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의 이해]

자작극이었다(○)/자작극였다(×)

양명희(梁明姬) / 국립국어연구원

  신문의 표제는 긴 내용을 짧게 줄여서 써야 하기 때문에 띄어쓰기는 심심치 않게 틀리며 가끔은 맞춤법도 고의적으로 틀리게 쓰는 것 같다. 며칠 전 모 일간지의 표제로 “자작극였다”라는 문구가 사용되었다.
  ‘“자작극였다”라니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나?’ 이때의 ‘였’은 서술격 조사 ‘이’와 ‘었’이 결합된 형태이다. 그러나 받침이 있는 말 뒤에 서술격 조사 ‘이’와 ‘었’이 연달아 오는 경우에는 ‘였’으로 줄여 쓸 수 없다. 이처럼 ‘였’을 잘못 사용한 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다음 예를 보며 ‘였’의 사용을 잘 익혀 두자.

(1) ㄱ.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누나이었다.
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누나이였다.
ㄷ.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누나였다.
(2) ㄱ.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형이었다.
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형이였다.
ㄷ.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형였다.
  ‘이’와 ‘었’이 결합된 ‘였’이 사용될 수 있는 경우는 (1ㄷ)처럼 ‘이’와 ‘었’이 받침이 없는 말 뒤에 오는 경우이다. 반면에 (2)의 예처럼 받침이 있는 말 뒤에 ‘이’와 ‘었’이 연달아 오는 경우에는 ‘였’으로 줄여 사용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누나이었다’를 [누나이얻따/누나이엳따]로 발음하기 때문에(표준 발음법 22항은 뒤의 발음도 표준 발음으로 허용하고 있다.) (1ㄴ)처럼 ‘누나이였다’로 표기하는 실수도 자주 범한다. 그러나 발음은 [누나이엳따]로 할 수 있지만 맞춤법에서는 ‘이’ 모음 뒤의 동화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1ㄴ)이나 (2ㄴ)처럼 표기해서는 안 된다.
  서술격 조사 ‘이’ 뒤에 어미 ‘어요’가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3) ㄱ. 이것은 나무이어요.
ㄴ. 이것은 *나무이여요.
ㄷ. 이것은 나무여요.
(4) ㄱ. 이것은 돌이어요.
ㄴ. 이것은 *돌이여요.
ㄷ. 이것은 *돌여요.
  ‘였’과 마찬가지로 서술격 조사 ‘이’와 ‘어’가 결합된 ‘여’는 받침이 없는 말 뒤에서만 나타날 수 있으며, ‘어’가 ‘이’ 모음 뒤에서 동화된 ‘여’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이여요, 돌이여요’와 같이 써서는 안 된다.
  그런데 다음 예를 보면 ‘이’ 모음 뒤에 꼭 ‘여’가 나타날 수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
(5) 그 아이의 이름은 영순이여요.
  이때의 ‘여’는 서술격 조사 ‘이’와 ‘어’가 결합된 형태이고 ‘영순’ 바로 뒤의 ‘이’는 받침 있는 이름 뒤에 붙는 접미사이다. 그러니까 ‘영순이여요’는 ‘영순이’에 ‘이어요’가 결합된 말이다. ‘영순이여요’의 ‘여’는 ‘이’ 모음 동화를 반영한 표기가 아니라 받침 없는 말(영순이) 뒤에서 서술격 조사 ‘이’와 ‘어’가 결합된 형태인 것이다.
  날씨도 더운데 ‘자신이 혼자서 꾸미지 말고[自作]’ 다른 사람들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