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생활 새 소식

(2003. 3. 1.~2003. 3. 31.)

다음은 2003년 3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어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간 추린 것들입니다. 그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관계가 없습니다.

3월 1일

13세기 이후 600년 넘게 'Corea'로 표기한 우리나라의 영문 국호가 'Korea'로 바뀐 것은 일제의 치밀한 식민 지배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북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선 정부와 조인한 각종 조약에는 'C'로 표기되었다가 을사조약 이후에는 'K'와 함께 사용되었고, 한일합병 이후에 'K'로 일원화되었다.

<한국일보 3. 1. 23면>
3월 4일

서울시는 『서울 옛 지명 되찾기 사업 자료집』을 내었다. 서울 지역의 동과 거리, 산, 하천 등 1,596곳의 이름 유래와 변천 과정을 조사해 65곳이 일제에 의해 왜곡되었음을 밝혔고, 또한 광복 후 일본식 지명을 한국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왜곡된 경우도 7건이 있음을 밝혔다.

<동아일보 3. 4. A25면 : 중앙일보 동일>
3월 4일

국회는 '법률 용어 순화 사업'을 통해 우선적으로 순화해야 할 용어 75건을 선정하고, 어려운 법률 용어를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폐색'은 '막힌', '언'은 '둑', '가료'를 '치료'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를 우리말로 고치거나 일본식 용어를 쉬운 한자어로 대체, 혹은 법문 표현을 표준화하기로 하였다.

<문화일보 3. 4. 2면>
3월 5일

인터넷 통신 언어, TV 방송, 제품 설명서 등에서 나타나는 우리말 훼손의 정도는 심각하다.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74종 372건의 설명서를 조사하여 「제품 설명서의 문장 실태 연구」를 펴내, 변형된 우리말 표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그 사례를 보여 주었다.

<미즈엔 3. 5. 44, 45면>
3월 5일

휴대전화와 e-메일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상용화되면서 문자 메시지 확산으로 인한 언어 문법 파괴가 영어권에서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영국의 BBC가 보도했다. before→b4, to go to→2go2와 같이 압축하여 사용하는데, 이것은 문법과 표준 철자법을 파괴하는 현상이다.

<세계일보 3. 5. 8면: 동아일보, 중앙일보, 대한매일, 내일신문 동일>
3월 6일

고유명사는 한글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을 잘 따르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편리하고 정돈된 언어 생활을 위해서 고유명사도 언어 규범을 따르게 해야 한다.

<한겨레 3. 6. 11면, 김세중>
3월 8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국어 생활에서 사용되는 외래어들을 모아 올바른 한글 표기형을 제시한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발간했다. <일반 용어> <지명> <인명>의 세 권으로 발간되었다.

<한겨레 3. 8. 29면>
3월 10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한국어의 국제화 시대를 대비해 한국어 참고서 편찬 등에 활용될 수 있고, 국어 사용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어휘와 용례를 모은 『주요 어휘 용례집(명사 편과 동사 편)』을 최근 펴냈다.

<세계일보 3. 10. 15면>
3월 13일

훈민정음 창제(1443년) 이전의 고(古) 한글로 전해지는 '가림토(加臨土)' 문자로 추정되는 암각이 발견되었다. 가림토에 대하여는 고려 공민왕 때인 1363년 이암이 저술한 『단군세기』에 제3세 단군 가륵이 을보륵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짓게 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대한 매일 3. 13. 9면>
3월 13일

'축하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가 좀 더 정중한 표현인 것 같지만,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가 표준 화법에 맞는 말이다. '말씀드리다'의 '말씀'은 웃어른에게 드릴 수 있지만, '축하'나 '감사'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이기 때문이다.

<국방일보 3. 13. 7면, 김희진>
3월 13일

북한 출신의 언어학자가 공동 집필에 참여하는 『남북통일말사전 초록』의 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한 언어 각각 5,000개 정도씩 1만여 개의 어휘를 수록할 것이다.

<조선일보 3. 13. A18면>
3월 17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은 『현진건의 20세기 전반기 단편소설 어휘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여 20세기 초반의 독특한 표현들을 되살려 냈다.

<세계일보 3. 17. 15면>
3월 19일

새말은 언중들 사이에서 생겨나 언중들의 호응을 얻어 우리말로 자리잡는다. 요즘은 'ᄆ-이'꼴의 낱말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는데, '도우미, 지킴이, 달림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겨레 3. 19. 12면, 김세중>
3월 21일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 무슨 까닭인지'를 뜻하며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다.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의 뜻을 가진 관형사이다. 관형사는 조사도 붙지 않고 어미 활용도 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3. 21. S7면>
3월 27일

언론의 무분별한 외래어와 외국어 남용,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의 실수, 부적절한 어휘 사용 등과 같은 우리말 푸대접 현상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신문의 교열 기능과 방송의 심의 기능을 회복하고, 나라의 어문 규범을 연구하고 널리 보급하는 국립국어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문화일보 3. 27. 6면, 권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