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어의 이해]

특류영예군인

전수태(田秀泰) / 국립국어연구원

  섭씨 36, 7도를 오르내리던 뜨거운 여름이 가고 이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뜨거운 여름을 잘 이겨낸 북녘 동포들에게 풍성한 가을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 호에도 지난 호에 이어 북한 사전에 실리지 않은 말을 소개하기로 한다.
  태양화는 북한에서, 김일성화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김일성화는 1964년 11월 인도네시아의 한 식물학자가 세계식물학계에 최초로 소개한 꽃으로 1975년 4월에 김일성주석에게 전해진 난초과의 꽃이다. “4월 15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성대히 기념하려는 열망을 안고 한민전중앙위원회를 비롯한 각급 조직들과 애국운동단체들은 4월 1일부터 20일까지를 기념행사기간으로 정하고 보고회와 강연회, 연구토론회, 출판물특집 등 다양한 행사들을 조직 진행하였으며 남녘의 정의투사들과 각계층 인민들은 어버이수령님을 그리는 절절한 마음과 충성의 결의를 담아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 삼가 편지를 올렸다. 뜻깊은 태양절에 평양에서 김일성화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접한 남녘 인민들은 김일성화 전시회는 이 세상에 유일한 태양화 전시회라고 하면서 겨레의 뜨거운 심장이 담긴 불멸의 꽃을 활짝 피워 다음해의 전시회에는 꼭 참가하여 태양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절절히 토로하였다.”(<평양방송> 2001년 12월 17일 17:20)와 같은 예문을 들 수 있다. 북쪽의 방송은 남쪽 사람들이 전시회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사실이 아닌 것을 보도하고 있다.
  특류영예군인는 특급 상이군인을 말한다. “조국보위초소에서 군사복무의 나날을 위훈으로 빛내여 온 개풍군도시경영사업소 로동자 배인호는 뜨거운 혁명적동지애를 지니고 고향으로가 아니라 특류영예군인처녀가 있는 개풍군에 찾아가 만사람의 축복속에 그와 결혼하였으며, 황해남도육아원의 보육원 황명희, 배천군 금성리 안정순은 특류영예군인청년의 영원한 길동무가 되여 남편들을 따뜻이 보살펴주고 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장군님께서 보내신 감사를 크나큰 영광과 행복속에 받아 안은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새해 공동사설을 높이 받들고 경제강국건설의 자랑찬 성과로 민족최대의 명절들을 빛내이기 위한 올해의 혁명적대진군에서 원군미풍을 더 높이 발양해나갈 불타는 열의에 충만되여 있다.”(<노동신문> 2002년 1월 8일 1면)와 같이 쓰이는 말이다.
  철봉비행은 북한에서, 철봉을 중심으로 펼치는 교예 종목을 말한다. ‘출연자들은 크나큰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공화국창건기념일을 맞이하고 있는 온나라 인민에게 기쁨을 더해주는 다채로은 종목들을 공연무대에 올렸다. 균형적인 조형미와 부드럽고 섬세한 곡선미를 구리며 우아하고 세련된 기교를 보여주는 원조형과 남녀 2인조형, 민활하고 능란하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재주로 우리 민족의 슬기와 용맹을 훌륭하게 펼쳐보인 널뛰기와 철봉비행 등 여러종목의 교예공연은 관람자들의 절찬속에 진행되였다.”(<북한위성> 2001년 9월 9일 20:00)와 같은 문맥에 쓰인다. 교예는 우리의 서커스에 해당하는 말이다.
  흠모가요는 북한에서, 김일성 부자에게 바치는 가요를 말한다.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최근년간 해마다 평균 200여개의 출판보도물들이 경애하는 장군님의 로작들을 수백여차에 걸쳐 보도했다. 수많은 출판보도물들이 경애하는 장군님의 초상화와 혁명활동모습을 지면과 화면에 모시였으며 불멸의 혁명송가 김정일장군의 노래를 비롯한 흠모가요들을 함께 편집했다. 출판보도물들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로작들을 세계혁명적인민들의 삶과 투쟁의 지침, 자주시대 당건설의 중요한 교과서, 사회주의 력량의 위대한 사상이론적무기, 진보적인민들의 영원한 고무적기치라고 지적했다.”(<평양방송> 1999년 4월 7일 07:00)처럼 쓰이는 말이다.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가 9월 하순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지난 8월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북이 같이 입장하고 같이 퇴장했던 뜨거운 동포애가 이산가족 모두에게 고루 전달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