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학회/행사/기타 안내 상세보기

국립국어원 2014년 제14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4. 12. 3. 조회수 17827

2014년 제14회 원내 토론회 후기

 

국립국어원에서는 2014년 제14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주제 국어 복수 한자음의 단순화 과정에 대하여
발표자 이준환(창원대 교수)
일시 2014년 12월 1일(월) 16:00~17:30
장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준환 교수가 ‘국어 복수 한자음의 단순화 과정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복수 한자음의 역사적 양상 및 단순화 과정 등에 대해 발표하였다.

 

한자 가운데에는 둘 이상의 음을 지닌 복수음자(複數音字)가 적지 않다. 이렇게 한자가 둘 이상의 음을 지니는 것들은 대개 한어(漢語)에서 복수 한자음을 지닌 데에 근거를 둔 것이며 한자의 의미 분화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한자음과 뜻에 관한 정보를 실은 『광운(廣韻)』(1008)과 『집운(集韻)』(1066) 등의 운서(韻書)를 찾아서 반절(反切)을 확인해 보면 이들 복수 한자음의 연원을 대개 추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한글을 이용하여 국어 한자음에 관한 정보를 실은 운서인 『동국정운(東國正韻)』(1448)에도 복수 한자음의 양상이 자세히 반영되어 되어 있는데, 이런 양상은 이후의 『화동정음통석운고(華東正音通釋韻(考)』(1747), 『삼운성휘(三韻聲彙)』(1751), 『규장전운(奎章全韻)』(1796) 등의 운서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또 『전운옥편(全韻玉篇)』(1796?), 『국한문신옥편(國漢文新玉篇)』(1908), 『자전석요(字典釋要)』(1909), 『신자전(新字典)』(1915) 등의 자전에도 복수 한자음의 양상이 자세히 반영되어 있으며, 『훈몽자회(訓蒙字會)』(1527), 『신증유합(新增類合)』(1576), 『주해천자문(註解千字文)』(초간본 1752/중간본 1804) 등의 초학서에도 복수 한자음이 꽤 나타난다.

 

이처럼 복수 한자음은 중세국어 시기만 하더라도 그 음이 두루 인식되었던 것들인데 근대국어 시기와 개화기를 거쳐 현대국어 시기에 이르는 동안 우열 관계가 심해지면서 어느 하나의 음으로 단순화되어 가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양상이 나타난 데에는 의미가 중요하게 관여하고 있다. 즉 복수 한자음이 나타내는 의미 사이의 유사성으로 인하여 어느 하나의 음으로 통일되거나, 같은 뜻과 음을 지닌 다른 한자가 있을 때에 이 한자로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거나, 사회의 변화로 인하여 어떤 의미로 나타낼 대상이 줄어들거나 사라져서 사용 빈도가 높은 음만 살아남게 되거나 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의미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복수 한자음의 단순화 양상을 입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기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첫째, 국어사 시기별로 한자음 사용 빈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조사하고, 이 빈도가 통시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 전체의 추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한자의 뜻과 음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학서의 훈과 어휘집에 수록된 어휘에 의존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언해서에서 한자를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여 뜻과 음의 관계를 두루 파악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유사한 뜻을 지니는 다른 한자와의 관계를 파악하여 한자 사이의 영향 관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한자의 다의성으로 인하여 생긴 한자 사용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이나마 해소해 간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하여 자전의 한자음에 기대어 한자음의 기준을 삼고 정할 때에 생기는 현실 언어와의 괴리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는 교육용 한자와 인명용 한자에서 뜻과 음을 정할 때에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환 교수의 발표에 이어 복수 한자음의 지역적 차이, 속음의 출현 시기 및 관련 문헌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복수 한자음의 변천 및 정착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