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의 이해]

경쟁율(?)이 ··· 7%를 넘어섬으로서(?)

양명희(梁明姬) / 국립국어연구원

  작년(2003년)에 실용문의 실태를 연구하기 위하여 홈페이지의 인사말과 질의·응답문, 보도 자료 등을 조사하였다. 실용문의 형식과 내용, 체제, 특징 등을 기술하기 위하여 조사된 자료 중에는 규범에 어긋난 것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맞춤법 중 가장 많이 틀린 것은 다음 ‘율/률’의 표기였다.

경쟁율’이 비교적 높다고··· <○○건설 홈페이지>
의료 급여 2종 수급권자 본인 ‘부담율’ 인하··· <○○부 홈페이지>
장바구니를 든 고객에게 현금 할인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곳은 장바구니 ‘이용율’이 평균보다 높아··· <○○환경연합 보도자료>
자기자본‘이익율’ 23.66% 총자산‘이익율’ 0.98%로··· <○○은행 홈페이지>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율’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산업 홈페이지>
  한글맞춤법 제11항 [붙임 1]에는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그러므로 위의 ‘경쟁율, 부담율, 이용율, 이익율’은 ‘경쟁률, 부담률, 이용률, 이익률’로 수정해야 한다.
  그러면 왜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결합되는 ‘렬, 률’을 ‘열, 율’로 적는 것일까? 그것은 이때의 발음이 ‘나열[나열], 선열[서녈], 비율[비율], 백분율[백부뉼]’ 등이므로 관용에 따라 ‘열, 율’로 적는 것이다. 한때는 ‘율’을 독립적인 단어로 다루어 ‘명중율, 합격율’처럼 적기도 하였으나 발음이 [명중율], [합껵율]이 아니라 [명중뉼], [합꼉뉼]로 나기 때문에 ‘명중률, 합격률’로 적기로 한 것이다. 참고로 ‘경쟁률, 부담률, 이용률, 이익률’의 발음은 [경쟁뉼, 부담뉼, 이용뉼, 이잉뉼]로 난다.
  그 다음 많이 틀린 것은 ‘ㅁ으로써’이다.
노인 인구가 7%를 넘어섬으로서 우리 사회는 실질적인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시작했다. <○○재단 홈페이지>
위원장 및 민간위원의 위촉을 받음으로서 정부혁신추진위원회가 정식 발족되었습니다. <○○위원회 홈페이지>
인간 게놈 지도가 발표됨으로서 유전공학제품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때··· <○○위원회 홈페이지>
백화점 부문은 강남점의 개점에 이어 본점 재개발에 본격 착수함으로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으며··· <○○백화점 홈페이지>
  ‘ㅁ으로서’는 국어에서 가능하지 않은 표현이다. 왜냐하면 조사 ‘로서’는 지위나 신분, 자격을 나타내는 격조사로 명사형(ㅁ) 뒤에는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ㅁ으로써’가 와야 하는데 ‘ㅁ’은 명사형을 만들어 주는 명사형 어미이고 ‘(으)로써’는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조사이다. 그러므로 ‘~ㅁ으로써’는 ‘~하는 것에 의해서, ~하는 것으로’로 해석되며 ‘~하는 것 때문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위의 예에서 ‘ㅁ으로서’는 모두 수단의 의미로 해석되므로 ‘~ㅁ으로써’로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