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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 발음법의 이해
  볶음밥[보끔밥]과 비빔밥[비빔빱]
최혜원(崔惠媛) / 국립국어원
  단어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글자로는 예사소리 글자인데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다. 즉, 표기로는 ‘ㅂ, ㄷ, ㄱ, ㅈ, ㅅ’이지만 [ㅃ, ㄸ, ㄲ, ㅉ, ㅆ]로 발음되는 것이다.
(1) 덮개[덥깨]   국밥[국빱]   뻗대다[뻗때다]   닭장[닥짱]   넓죽하다[넙쭈카다]
(2) 삼고[삼꼬]   더듬지[더듬찌]   앉다[안따]   닮고[담꼬]   젊지[점찌]
(3)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할 바를[할빠를]   할 수는[할쑤는]
(4) 갈등[갈뜽]   절도[절또]   말살[말쌀]   일시[일씨]   발전[발쩐]   갈증[갈쯩]
  (1)은 ‘ㅂ, ㄷ, ㄱ’ 뒤에서 ‘ㅂ, ㄷ, ㄱ, ㅈ, ㅅ’이 [ㅃ, ㄸ, ㄲ, ㅉ, ㅆ]가 되는 경우, (2)는 ‘ㅁ, ㄴ’으로 끝나는 용언의 어간이 ‘ㄷ, ㄱ, ㅈ,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 [ㄸ, ㄲ, ㅉ, ㅆ]가 되는 경우, (3)은 관형사형 어미 ‘-을’ 뒤에 ‘ㅂ, ㄷ, ㄱ, ㅈ, ㅅ’으로 시작하는 의존 명사가 올 때 [ㅃ, ㄸ, ㄲ, ㅉ, ㅆ]가 되는 경우, (4)는 한자어에서 ‘ㄹ’ 뒤의 ‘ㄷ, ㅈ, ㅅ’이 [ㄸ, ㅉ, ㅆ]로 발음되는 경우이다. 위 네 가지 경우는 음운 환경이 충족되면 예외 없이 된소리가 된다.
  p이 외에도 표준 발음법 제28항에서는 표기상으로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휴지가 성립되는) 합성어에서, 뒤 단어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발음하도록 하고 있다.
(5) 강가[강까]   눈동자[눈똥자]   신바람[신빠람]   산새[산쌔]
길가[길까]   발바닥[발빠닥]   아침밥[아침빱]   굴속[굴:쏙]
  이와 같은 경우 형태소와 형태소 사이에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올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는 (6)의 ‘가, 가(價), 가게, 감, 값, 거리, 국’은 항상 된소리로 발음된다.
(6) 강가, 길가 / 정가, 분양가 / 구멍가게, 쌀가게 / 구경감, 장군감 / 기름값, 술값
일거리, 걱정거리 / 해장국, 콩나물국, 콩국
  그러나 어느 경우에 사이시옷이 끼어들어 된소리가 나는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합성 명사를 형성하는 두 형태소의 의미 관계가 사이시옷의 개입 여부를 결정하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7) 봄바람   가을바람   겨울바람 / 봄비   가을비   겨울비 / 봄방학   여름방학   겨울방학
(8) ᄀ. 들개   들고양이   들새   들소   들쥐 / 들곡식   들국화   들달래   들배   들버들
ᄂ. 산돼지   산닭   산비둘기   산새   산짐승 / 산개나리   산단풍   산달래   산버들
  (7)은 단어를 구성하는 두 형태소가 시간 관계로 묶이는 것으로 이 경우 모두 된소리로 발음된다. 그러나 같은 의미 관계라고 하더라도 ‘봄보리, 봄배추’는 된소리로 나지만 ‘가을보리, 가을배추’는 예사소리로 난다. (8)은 장소 관계로 의미가 묶이는데 동물을 가리키는 말이 결합할 때와 식물을 가리키는 말이 결합할 때의 발음이 다르다. 즉, 동물과 결합하는 빗금 앞의 발음은 된소리로, 식물과 결합하는 빗금 뒤의 발음은 예사소리로 발음된다. 그러나 ‘산개구리, 산솔새’처럼 동물을 가리키는 말과 결합할 때에도 예사소리로 나기도 한다.
(9) 굴밥   강냉이밥   계란밥   쌀밥   보리밥 / 고봉밥   사발밥   삼층밥   동냥밥   아침밥
  ‘밥’은 재료를 의미하는 형태소와 결합할 때에는 예사소리로 나지만 밥을 담는 형식이라든지 제공되는 시간으로 의미 결합이 될 때에는 된소리로 소리 난다. ‘볶음밥, 비빔밥’은 밥이 조리되는 방식으로 의미 관계가 유사하지만 ‘볶음밥’은 예사소리로 ‘비빔밥’은 된소리로 난다.
(10)  금은방   글방   공부방   과자방 / 노래방   빨래방   놀이방
  (10)처럼 용도를 뜻하는 말과 결합하는 ‘방’은 된소리로 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비교적 새로 만들어진 ‘노래방, 빨래방, 놀이방’은 사잇소리가 개입되지 않은 예사소리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개별 단어의 발음이 표준 발음법의 일반적인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발음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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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