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홍보 및 방송 자료 상세보기

쉬운 공공언어는 국민의 권리

작성자 공공언어과 등록일 2019. 3. 26. 조회수 10642
■ 제목: 쉬운 공공언어는 국민의 권리
■ 분량: 8분 34초
    
    

안녕하세요? 국립국어원 김형배입니다.
여러분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외국어나 외래어는 없습니까? 맞춤법 등 규범에 어긋나게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없으십니까?
공직자로서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용어나 표현을 쉽고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즉 공문서나 민원서류, 보도자료나 공고문, 안내문 등을 ‘공공언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공공언어는 국민의 언어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하였더라도 말이 어려워 이해할 수 없다면 정책 효과를 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공공언어가 어려우면 국민과 소통이 막히고 따라서 국민의 불편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정부의 모든 정책과 업무는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누구에게 정책을 알려야 하는지를 생각해 단어 하나라도 신중하고도 정확히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정책 대상자나 수혜자를 고려한 공공언어 쓰기는 ‘쉬운 공공언어 쓰기’의 첫걸음이자 핵심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을 상대로 쓰는 공공기관의 언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말로 써야 합니다. 보시는 이러한 말들은 행정기관에서 정책을 펴는 데 사용하는 정책용어나 사업명들입니다. 이러한 말들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행정이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을뿐더러 공감을 얻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으로도 손해가 큽니다.
공공기관에서 내보내는 보도자료에도 낯선 외국어나 어려운 한자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2017년 국립국어원에서 중앙부처 등 45개 기관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점검한 결과, 공문서를 한글로 써야 한다는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외국 문자를 노출한 경우가 약 32%, 어렵고 낯선 외국어나 한자어를 남용한 경우가 약 57%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자료에 자주 나타나는 외국어나 외래어를 다듬은 것입니다.
다음은 공문서 등에 자주 사용되는 한자어를 다듬은 것인데요,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국어기본법」 제14조에서는 “공공기관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알기 어려운 용어와 문장, 한글이 아닌 한자나 로마자를 공문서 등 공공언어에 노출하는 것은 「국어기본법」을 어기는 일입니다.
공공언어를 쉽게 쓰는 방법 네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영어 약어나 알파벳이 노출된 경우는 영어 약어나 알파벳을 괄호 안에 표기하거나 또는 우리말로 다듬거나 번역해서 제시해야 합니다.
두 번째, 한자를 노출한 경우는 한글로만 표기하거나 꼭 필요하다면 괄호 안에 한자를 표기하면 됩니다.
세 번째, 다듬은 말이 있거나 쉬운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일반 외국어나 외래어는 다듬은 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쉬운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한자어도 다듬은 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다듬은 말을 찾아보려면 국립국어원 누리집 ‘다듬은 말’ 게시판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공공언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말로 써야 합니다.
줄임말과 전문용어는 최소화하고 쉬운 어휘를 선택해 써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줄임말이나 전문용어 등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어야 합니다.
줄임말과 전문용어 등을 한글로 쓰지 않고 로마자나 한자로만 쓰거나 어려운 용어를 그대로 쓸 경우에도 소통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2010년에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바로는 귀책사유, 봉입, 불비, 익일 등과 같은 어려운 행정용어로 1년에 약 17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맘프러너, 마이크로크레딧, 바우처 등과 같은 낯선 외국어나 외래어 정책명을 사용함으로써 1년에 약 114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어려운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뿐더러 날마다 만들어지는 낯선 용어들로 국민과 소통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좋은 정책조차도 국민이 제대로 혜택을 누리거나 정책에 참여하기가 어렵게 될 것입니다.
문장을 쓸 때에도 말하고자 하는 목적과 전달하려는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명료하게 써야 합니다.
명료한 문장이 되려면 문장 성분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번역 투 표현이나 명사 나열은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문장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써야 합니다.
국민을 상대로 말을 할 때에나 글을 쓸 때에는 “나는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가?”, “나는 누가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글을 쓰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내가 놓치고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표현은 없는지 점검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공문서나 보고서, 보도자료 등을 작성한 뒤에는 다음 내용을 점검해서 내용이 쉽게 전달되게 썼는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공언어 감수나 정책명 사전 상담 등 공공언어 사용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국립국어원 ‘공공언어 통합 지원’ 누리집을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언어는 국민의 권리 및 의무와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훨씬 더 쉽고 정확하게 써야 합니다. 공공언어에 어려운 말, 잘못된 말, 불필요한 외국어,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가 없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쉽고 바른 공공언어를 써서 국민에게 다가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쉬운 공공언어로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 각 공공기관에서 쉬운 공공언어 쓰기를 적극 실천하면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고 복지와 인권이 향상됨과 동시에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국가나 민족은 대체로 하나의 언어를 바탕으로 같은 정신과 생각이 담긴 고유한 문화를 창조합니다. 그러므로 언어는 이를 사용하는 민족이나 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이 땅에 자리 잡고 살면서 우리 생각을 이어 주고 문화를 이끌어 준 것이 바로 우리말글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말과 글을 온전하게 지킴으로써 우리의 정신과 문화도 올곧게 지켜 가야 할 것입니다.
주시경 선생은 일찍이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라고 했습니다. 나라가 오른다는 말은 나라의 품격 즉 ‘국격’이 오른다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 특히 공공기관에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바르고, 쉽고, 품격 있는 공공언어를 사용한다면 우리나라의 품격도 한층 올라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