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질 문

"오늘은 웬지/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는 문장에서 '웬지'와 '왠지'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 말입니까?

 

이때에는 '왜 그런지 (모르게)'를 의미하므로 '왜인지'가 줄어든 '왠지'를 써야 합니다. '웬지'를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의미하는 부사로 '왜인지(서술격 조사 '이다'에 어미 '-ㄴ지'가 결합한 꼴)'가 줄어든 말입니다. 그래서 '왠지'는 의미상 '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 ㄱ. 그 이야기를 듣자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ㄴ. 아까는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1ㄱ)의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라는 의미와 통할뿐더러 이들은 서로 쉽게 바꾸어 쓸 수도 있습니다. 이는 '왠지'의 '왜'가 '무슨 까닭으로. 또는 어째서'를 의미하는 부사인 '왜'[(1ㄴ)의 예]에서 기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왠지'를 써야 할 자리에 '웬지'를 쓰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은 아마도 'ㅙ'와 'ㅞ'의 소리 구분이 쉽지 않은 데에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왜 그런지 (모르게)'라는 의미로 쓸 때에는 '왜'와 의미상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왠지'라고 적어야지 '웬지'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웬'은 '어찌 된' 또는 '어떠한'이라는 의미를 갖는 관형사로 쓰이거나 합성어의 일부분으로 쓰이는데 의미상 '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2) ㄱ. 까닭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ㄴ. 사람이 널 찾아왔어.
ㄷ. 웬일로 그러지?
    (2ㄱ~ㄴ)의 '웬'은 각각 '어찌 된'과 '어떠한'의 의미를 갖는 관형사로, (2ㄷ)의 '웬'은 '웬일'이라는 합성어의 일부분으로 쓰인 예입니다. '웬'이 후자처럼 합성어의 일부분으로 쓰인 예로는 이 밖에 '웬만하다', '웬만치/웬만큼', '웬셈' 등을 더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웬'의 어떤 예도 의미상 '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때에는 '왠'이라고 적어서는 안 되고 '웬'이라고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