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지역어 구술 자료 총서 발간
-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과 국내 9권역의 지역어 구술 자료집 -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급격히 소멸되고 있는 지역어에 대한 조사 사업 수행 결과의 하나로 지역어 구술 자료 총서를 발간하였다. 경기 포천, 강원 양양, 충북 청원, 충남 논산, 전북 무주, 전남 진도, 경북 청송, 경남 창녕, 제주 서귀 호근 지역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10 지점의 구술 자료를 각기 단행본으로 냈다.

지역어 구술 자료는 조사 지역의 토박이들이 자연스럽게 구술하는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어 구술 자료를 통하여 조사 지역의 어휘는 물론이고 음운과 문법적인 특징 그리고 문장과 담화 연구의 자료로서 요긴하게 이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어는 지역의 문화와 정신이 녹아있는 무형 문화재라고 할 수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다시 정보화 사회로 유사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 변화와 더불어 가족 제도, 주거 형태 등이 바뀌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데 핵심이 되는 우리말의 어휘 체계 또한 급격히 바뀌게 되었다. 농업 사회에서는 대가족이 한 집에서 살아 부모와 이웃의 말을 들으며 그 지역의 말을 익혔기 때문에 한 지역의 언어가 일반적으로 동질성을 유지했다. 지역어는 오랜 기간 조상으로부터 전승된 사고의 축적물이어서 그 지역의 무형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산업 사회로 바뀌면서 지방에는 대부분 노인들만 남게 되어 더 이상 전승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고 농촌 지역의 전통적인 어휘는 소멸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중앙아시아에는 강제 이주된 이주 1세대를 포함해 40여 만 명의 한인 동포가 살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고려 사람이라고 부르고 쓰는 말을 고려말이라고 부른다. 고려말은 상당 기간 동안 격리된 채로 쓰여져 언어 자료로서 그 의미가 각별하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귀중한 자료이나 70세 이상만이 근근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립국어원은 소멸 위기에 처한 국내외 권역별 지역어 조사 사업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휘, 음운, 문법뿐만 아니라 구술 자료까지 조사하여 전사하고 음성 자료와 함께 지역어 웹 데이터베이스를 2013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2004년 기초 조사를 시작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국내 45지점과 국외 한민족 이주지 4지점(중앙아시아 3지점, 중국 1지점)을 조사하였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온고 마을에서 김슈라(88세) 할머니가 이야기한 내용 중 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리 어저느 한 삼십쌀 먹을 때꺼지두 긔래두 영게 들어와서두 조끔 싱궈 먹었어. 기래던 게 그 담부터느 어저느 그 씨 차차차차 없어지메 고레 그런 게 무스 조이구 피나지구 무스 이런 게 없어졌덤. 밥수끼 찰밥수이 그 이게 무시게오. 음. 기래 그 씨 어전 다아 없어졌짐. 음, 우리 빠까 젊엇을 적엔 기게 다 잇었단 말야, 내지에 씨들이 그게. 음. 찰조이구 찰지재이구 무스 이런 그런 게 싹 잇었지. 기랜 게 시자느 어전 없어.”{표준어 대역: 우리 이제 한 삼십 살 먹을 때까지도 그래도 여기(중앙아시아)에 들어와서도 조금 심어 먹었어. 그러던 것이 그 다음부터는 이제는 그 (재래종) 씨가 차차차차 없어지며 고려의 그런 것이 뭐 조고 피고 뭐 이런 것이 없어졌지. 수수, 찰수수 그 이게 다 무엇이오. 음. 그 씨가 이제는 다 없어졌지. 우리 아직 젊었을 적엔 그게 다 있었단 말이야, 내지(內地, =本國)의 씨들이 그게. 음. 차조고 찰기장이고 무슨 이런 그런 것이 싹 있었지. 그러던 것이 지금은 이제 없어.}

이 보도 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국립국어원 어문연구팀 박민규(☎ 02-2669-9713)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김슈라 할머니		시온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