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11. 1.~2003. 11. 31.)

다음은 2003년 11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 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11월 3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오는 4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에서 원로 초청 강연회 ‘국어 문화의 발전을 위하여’를 개최한다.

<한겨레 11. 3. 25면>
11월 3일

통신 언어와 외래어 등이 난무하면서 우리말이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국립국어연구원 남기심 원장은 “국가의 정체성은 고유한 역사와 언어라는 두 개의 축에 의해 성립된다.”며 “국가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받치고 있는 언어가 퇴화하거나 소멸되면 그 나라는 지리상의 국가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11. 3. 32면>
11월 3일

‘거시기’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로서 표준어이다.

<굿데이 스포츠 11. 3. 27면>
11월 4일

국립국어연구원은 11월 4일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 홀에서 ‘국어 문화의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원호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이 강연회에서는 ‘한국어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이기문, 서울대 명예 교수), ‘우리말 문화의 생활화를 위하여’(이상섭, 연세대 명예 교수), ‘어문 생활사로 나아가는 열린 시야’(조동일, 서울대 교수) 등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11월 4일

문화관광부는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를 열어 외래어나 외국어로 사용되던 영화 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영화 용어 순화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야후 코리아뉴스 11. 4. : 동아일보 동일>
11월 4일

방송 프로그램에서 외국어의 사용 빈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사랑의 리퀘스트,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처럼 한 낱말만 외국어로 쓰는 경우도 있고, ‘이벤트인코리아, 해피투게더, 뷰티풀 선데이’처럼 낱말을 연결한 이은말이나 ‘아이러브스포츠’와 같이 아예 문장을 외국어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한겨레 11. 4. 37면 김세중>
11월 7일

조선대 강옥미 교수(국어국문학)는 ‘제2세대 통신언어인 외계어의 표기법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서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외계어’의 표기 원리를 분석했다. 즉, 단어를 한자로 쓰고 발음만을 따거나 뜻을 새기는 경우, 문자·기호를 활용해 ‘상형문자’를 만드는 경우, 맞춤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경우 등 3가지이다.

<The daily Focus 11. 7. 1면>
11월 10일

통신 언어는 언어 규범을 무시해 언어 질서를 파괴하고 우리말을 훼손하며 의사소통에 장애가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새말을 생성하거나 어휘 의미가 풍부해지는 장점도 있다.

<세계일보 11. 10. 32면 최용기>
11월 10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에서 초등학생을 위한 맞춤법 만화책을 펴냈다.『초등만화 맞춤법·띄어쓰기 편』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70여 가지 띄어쓰기와 30여 가지 외래어 표기법을 만화로 표현했다.

<세계일보 11. 10. 37면: 매일경제, 한겨레, 동아일보, 한국경제신문, 경향신문 동일>
11월 11일

‘반성기, 실거래가, 비거주자’ 등은 전에는 없던 말이고 국어사전에도 없는데 최근 들어 자주 쓰인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한자의 조어력이 이렇게 강력해도 새로 쓰이는 한자말이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한자로 표기되는 적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겨레 11. 11. 23면 김세중>
11월 13일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으로 평가받는『어우야담』전문이 모두 3책으로 완역되어 나왔다.

<중앙일보 11. 13. 27면>
11월 17일

필요한 외래어는 받아들여 쓸 일이고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은 막는 것이 당연하다. 무엇이 쓸 말이고 무엇이 쓸 필요가 없는 말인지를 가리는 것이 문제인데, 이러한 외래어 사용 기준 마련을 미루면 우리말은 점점 도태하게 될 것이다.

<세계일보 11. 17. 32면 김세중>
11월 18일

“기업들은 특혜보다는 불이익을 우려해 정치자금을 제공했으며”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접속 구성 상 ‘특혜를 우려하기보다는 불이익을 우려하여’라는 의미인데, ‘특혜를 우려하다’라는 표현은 바르지 않다. 즉, “기업들은 특혜을 기대해서라기보다는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정치자금을 제공했으며”라고 해야 한다.

<한겨레 11. 18. 23면 김세중>
11월 22일

과학기술부가 외국 연구개발센터 국내 유치를 위해 만든 영어 홍보 책자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되고, 국호가 정식 명칭이 아닌 남한(South Korea)으로 표기돼 빈축을 사고 있다.

<세계일보 11. 22. 6면>
11월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상표로 출원된 11만 35건 중 순수한 우리말 상표는 1만 6989건으로 15.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져야 하며, 맹목적인 국수주의는 아니더라도 우리말 상표를 쓰는 제품을 사랑하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11. 24. 32면>
11월 25일

우리나라의 고속철도를 달리는 열차 이름을 케이티엑스(KTX)로 확정했다고 한다. ‘코리아 트레인 익스프레스’(Korea Train Express)를 줄인 ‘KTX’는 고속철도 선진국인 프랑스(테제베·TGV), 독일(이체에·ICE), 스페인(아우베에·AVE)에서도 약자를 쓰고 있어 세계 추세와도 맞는다고 하였다. 이처럼 알파벳 약자를 따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의 인식도 문제이지만, 이런 이름을 선호하거나 용인하는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지 깊이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한겨레 11. 25. 23면 권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