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글 쓰기]
글 쓰는 과정

김희진(金希珍) / 국립국어연구원

어떤 일을 하든 밟아야 할 과정이 있듯이 글을 쓰는 데에도 과정이 있다. 주제 결정, 제재의 수집 정리, 구성과 개요 작성, 집필, 고쳐 쓰기 등이 글쓰기에 필요한 과정이다.

  1. 주제를 정한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쓸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때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곧 주제이다. 무엇에 대하여 쓸 것인지 정하여야 주제를 드러내기에 적합한 내용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는 글 쓰는 이의 능력에 맞도록 범위를 정하되, 글 쓰는 목적, 목적 달성에 효과적인 글의 종류, 예상되는 독자, 글의 분량 등을 고려하여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으로 정한다. 주제를 결정한 다음에는 문장으로 된 주제문을 작성해 둔다.
  2. 제재(글감)를 수집하고 정리한다
        제재는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고 글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야 한다. 글의 통일성을 유지하려면 문단의 각 문장을 그 문단의 주제, 곧 중심 생각과 긴밀하게 연결해야 하고, 각 문단의 내용을 글의 주제와 긴밀하게 연결해야 한다.
        주제에 적합한 내용을 생각해 내고 선정하기 위해서는 '생각해 내기'를 한 다음, 쓸 내용과 관련된 전문적인 정보나 통계 등의 자료를 수집한다. 그러고 나서 그중에서 주제와의 관련 정도, 내용의 전개 방법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자료를 선정한다.
  3. 구성하고 개요를 작성한다
        '구성'은 제재를 배치하여 글의 틀을 짜는 일로서 글의 길이, 이야기 순서 놓기 등을 보이는 글의 설계도이다. 내용을 구성할 때에는 일관성 유지하기, 부분과 전체 관계 짓기, 주어진 분량에 맞추기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개요'는 화제 항목을 일정한 흐름과 짜임에 맞도록 배열한 것이다. 개요는 제목과 주제문으로 나누어 작성한다. 주제문은 소주제로 나누고 소주제 사이의 주종 관계를 가려야 하므로 상하, 대소, 종횡의 관계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4. 집필한다
        집필 단계에서는 처음부터 완전하게 쓰려고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게 쓴다. 다음에 고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도중 도중에 그때까지 쓴 것을 다시 읽고 되짚어 보면서 점검한다.
  5. 고쳐 쓴다
        글을 다 쓴 후에 다시 읽어 보면서 잘못된 곳이 없는지를 살펴 더 좋은 상태로 몇 번이고 고쳐 나간다. 단어, 문장, 문단, 글을 잘 다듬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표현하게 되면 글 전체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세계적인 명작 중에 수십 번에 걸친 고쳐 쓰기 끝에 완성된 작품이 다수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글쓰기는 이상과 같은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어느 단계에서라도 되돌아가 그때까지 해 온 것을 다시 보고 검토할 수 있다는 융통성이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할 점은 좋은 글을 쓰는 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필자가 이런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 일 못지않게 글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