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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야코바 안나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교)
   내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날만큼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한국어 공부가 어려웠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한국어를 잘하겠다는 의지도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5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에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에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와 문화를 모스크바에서 미리 공부했지만, 실제로 한국인의 생활 습관이나 관습이 러시아와 많이 달라서 무척 놀랐습니다.
   제일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먹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주로 한식을 먹어서 한국에서 외국 식당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밥 먹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으면 하루 종일 "밥 먹었어요?", "많이 먹었어요?", "맛있게 먹었어요?", "배가 고파요", "배가 부르게 먹으면 건강에 안 좋아요", "배가 불러요" 등의 말을 계속 듣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에 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인사하고 말 걸고 싶어합니다. 내가 한국에 처음 갔을 때 그런 인상을 특히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한국 학생들이 서양 학생들에 비하여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것입니다. 수업 후 복습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예습까지 미리 합니다.
   최근 한글 학회의 초청으로 한국어 국외 교원 연수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한국을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서울은 그 사이 좀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서양 문화를 받아들여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도시가 되었지만 전통적인 모습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자기 나라의 문화를 지킬 뿐만 아니라 남의 문화도 받아들여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모습을 볼 때 감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한국어 국외 교원 연수회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2주일 동안 공부하고 한국어 문법, 발음, 쓰기 외에 어문규정과 한국어 형태론 등 많은 과목을 배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오신 선생님들하고 매일 이야기하고, 한국어를 가르칠 때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토론하는 등 소중한 경험을 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참 기쁩니다.
   내가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사람들과 만나고 나니 한국어를 배우는 대학생들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첫째,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것은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한국어와 더불어 한국 역사와 문화도 함께 배우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왜 자기 나라의 역사를 사랑하고 긍지를 지니고 있는 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둘째, 한국어는 다른 언어와는 달리 존대법이 있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말할 때는 특별한 단어와 특별한 문법 표현을 사용해야 됩니다.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생활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존경하고 그분들의 조언을 따르고 지혜를 중요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다른 민족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란 물론 쉽지 않지만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내가 한국어를 배운 지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동안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한국어 강사가 된 후로는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이 생겼고 하루하루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연수회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좋은 강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