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영이예요
정호성 / 국립국어연구원
(1)에서 [ ] 속에 있는 말들을 한글 맞춤법에 맞게 쓰려면 어떻게 써야 할지를 생각해 보자. 먼저 이름에 공통으로 붙은 것은 복수 표준어인 '이에요/이어요'인 것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주영, 석환, 덕호'라는 이름에 '이에요/이어요'가 결합된 것으로 보아 '주영이에요, 석환이에요, 덕호이에요'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주영이예요, 석환이예요, 덕호예요'로 써야 할까? 그리고 [아녜요]라는 말은 어떻게 적어야 할까?
이 질문들에 먼저 대답하자면 [ ] 속의 이름들은 '주영이예요', '석환이예요', '덕호예요'와 같이 적어야 하고, [아녜요]는 '아녜요'('아니에요'의 준말)로 적어야 한다. 그럼 왜 이렇게 적어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이에요/이어요'는 서술격 조사 '이다'에 '-에요', '-어요'가 붙은 것인데, '-어요'는 다시 어미 '-어/-아'와 보조사 '요'로 나뉠 수 있다. 이 '-어요'는 '하다' 어간 뒤에서는 '-여요'로 나타나고, '이다, 아니다' 뒤에서는 '-에요'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이어요'와 '이에요'는 소리만 다르지 의미는 같은 것이다.
'이에요/이어요'의 '이'는 서술격 조사이므로 체언 뒤에만 붙는다. 그런데 체언의 끝소리가 자음이면(받침이 있으면) '이에요/이어요'가 그대로 붙지만, 체언의 끝소리가 모음이면(받침이 없으면) 줄어들어 '예요/여요'가 된다.
그런데 '이어요/이에요'가 사람 이름과 결합할 때는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우리말에서는 끝소리가 자음인 사람 이름을 평칭으로 가리킬 때는 (3)의 밑줄 친 말과 같이 접미사 '-이'가 결합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3)에서 볼 수 있듯이 끝소리가 자음인 평칭의 사람 이름에는 항상 접미사 '-이'를 붙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ㄱ)의 '세화, 경호'와 같이 끝소리가 모음일 때에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끝소리가 자음인 평칭의 사람 이름일 때에는 이름에 곧바로 '이에요/이어요'가 붙는 것이 아니라 접미사 '-이'가 붙은 말에 '이에요/이어요'가 결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주영이예요]라는 말은 '주영 + 이에요/이어요'가 아니라 '주영이 + 이에요/이어요'의 구성으로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위 (2ㄴ)의 예처럼 모음 뒤에 결합되는 경우와 마찬가지이므로 '이에요/이어요'가 축약되어 '예요/여요'로 줄어든 형태인 '주영이예요/주영이여요'로 적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주영이예요'의 '이'는 '이에요'의 '이'가 아니라 '주영이'의 '이'인 것이다. 끝소리가 자음인 평칭의 인명을 가리킬 경우 '주영이에요', '석환이에요'로 적는 것은 잘못이다. 끝소리가 모음인 '덕호'는 역시 (2ㄴ)과 같이 '덕호예요'로 쓰면 된다.
한편, 평칭의 사람 이름이라도 성이 붙을 경우에는 접미사 '-이'가 붙지 않으므로 '저는
정주영이에요', '쟤는
최석환이에요'와 같이 (2ㄱ)에 준해서 적어야 한다. 끝소리가 모음일 경우에는 물론 (2ㄴ)과 같이 '반장은 이덕호예요'와 같이 적는다.
'아니다'는 용언이므로 체언 뒤에 붙는 '이에요/이어요'는 연결될 수 없고 어미인 '-에요/-어요'만 연결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니다'에 '-에요/-어요'가 결합된 '아니에요/아니어요'가 옳은 표기이다. 이들이 줄어들면 '아녜요, 아녀요'가 될 수 있다. '아니다'에 '이에요/이어요'가 붙어 줄어든 형태인 '아니예요', '아니여요'는 잘못이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