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한글날은 국경일이 되어야 한다

엄민용(嚴敏鎔) / 굿데이(goodday)교열부장

"한글은 가장 과학적으로 창제된 문자이기 때문에 한글날을 기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세계인 모두가 축하해야 한다."
"한글은 인류가 쌓은 위대한 지적 성취 중의 하나다."

세계적 언어학자들이 우리의 한글을 상찬(賞讚)한 말이다. 그렇다. 한글은 언어학이나 음성학적으로 그 우수함이 밝혀진 세계 최고․최상의 문자이다. 더욱이 세계의 숱한 문자 중에서 만든 날짜와 만든 이, 그리고 만든 이유가 뚜렷이 밝혀진 문자는 한글이 유일하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는 한때 한글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여러 기념 행사를 벌이곤 했다.
    그런데 1990년 11월 5일 당시 제6 공화국 정부에 의해 한글날 공휴일 지정이 폐지되면서 1991년부터 우리는 위대한 문자의 주인으로서 누리던 문화적 자긍심을 송두리째 잃고 말았다. "10월에 편중된 공휴일을 완화하고 연휴에 따른 국민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며 경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제6 공화국 정부의 허울 좋은 핑계였다.
    과연 그런가? 우리나라의 공휴일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인가? 연휴가 있으면 국민 생활이 정말 불편해지는가? 한글날에도 그렇게 열심히 일한 덕에 그나마 이 정도로 먹고사는 것인가? 한글날을 기념일이 아닌 국경일로 기념했었다면 진작에 우리나라가 망했을까?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다.
    그것은 문화 선진화를 외면하고 국민의 정서와 의사를 묵살한, 제6 공화국의 주먹구구식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그 허무맹랑한 정책이 문민 정부를 거쳐 국민의 정부를 지나며 10년 넘도록 유지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고,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한글날은 당장에라도 국경일이 돼야 한다.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삼을 만한 한글을 이토록 홀대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문화적 야만성을 인정하는 꼴이다. 하루바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도록 우리 모두 목소리를 높일 때이다.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고 했다. 주시경 선생이 우리에게 전하는 따끔한 가르침이다. 말과 글이 병들면 그 말과 글을 쓰는 언중의 정신도 피폐해지기 마련이며, 썩은 정신으로 위대한 문명을 이룬 민족은 어디에도 없다. 주시경 선생의 가르침은 만고의 진리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글인 한글과 우리나라의 번영을 위해서라도 한글날은 국경일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