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관용 표현(2)
감정과 관련된 관용 표현 중에는 '가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이 많다.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다. 마음의 변화가 곧 감정의 변화인 것이다. 가슴이 '배와 목 사이의 앞부분'이나 '심장'뿐만 아니라 '마음이나 생각'을 뜻하기 때문에 '가슴에 닿다', '가슴을 앓다', '가슴을 치다' 등 '가슴'을 포함하는 관용 표현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쓰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1~6)ㄱ의 밑줄 친 관용 표현들은 모두 '감동을 일으키다'의 의미이다. 주어 자리에 오는 '말씀', '사연', '편지', '드라마' 등이 모두 감동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감동을 받는 사람은 '내', '신도들의' 등과 같이 '가슴'을 수식하는 말로 표현된다. 이와 달리 '가슴이 뭉클하다'나 '가슴이 찡하다'는 주어 자리에 사람을 나타내는 말이 와서 '감동을 느끼다'의 뜻을 나타낸다. (1~6)의 ㄴ은 각각의 ㄱ에 대응되는 직설적인 표현의 예이고, (5ㄷ, 6ㄷ)의 '가슴(에/을) 파고들다'는 '모욕감', '두려움'과 같은 감정이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1~6)의 관용 표현이 감동이 일어나는 긍정적인 상태를 표현한 것이라면 (7~10)의 관용 표현은 슬픔이나 걱정, 분노 때문에 마음이 아픈 부정적인 상황을 나타낸다. (7)의 '가슴이 내려앉다'는 (7ㄱ)처럼 실망하거나 슬픈 상황에 쓰이기도 하지만 (7ㄴ)과 같이 몹시 놀란 상황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 '가슴이 미어지다'는 슬퍼서 마음이 아프다는 (8ㄱ)의 뜻 이외에 (8ㄴ)의 예와 같은 '감격이나 흥분이 마음속에서 넘치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7~9)의 관용 표현들이 사람을 주어로 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반면, (10)의 '가슴을 저미다' 감정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을 주어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