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희언법형’ 중 이음어 활용법형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율조 활용법형의 용례를 찾아보기로 한다.

‘율조 활용법형’은 율조를 활용한 유형이다. 여기서 말하는 율조는 리듬감, 즉 문장이 갖는 음성적 요소의 반복, 특히 운문(韻文)에서 보이는 운율(韻律)이다. 흔히 균형 이룬 음절 수가 이 율조를 뒷받침한다.

(경향신문 장정현 2002. 9. 6. 3. 조시행)
이달의 편집상으로 <水魔 키운 ‘설마’>를 망설임 없이 뽑았다. 주 제목 위에 <낙후된 하천 관리 ‘주먹구구’> <노후한 저수지 관리 ‘구멍숭숭’>이란 두 줄짜리 작은 제목을 달아 기사 내용을 잘 표현했다. 제목의 운율과 모양도 고려한 흔적이 여실해서 더욱 좋았다.
또 하천 건설과 관리, 수질 관리, 각종 용수 관리를 책임지는 국가 기관이 어느 곳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작은 컷과 제목을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도운 것도 눈에 쏙 들어왔다.

(경남신문 심강보 2004. 10. 8. 9. 홍휘권)
한글날을 앞두고 진주시 성지동 종합복지관에서 까막눈 할머니들이 우리말을 익혀가는 모습을 한글 ‘깨치려는 할머니’로 쉽고 적절한 우리말로 표현했다. 또 신세대 젊은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비속어와 축약어를 마구 사용하여 한글의 정체성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내용을 한글 ‘깨뜨리는 신세대’로 표현했다. ‘깨치려는-깨뜨리는’과 ‘할머니-신세대’를 대비하며 재치 있게 표현했다.

(중도일보 현옥란 2006. 4. 18. 15. 김택근)
현옥란 기자가 뽑은 제목은 우선 정겹다. 그리고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다시 가공했다. 재료는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의 활동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기사에는 수익사업을 겸한 장애인들의 직업 재활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 주요 내용에는 쿠키 만들기와 비누 만들기가 들어 있었다. 편집기자는 쿠키와 비누를 꺼내 쿠키에는 사랑을 담고, 비누로는 편견을 씻어냈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에게는 사랑을 안기고 편견은 씻어 주자는 메시지를 담는 데에 성공했다.

(영남일보 변종현 2004. 2. 16. 27. 구자건)
대구지하철 참사 1주기를 맞은 어느 유족의 뒷얘기. 좋은 제목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 준다. 이 뉴스가 갖는 감성적 정서와 우리말의 아름다운 운율이 잘 어우러진 경우이다.

(경남신문 홍정명 2002. 9. 26. 11. 구자건)
홍정명 기자의 작품은 백발의 66세 택시 기사 이야기. 섹션 프론트 페이지로 기사와 제목을 시각적으로 분화해 보려는 실험적 레이아웃도 평점을 높이는 데에 보탬이 됐다.

(국제신문 김영임 2004. 10. 25. 22. 구자건)
손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다루었다. 이 제목에 흠이 없진 않다. <손 질환 증상-치료법>이란 아주 작은 부제가 공간적으로 주제와 너무 떨어져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는커녕 되려 방해한다. 주제만 볼 때에는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독자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물론 손 사진이 있긴 하지만). 다시 말하면 <미리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결정적으로 그르칠 수 있다>는 단순한 메시지로 어떤 상황에든 적용될 수 있는 제목이다.
이와 같은 결함에도 이 작품을 고른 것은 어떤 틀에 꿰어 맞추려는 모방에서 벗어나 표현에 무리가 없고 순수한 우리말을 구사한 점을 높이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심동열 2004. 11. 15. 1. 구자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다룬 기사이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고충을 무리 없이 간결하게 담았다. 그러나 <불법체류자 급증… 출입국관리소와 숨바꼭질>이라는 부제를 어깨에 올린 것은 오히려 주제를 무색하게 한다. 차라리 아래로 끌어내렸으면 주제가 더 확연하게 살아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와 같은 결함에도 이 작품을 고른 것은 어떤 틀에 꿰어 맞추려는 모방에서 벗어나 표현에 무리가 없고 순수한 우리말을 구사한 점을 높이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이동현 2002. 10. 11. 1. 구자건)
이동현 기자의 것은 해설기사로 두 건의 내리닫이 기사를 좌우로 대칭 편집을 하면서 어려워지는 경제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저질 정치판을 잘 대비했다. 특히 만만찮은 기사 양을 사진 없이도 효과적으로 처리한 솜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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