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국어 오용 사례]

잘못 쓴 우리말 바로잡기, 한 해를 돌아보며

이설아(李雪雅) / 국립국어연구원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홈페이지의 '신고합니다'를 통해 잘못 쓴 우리말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잘못 사용한 기관이나 단체에 시정을 요청한다. 이번 호에서는 국어연구원의 시정 요청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은 곳 중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8~9월에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게임과 전자 동화에 잘못 쓴 우리말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시정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 여러 사이트에서 잘못을 바로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바로잡은 것 가운데의 일부이다.

(1) ᄀ. 떡볶기 <2002. 8. 26.> → 떡볶이 <2002. 10. 15.>
ᄂ. 무우 <2002. 8. 26.> → <2002. 10. 15.>
(2) 도깨비가 네 소원을 들어 줄꺼야 <2002. 9. 4.> → 들어줄 거야. <2002. 10. 15.>
(3) 아무것도 않하고 살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002. 9. 4.>
→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002. 10. 15.>
(4) 공을 꺼네 <2002. 9. 4.> → 꺼내 <2002. 10. 15.>

(1)은 유아 교육용 콘텐츠 '수학 놀이' 중 '요리사는 멋쟁이'에서 발견된 잘못이다. '떡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뜻한다. 식단에 요리 이름을 제시할 때에는 '떡볶이'로 써야 한다. '무우'는 '무'의 비표준어다. 이 콘텐츠의 관리자는 '떡볶이', '무'로 바르게 고쳤다.
    (2)는 전래 동화 사이트의 동화 '때려라 방망이'의 자막에서 발견된 잘못이다. '소원을 들어주다'의 '들어주다'는 한 단어이므로 띄어 쓸 수 없다. '꺼야'의 '꺼'는 '열심히 사는 거야'의 '거'와 같은 것이므로 '꺼'로 소리 나도 '거'로 쓰고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들어 줄꺼야'를 '들어줄 거야'로 바르게 고쳤다.
    (3)은 한 어린이용 사이트의 동화 '소가 된 게으름뱅이'에서 발견된 잘못이다. '않하고'의 '않'은 부사로 쓰였으므로 '아니'가 준 '안'으로 쓰고 뒷말과 띄어 써야 한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않하고'를 '안 하고'로 바르게 고쳤다.
    (4)는 전자책 사이트의 전자 동화 '개구리 왕자'에서 발견된 잘못이다. '꺼내'를 '꺼네'로 잘못 썼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꺼내'로 바로잡았다.
    한편 '새국어소식' 7월호에서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맞히다'와 같이 정답을 골라낸다는 뜻으로 쓰일 적에 '맞히다'를 써야 하는데 '맞추다'로 잘못 쓴 사례를 보인 바 있다. 이 잘못은 널리 퍼져 있어서 국어연구원에서도 여러 번 여러 곳에 시정 요청을 해 왔다. 그 가운데 지난 3월에 국어연구원의 시정 요청을 받은 한 사이트는 바로 잘못을 바로잡았다(5). 또 한 텔레비전 프로는 자막에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뜻으로 '맞추다'를 써서(6) 수차례 국어연구원의 시정 요청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정답을 골라낸다는 뜻으로 '맞히다'를 쓰고 있음이 확인되었다(6').

(5) 유행어맞추기ARS이벤트 (×) <한 인터넷 사이트, 2002. 3. 28.>
유행어 맞히기 ARS 이벤트 (○) <같은 사이트, 2002. 5. 29.>
(6) 다음 대화를 잘 듣고 정답을 맞추세요 (×) <한 텔레비전 프로, 2002. 8. 15., 자막>
(6') 맞힐 때까지 계속 먹어야 하는데... (○) <같은 프로, 2002. 10. 31., 자막>

잘못을 바로잡는 곳이 눈에 띌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신고합니다'에 들어오는 제보의 양에 비하면 잘못을 바로잡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 까닭은 대중 매체에서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들이 잘못 쓴 우리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에 있다. 어문 규범에 어긋난 말을 쓰는 것이 반드시 고쳐야 하는 잘못임을 깨우치는 일, 바로 '신고합니다'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