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어의 이해]

화면음악실

전수태(田秀泰) / 국립국어연구원

  여름이 한창이다. 한강 둔치에는 공휴일이면 더위를 식히러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평양의 대동강에도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러 나올 것이다.
  이번 호에도 지난 호에 이어 북한 사전에 실리지 않은 말들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2중영예붉은기는 북한에서 ‘3대 혁명 붉은기를 두 번 수여 받은 학교’이다. 3대 혁명 붉은기 쟁취 운동은 노동당의 총 노선인 3대 혁명(사상, 기술, 문화 혁명)을 관철하기 위해 당과 출판 보도 기관을 제외한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북한 사회를 풍미했던 수많은 노력 경쟁 운동 가운데에서도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대중 운동이다. “뜻깊은> 4월 초하루 봄빛 짙어가는 수도의 거리거리에 학생들의 물결이 흐른다. 그들속에는 학교전 의무 교육을 마치고 인민학교의 꽃대문에 들어서는 신입생들이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학교길을 재촉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우리는 학생들의 물결에 휩쓸리여 장경네거리에 자리잡고있는 2중영예붉은기 평양장경인민학교를 찾았다.” (<북한위성> 2001. 4. 1. 20:00)와 같은 예가 보인다. 신의주의 2004년 봄에 있었던 ‘용천소학교’ 참사에서 보는 것처럼 인민학교는 지금 ‘소학교’로 개칭되었다.
  개개움은 ‘부대끼는 일’의 뜻이다. “자신의 역스러운 이야기를 꺼내고싶지 않아 그적 콩밭에 눈길을 보내고있던 춘권은 꿀도 별로 있을상싶지 않는 콩꽃을 찾아 우거진 콩잎들속에 드나드는 벌들을 보노라니 자연속에서 별로 개개움이 없이 먹이를 구하는 벌레들조차 살아가기가 저처럼 고달픈것일가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였다.“ (<성벽에 비낀 불길>, 박태민, 1983, 194쪽).
  치닥질은 ‘성가신 일’의 뜻이다. “≪하지만 기생을 끼고내려와 배를 부르는데야 어찌겠나>. 그래서 처음 몇번 응해주었더니 이건 재미가 들어서 너두 나두 허구 밤 2경이 될무렵까지 그 치닥질을 받아야 하니 골이 나서 견디갔나?! 그래서 하루밤에는 배놀이를 시켜 주구나서 기슭가까이 왔을 때 배를 훌렁 뒤집어버렸네. 그러니 별수 있겠나.≫” (<성벽에 비낀 불길>, 박태민, 1983, 254쪽)와 같은 예가 보인다. 
  평양열풍은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바람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시대의 선두 민족이 된 자긍으로 어깨가 절로 올라간다>. 평양열풍은 태양위인의 존함으로 위상떨치는 영원한 승리와 영광의 바람이다. 자연계에 태양열풍을 거스릴 바람이 없듯이 이 행성에 위인의 열풍, 평양열풍을 압도할 바람은 없다. ”(<평양방송> 2001. 12. 28. 09:00)과 같이 쓰이는 말이다. 여기에서 ‘태양위인’은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화면음악실은 ‘화면 음악을 만드는 곳’이다. 북한에서 화면 음악은 ‘영화의 해당 장면이 요구하는 사상주체적과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는 노래와 음악’으로 그 내용에 따라서 분위기음악 , 정화음악, 효과음악으로 나누어진다. 장면음악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당의 과학중시사상을 높이 받들고 조선콤퓨터쎈터 화면음악실의 창작가들이 영화음악의 컴퓨터화를 실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영화음악부문에서 컴퓨터화를 실현할데 대한 경애하는 김일성장군님의 가르치심을 높이 받들고 강길, 조성철, 배정숙동무를 비롯한 화면음악실의 창작가들은   영화 및 방송음악단과의 긴밀한 련계밑에 우리식의 컴퓨터음악을 창조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다.”(<북한위성> 2001. 3.18. 20:00)처럼 쓰이는 말이다.
  요즈음 사회 각 방면에서 남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로 간의 신뢰는 좋은 만남으로 쌓여 간다. 뜨거운 여름, 많은 만남들이 성사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