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부호의 이해

중괄호와 대괄호

양명희(梁明姬) / 국립국어연구원

지난 호에서 묶음표 중 소괄호의 쓰임에 대해 살펴보았으니 이번 호에서는 중괄호와 대괄호의 쓰임을 살펴볼 차례이다. 현행 문장 부호 규정에는 중괄호의 쓰임을 다음 한 항목으로 규정해 놓았다.

여러 단위를 동등하게 묶어서 보일 때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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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보면 중괄호는 여러 단위를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동등하게 보여 줌으로써 시각적인 효과를 갖게 한다. 그러나 이런 용법은 컴퓨터의 보급 때문인지 현재는 많이 쓰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컴퓨터의 중괄호로는 여러 단위를 다 아우르기가 쉽지 않다). 중괄호는 아래 예처럼 나열된 항목 중 어느 하나가 자유롭게 선택될 수 있음을 보일 때에도 쓴다.

(ㄱ)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로, 를} 갔어요.
(ㄴ) 우등생인 영희{도, 까지, 조차, 마저} 합격하지 못했어요.

대괄호의 쓰임은 두 가지가 규정되어 있다.

(1) 묶음표 안의 말이 바깥 말과 음이 다를 때에 쓴다.
나이〔年歲〕 낱말〔單語〕 手足〔손발〕
(2) 묶음표 안에 또 묶음표가 있을 때에 쓴다.
명령에 있어서의 불확실〔단호(斷乎)하지 못함〕은 불확실〔모호(模糊)함〕을 낳는다.

(1), (2)의 대괄호의 용법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대괄호보다 소괄호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이유로 (2)의 예를 ‘(단호〔斷乎〕하지 못함)’처럼 괄호의 순서를 바꾸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지금은 규정대로 지키는 것이 옳다.
또 대괄호는 “표준어 규정”의 ‘표준 발음법’에서 볼 수 있듯 발음 즉, 음가를 나타낼 때에도 쓴다.

(ㄷ) ‘꽃잎’은 [꼰닙]으로, ‘굳이’는 [구지]로 발음된다.

1988년 당시 고시된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보면 발음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된 대괄호는 괄호의 끝이 직각으로 굽어 있고([ ]), 문장 부호의 대괄호는 괄호 끝이 직각으로 굽어 있지 않다(〔 〕). 그런 이유로 이 둘을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발음 기호로 사용된 ‘[ ]’에 대해서는 현재 부호의 이름이나 용법이 따로 규정된 바가 없고 컴퓨터상에서는 직각으로 굽은 ‘[ ]’가 사용하기에 더 편리하기 때문에 굳이 이 둘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은 다음의 전자우편을 이용해 주기 바란다.(yangmh@korea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