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8. 1.~2003. 8. 31.)

다음은 2003년 8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 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8월 2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이름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바뀐다. 장을병 정문연 회장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조직 활성화를 기하기 위해 명칭을 바꾸고, 연구 본부 산하 기구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8. 1. A17면>
8월 5일

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쫓아다니는 파파라치, 교통법 위반과 쓰레기 무단 투기를 고발하는 카파라치와 쓰파라치에 이어 국내 광고업계에 '트파라치'가 등장했다. 트파라치는 '트렌드 파파라치'를 줄인 말이다.

<동아일보 8. 5. B4면>
8월 6일

영문 국호 'Korea'를 'Corea'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온라인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찬성 55.1%, 반대 37.9%로 나타났으나, 관심 없다 7.0%를 감안하면 이것에 대해 찬성하는 견해가 대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일보 8. 6. A29면>
8월 6일

국립국어연구원 어문실태연구부 전수태 학예연구관은 평생을 국어와 더불어 살아온 '우리말지킴이'이다. 전수태 연구관이 요즘 관심을 갖는 분야는 산스크리트어와 남북의 언어 통일 문제이다. 산스크리트어를 연구하는 것은 독특한 그 문법 기술 방법을 터득하여 한국어에 적용하기 위해서이고 북한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통일을 지향하는 분단국가의 국민으로서, 특히 언어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8. 6. 33면>
8월 11일

'사둔'이라는 말은 사라져 가고, '사돈'이라는 말이 퍼져 가고 있다. 많은 사전이 '사돈'이 옳고 '사둔'은 잘못이라고 하였는데, 이들은 서로 옳고 그른 관계가 아니라 다른 말이다. '사돈한다'는 '혼인한다'는 말이고, '사둔'은 '사돈한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한겨레 8. 11. 25면>
8월 12일

'비치다'는 목적어를 갖지 않고, '비추다'는 목적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비치다'가 '...에/에게...을'의 형태로 쓰일 때는 목적어가 있어도 '비치다'를 써야 한다. 반대로 '비추다'가 목적격 조사를 동반하지 않고 '...에 비추어' 꼴로 쓰여 '어떤 것과 관련해 견주어 보다'의 의미를 나타낼 때는 목적어가 없어도 '비추다'를 써야 한다.

<중앙일보 8. 12. S7면>
8월 12일

'386세대'는 80년대 학번이면서 60년대에 출생한 나이 30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나이는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학번, 출생 연도와 나란히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475세대, 298세대라는 말까지 쓰인다고 하는데, 어설픈 말은 빨리 버릴수록 좋다.

<한겨레 8. 12. 26면 김세중>
8월 13일

'작렬'은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지는 것을 의미하고, '작열'은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일보 8. 13. S7면>
8월 18일

시민 단체 '문화연대'가 '언어 정책 60년 평가 및 언어 정책 개혁의 방향'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한글 전용은 절대적으로 옳은 정책이었는가, 영어에는 관대하면서 일본어 사용만 문제삼는 정부 주도의 국어순화 정책․방언을 무시하는 표준어 정책․'국어'라는 용어의 무의식적 사용․남북한 언어의 획일적 단일화 시도 등은 과연 바른 언어 정책인가' 하는 등의 내용을 주제로 하였다. 특히 일제의 잔재이자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표상인 '국어'라는 용어를 폐기하고, '한국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제안했다.

<세계일보 8. 18. 16면>
8월 20일

'한국어의미학회' 제13차 전국 학술 대회가 국립국어연구원의 후원으로 국립국어연구원 강당에서 열렸다. 여기에서 특강 '한국 문화와 관용 표현'(심재기: 전 서울대), '한국어 관용 표현 연구 약사'(김문창: 인하대) 등을 포함하여 모두 11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학회지 '한국어 의미학'은 2003년 9월에 '학술진흥재단'에 의해 등재 후보 학술지로 공식 선정되었다.

8월 20일

외국어 교육 열정에 관한 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대만이 오는 2005년부터 유치원생에 대한 영어 교육을 전면 금지한다. 이에 따라 대만 유치원생들은 2년 후부터는 모국어인 대만어와 공용어인 푸퉁화(普通話)만 교육받게 되고 모든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폐기된다.

<문화일보 8. 20. 9면>
8월 21일

한글문화연대(대표 김영명)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남북한 외래어 수용 태도와 통일 방안'이라는 주제의 학술 발표회를 개최한다.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의 사회로 '한국의 외래어 정책'(국립국어연구원 김세중 어문자료연구부장), '북한의 외래어'(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연규동 선임연구원), '남북 말․글의 이질화 극복에 대해'(굿데이 엄민용 교열부장) 등이 발표된다.

<대한매일 8. 21. 23면>
8월 26일

어린이 문학가이자 우리말글 운동가인 이오덕 선생이 25일 새벽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겨레 8. 26. 1면 : 한겨레 8. 26. 2면, 중앙일보, 경향신문, 세계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대한매일 동일>
8월 26일

어문 규범은 우리 언어 생활의 최소한의 규범이요, 약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사적인 공간에서까지 표준말이나 맞춤법을 엄격히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 시민 단체에서 어문 규범 해체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언어 사용에 예외 없이 어문 규범 준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 8. 26. 24면 김세중>
8월 27일

정부는 법률을 한글로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한글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처리했다. 법안은 모든 법률은 한글로 표기하되, 한글로 표기할 때 올바른 뜻의 전달이 어렵거나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되어 혼란의 우려가 있는 용어는 괄호 안에 한자를 함께 쓰도록 했다.

<세계일보 8. 27. 21면 : 대한매일, 한국경제신문, 중앙일보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