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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통사론
유현경 / 홍익대
  1. 머리말

  이 글은 2003년도에 발표된 국어학 분야의 연구들 중에서 통사론 분야와 관련된 업적을 개괄함으로써 그 성과와 연구 동향을 정리해 보는 것이 목적이다. 통사론은 분야의 성격상 형태론, 의미론, 어휘론 등과 연구 영역이 겹칠 수 있으며 최근 담화와 화용에까지 그 접점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순수한 통사론 분야의 연구뿐 아니라 다른 분야와 접점 영역을 다루고 있는 연구들까지도 부분적으로 포함하게 될 것이다. 국어 통사론의 공시적 연구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게 되는데, 통시적인 연구 중에서 문법화에 관한 것은 통사론 연구의 연구 대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므로 포함시켰다. 이 글에서 대상으로 삼은 자료는 우선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제공한 목록을 기본으로 하여 필자가 개별적으로 확인한 논저의 목록을 추가하였다. 검토 대상에는 지난해 발표된 국어 통사론의 업적을 모두 포함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최종 목록에 주요 연구 업적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미리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연구 동향에 대한 논의 전개에 있어서는 먼저 단행본과 논문으로 나누어 살피고 논문은 다시 연구의 주제별로 자세한 기술해 나갈 것이다. 단행본과 소논문의 경우는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더라도 소설의 장편과 단편처럼 전혀 다른 구성과 고유의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따로 분류하여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학위 논문은 5년 내지 10년 후의 연구 동향을 미리 추측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현재 활발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주제나 방법론의 동향을 잘 드러내 주기 때문에 소논문과 함께 검토해 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점을 고려하여 학위 논문은 우선 소논문들의 해당 연구 주제에서 작년 한 해의 연구 동향을 기술하는 데 포함시키면서 결론 부분에 가서 학위 논문만의 연구 경향을 언급하는 방법을 취하기로 한다. 아울러 이 글은 그 성격상 개별 연구에 대한 비판이나 의의 등 가치 평가는 배제하고 연구 내용의 소개에 주안점을 두었음을 밝힌다.


  2. 단행본

  2003년도에 나온 통사론 관련 단행본은 총 12편이다. 지난 5년 간 통사론 분야의 단행본은 한 해에 많게는 25편 정도, 가장 적었을 때도 16권이 발간되었는데, 지난해에 나온 단행본이 10편 남짓하다는 것은 양적으로 급속히 축소된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는 출판업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불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 연구 실적물 평가의 기준이 단행본보다 소논문에 더 많은 중점이 가 있는 학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그 직접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단행본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처음부터 단행본 출판을 위하여 기획한 것은 거의 없고, 학위 논문을 수정하여 책으로 출판한 경우와, 저자 한 사람의 여러 논문을 모은 것, 혹은 여러 저자의 논문을 모은 것 등의 논문 모음 형태의 단행본이 주류를 이룬다. 단행본의 이러한 출판 경향은 최근 몇 년간 줄곧 언급되어 왔던 것이지만 작년의 경우 더욱 심화된 측면이 두드러진다. 앞으로도 단행본은 논문 모음집과 학위 논문의 출판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학위 논문의 단행본 출판의 경우나 이미 발표된 논문을 모은 논문집 형식의 논저는 엄밀히 말해서 2003년도의 연구 동향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만큼 통사론 분야에서 단행본으로 대표되는 긴 호흡의 연구가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도 통사론 관련 단행본 중에서 학위 논문을 수정하여 출판한 것이 6편, 한 저자의 논문을 모은 것이 4편, 여러 저자의 논문을 엮어 놓은 것이 1편, 단행본으로 기획된 것 1편 등이 있다. 단행본의 경우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연구의 주제별로 묶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단행본의 출간 형식별로 그 내용을 언급하려 한다. 단행본으로 기획된 논저를 먼저 살펴보고 그 다음에 학위 논문을 책으로 펴낸 것, 마지막으로 논문집 형태의 단행본들을 다루도록 하겠다.

  2. 1.

  『국어 부사절의 성립』(이익섭)은 국어학계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부사절과 종속 접속절의 관계를 연구사 중심으로 정리한 연구이다. 『우리 말본』에서 시작된 부사절에 대한 논의를 ‘순탄치 못한 출발’이라 이름하고 ‘모색 속의 부사절’, ‘혼돈 속의 부사절’을 거쳐 ‘부사절의 개화’를 맞으면서 비로소 부사절이 국어 문장 체계에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을 주요 문법서를 비롯한 연구 논저별로 기술하고 있다. 전통 문법의 틀에서 생성 문법의 틀로 옮아가는 과정에서 양측의 용어를 정확한 개념의 파악 없이 뒤섞어 씀으로써 부사절에 대한 국어 문법의 혼란이 기인되었다고 지적하고 일차적으로 술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었다. 이 연구는 부사절에 대한 국어 문법의 서술을 전반적으로 고찰하고 반성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대안은 언어 보편적인 사실과 국어의 특수한 특성에 의해 지지됨을 주장하였다.

  2. 2.

  학위 논문을 수정하여 단행본 형태로 펴낸 것으로, 먼저『국어 명령문에 대한 연구』(고성환)를 들 수가 있다. 이 책은 명령문의 일반적인 특성을 밝히고 명령문의 몇 가지 유형의 본질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명령문이 어느 문장 유형보다도 화용론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에 주목하여 명령문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의미, 화용론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국어의 통합형 접속어미』(백낙천)는 통합형 접속어미가 보여주고 있는 통시적 변화와 공시적 현상의 관계를 문법화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특히 마지막 구성 요소를 기준으로 국어 통합형 접속어미를 분류하여 개별 접속어미의 형태론적 특징과 통사론적 특징을 구성요소의 형태를 통해 살펴보고 나아가 각각의 구성 요소가 지니는 기본 의미에 근거하여 접속어미의 다양한 용법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 연구는 통사론 논의가 형태론에 기초할 때 보다 명시적 설명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국어 활용어미 상호 간의 형태와 의미의 체계적인 관련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진, 형태론에 기반한 통사론적 논의라고 할 수 있다.
  『국어 명사형 어미 연구』(서은아), 『동명사 구성의 ‘-오-’ 연구』(양정호), 『연결어미의 형성에 관한 연구』(이 용)는 세 편 모두 어미를 연구 대상으로 하여 현대 국어의 공시적 자료가 아닌 중세 국어 자료를 다루거나 문법화 현상에 관심을 기울인 논의들이다. 『국어 명사형 어미 연구』(서은아)는 명사형 어미 ‘-음’과 ‘-기’에 대한 통시적인 연구로, 1997년도에 발표한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과 소논문들을 엮어 낸 것이다. 명사형 어미 ‘-음’과 ‘-기’는 현대 국어에서 다양한 변화의 과정에 놓여 있는데 두 어미 가운데 ‘-음’보다는 ‘-기’를 선호하는 방향이 있으며 ‘-음’과 ‘-기’가 관형사형 어미 ‘-은/는/을’과 의존명사 ‘-것’의 결합 구성으로 대치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명사형 어미의 역사적인 분포 특성에 따라 현대 국어에서 그 쓰임이 굳어지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동명사 구성의 ‘-오-’ 연구』(양정호)는 전기 중세 국어 시기의 석독 구결 자료와 후기 중세 국어 시기의 한글 자료를 대상으로 동명사에 통합될 수 있는 선어말어미 ‘-오-’의 기능을 검토한 연구이다. 선어말어미 ‘-오-’는 관형사형 어미에 통합된 것, 종결어미와 연결어미에 통합된 것, 명사형 어미에 통합된 것이 있는데, 이 중 관형사형 어미와 명사형 어미에 통합된 것만을 다루었다. 이 연구는 어미 ‘-오-’가 통합되는 통사적 조건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두었으며, ‘-오-’는 특별한 의미를 표현하는 요소가 아니라 순수하게 통사적인 조건에 의해 통합 여부가 결정되는 요소라고 주장한다.
  『연결 어미의 형성에 관한 연구』(이 용)는 연결어미와 관련된 언어 현상들이 아직도 제대로 체계화되거나 설명되지 못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대부분의 연구가 공시적인 연구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공시적 연구가 변화를 전제로 하는 언어의 본질을 밝히는 데에 근본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이러한 한계 극복의 대안으로 연결어미에 대한 통시적 연구를 제안한다. 이 연구에서는 ‘-ㄴ’, ‘-ㄹ’, ‘-ㅁ’ 등의 명사형 어미 또는 관형사형 어미와 관련을 맺고 있는 통사적 구성들이 연결어미가 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언어 변화의 측면과 관련이 있는 문법 형태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통사적 구성들이 어떠한 조건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문법 형태인 연결어미가 되는지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국어 보조용언 구성 연구』(호광수)는 보조용언 ‘보다’를 중심으로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보조용언 구성의 통사, 의미, 화용적 특성을 규명하고 자립용언에서 보조용언으로 추상화해 가는 문법화 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자립적인 서술 기능으로 의미의 주된 담당 요소가 되는 본용언과 달리 보조용언은 양상 의미의 주된 담당 요소가 되지 못함을 지적하고, 연결어미와 결합한 보조용언 구성과 종결어미와 결합한 보조용언 구성은 양상 의미의 담당 요소를 각각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보조용언 구성의 각 유형들이 보여 주는 통사적 특성은 1차적으로 ‘의미’에 말미암은 것이라고 보고, ‘의미’와 관련하여 주어의 실현 양상, 논항 구조의 문제, 어미의 분포 양상, 선행 용언의 생산성과 부정 표현의 제약, 연결소의 역할과 통사 구조 등의 문제를 다룬다. 이에 더하여 보조용언 ‘보다’ 구성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통해 인간의 심리적 현상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

  2. 3.

  기발표 논문을 엮은 단행본으로는 『한국어 문법론』(목정수), 『국어 교육을 위한 문법 탐구』(안주호), 『국어 문법 연구Ⅰ』,『국어 문법 연구Ⅱ』(이광정), 『한국어 문법론의 현황과 과제』(홍종선 외) 등 5편이 있다. 『한국어 문법론』(목정수)은 한국어 문법 전반에 걸친 저자의 소논문을 주제별로 묶어 놓은 것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부는 저자의 언어관 특히 한국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글을 모았다. 저자는 논의 전반에서 한국어를 객관적으로 밝히기 위해서 다른 외국어와의 비교언어학적 관점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제2부는 한국어 조사에 관한 글을 모은 것으로 한국어 조사류를 분포에 입각해서 재정리하고 외국어와의 유형론적 대조·비교 연구를 통해 조사 개별의 문법적 지위와 기능 등에 대한 논의를 하였으며 제3부는 비교언어학적 관점에서 어미를 분석하고 분류해 보았다. 제4부는 문법과 어휘와의 계면(interface)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국어 교육을 위한 문법 탐구』(안주호)도 저자의 논문들을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법 교과서에 논의되는 문법 요소에 대한 탐구 학습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말 문법 요소의 형성에 관하여 알아보았다. 『국어 문법 연구Ⅰ』(이광정)은 품사에 관한 저자의 논문을 모은 것으로 희랍 문법에서부터 선교사 문법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품사의 시간적 변화를 고찰하였으며 통일 시대에 대비한 북한 문법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북한 문법을 살펴보았다.『국어 문법 연구Ⅱ』(이광정)는 통사론에 직접 관련된 논의라기보다 이탁, 이능화, 정태진, 김민수 등에 대한 국어학사적 연구와 중세 국어와 특수 어휘에 대한 논의, 그리고 민족어와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 문법론의 현황과 과제』(홍종선 외)는 국어 형태론과 통사론의 전체적 연구 흐름에 대하여 여러 연구자가 개괄한 논문을 모아놓은 것으로, 한 편을 제외하고 2002년도에 이미 발표되었던 논문들이어서 이에 대한 자세한 서술은 2002년도 연구 동향(『국어학 연감』, 2003)으로 미룬다.


  3. 논문

  논문의 연구 동향에 대한 기술은 연구의 대상과 주제별로 나누어 기술하게 되는데 문법 요소인 조사와 어미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을 먼저 살펴본다. 그 다음으로는 어휘 범주인 명사와 부사에 대한 연구 동향을 개관하고 동사에 관한 것은 구문과 보조용언을 함께 묶어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문장의 성립과 관련한 연구들과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인 문장 성분들에 대한 논의들을 살핀 후, 존대법, 피사동, 시제 등의 문법 범주를 다룬 연구들을 개괄한다. 최근 통사론 영역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문법화에 대한 논문들을 모아 그 연구 동향을 알아본 다음 통사론의 이론을 국어 자료에 적용해 본 논의들, 그리고 문법적 요소나 형태를 다루고는 있지만 의미론이나 형태론 등의 접점 영역을 다루거나 교육학, 정보학 등 응용언어학적 연구에 중점을 둔 논문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3. 1. 조사와 어미

  조사와 어미는 언제나 국어 통사론의 주요 연구 주제이자 대상이 되어 왔다. 지난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사와 어미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는데 개별 요소들의 통사, 의미적 특성에 집중하여 논의하는 연구와, 한국어 문법 체계에서 조사와 어미의 지위나 범주 문제 등 그 문법적 정체성에 관한 논의의 두 가지 경향으로 대별할 수 있다. 다음에서는 조사에 관한 논의를 먼저 기술하고 어미 연구를 개괄한 다음 조사와 어미를 함께 다룬 논의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3. 1. 1.
  최근 몇 년간 격조사를 양태 조사의 일종으로 보려는 주장이 나오면서 격조사 전반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었는데 지난해에는 개별 조사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현대 국어 {이}계열 특수 조사 연구-{(이)야/(이)야말로/(이)나/(이)나마/(이)라도}를 중심으로->(나은영)는 현대 국어 {이}계열 특수 조사의 의미 특징과 통사적 공기 관계를 살피고 각 특수 조사와 호응 관계를 이루는 문장 표현 형식을 밝히고 있다. “한정 조사 {(이)나}의 통사론과 서법 제약”(목정수)도 같은 부류의 조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어의 특수 조사로 분류되어 왔던 {(이)나}를 {가, 를, 도, 는}과 더불어 한정 조사로 분류해야 함을 주장한다. 더 나아가 한정 조사가 양태 조사로 기술되어야 하며 그 양태성이 실제로 종결어미와 연결어미를 포함한 서법 어미나 양상 조동사들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유지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는 일반성을 포착하고 있다.
  <토씨 ‘과’의 통사·의미적 특성 연구>(김준희), “‘과’의 통사 의미 분석”(김준희)은 조사 ‘와/과’에 대한 연구로, 현대 국어 토씨 ‘과’의 의미가 통사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과’ 구문의 통사 구조와 의미와의 상관성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는 [+이음}의 기능, [+함께]의 기능, [+견줌]의 기능을 하는데, 이 중 가장 상위 개념은 [+이음]이고 풀이씨의 의미 특성에 따라 함께자리토씨나 견줌자리토씨로 기능하며 이러한 의미 기능들은 층위를 달리하여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 1. 2.
  최근 들어 조사와 격의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격교체 현상을 다룬 논문으로 “국어의 격교체 구문 연구”(고광주)를 들 수 있다. 기존의 논의에서 격교체 현상을 변형에 의한 것으로 보고 두 구문 사이의 관계를 논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 비해, 이 연구에서는 한 문장에서 특정한 논항에 둘 이상의 격표지가 교체되는 격교체 현상(혹은 격표지 교체 현상)은 변형에 의한 것이 아니며 기존의 격교체 구문은 ‘표면적 격교체’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국어의 격교체 현상은 특정한 통사 구조와 조건으로부터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며 개별 서술어의 특정한 의미와 관련하여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이므로 표면적 격교체 현상에 대한 관심은 개별 서술어의 어휘 의미 구조나 어휘 통사 구조에 돌려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고 싶다’ 구문의 격교체”(엄정호)는 ‘-고 싶다’ 구문의 격교체를 논의하고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고 싶다’ 구문을 다룬 기존의 논의가 격교체가 된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기울였는데, 타동사가 본동사가 될 때 격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격교체가 이루어지는 조건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국어의 여러 구문에서 나타나는 격교체의 문제가 일괄적으로 처리되기보다는 구문별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고 싶다’ 구문의 격교체를 제약하는 통사적 환경은 보조동사 구문, 동격관형절 구문, 주어 지향적 부사어의 개입 등이라고 하였다. 격교체를 특정 구문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고 격교체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하였던 지난 몇 년간 연구에 비하여 지난해에는 격교체 현상에 대한 논의가 개별 동사나 구문에 초점을 맞추어 한층 더 정교해졌음을 알 수 있다.

  3. 1. 3.
  “조사의 작용역과 조사 중첩”(황화상)은 한국어에 나타나는 조사 간의 통합 관계를 조사의 작용역으로 설명하려 한 연구이다. 국어의 각 조사는 그 문법적 기능에 관련된 통사 구성을 작용역으로 갖고 있으며 작용역이 서로 다른 두 조사가 결합할 때에는 작용역이 좁은 조사가 선행한다고 한다. 구조격 조사는 명사구 전체를 작용역으로 하여 늘 명사구 끝에 위치하기 때문에 구조격 조사는 문장을 작용역으로 갖는 보조사와 중첩되지 않는 일반성을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격조사는 핵이 아니다”(한정한)는 “격조사는 핵인가”(임동훈, 1991)로 대표되는, 격조사를 통사핵으로 보는 주장들을 반박하고 격조사가 핵이 아님을 논증하려 한 논의이다. 국어 조사는 ‘논항을 표시하는 조사’와 ‘부가어를 표시하는 조사’로 나누어지는데 격조사는 논항 표시 조사이며 자신의 선행 명사가 서술어의 격 지배를 받으므로 통사부에서 핵이 될 수 없지만 후치사는 부가어 표시 조사이고 자신의 선행 명사를 격 지배하므로 스스로 핵이 된다고 한다. 격조사가 핵이라는 기존의 주장들은 격조사와 후치사가 격 배당 능력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고 생략된 격조사가 서술어가 어휘 개념 구조로부터 연결 규칙을 통하여 복원될 수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 1. 4.
  어미에 대한 연구는 어말어미에 관한 연구를 먼저 다루고 선어말어미에 대한 논의를 나중에 개괄하겠다. 어말어미에 대한 연구는 연결어미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현대 국어의 인과 관계 접속어미 연구>(임은하), <국어 조건 연결어미 연구-‘-면, -어야, -거든’의 의미를 중심으로->(이진화) 등은 연결어미를 다룬 학위 논문인데, 이 두 논문은 연결어미 전체를 다루기보다 연결어미의 한 하위 부류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통사론적으로뿐 아니라 의미, 화용, 문법화까지 관점을 확대하여 논의하는 학위 논문의 최근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자는 인과 관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의 통사적, 의미적 특성을 고찰하여 그 체계를 밝히는 연구로서, 존재론적 접근을 지양하고 인지론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뒤의 논문에서는 조건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들의 의미적, 통사적 특징을 바탕으로 조건 연결어미 간의 의미, 기능적 관계를 분석하여 어미 간 의미 계층을 체계화하였고 개별 연결어미의 의미를 의미 성분 분석 방법으로 제시하였다. “국어 접속어미의 형태론과 사전 기술에 대한 연구”(백낙천)도 역시 접속어미의 연구이나 다분히 형태론적, 사전편찬학적 성격을 지닌다. 접속어미 중 형태론적 구성에 특이함을 보이는 것을 대상으로 문법적 특징을 구성 요소의 형태를 통해 살펴보고 이 연구 성과를 국어사전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을 논의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어와 핵 이동”(최기용)은 한국어의 종결형을 이루는 표현들 즉 어간, 선어말어미, 그리고 어말어미 중 어느 것이 통사적 핵으로 설정될 수 있는가를 살펴본 연구인데, 어간과 선어말어미 중에서 일치소, 시제소, 그리고 어말어미 중에서 보문소가 별개의 통사적 핵을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한국어 종결형 문장의 구조를 제시하고 종결형 형성과 관련하여 제안된 어휘부 가설, 음운부 가설, 통사부 가설의 세 가지 가설을 검토하고 이 중 통사부 가설이 설득력 있음을 주장하였다. “연결어미의 종결어미적 쓰임에 대하여”(유현경)는 연결어미가 종결어미로 쓰이는 환경에 대한 연구로, 한 문법 형태소가 다른 문법 형태소로 쓰임이 전이되는 현상을 살펴보았지만 그 초점이 문법화에 있지 않고 연결어미가 종결어미적 용법으로 쓰이는 의미, 화용적 조건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논하고 있다.

  3. 1. 5.
  선어말어미에 대한 연구는 과거를 나타내는 형태소 ‘-었-’과 ‘-었었-’에 집중되었다. “현대 국어 ‘-었-’의 기능 연구-‘-었겠-, -었더-, -었었-’을 중심으로-”(송창선), “접속어미 ‘-다가, -거든, -(으)면’에 통합되는 ‘-었-’의 기능”(송창선)은 현대 국어 ‘-었-’의 기능을 밝히기 위한 일련의 연구이다. ‘-었-’이 접속어미나 다른 선어말어미와 결합할 때 과거 표시의 기능 외에 ‘현재의 상태(완료의 지속)’를 나타내는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국어 선어말어미 ‘-었-’의 의미 연구>(손승민)는 국어 선어말어미 ‘-었-’, ‘-었었-’의 의미를 분석한 논문인데, 연구 대상은 문법 요소이지만 화용론적 접근을 주로 하고 있다. “과거 시제를 나타내는 ‘-었더-’에 대하여”(박재연)는 국어의 ‘-었더니, -었던, -었더라면, -었던들’의 어미 구성에 나타나는 ‘-었더-’가 선어말어미 ‘-었-’과 ‘-더-’의 공시적 통합체가 아니라 그 전체가 과거 시제의 기능을 갖는 하나의 단위로 기술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선어말어미 ‘-었-’과 ‘-더-’가 통합된 어미 구성은 일반적으로 화자의 인식 시점 이전에 발생한 사태의 결과 혹은 흔적을 과거에 지각하였다는 의미를 표현한다고 주장한다.
  “대과거 시제와 ‘-었었-’”(문숙영)은 ‘-었었-’에 부여되었던 서로 다른 이름과 의미가 모두 ‘-었었-’의 실제 쓰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었었-’의 작용역을 통해 의미 기능을 살펴본 연구이다. ‘-었었-’은 해당 상황을 ‘-었-’이 지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앞에 위치시키는 대과거 시제 형태소이며 ‘-었었-’은 과거 속의 과거에 상황이 위치하기 때문에 현재와의 접점을 가지지 않으며 이에 따라 단속, 두 사건의 관련, 정반대의 상황 후속이라는 함축을 가지게 된다고 보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에 대한 연구>(장요한), “관형사형에 나타나는 ‘-오/우-’의 기능”(나키지마 히토시)은 자료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문법 형태들의 특성과 기능을 살펴본 논의이다. 앞의 논문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문헌 자료에 나오는 문말 앞 형태소 {--}을 공시적으로 분석하여 {--}의 형태론적 특징과 통사·의미론적 특성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국어에 나타나는 {--}의 변이 형태와 관련된 문제들도 검토하고 있다. 뒤의 연구는 중세 국어에서 관형사형에 ‘-오/우-’가 나타나는 조건과 그 기능을 밝힌 것으로 ‘-오/우-’는 피수식어가 수식부의 넓은 의미의 대상이 되어 있을 때나 수식부와 피수식어가 명사화의 관계에 있을 때 삽입되는데 이 때의 -‘오/우-’의 기능은 ‘현재성(顯在性)’을 표시하는 것으로 본다.
  명사형 어미를 연구한 논의로 “국어 명사화 어미의 분포에 대한 계량적 연구”(박종원·김일환)가 있는데, 말뭉치(코퍼스)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어 명사화 어미와 명사화 구문에 대한 계량적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국어 명사화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말뭉치를 이용하여 추출된 실제 자료들이 명사화 논의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음’은 선행 어기의 사건에 ‘존재성’이라는 의미를, ‘-기’는 ‘비존재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어의 굴절소와 보문소에 대한 연구”(최재희)는 국어의 굴절소들을 대상으로 하여 각각 통사 범주로서의 지위를 고찰함과 동시에 이들 중 특히 종결어미와 비종결어미를 별개의 통사 범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논문이다. 선어말어미에서는 시제소(T)와 양상소(M)만을 통사 범주로 설정하고 이들은 각각 최대투사 범주 TP와 MP를 구성한다고 본다. 어말어미는 다시 종결소와 비종결소로 구분하고 종결소는 문장을 종결하는 통사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COMP와는 별개의 범주로 설정한다고 주장하였다.

  3. 1. 6.
  어미와 조사를 함께 다룬 연구들 중 어미와 조사의 통사적 범주 및 기능에 초점을 맞춘 논의로 “교착소의 설정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이홍식)가 있다. 이 연구는 한국어의 체언과 용언이 조사와 어미와 결합하는 현상을 굴절이 아니라 교착이라고 보는 기존의 논의에 대하여 검토한 것이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한국어의 교착적 성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어에는 교착적 현상 이외에도 여러 가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조사와 어미는 서로 이질적인 측면이 있어서 하나의 범주로 묶기는 힘들다고 하면서 어미와 조사를 묶어 교착소라고 하기보다는 기능 범주나 기능 통사 단위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어 허사의 중출 현상에 대한 연구>(장호종)는 허사가 한 어절 내에서 중첩하거나 문장 내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양상과 특성을 고찰하고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리를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논문이다. 한국어의 허사가 한 어절 내에서 연속하는 현상과 문장 내에서 특정한 허사가 반복되는 현상을 통해 허사의 특성을 규명하고 허사의 중출이 발생하는 원리를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 외에도 “11세기 국어 문법 형태 연구”(김영욱)에서는 고대 국어의 문법 형태에 관한 논의로, 11세기 각필 문헌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해독되는지를 살피고 해독된 11세기 언어 자료들을 대상으로 공시적인 형태 분석을 하여 확인 가능한 문법 형태를 제시하였다.

  3. 2. 명사와 부사

  어휘 부류에 관한 연구로는 명사와 부사, 그리고 동사, 형용사 등 용언에 관한 것을 들 수 있다. 용언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어휘 자체에 초점을 두기보다 보조용언이나 논항 구조, 구문을 주로 다룬 것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장을 두어 서술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명사와 부사에 관한 것만 언급하겠다.

  3. 2. 1.
  최근 명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그동안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명사의 논항 구조 등의 구조적 특성을 연구하는 경향이 많아졌고 명사 자체가 아닌 관형어와 결합 형식의 명사구에 대한 연구가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국어의 명사 통합 구성 연구>(김성환)는 ‘의’와 사이시옷의 실현과 관련된 명사 통합 구성의 유형과 형성 층위를 설정하고 선·후행 명사의 통합 관계에 따른 구조적 특성 등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현대 국어의 명사 통합 구성 명사구와 합성명사의 형성 과정의 차별적 특성을 구체화하였다. 이러한 특성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명사 통합 구성 내에서의 ‘의’와 사이시옷의 실현과 생략, 비실현 등의 현상을 체계적으로 해명하는 데에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주제의 연구로 <국어의 명사 연결 구성 연구>(김인균), “관형 명사구의 구조와 의미 관계”(김인균)를 들 수 있겠는데, 동일한 저자의 학위 논문인 전자는 사전(Lexicon)의 구성 단위를 설정하고 사전의 구성 단위의 하나인 명사와 그 결합 형태인 명사구와 합성명사의 구조와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으며, 후자의 논문은 국어 관형 명사구의 내부 구조를 살펴 그 구성 성분 간에 나타나는 가능한 의미 관계를 설정하고 명사구의 구조와 의미 관계가 관형격 조사 ‘의’의 실현 여부에 따라 결정됨을 주장하고 있다. 즉, 관형격 구성에서 지정어와 보충어가 비대칭성을 보이고 ‘의’의 실현 여부에 있어서 차이를 가지며 ‘의’가 실현된 명사구와 실현되지 않은 명사구가 분명히 다른 통사적 현상을 드러냄을 확인하고 관형격 부여 원리를 제안한다.
  “국어 명사의 논항 및 논항구조 연구를 위한 예비적 고찰”(이선웅)은 모든 서술 명사와 일부의 비서술 명사가 논항을 요구한다는 점을 밝히고 명사의 논항 및 논항 구조에 대한 연구를 위한 기본적 토대를 마련하려 한 논문이다. “국어 수량 명사 구문의 통사 구조”(박호관)는 ‘명사+수량사+분류사’와 ‘명사+수량사’ 그리고 ‘수량사+명사’와 ‘수량사+분류사+{-의}+명사’인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 국어 수량 명사 구문을 연구 대상으로 했으며 국어 수량 명사 구문의 문법 범주 설정과 이들의 통사 구조 및 통사적 특성인 명시소 이동과 제약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우리말의 일반적 명사구 구조인 ‘명사구의 이중 구조’를 전제로 국어 수량 명사 구문의 핵성분은 분류사 D가 아니며 비록 서술 기능을 할지라도 그 문법 범주는 서술어가 아니라 명사구임을 밝혔다. <국어 보문명사 구문 연구>(김진웅)는 국어 보문명사에 대한 연구로, Davidson(1967)에서 제안한 사건 논항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여 보문명사 구문의 술어 논리를 세우고 보문명사 구문이 관계관형 구문과는 별개의 것임을 주장하였다.

  3. 2. 2.
  부사 연구는 개별 부사를 연구한 것과 부사의 하위 유형에 대한 논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개별 부사에 대한 연구로 “한국어 구어에서 정도부사 ‘되게’에 대하여”(안주호)와 “‘물론’의 품사와 구문”(배주채)을 들 수 있는데, 전자는 구어 말뭉치의 용례를 분석하여 정도부사 ‘되게’를 중심으로 문어와 구어의 차이를 확인하고 ‘되게’의 어휘화에 대하여 연구한 것이다. 뒤의 논문에서는 기존의 사전에서 명사로 표시했던 ‘물론’의 품사를 부사로 보고 ‘물론’이 들어 있는 구문이 문장부사 구문, 주어+서술어 구문, 단독 구문의 세 가지로 나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15세기 국어 서실법 양태부사의 통사·의미적 특성(2)”(박선우)는 15세기 국어 서실법 양태부사 가운데 의문 양태부사를 대상으로, 의미 분석을 통해 각 부사 어휘의 의미와 통사적 특성에 대해 살폈는데, 의문 양태부사는 [의문성]을 공통으로 가지고 화자가 모르는 사실을 청자에게 묻는 행위로서 응답을 요구하는 것을 나타내거나 반어적 의미를 나타내어 궁극적으로 문장의 서술 내용을 강조한다고 하였다. “시간부사와 격조사 ‘~에’의 공기 관계”(홍순성)에서는 다양한 의미 기능을 지니는 조사 ‘에’가 ‘시간’의 의미 기능을 가질 때에 국한하여 ‘에’의 특성을 살펴보고 시간부사와 ‘에’의 선택 제약 현상을 고찰하였다.

  3. 3. 동사와 구문, 그리고 보조용언

  동사에 관한 연구는 사용 빈도가 높은 개별 동사의 구문을 세밀히 살피거나 동사의 하위 유형에 대한 연구, 용언의 논항 구조 등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이다’는 학교 문법에서 서술격 조사로 다루고 있으나 대부분의 연구에서 조사로서의 기능을 살피기보다 ‘이다’가 가지는 구문적 특성이나 범주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동사와 함께 다루었다.

  3. 3. 1.
  <‘되다’ 구문 연구>(성연숙)는 ‘되다’가 문장에서 보이는 다양한 문법적 특성을 실제 말뭉치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되다’ 구문의 유형을 하위 분류하고 각 유형들이 보이는 특성을 규명하였다. 기존의 논의에서 ‘되다’의 기본 의미로 본 ‘변성’과 ‘변화’ 중 ‘변화’의 의미를 갖는 구문의 빈도가 높다는 것을 자료로 검증하고 명제 구문 용법이 양태 구문 용법보다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을 밝혔다. “‘주다’ 구문에 나타나는 조사 ‘에게’와 ‘에’”(유현경)는 동사 ‘주다’ 구문에 나오는 조사 ‘에게’와 ‘에’에 대한 연구이다. 조사 ‘에게’와 ‘에’를 이형태 관계가 아니라 별개의 형태소라 하고 ‘주다’ 구문에서 ‘에게’ 명사구가 나올 때와 ‘에’ 명사구가 나올 때 동사 ‘주다’의 어휘상이 달라짐을 보였다.

  3. 3. 2.
  “‘-이(다)’의 통사 구조와 의미 기능”(박호관)은 ‘-이(다)’에 대한 세 가지 견해, 용언설, 조사설, 파생접사설에 대하여 검토하고 ‘-이(다)’ 구문의 통사 구조와 의미 기능을 살펴 ‘-이(다)’의 ‘-이-’가 파생접사임을 주장한 논의이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말의 문장 생성이 서술부의 핵성분인 동사와 그의 항가에 따라 선택되는 명사구들에 의해 구성되는 것과 같이 명사구에도 파생접사 ‘-이-’가 부가되면 서술부의 핵성분이 될 수 있음을 우리말의 교착어적 특성에 기대어 논의하였다. ‘이다’에 대한 또 다른 논의로 “‘이다’ 구문의 한 유형-양태 구문으로서의 ‘이다’ 구문 연구-”(남길임)를 들 수 있는데, ‘이다’ 구문의 다양한 유형 중에서 ‘이름씨+이다’가 하나의 의미 단위로 쓰여 선행하는 명제에 대한 화자의 정신적 태도, 즉 양태(modality)를 나타내는 구문들을 양태적 구문이라는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 통사 구조와 의미 특성을 살폈다. 양태적 구문은 명제적 구문과 달리 ‘이다’가 두 명사항의 동일성이나 포함 관계를 나타내지 않고 주어에 대한 서술 기능을 하지 않으며 ‘이름씨+이다’가 하나의 의미 단위로 기능하여 선행 명제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는 구문으로, ‘명사+이다’의 양태의 하위 의미에 따라 화자 중심 양태 구문과 주어 중심 양태 구문으로 구분되고 그 통사적 특성도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인용동사 ‘니다’와 ‘다’의 통사적 특성 연구”(안주호)는 인용문의 통시적 변화와 함께 인용동사의 통사적 특성에 주목하고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인용동사를 대표할 수 있는 ‘니다’와 ‘다’에 초점을 맞추어 특성과 차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중세 국어의 대표적인 인용동사로는 ‘니다’를, 근대 국어의 대표적 인용동사는 ‘다’를 들고 두 동사의 통사적 차이에 대해 논의하였다.

  3. 3. 3.
  동사의 논항 구조에 대한 연구로는 “동사 ‘-하’의 논항 구조와 격점검(Ⅰ)”(유승섭)이 있는데, 기존의 연구에서 기능동사, 혹은 경동사 등으로 취급하였던 ‘N+하다’의 ‘하-’를 실질적인 어휘동사라고 주장하였다. ‘하-’가 앞 요소와 결합할 때 그 통사 범주는 우측 자질이 삼투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복합어를 형성할 때 앞 요소의 자질과 상관없이 ‘하-’의 [동작성] [상태성] 자질이 품사를 결정한다고 보았다. ‘하-’가 의미역 부여자이자 격 부여자이며 격을 부여하는 요소가 바로 의미역을 부여한다고 하고 ‘하-’가 내포절을 형성하여 복문 구조를 이룰 때 내포절을 논항으로 취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중심화 이론에서 본 한국어 논항의 생략 현상”(김미경), “A Centering Dynamics Approach to Zero Pronoun in Korean”(김미경)은 한국어 논항 구조를 중심화 이론으로 설명하려 한 연구이다. 앞의 논문은 한국어 문장의 표면에서 자주 일어나는 필수 논항의 생략 동기를 중심화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민담을 필사해 놓은 자료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검증하였으며 한국어에서 주어와 목적어가 구정보의 기능을 하는 경우에 표면에서 생략이 가능하지만 주어와 목적어는 생략의 빈도와 그 동기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뒤의 논문에서 주어의 경우 화자가 생략 명사구를 선택하는 주된 동기는 중심 유지 변이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고 목적어 생략의 주된 동기는 통사 구조와 정보 구조, 혹은 담화 구조 내에서 아무런 새로운 기능을 얻지 못하며 잉여적이 된 목적어를 생략함으로써 의사 전달에 있어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경제성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3. 3. 4.
  지난해에는 특히 보조용언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학위 논문을 비롯하여 여러 연구에서 보조용언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계속되었다. <국어 보조동사 연구>(박선옥)는 국어 보조동사의 의미와 통사적 특성을 규명하여 보조동사 설정 근거와 구별 준거에 따라 국어 보조동사의 어례(語例)를 정리하고 개별 보조동사의 상과 양태의 문법적 의미와 화용 의미를 분석하였다. <보조 용언 ‘버리다, 보다, 가다, 주다’의 연구>(김소연)는 보조 용언 ‘버리다, 보다, 가다, 주다’의 통사론적 제약과 의미의 성격을 규명한 논문이다.
  <국어 보조 서술 형식 연구>(배공주)는 문장에서 서술어의 보조적 역할을 하고 있으나 기존의 보조용언의 범주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류들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보조 서술 형식’의 범주로 묶으려 하였다. ‘-아, -게, -지, -고’ 이외의 것을 선행 연결형으로 가지면서 서술어를 보조하는 형식들에 대해 논하였는데, ‘관형형 어미+의존명사+서술성 허사’, ‘명사형 어미 ‘-기’+의존명사+서술성 허사’, ‘종결형 어미 ‘-지’+Ø+서술성 허사’ 등 국어 보조 서술 형식은 ‘선행어미+의존명사+서술성 허사’의 기본형으로 실현되는 것으로 보고 보조 서술 형식의 양태 의미를 분석하였다.

  3. 3. 5.
  국어의 동사에 대한 연구 중에서 일정한 기준에 의해서 동사 전체를 분류한 연구로 〈종결상 함의 정도에 의한 한국어 동사 분류-통계적 방법을 중심으로-〉(염신현)가 있는데 한국어 동사를 종결상의 함의 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분석하였으며 어휘의 출현 빈도수에 기반을 둔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말뭉치를 이용하여 통계적으로 국어 동사에 대하여 논의한 또 다른 연구로 <한국어 동사와 문법 요소의 결합 양상>(박진호)을 들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문법적/비문법적’이라는 이분법적 기술에서 벗어나 정밀한 통사 기술을 행하기 위해서 말뭉치를 이용한 계량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동사와 보조용언의 결합 양상 및 보조용언의 기능에 대하여 유형론적 관점에서 해석을 시도하였다.

  3. 3. 6.
  그 밖의 연구로 “Light Verb Constructions: Toward a New Perspective”(채희락), “동사 형판과 동사토”(최규수·서민정) 등을 들 수 있다. 앞의 논문은 경동사 즉 기능동사에 대한 연구로, 한국어의 경동사 구문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제시를 위하여 좀 더 넓은 문맥에서 보아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뒤의 논문에서는 우리말 동사토(어미)의 형태적·통어적 제약 관계를 문법에 반영하기 위해 동사토가 실현되는 위치와 순서를 바탕으로 다른 성분과의 결합 관계나 제약을 검토하였다. 동사토의 위치나 순서 같은 형태론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형판의 개념으로 설명하였으며 이를 형태론에 반영하여 기술하기 위해서 HPSG의 정보 처리 방법을 도입하였다.

  3. 4. 문장 구성과 문장 성분

  3. 4. 1.
  먼저 문장의 성립과 문장 성분과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국어 문장 형성의 단계”(최웅환)는 국어 문장의 형성에서 각 층위의 단계성과 관련된 기존의 몇 가지 논점을 검토해 보고 이와 관련하여 국어의 교착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을 해 보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어미 교착에 따라 문장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의 각 단계성에 주목하였는데, 국어의 문장 층위는 일반적으로 ‘VP→IP→CP’라는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기술되고 있지만 경험적인 국어 문장을 볼 때 ‘VP→CP’, ‘ V/V'→(IP→)CP’의 단계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문장 성분과 관련한 연구인 “국어 부름말의 문법”(김태업)에서는 국어 부름말의 구성, 국어 부름말 구문의 유형, 국어 부름말 구문의 유형에 따른 통사적 특징 등을 살펴보았다. 부름말 구문의 유형은 조응사가 있는 구문과 조응사가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두 유형은 통사적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부름말은 그 유형에 따라 긴밀성의 정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부름말이 고립적인 문장 성분이 아니고 이어지는 문장과 문법적으로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주장하였다.
  <현대 국어 의문사 연구>(이은섭)는 현대 국어의 의문사 어휘들이 보여주는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문사가 지니는 전반적인 속성을 구명하였다. 의문사의 기본적인 의미 속성인 ‘미지’로 인해 결합 제약이 발생된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의문사 목록을 확정하였으며 의문 대명사, 의문 수사, 의문 관형사, 의문 부사, 의문 동사, 의문 형용사 등으로 나누어 각각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특수 의문문에서의 양태 의문사에 대한 연구”(김선희)에서도 의문사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특수 의문문이란 일반 의문문과는 달리 특이한 의미 기능을 드러내는 의문 형식의 문장들을 말한다. 이러한 특수 의문문에 나타나는 ‘무엇, 누구, 왜, 무슨, 웬, 어떻게, 어찌, 어디, 언제’ 등의 의문사는 어휘적 의미를 갖지 않고 양태 표현의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의문사들을 ‘양태 의문사’라 하였다. 양태 의문사는 선행 발화에 대한 화자의 심리적 태도를 나타내는 기능을 가지며 특정 성분이나 전체 성분을 대용하여 상대방에게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쓰인다고 하였다.
  “석독 구결에 나타난 부정사의 기능에 대하여”(이용)는 석독 구결 자료에 나타나는 한문 부정사와 한문 부정사 각각에 현토된 구결자를 함께 살펴 석독 구결 부정사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고찰한 연구로, 석독 구결 자료에서는 명사문 부정 형식과 동사문 부정 형식에 따라 부정사가 다르게 현토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3. 4. 2.
  “한정 관형절과 비한정 관형절”(황병순)은 현대 국어 관형절을 양태소 실현 여부에 따라 한정 관형절과 비한정 관형절로 구분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한 연구이다. 한정 관형절은 말할이가 특정 시점에서 바라본 한정 상황을 표현한 것이고 비한정 관형절은 말할이의 시점과 무관한 비한정 상황을 표현한 것인데 한정 관형절에는 양태소가 실현되고 비한정 관형절은 양태소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16세기 어찌마디의 통어론적 연구”(허원욱)는 16세기 국어의 어찌마디를 대상으로 하여 안긴 어찌마디와 안은마다의 통어적 관계를 살피고 속구조에서 겉구조로 변형되는 과정을 상세히 살핌으로써 어찌마디의 설정을 체계화시키려 하였다.

  3. 4. 3.
  “변형적 간접 인용에서의 필수적, 수의적 변형”(허원욱)은 인용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을 인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주관화시켜 변형시킨 인용을 변형적 간접 인용이라 하고 그 변형 규칙을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 연구이며 직접 인용이 간접 인용으로 바뀔 때 그 변형의 규칙을 필수적 변형과 수의적 변형으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내포 접속문”(김영희)에서는 내포 접속문을 포괄 동사 “하다”나 상황 대동사 “그리하다” 등의 서술어에 대한 내포절을 구성하고 있는 포유문으로 보았다. 또한 내포 접속문을 비내포 접속문과 대비하여 그 구성상의 특성과 통사, 의미론적 특성을 밝혔고 포괄 동사 “하다”의 통사적 지위와 기능 및 상위 서술어의 종류를 검토하였다. “구어 한국어에서 서술문 실현 방법의 공시태와 통시태”(권재일)는 현대 한국어의 대화 자료를 대상으로 구어에서 서술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계량적으로 분석하고 현대 한국어의 서술문 실현 방법의 실태를 제시하였다. 소위 소형문에 대한 연구로 “국어 소형문의 발화 행위에 대한 고찰”(윤평현)이 있다. 이 글은 관용화된 소형문과 개념 생략으로 판단되는 생략문을 국어의 소형문으로 설정하는 입장인데, 국어 소형문의 다양한 유형을 살펴보고 그 특성을 개관하였다. 국어의 소형문에는 지시 행위와 표현 행위가 특히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소형문의 개념을 수립하려 했으며 소형문의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3. 4. 4.
  지난해는 이중 주어 구문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고, 이중 목적어에 대한 논의로 “국어 겹목적어 구문의 격점검에 대하여”(유승섭)가 있다. 국어 겹목적어 구문에서 명사구 상당 어구에 나타나는 격을 자질 유인 이론에 따라 점검 과정을 논의하고 그 과정이 얼마나 효율성을 보이는지를 살폈으며 분리 동사구 가설에 따라 겹목적어 구문의 격점검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겹목적어 구문을 대표하는 ‘동안의 부가어 구문’, ‘동사적 명사 구문’, ‘속격 관계 구문’, ‘수여동사 구문’의 네 가지 유형의 격점검을 분리 동사구 가설로 기술하였다. 국어의 격점검이 분리 동사구 가설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근거로 최소 연결 조건과 영가설, 그리고 분리 수량사의 선행명사구의 의미역 위치에서의 일치와 대용사의 결속 현상 등을 들었다.

  3. 5. 문법 범주

  3. 5. 1. 존대법
  문법 범주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논의된 것이 존대법이다. 존대법은 학위 논문을 중심으로 통사론적인 논의뿐 아니라 화용적, 텍스트 언어학적, 국어사적, 국어학사적 논의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었다. <현대 국어 청자 대우법 연구의 사적 고찰>(김연강)은 현대 국어 청자 대우법에 관한 연구들을 연구 대상으로 각 시기별로 청자 대우법에 관한 논의가 전개된 양상을 살펴보고 주요 쟁점 사항을 유형별로 정리함으로써 청자 대우법 연구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국어학사적 연구이다. <한국어의 상대높임법 연구>(지응구)는 문법적 측면과 화용적 측면에서 상대높임법을 바라보고 이 둘의 통합적 설명을 통해 상대높임법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대통령 연설문의 경어법 분석”(이정복)은 대통령 연설문이라는 특정한 텍스트에 나타난 경어법을 연구한 것으로, 대통령의 경어법 사용에는 일반인과 다른 특성이 있을 것이며 대통령의 힘과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전략이 동원되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국어 경어법이 화자들의 힘과 권위의 유지 및 표현을 위해 중요한 언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주어존대법과 구동사 구문”(안명철)은 주어존대법의 문제를 경험주나 시점의 논리와 같은 의미·화용론적 논리가 아닌 순수 주어의 문제로 보고 이중 주어 구문이나 처격이나 관형격 구성의 구문 그리고 화용론적 주제를 가지는 구문에 대하여서도 동일한 논리를 적용해 보았다. 이중 주어 구문을 구동사 구문으로 해석하고, 처격이나 관형격 구문과 화용론적 주제 구문이 주어는 환유적으로 [+존대자]와 동일시되어 [+존대] 부여를 받는 것으로 봄으로써 ‘-시-’의 기능이 주어 존대에 있음을 주장하였다.
  〈‘요’의 의미 기능 변화 연구〉(홍차승)는 개화기 국어에 비하여 현대 국어에서 사용되는 ‘-요’의 변화된 의미 기능을 살폈는데, ‘-요’가 개화기 국어에서 주로 존대의 의미 기능을 나타내었던 것에 비하여 현대 국어에서는 존대의 의미 기능뿐 아니라 화자의 심리적 태도까지 나타낸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요’는 주로 청자에 대하여 특정한 대우 의도를 나타내지 않는 반말체 문장에 결합하여 청자에 대한 대우 의도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청자에 대한 화자의 심리적인 태도까지 나타내어 대우적 기능과 문체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3. 5. 2. 피동과 사동
  <국어 피동 타동사 구문 연구>(김청자)는 국어의 ‘당하다’, ‘받다’, ‘입다’ ‘맞다’ 등의 타동사가 선행 목적어와 결합하여 피동법을 실현하는 구문을 ‘피동 타동사 구문’으로 설정하고 각 성분의 특징과 결합 제약을 살펴 피동 타동사의 형태, 통사, 의미 특징을 규명한 연구이다. 이 학위 논문은 접미사에 의한 피동 구문에만 집중되었던 국어 피동법 연구의 시야를 넓히고 피동 타동사 구문의 성분, 유형적 특성을 밝히는 계기를 마련하려 하였다. 소위 ‘어휘적 피동’은 현대에 올수록 사용 범위와 빈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형태, 통사, 의미 특징을 밝히고 문법적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국어 피동표현과 태의 의미적 연구>(천혜미)는 ‘태’라고 하는 문법 범주를 다루었지만 인지의미론적 연구이다. 한국어의 태는 단순한 개체에 대한 시점의 옮김에 따른 구문 특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는데, 한국어의 태를 ‘임음태, 절로태, 속성태, 결과태, 시킴태, 일으킴태, 능동태’의 7가지로 보았다. 영어의 태를 ‘일의 참여자(개체) 사이의 시점 옮김’으로 규정한다면 한국어의 태는 ‘풀이씨의 뜻이 내재한 움직임이 미치고 입는 방향성과 움직임의 미치고 입는 정도성’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한다.
  “능동주 표지의 본질과 피동의 범주화”(이정택), “목적어 있는 피동문에 관한 연구”(이정택)는 피동법에 대한 연구인데, 전자는 우리말의 피동이 문법적으로 범주화될 수 없는 것이라는 기존의 논의에 반해 우리말 피동이 피동법으로 정립될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말에 능동주를 나타내는 고유의 문법적 장치가 있어 능동주를 표시하고 능동주가 피동 서술어 및 피동 주어와 어울려 피동 구문을 이루는 현상은 분명히 통사·의미적인 문법 현상이라고 하면서 문법 범주인 피동법을 설정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뒤의 논문은 목적어 있는 피동문의 주어가 유정물이거나 유정물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무정물로 한정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러한 통사·의미적 속성은 이 구문의 ‘피해’라는 의미 때문이라고 주장한 논의이다.

  3. 5. 3. 부정법
  “《언해 두창집요(諺解 痘瘡集要)》에 나타난 17세기 국어 부정법 고찰”(이태욱), “《언해 태산집요(諺解 胎産集要)》에 나타난 17세기 부정법 고찰”(이태욱)은 근대 국어 부정법을 체계화하기 위한 연구로 17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부정법의 유형과 그 성격을 고찰하였다. “국어 부정문의 유형 명칭에 대하여”(김태업)는 국어 부정문의 하위 유형에 붙여진 명칭이 별다른 비판 없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런 명칭의 사용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신 새로운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짧은 부정문과 긴 부정문이 그런 부정문을 가리키는 용어로 적절하지 않으므로 이들 용어 대신 부정부사 부정문과 부정 보조용언 부정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다.

  3. 5. 4. 시제, 상, 양태 그리고 어휘상
  “국어 시제 해석에 관한 연구”(황병순)에서는 국어 시제 해석이 국어 시제의 핵문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국어 시제는 인식시 체계와 상황시/상 체계의 이원 체계로 기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어 양태의 화·청자 지향성과 주어 지향성”(박재연)은 양태 의미의 화자, 청자 지향성과 주어 지향성이 개념을 고찰하고 이를 국어 문법 현상 기술에 적용한 논의이다. 이 논문에서는 종결어미 ‘-을래’와 우언적 구성인 ‘-으려고 하-’의 의미론적 성격을 검토하였으며 화자, 청자 지향적 행위 양태가 그 수행적 성격으로 인하여 명령, 청유, 약속 등의 문장 유형의 의미 영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최근 동사의 어휘상에 대한 논의가 부쩍 증가하였는데 어휘상이 국어의 여러 가지 통사 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장 차원에서의 상 해석과 상 해석 규칙”(우창현), “국어의 상 해석 과정에 대하여”(우창현), “국어 상 해석에 있어서의 중의성 문제”(우창현)는 모두 국어의 상에 대한 일련의 논의이다. 첫 번째 논문은 상에 대한 논의가 문장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부사어나 논항 등이 문장 차원에서의 상 해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점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개별 문장에서 상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하여 문장 성분들이 상 해석에 관여하는 현상을 체계화하여 규칙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주장하였다. 두 번째 논문도 상 해석에 관한 연구인데, 상 해석에 부사어나 시간 부사어와 같은 어휘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상 해석을 VP에서 상 해석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CP에서 이루어지는 CP에서의 상 해석으로 나누고, VP에서의 상 해석은 주로 상이 문법상의 결합에 의해 해석되는 경우이고 CP에서의 상 해석은 상 의미가 시간 부사어나 빈도 부사어 등에 의해 간섭받는 경우라고 보았다. 부사어, 시간 부사어, 빈도 부사어 등이 상 해석에 관여하는 경우 그 적용하는 층위가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국어의 상이 보다 체계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 논문은 ‘입고 있다’와 같은 구성에서 나타나는 중의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입고 있다’류의 중의성은 ‘입다’류 동사들의 내부 시간 구조에 ‘과정’과 ‘결과 지속’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보충어의 격과 상”(오충연)은 구문의 상이 계층적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보이고 술부 내 격 현상의 상적 의미를 기술하려 한 논문으로 상을 성분구성과 연결지어 해석하려 한 시도의 일환이다. 상의 계층성은 논항 구조와 더불어 성분의 해석 원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 국어의 예정상에 대한 고찰”(박덕유)에서는 국어에 예정상을 나타내는 형식으로 ‘-려고 하-’와 ‘-게 되-’를 설정하였으며 ‘-려고 하-’와 ‘-게 되-’를 각 동사 유형별로 통합 여부를 보임으로써 국어 예정상의 체계화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3. 6. 문법화

  최근 몇 년간 문법화에 대하여 많은 논의들이 있어 왔는데 지난해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사와 어미 등 문법 형태소의 형성 과정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세 국어 ‘-는 커니와’에서 공시적 방언형 ‘-은(는)커녕’ 계열까지의 통시적 거리: 문법화의 한 가지 양상”(최전승)에서 저자는 현대 국어 보조사(또는 접속조사)의 유형 가운데, 부정의 뜻을 함축하는 ‘-은(는)커녕’ 계열이 긍정의 의미를 갖고 있었던 “~ 그러 거니와”와 같은 통사 구조에서 어휘화와 문법화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형성되어 왔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은(는)커녕’ 계열의 문법 형태소가 오랜 발달 과정을 거쳐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시적 쓰임의 다양성이 본래의 원천적 형태가 보유했던 기원적 기능과 구조 및 의미의 틀 안에서 일정한 제약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문법형태소 부류들을 포함한 언어 구조에 대한 합리적인 공시적 기술과 제약은 통시적 정보를 이용하였을 때, 비로소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였다.
  “When Stop Goes Further: From Malta 'stop' to Auxiliary Verbs in Korean”(이성하)은 어휘적 동사로서 ‘중지’를 나타내는 한국어 동사 ‘말다’가 조동사로 문법화되어 금지 표지, 한정 표지, 완료 표지, 중지 표지 등을 나타내게 되는 과정을 연구하였다. “‘데’ 짜임월의 문법화 과정 연구”(하치근)는 매인이름씨 ‘데’를 대상으로 하여 어휘 형태소가 말본 형태소로 바뀌는 문법화 현상을 살펴보고 이들 형태소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밝혔다. 매인이름씨 ‘데’는 원래 대상성과 지시성의 뜻바탕을 갖고 <곳>의 뜻으로 쓰이다가 일부는 [‘-는’ 매김마디 # ‘데’ 매인이름씨]의 통어적 짜임새가 형태적 짜임새로 바뀌면서 앞마디의 사실을 뒷마디에 설명하는 이음씨끝이나 말할이의 의향을 드러내는 맺음씨끝으로 문법화하여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중세 국어 ‘-어 이셔>에셔>-어셔’의 문법화에 대한 연구”(정언학)도 문법화에 대한 논의인데, ‘잇다/이시다’의 쌍형어로 상정되는 ‘시다’의 설정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 기본적 출발점이 되었다.

  3. 7. 이론적 연구

  지난해에도 서구의 새로운 이론을 국어 자료에 적용시켜 보는 시도가 여럿 있었다. 양적으로는 물론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한 가지 이론에 경도되어 있던 국어 통사론 학계에 다양한 이론들이 소개됨으로써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선호성에 대한 고찰”(이정훈)은 병합의 이동에 대한 선호성(MoM)과 일치의 이동에 대한 선호성(AoM)의 경험적 측면을 고찰하고 한국어에서는 경험적 증거로 볼 때 MoM이 더 타당함을 주장하였고 이를 한국어의 ‘-으시-’ 일치 현상으로 증명하려 하였다. “Korean ECM Constructions and the Theory of Phase”(김동석·김용하)는 최소주의의 국면 이론으로 한국어 ECM 구성을 설명하려 한 것이다.
  그동안 국어 통사 이론의 주류를 이루었던 변형 생성 문법이 아닌 다른 이론에 대한 소개로 “우리말 규범 생성 문법에 대하여”(김민수), “파니니 문법과 우리말의 규범 생성 문법”(전수태) 등이 있다. 앞의 논문은 촘스키의 변형 문법보다 2천 5백년 전의 파니니 문법이 더 본질적이고 완벽한 최초의 생성 문법이라고 주장한 논문이고, 후자는 기원 전 5세기 경 인도의 파니니가 완성한 문법 기술 방법을 연구하여 이를 한국어 문법 기술에 실험적으로 적용한 것인데, 국어 조사 중 29개의 기초 조사를 선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소위 파니니 방식의 문법 기술을 시험하여 본 것이다. “문법의 의미: 언어가 어떻게 개념을 구조화하는가”(한정한)에서는 언어를 인간의 인지 시스템의 일종으로 보고 언어는 문법과 어휘의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각각 인지 표시의 서로 다른 부분에 대응되는 의미 내용을 갖는다는 탈미의 인지언어학적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언어와 세계의 관계가 언어 사용자인 인간의 인지 시스템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으로 맺어진다는 탈미의 개념적 인지 언어학은 언어를 인지 구조와 독립되어 있는 자립적인 형식 체계로 보는 입장과는 차이를 보이지만 언어와 언어의 관계, 그리고 언어와 다른 인지 시스템과의 상관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줄 수 있음을 보였다.

  3. 8. 타 분야와의 연계적 연구

  지난해의 주요 연구 경향 중 하나는 두 가지 분야 이상이 겹치는 접점에서의 논의가 많았다는 것이다. 통사론과 의미론, 통사론과 형태론, 통사론과 화용론, 그리고, 교육학이나 정보학 등의 응용 언어학적 연구, 다른 언어를 한국어와 비교한 대조 언어학 등 다른 분야와의 연계적 연구가 많이 늘었으며 향후 이러한 경향은 좀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줄임말’과 통사적 결합어”(최형용)는 형태론적 논의이다. ‘통사적 결합어’는 합성과 파생으로 다룰 수 없는 국어의 단어 가운데 조사와 어미가 결합하여 단어화한 경우를 위한 개념으로 이 연구에서는 주로 ‘줄임’에 의한 통사적 결합어를 다루고 있다. “통사적 어근의 성격과 범위”(이호승)는 통사적 구성의 형성에 참여하는 어근의 처리 문제에 대한 논의인데, 이러한 통사적 어근을 형태론적 단위가 아니라 통사 범주의 일종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어 교과서의 외국어 번역투에 대한 종합적 고찰”(김정우), “국어 교과서의 문장 사용 실태 조사(Ⅱ)”(김정우)는 국어 교육적인 논의로 국어 교과서의 번역투 문체와 문장 실현 양상을 검토한 것이다. “하향 분석 방법에 의한 한국어 구문 분석기”(유재원)는 정보학과의 접점 영역을 다룬 논의인데, 하향 방식에 의한 한국어 구문 분석의 한 방법을 기술한 것이다.
  한국어와 다른 언어의 통사적 현상을 비교한 대조 언어학적 연구로 “한국어와 영어의 양태 표현에 대한 대조적 고찰: 부정과 관련한 문법 현상을 중심으로”(박재연), “한국어와 몽골어의 활용어미 대조 분석 Ⅰ”(송재목)이 있는데 전자는 한국어와 영어의 양태(modality) 체계를 개관하고 특히 부정과 관련한 현상을 중심으로 두 언어의 양태 표현이 갖는 문법적 특성을 대조한 연구이다. 한국어의 인식 양태 표현은 부정 형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부정되는 일이 없는 반면, 영어에서는 그 의미가 부정되기도 한다고 하면서 영어의 양태 표현에 비해 한국어의 양태 표현의 문법화가 더 진전된 형식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후자는 한국어와 몽골어의 활용어미를 대조, 분석하여 본 논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두 언어의 활용어미의 분류 기준과 유형을 살피고 몽골어의 직설법 어미와 명령법 어미를 이들과 대응 관계에 있는 한국어 활용어미들과 대조해 보았다. 두 언어의 동사 활용어미 체계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으로, 한국어에서는 활용어미들이 동사형을 완성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로 나누어지는 데 반해, 몽골어에서는 이러한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일부 명령법 어미를 제외하고는 활용어미에 의해 대우법의 차이를 표시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4. 맺음말

  지금까지 2003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국어 통사론에 관한 연구 성과를 몇 개 분야로 나누어 검토해 보았다. 대체로 각 분야별로 연구 업적들이 고루 갖춰진 편이기는 하지만 일부에 편중된 면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에 나온 국어 통사론 분야의 단행본, 학위 논문, 소논문의 전반적인 연구 동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들 수 있는 연구 경향은 순수한 통사 이론에 관한 연구가 점점 수적으로 줄어들고 국어 교육, 한국어 교육, 국어 정보학 등 응용 언어학 분야와 연계하여 문법 현상을 기술하는 연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어 통사론뿐만이 아니라 학문의 전 분야에서 고루 나타나는 현상이다.
  두 번째로는 연구 대상은 좁히고 방법론이나 관점을 확대하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이전의 통사론 논의에서는 통사론 층위에 연구의 관점을 고정시키고 연구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연구 대상은 좁히고 형태, 의미, 통사, 화용, 문법화에 이르는 통시적 고찰까지를 포함하여 관점을 확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경향은 이전의 횡적인 연구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문법 요소의 의미나 특성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어 통사론 연구의 역사가 깊어질수록 일반 통사 이론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결론은 이미 다 논의된 터라 연구 대상과 방법론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공시적 연구와 통시적 연구 방법론의 공존이다. 최근의 문법화 연구를 비롯한 여러 논의에서, 소쉬르 이후 유지되고 있던, 공시적 연구와 통시적 연구를 구별해야 한다는 현대 언어학의 기본 전제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통사론의 연구 대상인 조사나 어미 등의 문법 요소에 대한 논의에서 개별 문법 요소의 통사적 특성이나 범주 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형성 과정을 살펴보는 문법화의 연구 경향이 두드러진다. 공시적인 현상에 대한 원인을 통시적인 것에서 찾으려 하면서 좀더 근원적인 측면에서 문법 요소를 바라보고 분류해 보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이와 관련하여 통사론과 형태론의 접점 영역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네 번째로 자료적 측면에서 말뭉치 자료를 이용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늘어났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겠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경향은 아니다. 앞으로도 만들어 낸 예문을 가지고 연구를 하기보다는 말뭉치 예문을 분석하여 얻어낸 귀납적 결과를 기술하거나 말뭉치를 계량 언어학적으로 분석한 통계를 제시하는 연구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구축된 말뭉치와 개발된 검색 도구가 일반에 공개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몇몇 연구 기관이 독점하던 말뭉치와 검색 도구를 일반 연구자들이 공유하게 된 것은 앞으로도 말뭉치 자료를 이용한 연구들이 늘어나는 데 한몫을 할 것이라고 본다. 글말 연구에서뿐 아니라 입말(구어) 연구에서도 말뭉치 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변형 생성 문법의 최소주의 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이론의 틀이 국어 통사 연구에 적용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어 통사론 연구가 연구 대상, 방법, 자료의 측면에서 다양화되면서 이러한 경향이 이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단행본의 경우는 소논문에 비해서 그 세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거시적 안목에서의 통사론 연구들이 쇠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나의 문법 요소를 미시적으로 세밀하고 정교하게 연구하는 논의들도 있어야 하지만 국어 문법을 넓은 관점에서 조망하고 기술하며 앞으로의 거시적인 틀을 제시해 나갈 연구들도 또한 많아져야 한다. 현재 단행본에 대한 평가보다 소논문의 평가를 우선하는 현행 제도의 구조적 모순이 시정되어야만 단행본 형식의 결과물이 양적, 질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학위 논문은 향후 5년 내지 10년간의 통사론의 연구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될 수 있는데, 지난해의 학위 논문의 연구를 개괄해 보면 앞에서 나열한 지난해의 연구 동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학위 논문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만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이론적 측면에서는 특정 이론을 국어 자료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는 줄었으며, 연구 자료의 측면에 있어서는 말뭉치 예문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의 논문에서 나타나는 경향이다. 연구 대상은 좁히고 연구의 관점을 넓히는 경향은 학위 논문 전반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전의 통사론 연구의 경향이 연구 대상이 되는 범주 전반에 걸쳐 살피면서 연구의 관점을 통사론에 고정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만 다른 연구 영역으로 관점을 확대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미나 조사의 특정한 부류나 개별 조사 하나, 보조용언 하나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관점에서 세밀히 살펴보는 경향을 보인다.

  필자가 학문적 소양이 부족하고 게으른 탓에 이 논의에 포함되지 못한 옥고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 논의에 포함된 연구 논문들의 경우에도 내용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데에 그쳐 연구의 성과를 소홀히 다루거나 때로는 필자의 단견으로 저자의 의도를 잘못 소개하기도 했을 것이다. 연구 주제별 기술에 있어서도 특정 논문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논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주제 분류가 적절치 못한 부분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들의 너그러운 용서를 구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