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12. 1.~2003. 12. 31.)

다음은 2003년 12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12월 1일

TV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비속어, 은어, 국적 불명의 외국어, 선정적인 표현 등이 많이 쓰이고, 오락 프로그램의 방송 자막 또한 어문 규범을 어긴 예들이 허다하다. 방송의 언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송인의 국어 능력을 향상해야 하고, 방송사의 자체 심의를 강화해야 하며, 국민 계몽을 위한 국어 교양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세계일보 12. 1. 32면 - 세계일보, 국립국어연구원 공동기획⑤>
12월 2일

국어를 구성하는 각 지역의 사투리는 고유한 어휘 체계,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귀중한 그 지역 사회의 고유한 문화유산이다. 표준어의 보급으로 지역 방언은 다음 세대에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언어 문화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실되어 가는 말들을 수집하고 보전할 방책을 세워야 한다.

<한겨레 12. 2. 23면, 권재일>
12월 5일

남북한의 언어는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맞춤법에는 차이가 있다. 즉, 남북한 어문 규범은 사전의 올림말 배열 순서, 일부 자모의 명칭, ‘ㄴ’이나 ‘ㄹ’ 첫소리를 표기하는 방법, 사잇소리 표기 유무, 띄어쓰기 규정, 문장 부호법 등에 차이가 있다.

<대한교육문화신문 12. 5. 전수태>
12월 8일

우리 사회는 언어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송민 국민대 명예 교수는 “언어 폭력은 언어 예절을 무시할 때 생기는 현상이지만, 돈에 최고 가치를 부여하는 천박한 자본주의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시민사회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바른 언어를 구사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12. 8. 32면 - 세계일보, 국립국어연구원 공동기획⑥>
12월 9일

‘꽃이[꼬치]’를 [꼬시]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여 [꼬치]라고 가르치는데, 이 영향으로 ‘깨끗이[깨끄시]’를 [깨끄치]로 발음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어떤 현상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결과 나타나는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잘못돌이킴’, ‘과도교정’이라 한다.

<한겨레 12. 9. 23면, 권재일>
12월 15일

국어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국어 정책 수행을 위한 제도,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한 제도, 국어 진흥과 보급을 위한 제도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세계일보 12. 15. 32면 - 세계일보, 국립국어연구원 공동기획⑦>
12월 16일

최근 정부는 언론에서 자주 쓰는 외국말을 골라 다듬은 순화 용어를 고시했다. ‘로드맵→단계별 이행안, 게이트→(대형) 비리사건, 네일아티스트→손톱관리사, 리뉴얼→새단장, 리플→답글, 세트메뉴→한벌차림, 원클릭→단번접속, 포털→들머리’ 등이다.

<한겨레 12. 16. 23면, 권재일>
12월 17일

우리 국어를 한글로만 표기하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한자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자를 읽고 쓸 줄 알아서 우리말의 한자어를 한자로 표기할 수 있는 사람의 한글 전용과 한자문맹의 한글 전용은 천양지차이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12. 17. 12면, 이준석>
12월 22일

민족어의 통합은 남북한이 같이 쓸 수 있는 공동 사전의 편찬으로 마무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등 어문 규범을 통합해야 한다.

<세계일보 12. 22. 32면 - 세계일보, 국립국어연구원 공동기획⑧>
12월 22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이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인천·경기 지역 주민 350명을 대상으로 256개 단어의 발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별·학력별 발음 차이보다는 세대간 차이가 확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으로 갈수록 단음·경음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12. 22. A8면; 내일신문 동일>
12월 23일

우리나라 방송 광고 심의는 꽤 까다롭기 때문에 광고에 불필요한 외국어는 절대 쓰지 못하게 했지만, 상품·기업 이름은 필요한 외국어로 보아 허용한다. 이에 여러 기업들이 영어 표현을 상품·기업 이름, 표어로 인정받으려 갖은 애를 쓴다. 소비자가 영어 표현을 멋있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기업인들은 틀림없이 생각을 바꿀 것이다.

<한겨레 12. 23. 23면, 권재일>
12월 23일

교육인적자원부는 1987년부터 사용된 독일어식 화학 용어 표기법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개정하여 이르면 2005년부터 초·중·고 교과서에 싣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탄→메테인, 부탄→뷰테인, 비닐→바이닐’ 등으로 바뀐다.

<문화일보 12. 23. 31면; 한겨레, 조선일보 동일>
12월 24일

전문 용어 가운데는 일반 생활 용어가 돼 우리에게 익숙해져서 정확한 원어 표기로 되돌리기 어려운 어휘가 많다. 화학에 쓰이는 ‘바이닐, 프로페인, 뷰테인’ 등은 전문 용어로 인정할 수는 있지만, 이것을 생활 용어에까지 확대하여 ‘바이닐봉투, 프로페인가스, 뷰테인가스’로 바꾸어 쓰자고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전문 용어에 ‘비닐, 프로판, 부탄’을 강요할 수도 없다. 언어 규범은 현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문화일보 12. 24. 6면, 권재일>
12월 29일

사투리는 고유어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으므로 언중에 널리 쓰이는 것들은 발굴하여 표준어 영역으로 적극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세계일보 12. 29. 32면 - 세계일보, 국립국어연구원 공동기획⑨>
12월 30일

국립국어연구원은 외국인과 한국말이 서툰 해외 교포를 위해 한국어 발음학습 CD인 ‘바른소리’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동아일보 12. 30. A19면>
12월 30일

표준말 규정과 언어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틈이 있을 때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말을 모두 표준어로 삼아 표현의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겨레 12. 30. 23면, 권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