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잘못 쓰기 쉬운 외래어들

김충수(金忠洙) / 조선일보 교열부장

신문 교열을 업으로 삼다 보니 외래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취재 기자들이 표기 규정을 모두 숙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신속, 정확하게 기사를 읽고 수정해야 하는 신문 교열자에게 '외래어 표기' 문제는 큰 골칫거리다. 여기에 왕고집 해외파(특파원 등)들이 현지의 발음을 들먹이며 표기법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칠 때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요즘 젊은 기자들은 '외국어'를 '외래어'인 양 마구 써 대는 경향까지 있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정확한 외래어 표기를 위해서는 표기법을 완전히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일반인들이야 어디 외래어 표기법이 있는지 관심이나 있는가? 더구나 언어권마다 다른 표기법을 적용하기에는 전문가들도 통달하기 쉽지 않다.
    외래어 표기법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일반인들은 외래어를 표기하는 데에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외래어 표기에서 일반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몇 가지 오류의 사례와 그에 대한 바른 표기 규정을 소개해 볼까 한다.

(1) 영어에서 어말의 ~sh[∫]는 '시'로 적는다.
    어말의 'sh'를 '시'로 적는 것은 가장 많은 표기 오류를 나타내는 것 중의 하나이다. '캐시(cash), 잉글리시(English), 피니시(finish), 플레시(flesh)' 따위를 '캐쉬, 잉글리쉬, 피니쉬, 플레쉬'로 잘못 적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예이다.
    한편, '슈렉(Shrek)'에서와 같이 자음 앞의 'sh[∫]'는 '슈'로 적어야 하고,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필드(Sheffield), 쇼핑(shopping), 멤버십' 등에서와 같이 모음 앞의 'sh[∫]'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어야 한다.
(2) 영어에서 중모음 [ou]는 '오우'로 적지 않고 '오'로 적는다.
    'note'를 '노트'로 쓰는 것처럼 'window, shadow'는 '윈도, 섀도'로 적어야 한다. '드로(draw), 헬로(hello), 로 포맷(low format)' 등도 마찬가지다.
(3) 영어 고유명사에서 어말의 ~s[z]는 '스'로 적는다.
    'New York Times, Beatles, Wales' 는 각각 '뉴욕타임즈, 비틀즈, 웨일즈'로 많이 쓰는데, '뉴욕타임스, 비틀스, 웨일스'로 적는 것이 올바르다.
(4) 외래어 표기 중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로 적은 것은 모두 잘못이다.
    'ᄌ, ᄎ'이 구개음이어서 '쟈'는 '자', '져'는 '저'로 발음되므로 '디스크자키, 비전, 주스, 차밍, 픽처, 촘스키'로 표기해야지 '디스크쟈키, 비젼, 쥬스, 챠밍, 픽쳐, 춈스키' 등으로 적으면 안 된다.
(5) 영국식 발음을 표기에 반영한다.
    같은 단어가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그 발음이 다를 때 영국식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super'를 '수퍼'로, 'financial'을 '피낸셜'로 표기함은 잘못된 것이다. 이들은 각각 '슈퍼', '파이낸셜' 등으로 적어야 한다.

이 밖에도 '매니아(→마니아), 부저(→버저), 덕아웃(→더그아웃), 알콜(→알코올), 티벳(→티베트), 악세사리(→액세서리), 액센트(→악센트), 비스켓(→비스킷), 옥스포드(→옥스퍼드), 넌센스(→난센스), 라이센스(→라이선스), 가스렌지(→가스레인지), 미스테리(→미스터리), 섹스폰(→색소폰), 트럼본(→트롬본), 스태미너(→스태미나), 앙케이트(→앙케트·프), 자켓(→재킷), 타올(→타월), 퍼머(→파마), 지놈(→게놈)' 등은 취재 기자들이 흔히 오류를 범하는 외래어들(괄호 안이 바른 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