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9. 1.~2003. 9. 30.)

다음은 2003년 9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 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9월 1일

청와대가 인터넷 영문 홈페이지에 역대 대통령의 이름과 지명을 틀리게 표현하는 등 혼선을 보이고 있어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9. 1. A29면 : 세계일보 동일>
9월 1일

일부 언어 연구가들은 '국어'라는 용어는 일제의 잔재이며 이데올로기의 표상이므로 '한국어'로 바꾸자는 논리를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연구원 최용기 연구관은 '국어'라는 용어가 훈민정음 해례본에 2번이나 나오고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도 '국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했기 때문에 '국어'라는 용어를 일제의 잔재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하였다.

<오마이뉴스 9. 1.>
9월 3일

'국어'를 버리고 '한국어'를 쓰자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국어'와 '한국어'는 동의어다. 다른 언어를 의식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한국어'라 쓰고, 그럴 필요가 없을 때에는 '국어'라고 쓸 일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쓸 일이지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한겨레 9. 3. 29면. 김세중>
9월 3일

방송언어특위 보고서는 텔레비전 뉴스 진행자들이 주로 'ㅎ'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ㅔ'와 'ㅐ' 발음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며, 이중 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세계일보 9. 3. 15면 : 한겨레 동일>
9월 14일

참여정부의 보도 자료나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핵심 클러스터, 정책 프로세스 개선 비서관, 국정 아젠다, 노동개혁․농어촌대책 태스크포스' 등과 같이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고,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 최용기 연구관은 "언어철학이 전제되지 않은 정부의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은 국민들에게 외국어에 대한 사대주의와 국어에 대한 열등의식은 물론, 자국어 경시 풍조마저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노동당 당보 '진보정치' 147호 9. 14.>
9월 16일

국회 교육위 이미경 의원(민주당)은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남북어문교류위원회와 공동으로 북한 초․중․고에서 사용하는 국어․수학․음악 등 7과목의 9권의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문법과 한자어, 외래어, 전문용어 등에서 남북한 언어 차이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소프라노-녀성고음, 연소반응-불타기반응, 에베레스트산-주무랑마봉, 피타고라스의 정리-세평방정식' 등이다.

<경향신문 9. 16. 17면 :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한국경제, 대한매일, 국민일보, 중앙일보, 세계일보, 데일리포커스, 메트로 동일>
9월 17일

'ㅈ, ㅊ, ㅉ'은 파찰음으로서, 그 뒤에 'ㅏ, ㅓ, ㅗ, ㅜ'가 오나 'ㅑ, ㅕ, ㅛ, ㅠ'가 오나 발음이 같기 때문에 'ㅏ, ㅓ, ㅗ, ㅜ'만 쓴다. 이런 특성 탓에 외래어 표기법에는 'ㅈ, ㅊ' 다음에 'ㅑ, ㅕ, ㅛ, ㅠ' 따위의 겹홀소리를 쓰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쥬스, 레져' 등과 개봉을 앞둔 우리 영화 '내츄럴 시티'는 잘못된 표기이다.

<한겨레 9. 17. 29면. 김세중>
9월 17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의원 85명이 한자교육진흥법안을 국회에 발의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정부가 최근 일본식 말과 한자말로 된 법률 용어의 한글화 법안을 마련해 놓고, 국어기본법안을 입법 예고하기로 되어 있는 시점에서 제기된 것으로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겨레 9. 17. 4면 : 한겨레 1면, 4면 동일>
9월 19일

국회 문화관광위 신기남 의원(민주당)은 18일 국감자료에서『표준국어대사전』을 분석한 결과 표제어에서 50여 개, 표제어 설명문에서 280여 개, 한자 40여 개, 외래어 60여 개, 소설(표제어 설명을 위한 용례)에서 150여 개 등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9. 19. 21면 : 조선일보, 문화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국민일보 동일>
9월 19일

'코드, 태스크포스, 프로세스, 로드맵......' 등과 같이 청와대가 비서실 직제명의 상당수를 외국어로 표기하고, 외국어를 일상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이유로 한글날에 선정되는 '우리말 훼방꾼' 후보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문화일보 9. 19. : 한국경제, 동아일보, 국민일보, 경향신문 동일>
9월 20일

남북의 언어 통일을 위해서는 어문 규범부터 통합해야 한다. 어문 규범 분야에서 맞춤법이 통합되어야 사전의 자모순이 정하여지고 두음 법칙이나 사이시옷, 띄어쓰기, 문장 부호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 또 어문 규범과 관련하여 남한 표준어와 북한 문화어가 통합되어야 사전 표제어가 정하여지고 이에 대한 표준발음의 표기도 가능하다. 남북은 외래어 표기법을 달리하고 있는데, 표제어 표기를 위해서도 외래어 표기법 역시 통일해야 한다.

<경향신문 9. 20. 7면 전수태>
9월 22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다음달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국어 순화 실천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 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 대회에서는 국어 순화의 필요성, 국어 순화 정책의 문제점, 신문․방송 언어의 순화 문제, 남북 순화 용어의 유사점과 차이점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연합뉴스 9. 22. : 한겨레, 포커스 동일>
9월 26일

청와대는 대통령비서실 운영 규정을 개정해 그동안 외국어로 표기했던 일부 직제를 우리말로 바꿨다. '정책 프로세스 비서관→업무과정개선 비서관, 국정 과제 태스크포스 비서관→국정과제 담당 비서관'으로 고치고, '로드맵' 등 다른 부분도 우리말로 대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 9. 26. 14면 : 세계일보 동일>
9월 26일

일본어의 모어(母語)는 옛 한반도 언어라는 연구 결과가 한국과 일본 학자의 공동연구에 의해 소개되었다. 양국 고유어 기초 어휘를 1년여 동안 조사하였는데, 유사한 음운 대응을 보이는 어휘가 5000어나 확인됐다는 것이다.

<문화일보 9. 26. 19면>
9월 29일

국어기본법은 한글 전용을 원칙으로 하고 어려운 한자어, 잘못 표기된 외래어, 분별없이 사용되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한글 전용론자들의 환영을 받았으나, 국한문 혼용론자들로부터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어문교육연구회(회장 강신항)는 '국어 교육과 국어 정책의 발전'이란 주제로 학술 대회를 열어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글 전용이 국어 교육의 위기를 불렀다고 주장하였다.

<세계일보 9. 29. 16면 : 내일신문 동일>
9월 30일

1930년대 한글 맞춤법을 만든 것은 그때 국어사전이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올릴 말의 표기를 정하기 위해 맞춤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낱말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궁금할 때 맞춤법이 아니라 국어사전을 찾아봄으로써 알게 된다. 그래서 맞춤법은 기본 원칙만 남겨 둔 채 개별 낱말의 표기는 하나하나 따로 정해서 사전에 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한겨레 9. 30. 37면 김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