한 한국어와 중국어 명사 어휘부 비교 연구”(배선미)가 있다. 배선미의 논문에서는 다국어 어휘망인 코어넷을 이용하여 한국어와 중국어 명사에 대해 개념별 명사의 분포와 각 개념에 속한 하위 개념이 포함되고 있는 어휘들의 단계별 누적 분포를 분석하여 한중 명사 개념 지도를 이차원상으로 표상하고 이를 이용하여 개념 기반 하에 두 명사 어휘부를 비교․분석하였다.

  3.2. 문장 의미론

  문장 의미에 관한 논문 중에는 통사론 분야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의미 해석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둔 경우를 중심으로 하였다. 문법 형태소의 의미를 다룬 논의와 구문의 의미를 다룬 논의로 나누어 개괄한다.

    3.2.1. 문법 형태소와 의미
  특정한 문법 형태소의 의미 기능에 대한 연구는 조사와 어미를 다룬 논의에서 나타난다. 조사에 대한 의미 연구로 『관형격조사 ‘의’의 통어적 의미 분석』(김승곤), “조사 ‘마다’의 의미와 분포”(유현경), “조사 ‘에를’의 범주와 의미”(유현경) 등이 있다. 『관형격조사 ‘의’의 통어적 의미 분석』(김승곤)에서는 ‘의’의 용법이 날로 다양해짐에 따라 의미와 용법을 궁구해야 함을 강조하고 ‘의’가 실현되는 통사 구조를 점검하여 발견, 발명, 제작, 생산 등 21가지의 의미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유현경의 두 논문 모두 말뭉치의 용례를 분석하여 각 조사의 성격과 의미를 분석해 내고 있다. 유현경의 “조사 ‘마다’의 의미와 분포”에서는 조사 ‘마다’가 선행 명사구가 지시하는 대상을 개체화하여 개체화된 대상에 문장의 서술어가 의미하는 사태를 배분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조사 ‘에를’의 범주와 의미”(유현경)에서는 ‘에를’이 조사 연속 구성이 아니라 합성 조사이며 [도달점]과 [대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였다. “조사 ‘도’ 연구”(윤은미)에서는 조사 ‘도’의 의미는 계열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문장 안에서 대두성과 점진성을 기본 의미로 가지며 점진성과 함께 의외성이 드러난다고 하였다. 그 외 연구로 “문장 생성의 이중 구조에서 본 조사 ‘-는’의 기본적 의미 기능”(박호관), “조사 ‘-마저’의 의미”(김수진) 등이 있다.
  『한국어의 주제와 통사 분석: 주제 개념의 새로운 전개』(임홍빈)에서는 한국어의 주제를 담화 화용적 층위에서 주로 다루면서 단일 주제론을 주장해 온 기존의 논의를 비판하고 주요 문장 성분뿐만 아니라 잉여적 성분도 주제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잉여적 성분을 ‘통사적 주제’로 설정하고 ‘은/는’을 비롯한 보조사 일반이 정규 논항이 아닌 잉여 논항으로서 통사적 주제로 기능함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정규 논항이 아닌 ‘이/가’ 역시 통사적 주제이며 그 의미 기능이 각각 ‘한정성’과 ‘배타성’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학교를 가다’의 ‘을/를’이나 ‘을/를’ 중출 구성의 첫 ‘을/를’이 잉여 성분이며 또한 통사적 주제로서 의미 화용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무조사구의 의미 기능을 다룬 연구로 “한국어 무조사구의 통사와 의미”(임홍빈)가 있다. 임홍빈의 “한국어 무조사구의 통사와 의미”에서는 어휘부의 논항 정보에 격조사구로 명시된 논항이 아무런 조사를 가지지 않고 쓰이는 무조사구에 대해 정규 논항으로 분석될 수 없는 잉여 논항으로 보고 담화 화용적 주제 원리에 따라 주제의 자격을 부여하였다. 또한 무조사구도 제시 주제의 하나가 된다는 점과 무조사구가 문맥이나 화용론적 상황에서 활성화된 대상에 대해 쓰인다는 점을 밝혔다.
  “‘-이’와 ‘-게’의 범주와 의미 해석”(김일환)에서는 ‘-이’에 대한 기존의 논의가 ‘-게’와 연계되어 설명될 때의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이’를 부사 파생 접미사로, ‘-게’를 부사형 어미로 보았으며, 파생 접사인 ‘-이’가 논항을 취할 수 있음을 코퍼스에서의 분포적 특성과 ‘-이’의 의미적 특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다. 또한 두 형태의 의미 차이에 대해서는 ‘-이’는 형태부에 작동하는 접사이므로 술부와의 합성적 해석에서 자유롭다는 점, ‘-게’는 통사부에서 어기와 결합하므로 술부와의 합성적 해석이 필수적이라는 점 등을 주장하였다. “‘형용사+게’ 부사어의 문장 의미 구성”(임채훈)에서는 ‘형용사+게’ 부사어는 형용사가 가지는 대상 논항이 무엇이냐에 따라 의미 기능이 달라진다고 하면서 사건 논항을 취할 때에는 사건의 방식을 뜻하고 사건을 구성하는 개체를 논항으로 취할 때에는 사건의 인과 의미를 가지는 상태를 표상한다고 보았다. “‘-게’ 결과 구문에 대한 연구”(이숙)에서는 ‘-게’ 구문이 결과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게’가 한정사구의 핵으로 실현되는 경우라고 하면서 한국어 결과 구문의 의미 특성을 주동사 동작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ㄹ게-’와 ‘-ㄴ게-’의 융합 양상과 의미 기능”(최형강)에서는 종결 어미 ‘-ㄹ게-’와 ‘-ㄴ게-’의 어간과의 결합 양상 및 그 의미 기능에 대해 비교 분석하였다. 그 외에도 “‘-으려나’에 대하여”(김수태)에서는 어미 ‘-으려나’의 의미, 화용적 특성을, “‘-으러’와 ‘-으려고’ 연구”(한송화)에서는 말뭉치를 통해 ‘-으러’와 ‘-으려고’의 의미와 기능을 밝히고 있다. 
  “국어 사동, 피동 동형 동사의 어휘 의미 구조”(김윤신)에서는 ‘-이-, -히-, -리-, -기-’를 갖는 동사, 특히 ‘잡히다’와 ‘안기다’에 대해 논항 교체 유형과 상적 의미를 바탕으로 서로 관련된 어휘 의미 구조를 기술하고 이로부터 중의적인 의미 해석을 도출하는 과정을 보였다. 이러한 어휘 의미 구조의 공유가 사동과 피동이 연속선상에 있는 범주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동사 생략과 어휘의미구조”(안희돈)에서는 경동사 ‘하-’가 생략되는 통사-의미 조건으로 시제 조건과 상 조건을 제시하고 이들이 어떻게 연계하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다. 
  양태 범주에 대한 논의로는 “보조용언 구성 ‘-어지-’의 양태 의미에 대하여”(박재연)가 있다. 박재연의 논문에서는 ‘-어지-’가 ‘능력’과 ‘무의도’의 양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능력’은 ‘근본 가능성’을 표현하지 못하고 외부의 영향이 있었음과 사태의 실현성을 함의하며, ‘무의도’는 행위자에게 행위의 완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능력’은 부정문에서 부정의 작용역에 속하지만, ‘무의도’는 부정의 작용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장 의미론에서 다루는 영역은 연구 대상이 통사부에 관여하는 범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법적 의미를 파악하는 일은 두 영역에 대한 조망을 필요로 한다. 다음의 논의들이 이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문법 형식의 의미 기술과 통사론․의미론․화용론”(박재연)에서는 문법 형식의 의미를 기술할 때 기본 의미와 문맥 의미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하며, 기본 의미로의 일반화가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또 문맥 의미는 기본 의미와 문맥의 상호 작용에서 도출 가능한 의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통사․의미론적 비문법성과 화용론적 부적절성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일임을 예시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국어의 태 범주 -통사부와 의미부의 접면 현상-”(박철우)에서는 일반적으로 형태적 표지에 의해 어휘화한 상태로 인지되는 국어의 태 현상이 문장 단위에서의 통사적 현상으로 포착할 때 그 문법 범주적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동일한 사건에 대해 특정 참여자를 문장의 주어로 만드는 논항 교체 양상과 그러한 실현에 대한 서술어 관련 기능 범주 표시가 바로 태 범주의 실현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즉, 태 범주는 타동사를 중심으로 한 비대칭적 논항 구조를 가진 능동문에 대해 태에 속하는 기능 범주 요소가 함수적으로 그 의미역 관계에 영향을 주어 필수 논항의 증감을 가져오는 통사-의미 접면의 문법 범주라고 정리하였다.

    3.2.2. 구문과 의미
  <국어 문장 의미 연구 -사건과 발화 상황을 중심으로>(임채훈)에서는 서술어 중심으로 문장 의미를 생성․해석하는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문장은 전체로서 의미하는 바가 있고 문장의 구성 요소들은 전체가 무엇인지 각자 서술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나온 연구이다. 기본적으로 문장은 사건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장 의미는 발화 상황을 토대로 재구성된 사건의 존재를 나타낸다고 보았다. 또한 사건만으로 문장 의미를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발화 상황이 문장 의미 구성에 기여한다고 하여 화용 범주를 문장 의미 해석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어 존재구문의 의미와 사건 구조”(정태구)에서는 ‘있다’가 존재동사로서 그 보어 동사에 존재적 의미 제약을 부과하고 정적 상태의 지속적 존재를 요구한다고 하면서 ‘-어 있다’ 구문에 대한 종전의 타동사 제약과 한계 제약 등은 ‘-어 있다’ 구문의 논항 구조와 사건 구조, 한계성을 이용하면 설명 가능한 것이므로 설정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정문의 의미를 다룬 “부정문의 중의성과 동의성 양상에 대한 연구”(박형우)에서는 단형 부정문과 장형 부정문의 의미 차를 밝히는 방법으로 그간의 연구에서 문제가 된 예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 두 부정문의 중의성과 동의성에는 차이가 없고 수량사가 포함된 부정문의 경우 두 유형 모두 전체 부정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동일 어미 반복 구문의 통사와 의미 -한국어 문법, 어휘 연계에 대한 제안”(김정남)에서는 동일 어미 반복 구문을 이루는 어휘 목록을 확인하고 반복 구문을 이루는 어휘의 특성을 어휘 의미 관계와 어휘 범주 특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연어에 대한 논의인 “연어 관계의 제자리 찾기”(김진해)에서는 그간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어 관계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반성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론 내적으로 연어를 재단하는 논의에서 벗어나 현실 언어 자료에 드러나는 보편성과 정도성을 인정하면서 연어의 본질에 이르는 연구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한국어와 영어의 구문 의미 차이를 분석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양보와 조건”(박승윤)에서는 양보가 비예상성의 의미가 조건의 의미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생하는 의미라고 정의하고 국어와 영어의 양보 구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로 영어는 양보와 조건을 부분적으로 동일하게 또는 상이하게 파악하는 언어임에 반해 국어는 양보와 조건을 동일하게 파악하는 언어라고 보았다. “영어와 한국어 Tough 구문의 기능에 관한 비교 연구”(박기성)에서는 한국어와 영어의 Though 구문을 비교 분석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있다. 두 언어의 Tough 구문은 ‘어휘적 과정’으로 보는 비이동 분석에 해당하며 범주적 판단의 문형성을 띠며 총칭성을 표현하는 기제로 보이는 등의 공통점을 가지나 총칭성의 균일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였다.

    3.2.3. 논항과 의미역
  『한국어 술어의 사건 구조와 논항 구조』(남승호)에서는 광범위한 부류의 한국어 술어에서 논항 구조의 유형과 사건 구조의 유형을 추출, 논항들이 표면 통사 구조에 실현되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사건 구조와 논항 구조의 상관성을 밝히고 있다. 그 외 논항 구조를 다룬 연구로는 “‘가깝다’와 유의어인 ‘한자어+-하다’류의 논항 구조”(정성미)가 있다. 
  의미역에 대한 논의로는 “結果狀態 意味役에 대한 연구”(신서인)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결과 상태 의미역 설정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결과 상태로 기술할 수 있는 예를 유형별로 제시하고 있다. 
  의미역 위계에 대한 대조 연구도 이루어졌다. “의미역 위계의 대조언어학적 연구”(김의수)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의 의미역 위계를 비교 분석하여 일본어와 한국어의 위계 구조가 동일하며 중국어는 두 언어와 달리 나타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휘격이 구조격으로 바뀔 때의 어순 제약 따위가 의미역 위계에 따르고 있다는 점, 한국어와 일본어의 주체 존대법에서 공논항 가운데 가장 상위에 있는 명사구가 존대소로 선택된다는 점 등을 밝히고 있다. 

  3.3. 화용 의미론

  화용 의미론에서는 발화 의미와 화행에 대한 연구, 담화 분석과 담화 표지에 대한 연구, 의사소통과 화법에 대한 연구로 나누어 개관하려고 한다.

    3.3.1. 발화 의미와 화행
  추론에 관한 논의에서는 2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추론의 시상과 함축의 연관성에 대하여”(박철주)에서는 함축을 해석하는 추론 과정에서 시상 범주에 주목하였다. 표면상 ‘관련성’의 격률을 위반하지만 내면적으로 ‘관련성’의 격률을 준수하는 경우 그 추론이 항상 진행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완료상은 관련성과 태도의 격률에 관여하고 전망상은 관련성, 질과 양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추론의 시상이 함축의 유형에 따라 고정적이며 긴밀한 관계를 가짐을 밝히고 있다. “번역에서 추론의 필요성”(박기태)에서는 번역 시 나타나는 중의성의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는 담화상의 추론 과정이 필요하며 번역 시에는 목표 언어에 대한 명제적 지식, 원문의 흐름에 대한 텍스트 이해, 원문과 동일한 문체적 등가 관계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와 관련된 화용상의 의미 기능에 대한 연구로 “한국어의 목적어 전치와 조사에 따른 정보구조”(김민선)와, “한국어 주어의 무조사 현상 연구 -담화 화용 층위의 정보성을 중심으로”(김지현)가 있다. 김민선의 논문에서는 문두 위치의 ‘NP-는’ 목적어에 결합된 ‘는’은 관계적 구정보를 나타내며 ‘대조’와 관련된 경우 구정보와 신정보를 모두 나타낼 수 있다는 점과 문두 위치의 ‘NP-을’ 목적어에 결합된 ‘을’은 대부분 관계적 신정보를, 역시 문두 위치의 ‘NP-Ø’은 관계적 구정보만을 나타낸다고 주장하였다. 
  연결 어미의 화용적 기능에 대한 논의로는 “문법 형식의 전경 의미와 배경 의미 -‘-으면서, -느라고, -고서, -자마자’의 의미 기술을 위하여-”(박재연)가 있다. 박재연의 논문에서는 ‘-으면서, -느라고, -고서, -자마자’ 등의 연결 어미의 의미를 상적 관점에서 보거나 선후행적 관계 의미로만 파악하지 않고 담화 화용적 관점에서 배경 의미와 전경 의미로 해석 가능함을 보였다. 즉, ‘완료, 미완료’의 상적 의미는 배경 의미에 해당하고 ‘동시, 이유, 선행, 계기’ 등의 선후행적 관계 의미는 이들의 전경 어미라고 주장하였다. 
  특정 어휘의 화용 의미에 다룬 “한국어 대명사 ‘우리’”(이한규)에서는 구체적 대화 상황에서 대명사 ‘우리’가 어떤 화용적 기능을 하는지를 살피고 있다. 화용론적 측면에서는 내 집단 개념이 구체적인 담화 상황에서 화자의 목적에 따라 유대감, 공손성, 친근감 등의 다양한 담화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일민의 “양화사 ‘다’의 의미와 과장법 기제로서의 화용론적 해석 가능성”에서는 한국어의 과장 어법에 사용되는 양화사 ‘다’에 대해 전칭적․통칭적 의미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표준 함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추론의 여지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시간 지시어의 발화 의미에 대한 연구로는 “내러티브에서의 관점 표현 연구”(김호정)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내러티브 내의 이야기 세계와 그 이야기가 전달되는 세계 간의 관점 이동이 ‘이제’와 ‘지금’이라는 시간 지시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말해진 것’의 명시 의미: 적합성이론 분석”(국지연․이성범)에서는 말 안 했지만 말한 것으로 여겨지는 의미 내용이 소통의 과정에서 추론되는 것은 적합성을 염두에 둔 의미 보충과 포화, 임시 개념 구축을 통해 복원되는 외축(explicature)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익 광고 헤드라인에서 ‘말해진 것’을 분석하였다.
  화행에 관한 연구인 “요청 화행에 나타난 공손 전략의 실현 양상”(전정미)에서는 요청 화행이 청자의 소극적인 체면을 위협하는 행위여서 소극적인 공손 전략이 가장 높은 빈도로 선택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골적인 체면 손상 행위나 적극적인 공손 전략도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계량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국어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담화기능별 문형표현 단위에 대한 연구”(강현화)에서는 ‘제한, 부탁, 명령, 요구, 권고’의 지시적 화행 분석을 통해 특정 화행 기능과 표현 문형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유사한 화행 기능이 담화 상황에서 어떻게 구별되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다. “라디오 인터뷰의 진행 단계별 특성과 인터뷰어의 발화 행위 연구”(김현강)에서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인터뷰를 대상으로 인터뷰 대화의 흐름과 진행 단계별 대화의 성격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이 논의에서는 진행자인 인터뷰어의 말하기에 집중하면서 인터뷰어가 중립적 진행자나 질문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대화 상대자로서도 말하기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분석해 내었다.
  병원 공간에서 일어나는 화행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어린이 병원에서의 치료를 위한 웃음 유발 행위”(김홍자)에서는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내담자와 환자 간의 부담감과 긴장을 해소하고 융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효과적인 웃음 유발 행위의 기능과 특성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내담자로서 충격적 발화를 하기 전에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청자로서 인내심이 부족한 어린이 환자와의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이루기 위해 웃음 유발 발화의 구조와 특성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특정한 텍스트의 화법 분석을 시도한 연구가 있다. “판소리 『춘향가』에 있어 전달 화법 유형과 서술 효과의 상관관계”(유제호)에서는 판소리 『춘향가」를 대상으로 서술자의 전달 화법의 도입 양상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간접 화법에 비해 직접 화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 양적으로는 술화성에 비해 담화성을, 서사성에 비해 묘사성을 더 많이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광고 텍스트에 나타난 설득 화행의 표현 양상 연구”(전정미)에서는 광고 문구의 설득 내용에 따라 화행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대조 언어학적 연구로 “한, 중 지시 화행 수행 형식에 대한 대조 분석”(박성일)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어와 중국어의 지시 화행 수행 형식을 화자 관점 표명의 지시, 청자 관점 확인의 지시, 관점 중립의 지시로 나누어 살폈다. 
  화용론에 관한 개론서 『한국어 화용론』(박영순)이 출간되었다. 『한국어 화용론』에서는 화용론을 언어의 사용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그 학문적 위상을 언어 사용학으로 개념화하고 순수 언어학, 역사 언어학과 함께 언어학의 3대 분야로 나누었다. 또한 화용론의 영역을 음운론적 화용론, 형태론적 화용론, 통사론적 화용론, 의미론적 화용론, 담화․텍스트론적 화용론, 사회언어학적 화용론, 인지심리학적 화용론으로 나누어 화용론 중심의 언어 연구의 틀을 제안하고 있다. 이어 화용론의 인접 학문, 화용의 구성 요소, 원리, 양상, 화용 의미의 행성과 해석 등 화용론의 연구 영역 전반을 다루었다. 

    3.3.2. 담화 분석과 담화 표지
  “국어 담화 분석 연구의 현황과 전망”(임규홍)에서는 국어학계에서 담화를 대상으로 한 연구의 시작과 동향을 세부 주제별로 살피고 담화 말뭉치에 대한 담화 분석, 다양한 유형의 담화에 대한 분석, 전자말, 담화 표지와 성조, 몸짓의 연결, 담화 비교언어학, 방언 등의 분야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어 대화의 순서 교대 양상 연구: 대화 말뭉치를 중심으로>(양영하)에서는 약 10만 어절의 말뭉치로 구축된 대화 자료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한국어 대화에 나타나는 순서 교대 양상을 고찰하였다. 한국어 대화에서 순서 교대가 일어나는 평균 빈도는 1,000어절당 140회이며 평균 길이는 7어절로 분석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연속적 순서 교대의 주요 언어 단위는 종결 어미와 감탄사, 조사의 순으로 나타났고, 비언어 단위는 웃음이나 한숨과 같은 음성 형태와 박수나 벨소리와 같은 비음성 형태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특히 공적 대화와 사적 대화의 순서 교대 빈도, 유형, 완결성에 대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담화 분석 관련 연구에서도 병원 공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이어졌다. “위중한 병명 통보대화”(박용익)에서는 암 등의 심각한 병명을 의사가 환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일정한 담화에 대해 ‘위중한 병명 통보대화’라는 용어로 규정하고 이 대화의 원형을 재구성하고 규범을 정리한 다음 실제 대화 사례를 분석하였다. “의사의 성별에 따른 말중단 시키기와 담화 기능”(김홍자)에서는 의사와 환자의 상대적 지위에 따라 발언권과 말중단 시키기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유형별로 다루고 있다. 
  “갈등 대화의 개념과 구조”(김혜정)에서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추출한 고부간 갈등 대화를 중심으로 그 구조와 특징을 분석하였다. 그 외에도 “비즈니스 한국어 교육을 위한 프리젠테이션 담화 분석”(박지원), “정치 담화에서의 관여(involvement) 전략”(이원표) 등이 있다. 
  담화 표지는 담화에 참여하는 상대자에게 화자의 발화 의도나 심리적인 태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 형식을 말한다. 김영철의 “우리말 담화 표지 ‘참’ 고찰”에서는 ‘참’은 억양이나 상황에 따라 화제의 시작, 주의 집중, 깨달음, 안타까움 등의 감정 표현, 새로운 화제로의 전환 등의 담화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 “담화표지화의 정도성에 대한 논의 -‘뭐, 어디, 왜’-”(박석준)에서는 ‘뭐, 어디, 왜’가 담화 표지로서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형태적 고정성과 원래 의미의 보유 정도의 차이를 통해 분석하였다. 그 외의 담화 표지에 대한 연구로 “‘그저’의 담화 기능: 고려말과 강원도 양양 지역어에서”(이기갑), “담화 표지와 움라우트의 불투명성”(이희두), “중세국어 담화 표지 ‘이’에 대하여”(이희두) 등이 있다.
  “‘쓴소리’의 담화 기능”(김용진)에서는 ‘쓴소리’가 저널리즘 용어로 2개의 중앙 일간지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방식과 그에 수반되는 화용적 함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쓴소리’가 개입된 보도 기사의 형식과 기자, 발화자, 발화 대상자 사이에 형성되는 상호적 심리 태도를 분석하면서 ‘쓴소리’라는 화행 표현이 가치 주입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3.3. 의사소통과 화법 
  의사소통 능력과 화법에 대한 2007년의 연구는 예년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사소통 능력을 어떻게 진단하고 평가할 것인가와 이를 어떻게 교육 현장 등에 적용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에 천착한 논의가 많았다. “오류 분석에 근거한 한국인의 의사소통 능력 평가 기준”(전은진․장경희)에서는 표준어 사용 여부와 문장에 나타나는 오류의 유형과 빈도를 조사, 분석하여 한국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시안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어휘 오류와 문법 오류로 나누어 전자는 어휘 선택의 오류와 어휘 결합의 오류로, 후자는 조사와 어미, 문장 구성에서의 오류로 나누어 살폈다. 주로 어미 오류와 문장 구성 오류 사이, 조사 오류와 문장 구성 오류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문법 오류를 중심으로 하는 평가 기준 시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객관적 지표와 평가 방법 및 도구의 모형 개발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국인의 오류 유형을 계량화하여 평가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
  “구어적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연구”(강재형․신지영․정희창)에서는 네 편의 논문을 통해 한국인의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발표자의 화법에 대해 평가자가 좋은 말하기 또는 좋지 않은 말하기로 평가한 요소를 분석해 내어 그에 따른 교육 방법을 제안하였다. 신지영의 “조음 및 운율 교육 프로그램 연구”에서는 음성적 비언어적 요소에 대하여, 도원영의 “말하기의 동작 언어 연구”에서는 시선이나 제스처, 자세 등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하여 다루었다. 정희창․조태길․이수연의 “설명적 말하기의 언어적 요소”에서는 설득적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언어 표현에 관해, 유혜원의 “내용 구성에 대한 연구”에서는 프레젠테이션에서의 내용 구성과 조직에 관해 다루었다.
  성인 화자의 말하기 평가 방법에 대한 논문들이 한국화법학회의 『화법연구』에 특집으로 실렸다. “공감적 듣기 교육의 평가 방안 모색”(김규훈), “소통 중심의 말하기 학습활동 구조화 방안”(김정란), “토의 능력 신장을 위한 토의 교육 내용 연구”(김성희),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의 조건 및 평가에 대한 고찰”(나은미), “홀론(holon)의 관점에서 프랙탈 벡터(fractal vector)에 근거한 한국어 화법 분석”(노형남), “설명 능력 평가 방법”(손세모돌), “의사소통 과정으로서의 말하기 평가 -대규모 성인 말하기 평가 시스템을 중심으로”(김평원) 등에서는 말하기, 듣기와 같은 활동 영역뿐만 아니라 토의나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의 구체적인 화법 유형의 평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외 의사소통 능력의 평가에 대한 논의로는 “질문에 대한 응대 방법을 통한 말하기 능력 평가”(김정선․장경희), “유창성 요인으로 본 말하기 능력”(김태경․이필영) 등이 있다. “한국어 표준 말하기 시험 측정 도구를 위한 기초 연구”(김정숙 외)에서는 한국어의 구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에 대한 기초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말하기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김갑년)에서는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교수 화법에 대한 논의로는 “한국어 수업에서의 교사 발화 연구”(김재욱)와 “교수 화법의 상호교섭적 전략 연구”(변정민)가 있다. 김재욱의 논문에서는 기존의 교사 발화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수업 장면에서 교사 발화의 문제를 중심으로 짚어내고 있다.
  남북한의 화법 비교 연구로는 “남북한 주민의 의사소통 장애 요인과 그 해소 방안에 대하여”(박종갑)와 “새터민 면담을 통한 남북한 화법 차이 고찰”(양수경․권순희) 등이 있다. “새터민 면담을 통한 남북한 화법 차이 고찰”(양수경․권순희)에서는 새터민을 개별 면담하여 남북한의 화법을 조사한 결과, 간접 화법의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고 보고하고 서구의 영향을 받은 남한의 화법관과 남녀 화법과는 달리, 새터민들은 신중한 말 태도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화법관, 남녀의 사회적 지위를 반영하는 전통적인 남녀 화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화법에 대한 단행본으로 『화법의 이론과 실제』(구현정․전정미)가 출간되었다. 『화법의 이론과 실제』는 화법의 이해, 내용에 따른 화법, 실용 화법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법의 기초와 원리, 비언어적 요소 등에 대한 이론 등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일상 언어생활에서 마주치는 화법의 다양한 특성을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화법 개론서이다. 



  3.4. 인지 의미론

  은유와 다의어의 의미 분석 등에 대한 인지론적 연구는 그간 주요한 성과를 낸 바, 2007년에도 이에 대한 논의들은 지속되었다. 
  “고유 명사의 비유적 의미 양상에 대한 연구”(이동혁․이종열)에서는 기존의 은유와 환유 이론이 가진 이론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은유와 환유를 하나의 연속되는 인지 작용으로 보고 고유 명사의 비유적 의미는 은유와 환유의 인지적 연속체 가운데 중간 영역의 특징을 보여 주는 의미 현상임을 주장하였다. 
  “영상 도식의 특질 연구”(이수련)에서는 영상 도식이 우리 경험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꼴로서 모국어 화자의 개념화 과정을 보여 주는 단서라고 하면서 이들의 유형과 특징을 기술하였다. 또한 영상 도식의 실제에서는 ‘그릇 도식’과 ‘경로 도식’이 은유를 통해, ‘부분-전체 도식’이 환유를 통해 이루어짐을 예를 통해 밝히고 있다.
  영상 도식 은유를 통해 관용구의 의미적 특성을 검토한 논의로는 <국어 관용구의 은유․환유 연구 -인지 의미론적 관점을 중심으로>(최지훈)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관용구의 의미는 언중이 갖고 있는 은유적 지식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다는 인지 의미론적 관점에서 개념적 은유와 환유를 살피고 있다. 특히 국어 관용구에서는 체계적으로 사상되는 구조적 은유는 적고 영상 도식 은유에서는 그릇 도식 은유, 이동 도식 은유, 방향 도식 은유에 의한 관용구 생성이 많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국어 관용구에는 축소 지칭 환유가 나타나지 않으며 생리적 반응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환유가 많다는 점에 대해 논하였다.
  “신체화에 기초한 의미 확장의 특성 연구”(임지룡)에서는 인지 언어학적 관점에서 신체화에 의한 의미 확장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그 기제로 영상 도식, 개념적 환유와 은유, 범주적 은유가 있음을 보이고 사전에서 신체어에 대한 어휘 정보가 일관성 없이 기술되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주요 신체어 21개가 동물, 식물, 사물, 공간 등의 7개 범주로 의미가 확장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시간 지시사의 인지론적 해석”(이수련)에서는 시간 개념과 공간 개념이 유사성에 의해 ‘시간은 공간이다’라는 은유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시간 지시사의 경우 말하는 이가 발화시라는 일정 영역 안에 있다고 볼 때 ‘시간은 위치이다’라는 은유가 성립하며 ‘시간은 이동물이다’라는 이동 도식도 성립한다고 보았다. 이를 그릇 도식과 이동 도식을 기반으로 하는 은유 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대조언어학적 관점에서 외국어의 특정 어휘 부류와 한국어의 어휘를 비교, 분석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한일 양국의 가족 속담에 관한 비교 연구 -은유와 환유를 중심으로-”(모리모토 가츠히코)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가족과 관련된 속담을 가정 및 부부 속담, 혈족 속담, 인족 속담으로 나누고 은유와 환유로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해 내고 있다. 
  그 외 “개념적 환유 이론에 대한 비판적 연구”(이종열), “사물 및 공간 개념에 대한 유아의 은유 양상 연구”(이종열), “시사지에 나타난 ‘은유적 표현’의 분석”(육미란) 등도 있다.
  특정 단어의 구문적 특성이나 다의어의 의미 해석에 대해 인지적 접근으로 구명하려는 논의가 있었다. “‘놓다’ 구문의 인지언어학적 연구”(장영숙)에서는 기존 사전에 기술된 동사 ‘놓다’의 의미를 원형 의미에서 어떻게 의미가 확대되었는지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다의 동사 ‘잡다’의 인지적 접근에 의한 사전 처리 연구”(정병철)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동사 ‘잡다’의 뜻풀이를 대상으로 원형 의미와 확대 의미를 구분하고 인지적 방법론에 따라 의미망을 구성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시점의 역전 현상”(임지룡)에서는 장면이나 상황의 해석에서 개념 화자의 시점이 대립을 이루는 경우를 시점의 역전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전경-배경’ 시점의 역전 현상, ‘객관성-주관성’ 시점의 역전 현상, ‘화자-청자’ 시점의 역전 현상, 개념 화자의 ‘긍정-부정’ 시점의 역전 현상 등으로 유형을 나누어 그 의미 특성을 살폈다.
  “국어 ‘과일류’의 원형성 연구”(손남익)에서는 설문 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과일에 대한 원형성을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차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원형성에 있어서 지역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하고 전국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3.5. 텍스트 분석론

  전체적으로는 신문과 방송을 매개로 하는 실용 텍스트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신문이나 방송 텍스트에 대한 연구도 기사나 헤드라인 등 세부 구성 요소를 대상으로 분석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데올로기 실현을 위한 신문 기사 제목의 언어 전략”(김병홍), “TV 뉴스 헤드라인에 대한 텍스트언어학적 고찰”(김민영), “신문의 잘못쓰기 실태 분석 -세 신문의 표제어를 주로 하여”(박흥길), “언어 사용 분석을 통해서 본 ‘한류’의 의미 변화 연구 -국내 언론 기사 분석을 중심으로”(방성원), “뉴스 텍스트에 나타난 명사형 어휘 연구”(신현숙) 등이 그러하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나는 자막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오락 프로그램 자막 언어의 유형과 기능”(강연임), “오락 프로그램 음성 언어 표현 자막의 유형과 특성”(이은희) 등이 있다. 이은희의 논문에서는 공중파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에 쓰인 자막이 기반 정보의 면에서 볼 때 음성 언어의 문자적 표기에 더해 연출자의 해석이 혼용되어 표현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음성 언어를 그대로 반복한 경우와 발음이나 어휘, 문장 구조 등을 변형한 자막이 있다고 하면서 자막의 유형과 특성이 기존에 논의되었던 것보다 폭 넓은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광고 텍스트에 대한 논문이 여러 편 나왔다. “공익광고의 텍스트 구조와 특성”(강연임), “광고 텍스트의 중의성 연구”(한성일), “공익광고에 나타난 언어적 특징 연구”(서은아), “공익광고의 사용 양상 연구”(서은아), “기업 이미지 광고(언어) 대조 연구”(이재원) 등이 있다.
  인터넷을 연구 대상으로 한 “인터넷 ‘댓글’의 텍스트유형학적 연구”(조국현)에서는 텍스트의 한 종류로서 댓글의 특성을 밝히려고 한 논의이다. 댓글을 기사 댓글, 토론 댓글, 일반 댓글로 구분하고 개별 텍스트의 자료를 추출, 분석하여 각각 하위 유형별로 그 특성과 기능을 살폈다. 
  텍스트의 전산 처리 방법론에 대해 다룬 논의로 “텍스트 유형별 구조 비교 분석 -수사구조이론을 기반으로-”(이해윤․전수은)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텍스트의 분석 시스템이나 생성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론에 기대어 텍스트의 전산 처리 가능성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수사구조이론에 기대어 신문사설 텍스트와 동화 텍스트의 구조를 분석한 다음, 두 텍스트 유형 간의 구조적 차이를 설명하면서 특정 텍스트 유형에 고유한 텍스트 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역사적 자료를 텍스트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연구가 있다. <『순천 김씨 언간』의 텍스트성 연구>(박승원)에서는 16세기 언문 편지인 『순천 김씨 언간』 190여 장을 대상으로 텍스트언어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어휘나 문법 요소의 반복, 대용과 생략 현상에 대해 텍스트 내의 결속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교육 과정에 대한 논의로 “국어과 교육 과정에 나타난 텍스트 유형에 대한 비판적 검토”(이도영)가 있다. 이도영의 논문에서는 텍스트 유형 중심의 국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역대 국어과 교육 과정에서 언어 교육 자료로서 텍스트를 어떻게 선정 분류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텍스트성에 대한 논의로는 “시(詩) 텍스트의 일곱 가지 텍스트성”(신지연)이 있다. 신지연의 논문에서는 보그랑데․드레슬러(1981)에서 제시한 7가지의 텍스트성이 가장 텍스트답지 않은 텍스트인 시에서도 설명되는가에 대해 논증 텍스트와 비교, 분석하여 상대적 정도성을 수치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시 텍스트는 논증 텍스트와 같은 실용문 텍스트에 비해 결속 구조는 엉성하고 느슨한 짜임새를 보인다고 하면서 단지 상대적으로 의도성이 아주 높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7가지 텍스트성이 시 텍스트 이해에도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백석 시의 텍스트성”(문호성) 등이 있다.
  일곱 가지 텍스트성 중에서도 상호텍스트성에 관한 논문이 여러 편 발표되었다. 하나의 텍스트는 언제나 다른 텍스트와 관련하여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되는 상호텍스트성은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을 받았다. “상호텍스트성의 관점에서 본 표절텍스트”(안정오)에서는 표절이나 짜깁기, 혼성 모방 등은 상호텍스트성에 속하지만, 표절은 선텍스트를 은폐하려는 특징 때문에 상호텍스트성의 특징인 반복과 변화 과정을 밟기는 하나 은폐된 반복이라는 점에서 상호텍스트성 안에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았다. “광고 텍스트의 상호텍스트성”(한성일)에서는 광고가 상호텍스트성을 어떻게 이용해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인지도를 높이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일정한 광고 텍스트의 구도에 대한 수용자의 선지식, 다양한 장르의 패러디 등이 생산자의 텍스트 생산 전략과 수용자의 텍스트 이해 전략에 크게 기여한다고 못 박고 있다. “한국 현대시를 통해 본 상호텍스트성 -김춘수의 ‘꽃’과 장정일의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의 경우”(장소원)에서는 김춘수의 ‘꽃’과 장정일의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에 대해 패러디를 통한 상호텍스트성을 점검하고 있다. 반복을 통해 드러나는 주제, 제목, 의미 내용, 문체, 통사 구조, 문장과 구, 어휘, 형태소, 음운, 자소적 측면을 살폈고 변형에서는 대체와 첨가, 확장, 압축, 치환, 복합 현상 등을 살핌으로써 각각의 시 텍스트 내부의 고유한 의미를 새롭게 발견해 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사이의 관련성, 즉 상호텍스트성을 분명하게 분석해 내고 있다. 그 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상호텍스트성 연구”(양지욱)가 있다.

4. 사전학

  사전학은 사전에 대한 모든 이론적․실천적 연구를 아우른다. 이에 이 글에서는 실천적 연구에 초점을 둔 사전 편찬학과 이론적 연구에 초점을 둔 이론 사전학, 이론 사전학 연구의 대상이자 사전 편찬의 참조 대상인 사전 단행본으로 나누어 개관하려고 한다. 

4.1. 사전 편찬학 

  사전 편찬학에서는 거시 구조의 구성과 미시 구조의 기술, 특수 목적 사전 및 부문 사전 편찬, 사전 기반 자료 구축 및 정보 기반 등으로 나누어 살피었다. 

    4.1.1. 거시 구조의 구성과 미시 구조의 기술
  거시 구조에 대한 연구에서는 특정 어휘 부류의 표제어 선정 문제를 다룬 2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방언의 사전적 수용”(곽충구)에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고 규범화를 촉진하기 위해 방언을 사전에 수용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배태되어 쓰이고 있지만 규범어에서 소외된 어휘의 경우 대사전류에는 등재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기존의 대사전에서 방언 처리를 검토하면서 대응 표준어가 없을 때 표준어의 뜻풀이와 동일하게 풀이하면서 지역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변이형을 제시하는 방식에 대해 적절하다고 보았다. “구어 말뭉치를 이용한 감탄사의 목록 보완 방안”(안의정)에서는 기존 사전에 구어에서 사용되는 감탄사 표제어가 적게 등재되었음을 지적하고 구어 말뭉치를 이용하여 국어사전의 감탄사 목록을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세종계획의 구어 형태소 분석 말뭉치에서 감탄사 목록을 뽑고 다양한 변이형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 즉 빈도가 높은 어형을 등재하고 참고 정보에 변이형을 넣는 안을 예시로 보이고 있다. 주저어, 발화 중에 삽입되는 간투사의 용법이 기존 사전에 적절히 기술되지 못했다고 하면서 주저어의 용법을 기술하면서 구어 사용역 표지를 붙이는 안을 제안하였다.
  미시 항목의 기술에 대한 논의는 발음, 뜻풀이, 문법 정보, 관련어 정보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발음 정보에 대한 논의로 “국어사전의 외래어 발음 표시 방안”(박동근)이 있다. 박동근의 논문에서는 사전의 미시 정보인 발음에 대한 연구로 국어사전의 합리적인 외래어 발음 표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행 표준어 규정에는 외래어의 발음에 대한 별도의 원칙이 없음을 지적하고 현실 언어에서는 외래어 표기와 발음상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나며, 실제 표기 그대로 발음하도록 강요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외래어에 대해서도 현실 발음을 인정하는 쪽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외래어 발음에 가능한 한 융통성을 발휘하고 표기와 발음의 괴리가 클 때 궁극적인 해결 방법으로 표기를 개정하는 쪽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올림말의 뜻풀이 모형”(배도용)에서는 기존 한국어 학습자 사전이 표제어의 선정과 그에 대한 어휘 정보에 초점을 두고 연구, 편찬된 데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 결합 방식의 사전과 특질 구조 모형에 기반한 사전 모형을 제안하였다. 특히 뜻풀이 방식에서는 중심 의미 가운데 형상역, 구성역, 기능역, 작인역이 모두 나타나도록 기술하고 풀이와 예문의 순서도 구체적인 형상역과 구성역에서 추상적인 기능역과 작인역 쪽으로 배열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문법 정보에 대한 논의로는 “문법적 연어의 사전적 처리에 대하여”(임근석), “표준국어대사전의 동사 정보 개선을 위한 연구”(이은령․윤애선)와 “한국어 학습 사전의 형용사의 의미 정보 기술 방법 연구”(왕단)가 있다. “문법적 연어의 사전적 처리에 대하여”(임근석)에서는 문법적 연어의 개념과 판별 기준을 제시하고 기존 사전에서 문법적 연어를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살피고 문법적 연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안에 대해 시험적 모형을 제시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동사 정보 개선을 위한 연구”(이은령․윤애선)에서는 한국어 어휘의미망 구축 과정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활용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동사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한국어 학습 사전의 형용사의 의미 정보 기술 방법 연구”(왕단)에서는 외국인 학습자를 위해 개발하는 사전에서는 무엇보다도 어휘의 의미 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기존의 학습 사전에서 한국어 형용사 기술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한 다음, 앞으로 개발될 학습 사전의 뜻풀이와 어휘 의미 관계 정보 기술에 대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관련어 정보에 대한 논의로는 “‘본말/준말’류에 대한 재고 -사전의 어휘 관계 기술을 위하여-”(도원영․김의수․김숙정)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동의 관계에 있는 표제어 중에서 형태상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전 표제어를 대상으로 유형을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본말과 준말 관계로 간단하게 처리된 유형들을 대상으로 선후 관계 여부, 형식 감소 여부, 음운론적 설명 가능성의 여부와 같은 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대해 ‘본말’과 ‘준말’, ‘원어’와 ‘약어’, ‘긴말’과 ‘짧은말’ 등의 6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4.1.2. 특수 목적 사전 및 부문 사전 편찬
  종합적, 포괄적인 사전 편찬에 대한 연구보다는 한정된 미시 정보로 구성된 사전이나 특수한 성격과 목적을 가진 사전 편찬에 대한 연구가 심도 있게 진행되었다. 특히 편찬 과정에 있거나 편찬이 완료된 사전에 대해 소개의 성격을 가진 연구도 발표되었다. 
  <초등학교 국어사전 편찬에 관한 기초 연구>(홍성순)에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초등학생용 국어사전을 대상으로 표제어 선정 기준과 그 처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새로운 초등용 국어사전 편찬 시에 활용할 수 있는 표제어 선정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학년의 어휘 학습 수준이 다른 학년의 그것과는 현저히 차이난다는 점에서 학년별 수준별 사전 편찬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습용 한국어 관용 표현 사전』 편찬 연구”(이희자․유현경․이한샘․천미애)에서는 『학습용 한국어 관용 표현 사전』 편찬을 위해 사전의 특성과 기술 방안을 살피고 있다. 관용 표현의 범위를 어절 결합 시 의미 변화가 있는 숙어, 의미적 연어, 통사적 연어까지 설정하였다. 특히 문형 정보를 기존 사전에 제시된 정보의 양과 질을 넘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직설적 용법에서의 문형 정보와 관용적 용법에서의 문형 정보에 차이가 있음을 밝히고 논항과 의미역을 결합하여 문형 정보를 제시하는 방안을 보이고 있다. 관용 표현에도 사용 환경, 발화 시 화자의 심리적 태도와 같은 화용 정보와 서법이나 활용형의 제약 정보 등도 제시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 연어 사전』의 편찬”(정희정․한송화)에서는 한국어를 학습하는 외국인 학습자와 한국인 교수자를 위해 어휘의 결합 관계 정보를 담은 연어 사전이 필요함을 언급하면서 연어 정보의 특성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관용구와 은유적 표현뿐만 아니라 어휘의 의미자질로부터 자연스럽게 예측되지 않은 어휘 간의 결합, 또는 자연스럽게 예측되는 어휘 결합 등을 연어에 포함시키고 선행 연어 정보와 후행 연어 정보를 구분하여 사전에 기술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새한불사전』의 편찬 원칙과 특징”(홍재성․박만규)에서는 2007년에 출간한 『새한불사전』의 편찬 원칙과 사전학적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표제어 선정과 배열에서 이 사전이 한국어 모국어 사용자의 불어 표현 산출을 위한 능동적 사전임을 밝히고 고빈도 표준어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쓰이는 방언이나 특수어, 일반화된 전문 용어, 신어 등도 포함한 점, 주표제어에 딸린 부표제어뿐만 아니라 어휘화되지 않은 어휘 결합 유형을 준표제어라는 범주로 설정한 점, 주요 문법적 속성이 동일할 때 의미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다의 구분의 일관성을 유지한 점 등을 언급하였다. 
  “초등한자사전을 출간하며”(김태경)에서는 「연세초등한자사전」을 펴내면서 사전의 편찬 동기와 방향, 사전의 구성 및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상징어 사전’에서 관용어 처리 문제”(김홍범)에서는 기존 사전에서 상징어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관용구의 처리가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전문 사전인 상징어 사전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정보 제공 범위와 수록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관용구 내에서 상징어가 필수적인 경우와 수의적인 경우로 나누고 이를 문형 정보로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제안하고 교체 가능한 상징어를 관련어 정보로 제시할 것을 주장하였다.
  “학습자 말뭉치를 활용한 『한국어 용법 사전』(가칭)의 편찬”(남길임)에서는 목적하는 사전에서 ‘용법’을 어휘적 정보, 형태론적 정보, 통사적 정보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고 기존의 다양한 말뭉치를 이용해 표제어에 대한 모국어 화자의 실제 쓰임을 최대한 분석해 내어 용법 사전의 집필에 수용할 방안을 보였다. 그리고 표제어의 범위와 제시 형태를 어휘, 형태, 통사 분야로 나누어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4.1.3. 사전 편찬의 자료와 도구
  여기에서는 사전 편찬을 위한 코퍼스 구축, 집필을 위한 코퍼스의 활용 방법, 집필 자료의 제작에 관한 조판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모아 정리하였다.
  “말뭉치 관리 시스템(CMS) -관리 도구 구현을 중심으로”(곽용진)에서는 대규모 코퍼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요구 사항을 검토하고 확장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한국어의 형태론적 중의 어절 사전 구축의 방법과 실제”(이경호․남경완)에서는 형태론적 중의 어절 사전을 편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 자료의 구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과 그 해결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각종 언어 자료를 가공하고 예문을 추출하고 공기어 정보를 구축하는 방법을 예시를 통해 설명하였다.
  “구조화 문서로서의 사전의 자동 조판”(이기황)에서는 현재 널리 채용된 사전 원고의 조판 과정을 살펴 그 문제를 지적하고 유연성과 개방성이 뛰어난 공개 문서 조판 시스템인 텍(TeX)을 소개하고 조판 엔진으로서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사전 편찬과 제작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논문도 발표되었다. “국어 발전 기본 계획: 사전 편찬과 국어 정보화의 과제”(남길임)에서는 사전 편찬 작업에 대해 말뭉치, 전자 매체의 도입과 관련하여 그 현황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사전 편찬 수준이 기존의 인쇄 사전을 전자 매체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전자 환경을 고려하여 새로 고안해 낸 전자 사전의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하면서 전자 환경에서만 제시될 수 있는 사전 정보 항목의 유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다국어 지원 한국어 학습용 웹사전의 편찬 작업에서 표제어 규모와 사전의 특성, 매체의 특성과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점을 제시하고 있다. 

  4.2. 이론 사전학

  이론 사전학은 출간된 사전을 대상으로 한 비평적 연구와, 사전의 구조와 구성 요소에 대해 이론적으로 고찰하는 연구가 이에 속한다. 이에 사전 비평과 사전 이론으로 나누어 살펴볼 것이다. 

    4.2.1. 사전 비평
  2007년에는 사전 단행본에 대한 전면적 비평을 다룬 논의는 적었고 사전의 일부 항목에 대한 비평이 주를 이루었다. 
  전면적 비평을 다룬 논의로는 <근대 국어 물명 어휘집 연구: 사전적 분류와 어휘 체계를 중심으로>(이덕희)가 있다. 이덕희의 논문에서는 『才物譜』, 『物譜』, 『靑館物名攷』, 『物名攷』, 『廣才物譜』에 나타나는 어휘를 대상으로 사전적 검토 및 어휘 의미 체계를 살피고 있다. 필자는 물명 어휘집 각각이 표제어항과 풀이항의 이중 구조로 이루어진 사전으로서, 한자 어휘 분류 사전, 주석 사전, 대역 사전, 이중어 사전, 선별형 언어 사전, 공시적 언어 사전이라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지며, 『才物譜』, 『物譜』, 『廣才物譜』는 백과사전적 성격을 띠며, 『靑館物名攷』, 『物名攷』는 순수 언어 사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표제어에 대응하는 정의항을 살펴 각 어휘집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이들의 어휘 분류 체계가 거시 구조나 미시 구조에서 모두 의미적 계열 관계에 의해 구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성차별’이라는 주제를 사전의 거시 구조 및 미시 구조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한 연구가 있다. “북한 국어사전에 나타난 여성 차별어 분석”(이정복)과 “한국어 사전에 나타난 성차별 언어 연구”(이정복)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어 사전에 나타나는 성차별 언어 연구”(이정복)에서는 표제어, 뜻풀이, 용례에서 나타나는 성차별로 구분하고 그 내용은 여성을 배제시키는 언어, 아내를 남편에 종속시켜 기술하는 언어 등 5가지로 나누어 기존 사전에서 이에 해당하는 내용을 추출, 분석하였다. 특히 국어사전에서 나타나는 성차별 표현의 발생 원인과 배경을 집필자 또는 편찬자의 의식성, 역사적 배경, 사회구조적 관련성이라는 기준에서 해석하고 사전 편찬 과정에서 말뭉치 자료, 특히 문학 작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아야 하며, 성차별적 올림말에 대한 국어 정책적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표제어 중에서 문법 형태소를 점검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선어말어미 ‘-는-, -느-’ 통합형 접속 어미의 사전 표제어 분석”(김종록)과 “선어말어미 ‘-리-’ 통합형 접속 어미의 사전 표제어 분석”(김종록)이 이에 해당한다. 김종록의 두 논문은 기존 국어사전에 실린 접속 어미 중에서 선어말어미나 보조사와 통합된 유형 중 어미 ‘ -는-’, ‘-느-’와 ‘-리-’가 통합된 표제어를 대상으로 각각의 문법화 정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에 통사․의미적 기능의 변화, 선어말어미의 교체 및 탈락 가능성, 형태 및 의미 기능의 융합 여부 등을 표제어 선정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미시 구조의 구성과 배열에 대해 다룬 논의로는 “국어 사전 편찬, 그 성과와 과제(5): 풀이말 항목들의 설정”(홍종선)이 있다. 홍종선의 논문에서는 최근에 나온 국어대사전의 미시 구조를 분석하여 풀이말의 항목, 즉 미시 항목의 종류와 배열에서 차이가 많고 항목의 기술 내용에도 차이가 있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형식화한 구조나 기호 사용도 사전 이용자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풀이말 항목의 배열 순서를 ‘올림말-발음-원어-활용 정보-품사-문법 정보-뜻풀이-용례-관련어-참고어-어원-빈도수’의 순서를 제안하였다. 
  “사전 뜻풀이문의 패턴 분석을 위한 기초 연구 -『연세한국어사전』 명사 뜻풀이문의 문말 패턴 추출-”(이기황)에서는 사전 뜻풀이문의 구조적 기능적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세한국어사전』의 명사 뜻풀이문 약 7만 2천여 개의 문말 패턴을 추출하여 그 양상을 살폈다. 
  “전문영역표기의 사전적 기능에 대하여”(이현주)에서는 일반 언어 사전에 등재된 전문용어의 선정 기준과 전문 영역 표기의 사전적 기능을 제시한 다음 국내 국어사전에 나타나는 전문용어 처리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먼저 일반 사전에서 전문 영역 표기가 해당 어휘의 의미를 경제적으로 전달하고 분류하는 역할을 함을 지적하면서 영역 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례를 분석하였다. 좀 더 본질적인 문제로 전문 영역의 경계와 구분이 시대적 관점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지식 분야에 대한 해석 방식과 실제 활용 형태, 사용자의 요구 등을 감안하여 체계를 잡아야 함을 언급하였다. 
  “국어사전의 유의어에 대하여”(양명희)에서는 기존 국어사전의 유의어 처리를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 규모와 성격이 다른 기존 국어사전을 비교하여 동의어와 유의어를 각각 인정한 사전과 유의어만 인정한 사전 등으로 나누어 처리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의 관계나 포함 관계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유의어 사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특정한 어휘 부류의 사전 처리에 초점을 둔 논의로는 “국어사전의 신어 처리”(도원영), “국어사전에서의 전문용어 기술에 관한 연구 -경제 용어를 중심으로”(홍희정)가 있다. “국어사전의 신어 처리”(도원영)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주요 국어사전에서 국립국어원에서 조사․정리한 1994년 신어 자료와 1995년 신어 자료에 선정된 말을 비교, 검토하여 신어의 도입에 국어사전이 적극적이지 못함을 지적하였다. “국어사전에서의 전문용어 기술에 관한 연구 -경제 용어를 중심으로”(홍희정)에서는 기존 사전의 경제 분야 전문용어 표제어를 대상으로 기술된 내용과 코퍼스의 용례를 분석하여 일반어로서의 의미와 전문용어로서의 의미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4.2.2. 사전 이론
  거시 사전학의 입장에서 부표제어를 다룬 “부표제어의 범위와 유형”(남길임)과, 미시 사전학의 입장에서 “사전텍스트의 화용 정보 유형 연구”(남길임)가 있다. “부표제어의 범위와 유형”(남길임)에서는 언어 사전에서 다루는 부표제어의 범위와 유형을 다루었다. 부표제어를 주표제어에 부가되는, 주표제어를 포함한 어휘나 구 또는 그 이상의 단위로 정의하고 부표제어 선정 기준과 그 유형에 대해 기존 사전의 처리를 살폈다. 거시 구조 구성 원칙에 따라서는 구 이상의 다중 어휘 표현들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과 미시 구조 안에서 부표제어가 아닌 다른 정보로 제시되는 경우를 구분하여 다루었다. 또한 학습자 사전이나 전문용어 사전에서 부표제어의 범위를 유연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사전텍스트의 화용 정보 유형 연구”(남길임)에서는 화용 정보의 외연을 살피고 사전텍스트의 뜻풀이, 용례, 기타 참고 정보, 참고 상자 등을 통해 표제항 내의 다양한 정보 항목에서 제시될 수 있는 화용 정보의 유형과 기술 범위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화자와 청자, 담화 맥락, 의사소통 기능을 중심으로 뜻풀이에서는 감정적 의미와 화용적 의미를 제시하고, 용례에서는 전형적 담화 상황과 간접적 정보로서 장르 정보를 보이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담화 참여자와 관련된 정보나 담화 상황 정보, 담화 기능 정보뿐만 아니라 표제어의 사회 문화적 활용 정보 등을 사전의 성격과 유형에 따라 제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4.3. 사전 단행본

  2007년에는 일반 어휘 사전보다 특수 목적 사전이 주로 출간되었다. 『한국어 교육을 위한 한국어 연어사전』(김하수 외)은 한국어 학습에 필요한 기초 어휘를 대상으로 다양한 연어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말뭉치에 쓰인 연어 관계를 추출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어 교사와 한국어를 배우는 중․고급 학습자의 어휘 학습에 유용한 사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표제어의 앞 또는 뒤에 오는 어휘와 표현을 그 품사와 함께 보이고 있으며 용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어 사전 이용자들이 연어의 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찬되었다. 
  『남북한말 비교 사전(개정판)』(조재수)에서는 남북한 및 중국, 옛 소련 지역 동포들의 우리말 어휘 가운데 서로 차이 나는 어휘를 맞춤법이나 발음, 표준어와 문화어 등을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다. 개정 작업에서 북한의 문화어나 방언 및 동포 작가들의 문학 작품에 나오는 어휘를 중심으로 그 지역이나 출전을 밝힌 인용문을 제시하였고 북한 방언에서 문화어로 바뀐 어휘들을 제시하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바른 말글 사전: 그릇 쓰는 말 바로 잡은 우리말 3만』(최인호 엮음)에서는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틀리게 쓰는 말, 궁벽한 한자어, 서양 외래어, 일본식 한자어나 일본어, 중국어, 번역투의 말 등 일상에서 규정에 어긋난 말을 표준어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개정 작업에서 바뀐 외래어 표기 규정을 반영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5. 맺음말

  이상으로 2007년도에 나온 어휘론과 의미론, 사전학의 연구 성과와 흐름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세 분야에서 방대한 양의 연구 성과물이 나왔으며 그러한 가운데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졌다. 또한 대규모 자연언어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한 자료에 기반하여 이루어진 연구가 세 분야에서 두루 나타났다. 분야별로 그 경향과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휘론에서는 개별 어휘의 어원을 궁구해 나가는 어원론 연구가 일정한 지면을 통해 지속되고 있었다. 어휘사에서는 근대 시기의 어휘에서부터 개화기, 1960년대의 어휘를 다룬 논의가 발표되었다. 어휘의 양상에서는 신어, 지역어, 성별어, 호칭어, 궁중어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지명 연구는 옛 지명과 현재 지명, 향토 지명과 서울의 지명 등에 걸쳐 고루 논의되었다. 
  의미론에서는 어휘의미망에 대한 연구가 어휘 의미론의 다른 주제에 비해 심도 있게 이루어졌다. 문장 의미론에서는 조사나 어미의 의미 기능에 천착하는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텍스트 분석론에서는 상호텍스트성을 다룬 논의가 많았다. 표절 텍스트나 국어과 교과 내용에 이르기까지 연구 대상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의사소통과 화법 관련 연구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사회적 관심과 교육적 필요에 따라 좀 더 세부적인 측면으로 연구가 진행되리라 전망할 수 있다. 
  사전학에서는 연구 대상이 포괄적․종합적 사전에서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성격의 특수 사전, 부문 사전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 전자사전이나 어휘의미망과 연계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 거시적 측면에 대한 논의보다 미시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전학 분야의 연구가 점점 더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으나 사전학에 관한 본격적인 이론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논저의 유형별로 정리하자면 학술지에 실린 일반 논문은 예년에 비해 양적 성장을 거두었다. 반면 단행본의 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학위 논문의 편수에서는 예년에 비해 감소하였다. 학문적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단행본의 저술에서 훌륭한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학위 논문에서도 새로운 주제와 방법론을 찾고 그에 대한 정치한 논의 결과가 쏟아지길 바라는 바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연구 영역을 넘어서는 복합적 논의가 점점 더 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어휘론이나 의미론 또는 사전학에 귀속시켜 다루었으나 형태론과 통사론, 국어사와 방언, 사회언어학과 국어정보학 및 국어 교육과 한국어 교육 등 국어 연구의 다른 영역에 걸친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복합적 연구에 대한 체계적인 분류와 연구 성과에 대한 검토가 따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한 해의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연구 동향과 특징을 찾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다. 원고 청탁을 받을 때 되도록 많은 연구 결과를 소개해 달라는 주문이 있어 그에 부응하려고 하였으나 여러 사정으로 그러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훌륭한 논저임에도 그 가치와 성과를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부분은 순전히 필자의 탓임을 널리 해량하여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