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4. 1.~2003. 4. 30.)

다음은 2003년 4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 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4월 1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조선 후기 한글 간찰 역주 연구팀'은 해석이 어려울 정도의 흘림체로 되어 있는 조선 후기 한글 편지들을 판독하고, 그 내용을 현대어로 옮겨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4. 1. 15면>
4월 2일

'ᄒ' 다음에 'ᄀ, ᄃ, ᄇ, ᄌ'이 오면 'ᄏ, ᄐ, ᄑ, ᄎ'으로 바뀌기 마련이므로 '끊겼다'는 [끈겯따]가 아니라, [끈켣따]가 옳은 발음이다. 받침 있는 말에 'ᅵ, ᅣ, ᅧ, ᅭ, ᅲ'로 시작되는 말이 합쳐서 된 말은 두 말 사이에 'ᄂ'이 덧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땅이름 '학여울'은 [하겨울]이 아니라, [항녀울]로 발음해야 한다.

<한겨레 4. 2. 12면. 김세중>
4월 3일

문화관광부는 우리말과 글의 보전․발전 방안을 법률로 처음 규정한, 7장 29개 조문으로 구성된 '국어 기본법'의 초안을 공개했다. '국제국어진흥원 설립, 국어진흥기금 조성, 국어 능력 검정 시험 실시, 국어 상담소 설치' 등이 기본 골자이고, 올해 안에 입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4. 3. A6면. :세계, 중앙, 대한매일, 내일, 한국, 국민, 한겨레 동일>
4월 7일

'날다, 갈다 놀다, 달다, 살다, 울다, 줄다'와 같이 어간의 끝에 'ᄅ' 받침을 가진 말들은 '-ᄂ, -ᄇ니다, -오-' 또는 존경의 '-시-' 앞에서는 'ᄅ'이 탈락하기 때문에 '날으는 새'와 같이 쓰면 안 된다. '나는 새'가 맞는 표기이다.

<경향신문 4. 7. 11면>
4월 8일

'심지어'라는 어휘를 북한, 중국, 옛 소련 동포들 사회에서는 '지어'로 많이 쓴다. 예를 들면 '도 소재지나 지어 수도의 거리 한 모퉁이에 갖다 놓아도 손색이 없을 건물(북 『조선말대사전』)'과 같다.

<한겨레 4. 8. 11면. 조재수>
4월 8일

'입장'이라는 어휘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원칙, 태도, 방침, 의사나 견해' 등과 같은 어휘로 대체하는 것이 낫다.

<중앙일보 4. 8. S7면.>
4월 9일

우리 언어 생활 속에는 일본 낱말이 숱하게 남아 있다. 일본어를 걸러내려는 국어순화 운동의 결과 많이 걸러졌지만, 아직도 '다시, 닭도리탕, 와사비, 아나고, 모찌, 사라다' 등과 같은 일본말 찌끼가 주변에 남아 있다.

<한겨레 4. 9. 11면. 김세중>
4월 10일

문화관광부에서 '국어 기본법' 초안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프랑스어 정화법(1976년),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법률(1994년)', 캐나다 퀘벡 주의 '언어 정화법(1988년)', 폴란드의 '국어법(2000년)' 등을 통하여 이들 국민들이 나라 말글을 보호하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는지 눈여겨보아야 한다.

<국방일보 4. 10. 10면. 김희진>
4월 14일

국어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국어를 발전시키려는 '기본법'에 '공공 기관의 문서를 한글로 작성하되, 꼭 필요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 문자를 넣을 수 있다, 외국인 기업가 등의 편의를 위해 외국어로 작성된 공문서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경우 한글로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등의 조항이 들어가는 것은 문화적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리고 '국제국어진흥원' 신설은 국어연구원을 확대개편하고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으로 가다듬을 일이라고 보인다.

<한겨레 4. 14. 4면. : 한겨레 4. 17. 김정수 : 한겨레 4. 18. 최인호>
4월 14일

'알맞다, 걸맞다'는 형용사이고, 형용사는 관형사형 어미로 '는'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알맞는, 걸맞는'은 잘못된 표기이고 '알맞은, 걸맞은'으로 써야 한다.

<경향신문 4. 14. 7면.>
4월 14일

문화 관광부가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국어 기본법 제정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근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법 조항에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세계일보 4. 14. 15면.>
4월 16일

1988년 어문 규범을 개정하면서 '-읍니다'의 표기는 '-습니다'로 바꾸었는데, 이때 명사형은 '-슴'이 아니고 '-음'이다.

<중앙일보 4. 16. S7면.>
4월 16일

우리말에는 한자말이 많은데, 오늘날 대부분의 책이나 신문, 잡지에서는 이 한자말을 한글로만 적지만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한자말이라고 해서 꼭 한자로 적어야 하는 것이 아님을 가리킨다.

<한겨레 4. 16. 11면. 김세중>
4월 17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한국 사회와 문화, 특히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과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중요한 것은 한국어의 세계화 사업을 더욱 내실 있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국방일보 4. 17. 27면. 김희진>
4월 21일

북한의 '핵 재처리 마지막 단계' 발언은 한글판과 영문판의 내용이 달라 더 큰 혼란을 낳았다. 『남북한 언어 비교』라는 책의 저자인 전수태 국립국어연구원 북한어팀장은 문맥만을 놓고 보면 "마지막 단계가 8천여 개 폐 연료봉에 대한 재처리 작업인데, 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4. 21. 3면.>
4월 23일

우리말의 상당수가 한자말인데, 한자말 중에는 한자의 뜻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한자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한자말도 적지 않다. '독서'는 '읽을 독', '글 서'이므로 '글을 읽는 것'이 '독서'다. 그러나 '제자'는 '아우 제', '아들 자'로 되어 있는데 그 뜻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다. 한자의 뜻이 한자말의 뜻에 관련은 깊지만 똑같지는 않다.

<한겨레 4. 23. 6면. 김세중>
4월 24일

'기존'의 의미를 사전에서는 '이미 존재함'만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 언어 생활에서는 여러 의미로 쓰인다. 즉, 말하는 이가 각 상황에 맞는 적합한 단어를 찾아 써서 그 내용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도, '기존' 하나에 지나치게 여러 뜻을 얹어 쓰고 있다.

<국방일보 4. 24. 김희진>
4월 24일

'-대'는 '누가 ~다고 해'의 뜻으로서,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들은 얘기를 '누가 그렇다고 말하더라' 하고 듣는 이에게 전해 주는 것이다. '-데'는 '(내가 겪어보니까)~더라'의 뜻으로서, 체험한 일을 듣는 이에게 회상해 말하는 것이다.

<중앙일보 4. 24. S7면.>
4월 26일

한국사전학회 제3회 학술 대회가 국립국어연구원의 후원으로 국립국어연구원 대강단에서 열렸다. 제1부 주제 발표 논문은 '『표준국어대사전』의 사전학적 조명'으로 송길룡․민경모․서상규 교수의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 구성' 등 3편이었고, 제2부 일반 발표 논문은 김영만 교수의 '국어사전의 어원․어휘사 연구' 등 5편이었다.

4월 28일

남북한 국어 정책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단행본 『남북한 국어 정책 변천사 연구』가 국내 최초로 간행되었는데, 국립국어연구원 최용기 학예연구관이 남북한의 언어 정책 변천을 어문 규정, 국어 순화 규정, 국어사전 정책, 문자 정책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세계일보, 4. 28. 15면.>
4월 30일

국어 순화는 계속 해야 하는데, 다만 순화할 대상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고, 순화한 표현이 실제 쓰일 수 있는 말인지를 충분히 검토하면서 새말을 제안해야 한다.

<한겨레, 4. 30. 11면. 김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