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4. 10. 1.~2004. 10. 31.)

다음은 2004년 10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10월 5일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일의 순서가 뒤바뀌었기 때문에 애쓴 보람이 나타나지 않음을 표현한 속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일석이조’의 의미로 알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언어생활의 올바른 방향은 우리말을 쉽게, 바르게, 곱게 가다듬어 쓰는 데 있는데, 더 나아가 말의 뜻을 정확하게 익혀 의사 전달의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겨레 10. 5. 21면 권재일>
10월 6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국어교육은 교과서 쪽글 읽기와 문제 풀이에 치중하고 있을 뿐 다양한 독서와 토론, 글쓰기를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국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열 개가 넘는 교과목의 수를 줄이고 하나라도 제대로 공부하는 태도와 습관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경향신문 10. 6. 23면 - 경향신문·국립국어연구원·한글문화연대 공동기획>
10월 6일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공동대표 김수업 김경희 이대로 김정섭)은 ‘2004년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10’을 발표하고, 우리말 가꾸기 으뜸훼방꾼으로 ‘서울특별시’를 뽑았다.

<한겨레 10. 6. 10면: 굿데이, 내일신문 동일>
10월 6일

한글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고 또 한글의 자모음자를 모두 조합하면 수천 개의 음절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문자가 없는 언어가 빌려다 써도 불편이 없다. 대외적으로 홍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 10. 6. 31면 남기심>
10월 9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영어는 표준 영어 노릇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언론이 외래어의 범람, 국어 파괴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계층이나 소수 집단이 쓰기 시작한 외래어를 순식간에 확산시키는 것은 신문이고, 오락 프로의 속된 표현을 전국에 보급하는 것은 방송이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10. 9. 23면 남기심>
10월 9일

로마자가 세계의 지배적인 문자이다 보니 한글과 같은 소수문자 사용자들은 불편하다. 그러나 그 나라의 문자, 즉 한국어와 한글은 우리 민족 정체성의 상징이기 때문에 쉽게 언어와 문자를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우리말과 한글로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가꾸는 일이다.

<경향신문 10. 9. 18면 김세중>
10월 9일

정부가 방언을 처음으로 국가어문정책의 대상으로 포함한 ‘참여정부 문화비전’을 발표했으나 예산 확보는 물론 향후 실천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구의 기초 자료인 전국적인 방언 수집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10년 정도면 방언이 소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10. 9. 7면>
10월 12일

한글학회(회장 김계곤)는 558돌 한글날 기념 국어학 학술대회를 ‘입말과 국어의 대화분석 연구방법’이라는 주제로 16일에 개최한다.

<한겨레 10. 12. 21면>
10월 12일

한민족에게는 한민족 사람다운 정신이 소중하고 이것은 한국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한국말은 그것을 적는 한글에 의해서 가꾸어 나간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말과 글을 다듬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다듬는 것과 같은 일이다.

<한겨레 10. 12. 21면 권재일>
10월 13일

국어에 대한 지식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바탕이 되고 우리 문화와 전통을 향유하고 계승하며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

<경향신문 10. 13. 23면 - 경향신문·국립국어연구원·한글문화연대 공동기획>
10월 14일

재단법인 외솔회는 한글을 발전시킨 제26회 외솔상 수상자로 성백인 서울대 명예교수, 정인혁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선정했다.

<한겨레 10. 14. 19면: 동아일보 동일>
10월 14일

국립국어연구원 최용기 연구관은 7차 교육과정에 따라 2000년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국정교과서 50여 권에는 잘못 사용한 단어, 문장 성분 간 호응이 깨진 문장, 외국어 번역투 문장 등 200~300개의 오류가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10. 14. 1면>
10월 14일

LG전자는 올해부터 연구·생산업무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영문화 작업을 추진하고 이를 점차 확대해 2008년에 영어공용화를 끝마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10. 14. 18면: 동아일보 동일>
10월 19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우즈베크·키르기스 등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자신들이 쓰는 말을 ‘고려 말’이라고 일컫는다. 고려 말의 주된 바탕은 백여 년 전의 함경도 지역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백년이 훨씬 지났지만 당시 우리말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뜻에서 고려 말 보전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겨레 10. 19. 21면 권재일>
10월 20일

어문 규정 자체의 애매함이나 모순점 때문에 정확한 말글 생활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점들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두었다가 어문 규정을 고치게 될 때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경향신문 10. 20. 23면 - 경향신문·국립국어연구원·한글문화연대 공동기획>
10월 20일

‘블록버스트’는 ‘대형 영화’나 ‘대형 사극’ 등의 말로 바꿔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 10. 20. 21면 최용기>
10월 20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자유롭게 통신망에 접속해 온갖 자료들을 다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뜻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대신할 우리말 순화어로 ‘두루누리’가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10. 20. A20면>
10월 26일

1942년 10월에는 일제가 식민통치에 맞서서 우리말글을 연구하고 보급하던 우리 학자들과 관계자들을 줄줄이 얽어 모진 고문에다 옥살이를 시킨 조선어학회 사건이 있었다.

<한겨레 10. 26. 21면 권재일>
10월 26일

세계 언어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언어학자대회 2008년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언어학회는 이 대회를 2008년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고려대에서 열기로 했다.

<한국일보 10. 26. 25면>
10월 27일

두음법칙과 관련된 표기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한지, 언어의 규칙성이 더 중요한지 물음을 던진다. 두음법칙을 누그러뜨려 인명에서는 ‘ㄹ’ 표기를 인정하든지 아니면 맞춤법에 강제력을 부여하여 표기의 통일을 이루든지 해야 할 것이다.

<경향신문 10. 27. 23면 - 경향신문·국립국어연구원·한글문화연대 공동기획>
10월 27일

우리나라의 비문해율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는 없다. 유네스코나 국제연합개발계획 같은 곳에서 나온 통계자료에서는 2.2%라고 밝히고 있지만, 2002년 이희수(중앙대) 교수가 한국교육개발원 의뢰를 받아 읽기, 쓰기, 셈하기 세 영역에서 성인의 기초 문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따르면 75.4%만이 문해자로 분류되었다.

<내일신문 10. 27. 20면>
10월 27일

경찰청은 걸어다니는 이가 많은 번화가나 주거 밀집 지역에 보행인의 안전을 위해 가칭 ‘그린 존(Green Zone)’을 지정해 운영한다고 한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근처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 존)을 두는 것처럼 ‘그린 존’이라는 생소한 말보다는 ‘보행인 보호구역’ 또는 ‘걷는 이 우선구역’ 정도로 바꿔 쓰는 것이 좋겠다.

<한겨레 10. 27. 21면 최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