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 표기의 특징(2)


김세중(金世中) / 국립국어연구원

국어의 모음에는 단모음과 이중 모음이 있다. 단모음을 표기하는 글자로는 ‘ㅏ, ㅓ, ㅗ, ㅜ, ㅡ, ㅣ, ㅐ, ㅔ, ㅚ, ㅟ’가 있는데 ‘ㅚ, ㅟ’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할 수도 있다. 이중 모음에는 ‘ㅑ, ㅕ, ㅛ, ㅠ, ㅒ, ㅖ, ㅘ, ㅝ, ㅙ, ㅞ, ㅢ’가 있다.

단모음 중에서 ‘ㅏ, ㅓ, ㅗ, ㅜ, ㅡ, ㅣ, ㅐ, ㅔ’는 각각 a, eo, o, u, eu, i, ae, e로 적는다. 이중 모음 ‘ㅑ, ㅕ, ㅛ, ㅠ, ㅒ, ㅖ’는 ‘ㅣ’에서 출발하여 ‘ㅏ, ㅓ, ㅗ, ㅜ, ㅐ, ㅔ’로 옮아가는 모음이므로 ‘ㅏ, ㅓ, ㅗ, ㅜ, ㅐ, ㅔ’를 적는 a, eo, o, u, ae, e 앞에 ‘ㅣ’에 해당하는 y를 넣어 각각 ya, yeo, yo, yu, yae, ye로 적는다. 이중 모음 ‘ㅑ, ㅕ, ㅛ, ㅠ, ㅒ, ㅖ’의 선행 요소인 ‘ㅣ’는 영어의 yes, yacht, youth 등의 y 음에 해당한다.

이중 모음 중에서 ‘ㅘ, ㅙ, ㅞ’는 ‘ㅜ’에서 출발하여 ‘ㅏ, ㅐ, ㅔ’로 옮아가는 모음이므로 ‘ㅏ, ㅐ, ㅔ’를 적는 a, ae, e 앞에 ‘ㅜ’에 해당하는 w를 넣어 각각 wa, wae, we로 적는다. 이중 모음 ‘ㅘ, ㅙ, ㅞ’의 선행 요소인 ‘ㅜ’는 영어의 want, wag, wet 등의 w 음에 해당한다.
   단, ‘ㅝ’는 ‘ㅜ’에서 출발하여 ‘ㅓ’로 옮아가는 모음이기는 하지만 weo로 적지 않고 wo로 적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ㅕ’와 ‘ㅛ’는 yeo, yo로 각각 적어야만 서로 구별이 된다. 그러나 ‘ㅝ’의 경우는 ‘’라는 소리가 없다. 따라서 wo로 적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래서 ‘ㅝ’는 weo로 적지 않고 wo로 적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돈의 단위인 ‘원’은 won으로 적고 ‘원주’, ‘월성’ 등도 Wonju, Wolseong로 적는다.

‘ㅢ’도 역시 ‘ㅡ’와 ‘ㅣ’의 결합이므로 eui로 적어야 규칙적이라 할 수 있지만 하나의 모음을 적기에는 eui가 너무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간소화하여 ui로 적도록 규정하였다. 따라서 ‘의정부’는 Uijeongbu로, ‘의주로’는 Uijuro로 적는다.

‘ㅚ’와 ‘ㅟ’는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중 모음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된다. ‘ㅚ’는 oe로 적어 온전한 이중 모음인 ‘ㅞ’(we)와 구별하고 ‘ㅟ’는 wi로 적는다. ‘괴산’, ‘회덕’은 각각 Goesan, Hoedeok로 적고, ‘군위’, ‘서귀포’는 각각 Gunwi, Seogwipo로 적는다.

모음과 관련하여 따로 언급해 둘 것이 있다. 모음에는 로마자 두 글자 이상으로 적는 것들이 있는데 단모음의 ‘ㅐ’(ae), ‘ㅚ’(oe), ‘ㅓ’(eo), ‘ㅡ’(eu)와 이중 모음의 ‘ㅕ’(yeo), ‘ㅒ’(yae), ‘ㅙ’(wae), ‘ㅢ’(ui)가 그것이다. 한 모음을 두 글자로 적다 보니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예컨대 ‘세오’는 Seo가 되는데 ‘서’도 Seo이다. 따라서 Seo라는 표기가 ‘세오’인지 ‘서’인지 알 수 없다. ‘서’가 아니라 ‘세오’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붙임표를 써서 Se-o로 표기할 수 있다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나 반드시 붙임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필요한 경우에 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즉 ‘세오’를 Se-o로 쓸 수 있지만 Seo로 쓰는 것도 허용되므로 Seo라는 표기만으로는 ‘서’인지 ‘세오’인지를 알 수 없다. 결국 Seogwipo를 ‘세오귀포’로 읽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서귀포’로 바로잡아 주어야 하고 거꾸로 ‘세오녀’로 쓴 Seonyeo를 ‘서녀’로 읽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세오녀’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